제 생각에는 제목을 딱히 정할만한게 없더라고요..
부족하나마 읽어주세요 ^^
그리고 저는 글을 편단위로 나누어 자르는 능력이 없어서..-_-a
그냥 올리겠습니다- 그래도 읽으시는 데 불편 같은거는 없을거라 믿음^^ -
만약에..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내가 사랑해서는 안될 사람이라면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나를 이용만 할뿐이라면
내가 이루어주고 싶은 그 사람의 소망이
나의 죽음이라면
나는 그래도 그 사람을
계속 사랑해야만 할까?
이미 수 없이 많은 배신을 당해왔다.
셀수 없을 정도로 칼을 맞아왔다.
그런데 왜?
그녀가 나에게 저지른,
현실적으로는 아무 소용도 없을 배신이
나에게는 더더욱 고통 스럽고
작은 단도에 맞은 상처가
더더욱 아픈것일까?
왜?
도대체 왜?
그렇다.
난 그 사람을 사랑한다? 아니야!!
난 그 사람을 증오한다? 아니야!!
이런것이 아니라고!!
사랑했었지만 증오할수 밖에 없었고,
증오하기에 사랑할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누가 알아줄까, 내 마음을?
나말고 누가 알았을까, 그 미소를?
거짓말이었대도
내 앞에서 보여준 찬란한 미소는
남자를 유혹하는 메이드의 그것보다 아름답고
새벽에 물을 길러 나온 시골처녀의 그것보다
청순하고 깨끗했음을..
누가 알아줄까?
나의 애타는 마음을
누가 알아줄까?
나의 고통스런 마음을....
<1>
"왕자님."
아..시끄러...
"왕자님?"
저리 좀 가봐요, 아덴...아 참나..
"왕자님!! 좀 일어나시죠! 이 칠십 먹은 노인네가 일일이 깨워야 하겠습니까?"
"우암.."
"에잇!!"
화아악~!
아.. 순간 내 몸을 파고 드는 냉기.. 어젯밤 부터 덮고 잤던 시트가 아덴
의 손에 의해 저 멀리 날아간다.
"왕자님. 기침시간 다됐습니다. 벌써 3분이나 넘겼다구요. 아..이제 막 4
분을 들어가는군요.4분1초..4분 2초....3초...자, 어서!"
억....아덴의 억센 손이 나의 목 뒤와 어깨를 잡는다 싶더니 바로 상체
가 타의에 의해서 일으켜 진다. 열일곱의 건장한 청년을 마치 어린아이
일으키듯 일으키는 힘이 칠십먹은 노인네의 힘이라니..어쨋건 아덴의 칠
십먹은 노인네 - 아덴이 주로 쓰는 말이다 - 의 힘덕분에 정신이 조금은
드는 듯하다.
"아, 아덴~! 굿 모닝?"
"......"
아덴은 나의 세련된 인사에 그만 할말을 잊은듯 했다. 훗.. 하긴 내가 나
이에 비해 좀 조숙하고 세련되기는 했지만...저렇게 무서운..눈빛으로 째
려보면 좀 ..아니 많이 무서운데..
"....왕자님?"
그리고는 아덴의 손이 나의 얼굴을 향해 온다. 아악! 또 때리는건가?
내가 비록 일국의 왕자지만 경력 30년의 시종장이자 왕자의 교육관인 아
덴 글리버스는 '유사시'엔 왕자에게 손찌검도 할 수있는 권리를 가지고
있다. 다만 그 유사시가 너무 자주 등장하는것이탈이기는 하지만...
"히, 히익! 아덴, 잘못했어요!"
난 평상시에는 쓰지도 않는 경어까지 쓰면서 침대를 박차고 바닥에 착지
했다. 훗..10점만점의 9.5점이로군..
주루룩..툭!
앗? 내 눈가에서 출발, 볼을 타고 턱선을 따라 바닥에 떨어지는 이 차갑
고 붉은 액체는?
