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인 면접] 독수리 오형제, 김일우 아저씨 편
2001.9.3.월요일 딴지 영진공 전문 면접관

공사다망하기 이를 데 없는 본 공사,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한번 분연히 일어서고야 말았도다.
앞뒤 절단하고 이거 갑자기 뭔 스피크냐? 자, 들어봐라. 국내 최고 최강 재래식 영화언론인 <쒸네 21>에 보면 스타덤이라는 코너가 있다. 코너 타이틀이 스타덤이니 만큼 독자들이 좋아하는 스타, 혹은 좋은 연기를 보여준 배우들을 취재하여 독자들이 궁금한 사항 물어봐주고... 뭐 그런 취지로 생긴 코너일 꺼다. 그런데 이런 코너가 과연 그러냐 하면 그게 아님이다.
이 코너에 오르는 배우는 독자들이 좋아하고 궁금해 하는 배우이기 보다는 어김없이 개봉예정 영화의 주연들로 채워진다. 그리고 그 배우를 앞세워 간들어지고 끈적거리는 멘트로 배우들 똥꼬를 할짝거려줌으로써 그 배우가 주연한 개봉예정 영화의 똥꼬 역시 동시다발, 한 세트로다가 할짝거려준다.
그리하야, 영화사는 영화 홍보해서 좋고, 영화기자는 영화사 직원들이나 배우와 친목도모해서 좋고, 또 좀 비위가 상하는 경우도 많다만 아무튼 어렵지 않게 지면도 채워서 좋은 일타삼피의 효과를 챙기고 있는 중이다.
뭐, 이런 코너가 똥꼬애무인가 아닌가 그런 증거를 찾자면 얄짤없이 <비천무> 때 어떠했나만 찾아보면 된다. <비천무> 개봉 일주일 전, <쒸네 21> 스타덤의 스타와 카피가 어땠는지만 보자. 아니나 다를까 당시 스타덤을 찬란하게 도배하고 있는 배우는 우리의 휘선 낭자. 그리고 당시 휘선 낭자 옆으로 간들어지면서 끈적거리게 박혀 있는 카피는 "보여주지 않은 10분의 9".... <비천무>에서 휘선 낭자의 연기가 10분의 1밖에 보여주지 않은 연기라는 소리일 꺼다. 씨바, 도동넘들.
 
아무튼 이번 <쒸네 21>에서도 <무사>의 개봉을 앞두고 우성 옵빠를 스타덤에 올려놓고 독자들이 궁금해하는 사항보다는 <무사> 홍보성 멘트로 도배질하고 있는 게 현재 재래식 영화언론들의 작태인 것이다.
사정이 이러니 본 공사가 아무리 바쁘고 피곤하더라도 가만히 있을 수 있겠냐?
그리하야 본 공사 무거운 똥꼬를 들고 벌떡 일어나 직접 배우를 발굴/면접/히떡 디비기를 하기로 결심하여 버린 것이다. 본 공사, 여전히 훌륭하누나.
그렇다고 B급 오락영화 수준을 지향하는 초절정 하이코메디 씨니컬 패러디 황색 싸이비 싸이버 루머 저널인 본 공사가 품위없이 유쥐태, 이종재, 이냐영, 정우썽 같은 툭하면 TV에 마빡 디미는 배우덜을 쫓아다닐 수도 없다는 사실 니덜도 잘 알꺼다.
그래서 본 공사 자연스럽게 영화를 빛내는 조연들에게로 포커스를 돌리게 되었고 그 첫 번째 빠따로 바로 이 분을 모시게 된 것이다. 누구냐 하면.. 두둥~
김. 일. 우. 아저씨

그렇다. 얼마 전 개봉한 <엽기적인 그녀>에서 독수리 오형제라는 1인 5역의 연기를 이룩하신 바로 그 배우이시다. 그러나 얼굴은 물론 잘들 알고 있겠지만 이 분의 존함까지 알고 있던 독자들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예상된다. 무수히 많은 영화에서 만났지만 막상 지나고 보면 어느 영화에서 봤는지는 기억이 가물가물한, 말하자면 대표급 조연이시다.
그러나 인터뷰 내용에서도 나오는 말이긴 하지만 배역에 주연/조연이 있지 배우에게 주연/조연이 있는 것은 아닌 법. 연극영화를 전공하셨고, 젊은 시절부터 연극을 하셨었고, 약 20여년간 70여편의 영화에 출연했으며, 현재 연극연출을 하고 계시는 옆집 아저씨같이 친숙한 김일우 아저씨를 이제부터 장거리 마라톤 뜀뛰기 인터뷰를 통해 히떡 디벼보고자 본사 사옥으로 초대하였다.
툭하면 CF나 TV에서 볼 수 있는 얼굴 데려다가 "보여주지 않은 10분의 9" 따위의 목사님 염불하는 소리나 하고 있는 것보다는 이런 게 더 영양가 있는 거 아니겠냐? 또한 <엽기적인 그녀>에서 독수리 오형제라는 1인 5역 국내 초유의 연기를 이룩하신 부분도 상당히 궁금때리기도 하고...
그리고 본 공사의 면접이야 니덜 잘 알다시피 있는 그대로, 얘기한 그대로 퍼다 옮기는 컨셉이란 거 계속 유효함이다.
자, 그럼 이제 요이땅이다. 시작해보자꾸나.
아저씨, 굉장히 반갑습니다. 오시는데 힘드