피...??
"흠..아무래도 밤새 주무시면서 우신듯 하군요. 피눈물이라니...."
아덴은 조금의 동요도 없이 말했다. 아..역시 칠십 먹은 감정결핍의 노인
이라니..
하지만 난 감정 충만의 한창 자라나는 열일곱의 , 무엇보다도 정상인이
다.
"히,히이이익!! 피,피,피,피다!! 으아아악! 아덴! 나 죽는거 아닐까? 열
일곱의 꽃다운 나이에 요절이라니.. 아, 억울해! 안돼! 이럴수는 없어,
이럴수는!! 나 앞으로 얼마나 살수 있을까?"
나는 정말 절망이 담긴 목소리로 외쳤다. 그리고는 아덴을 돌아보았다.
어라?
"왕자님, 여기 세숫물입니다."
"헉, 로리스? 언제 부터 여기있었어?"
"왕자님이 히스테리 부릴때 부터요."
"...."
아, 당황스러워라. 내가 넋두리를 한 대상은 70먹은 시종장 아덴 글리버
스가 아니라 나의 자가 될 로리스 듀티 인것이다. 젠장할, 민망하다. 얼
굴로 피가 몰리는것이 느껴진다. 어디..세수나 해볼..
"으아악!! 뜨거워!"
세수나 해볼려고 물에 손을 대는 순간, 난 비명을 질렀다. 상상할수 없
던 온도였다. 이런, 이 로리스 개자식 - 실은 별로 뜨겁지도 않았지만
이 서술어를 붙여보고 싶었다 - 잘걸렸다.
로리스 녀석도 나와 지낸지 10년이 넘는 지라 앞으로 자신에게 다가올 위
험을 아는지 얼굴색이 파래진다. 그에 비해 나의 얼굴색에는 점점 화색
이 돌기 시작하고...
"로리스, 이 개자식아~!"
너의 운없음을 클라이노스 신에게 탓하거라. 훗...?? ...!!
"칼? 지금 뭐라고 말씀하셨지요?"
순간, 나와 로리스의 얼굴색이 교차된다. 아무래도 클라이노스신에게 운
명을 탓해야 할사람은 로리스가 아니라 나인듯 하다.
"헉..어, 어마마마..."
얼굴은 웃고 있다. 하하하.... 그런데 왜 등뒤가 젖는거지?
"우..으..아아..."
젠장, 어깨가 쑤시고 팔이 흔들린다. 그리고 내 머리와 어깨는 물로 흥건히 젖어있다. 그 이유는..
"칼! 팔이 내려가는 듯 하군요."
"으..그, 그럴리가요..어마마마.."
그렇다. 우리 어머니, 드미나 랜더즈 왕비께서 나의 아름다운(?) 언어에
반하신 나머지 이렇게 50Kg의 물통을들고 서있을수 있는 영광을 주신것이
다. 으..벌써 30분째다. 아덴이라도 와서 뭐라고 변호해줬으면 좋겠는
데. 으윽...이젠 팔과 어깨가 비명을 지른다. 분명 내것인데도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흔들거려서 물이 넘치는 바람에 이렇게 물에 빠진
고블린꼴이 된것이다.
"크크큭..왕자님. 오늘 세수 참 편하게 하시는군요."
옆에서 고소하다는듯 약올리는 로리스. 이놈봐라? 에잇! 어마마마!
"네 지금 왕자를 모욕한것이더냐? 여봐라! 물통이 하나 더 필요하다!"
"예~ 왕비마마."
로리스의 얼굴색은 아까 그것처럼 파랗게 질린다.
"헉! 왕비마마아~. 이 미천한것이 그만 죽을 죄를 지었나이다. 제발, 한
번만 은혜를 베푸시옵소서.
"오호라? 한번만 은혜를? 그렇다면 너는 평상시에는 나에게 은혜를 입지
않고 산다는 말이렷다?"
와..저 말발...순간 로리스도 발끈한다.
"아, 아니..그런 뜻으로 생각하신다면 그것은 오해시옵니다!"
"네 놈이 지금 뉘 앞에서 언성을 높이는 게냐? 설마 왕자의 예비 종자가
왕비를 누를 만큼 권력이 상승하기라도 했더냐?"
"왕비마마. 이 미천한것이 죽을죄를 지었사옵니다!"
쯔쯔쯔..불쌍한놈. 그러길래 왜 싸게 입을 놀려대는것이냐, 이 미천한 것아. 후후후후...
"왕자는 뭘 웃는게요? 이 어미가 화내는것이 우습소?"
젠장 , 나한테까지 여파가 오는구나.
"아니옵니다. 어마마마. 소자는 단지.."
"듣기 싫구료. 여봐라! 시종장 글리버스를 불러오너라."
헉..아덴은 또 왜부르는 거지? 설마 이 기회에 우리 왕국의 K.F(Karas
Family,왕자 카라스 패밀리)를 멸종 - 단 세명, 나랑 아덴, 그리고 로리
스 밖에 없지만 - 시키려는것인가?
우리 K.F는 창설 된지 벌써 7년째지만 회원수는 아직도 세명 그대로이
다. 이 단체에 가입하면한때 자유기사였던 아덴에 의해 각지방 사투리-
특히 욕설 -와 최소한의 노력으로 상대방의 기분을
최대한 망가뜨리는 행위- 가령 중지만 곧추세워 상대에게 내미는 -등을
교육 받아야만한다.
나는 일곱살때부터 아덴과 상의(?)해서 이 단체를 만들기 위한 물밑 작업
을 했었다. 나는 그 당시
공공연히 로리스에게 "이 씨(삐-)놈아." 라고 부르곤 했었다- 그러다가
어머니한테 걸려서 뒤지게
맞았다 -. 아, 아덴. 어떻게 하지? 우리의 7년 업적이 하루 아침에 이렇
게 무너지고 마는 것인가?
"시종장 아덴 글리버스, 아름답고 고귀하신 왕비마마의 명을 받잡고자 대
령했사옵니다."
"글리버스, 우리 사이에 그렇게 격식을 차릴 필요가 있을까요?"
앗! 우리 사이에? 남녀가? 왕비와 시종장이? 16세 소년의 야망(?)을 담
은 판타지 소설이 갑자기 불륜스러운 분위기로 흘러가는듯 하다? 저 뒤
에 '사랑스런 아덴' 한마디만 붙이면 바로 로맨스다.
"하긴, 그렇군요. 드미나 님."
흠... 언제부터인가 내 기억속에서 아덴은 우리끼리- 어머니, 나, 아덴,
로리스 -있을때는 저렇게 어마마마의 이름을 부르곤 했다. 저거 잘못 걸
리면 왕족 능멸 죄로 속한다던데- 이름을 부르는게 왜 능멸인지는 모르겠
지만 -아덴은 아직도 멀쩡하다.
"칼- 내 이름인 카라스 발음을 매끄럽게 처리하면 저렇게 된다 -이 피눈
물을 흘렸다고요?"
"예, 드모나 님. 드디어 때가 된 듯 합니다."
"하긴... 이제 칼의 생일도 한달 남았지요? 그럼 그때가 좋겠군요."
"예, 그럼 그때 보내드리도록 하지요."
헉? 저거 무슨 얘기야? 때 , 나이가 차다 , 생일 한달 남다, 보내다.
흔히들 남자가 결혼할때 관용적 표현으로 '장가를 보내다' 라고 하지.
앗? 그럼 내가 결혼을?
흠흠. 그래. 이제 이몸의 나이도 무려 열일곱. 내 생일에 맞추어서 결혼식을 올리는 구나!
크하핫!! 그럼 상대는 누굴까? 흐흐흐...
"......"
앗! 나도 모르게 미소지은 나를 한심하다는 눈빛으로 바라보시는 우리 어마마마.
그 눈빛 said "쯔쯔..저 바보 녀석이랑 같이 살려면은 우리 며느리도 참 힘들겠구나."
후훗, 어마마마. 제가 누굽니까. 카라스 랜더즈!! 그 이름도 영광스러운 랜더즈 왕국의 왕자!
크하핫!! 어라, 벌써 어디론가 가버리셨다. 쩝, 민망하군.
"자, 왕자님. 그 물통은 내려 놓으시고 국왕폐하를 알현하러 가야합니다."
"엑? 알현?"
알현이라..
맨날 문안인사 같은것을 하는걸 알현이라고 하지는 않는다. 공식적 용무를 띠고 귀족신하들이
모인 자리에서 국왕이나 왕비를 뵙거나 그들이 직접 불러야 알현이라는 것이 성립되는 것이다.
고로, 난 태어나서 지금까지 한번도 알현해본적이 없다. 뭐, 할 일도 몇번 있기는 했는데- 14살때
예비 기사 작위를 받을때. 왕족들은 14살이 되면 기본적으로 예비 기사 작위를 따게 된다 - 귀찮아
서 하지 않았다. 무엇보다 그 사람의 얼굴 보는것도 싫다.
현재의 국왕은 나의 친아버지가 아닌, 숙부이다. 내 아버지가, 선왕께서는 이미 내 나이 다섯살때
29살의 젊은 나이로 요절했다고 한다. 그렇다고 해서 내 반응이 '흐흑, 아버지의 모습을 한번만이
라도 내눈으로 보았으면..' 이라던지 ' 한번만이라도 아버지의 정을, 부자지간의 정을 느껴봤으면'
이 아니다. 모습은 물론 목소리라던지 할튼 아무것도 기억나질 않는다. 그리워할 여지가 있어야
말이지..
현왕인 필립 랜더즈는 랜더즈 역대 국왕중 가장 못난 사나이로 지칭되고 있다. 그는 태어날때부터
지능지수가 정상인에 비하여 현저히 떨어졌다고 한다. 게다가 그는 랜더즈 왕족 남성중 최초로
성인식을 거치지못한 사람이라고 한다.
그런데 그런 그가 26살때, 내 아버지가 갑작스런 병으로 죽은것이다. 원래대로라면 나에게 왕좌가
주어져야 했지만, 내 나이 다섯살때라 그럴수는 없었다고 한다. 결국 왕좌 후보는 동생들에게
돌아가게되었다. 그 동생들중 첫째가 현왕이다. 그가 거론되었을때, 귀족들은 엄청난 반대를
했다고 한다- 우리 왕국은 세워진지 200년밖에 안 되서 그런지 아직은 애국심들이 투철한듯 하다.
옆나라인 라이칸타나 왕국에서 그런 일이 벌어졌다면 바로 왕권을 다투고 귀족들이 쌈질을 할텐데
우리 나라는 그런것도 없다 - . 그 다음 동생인 미나 랜더즈는 여성이라는 이유로 밀려났고, 막내
동생인 길리프 랜더즈에게 왕좌가 가려는 조짐이 있었다 한다. 하지만 그때 마치 잠에서 깨어난듯
필립 랜더즈가 모든 귀족들에게 자신이 왕을 하겠다는 주장을 내세워서 어쩌고 해서 그가 결국
왕이 되었다고는 한다. 그리고서는 왕이 된후 다시 바보가 되어버려 둘째 숙부- 길리프 랜더즈 -가
그의 옆에서 재상으로 열심히 도우고 있는 것이다.
하여튼 난 현왕에게는 관심이 없다. 그에게 관심을 쏟느니 차라리 지금 내 어깨를 무겁게 짓눌러
내리는 이 물통에 관심을 쏟겠다.
카페 게시글
자유 기고란
신연재
무제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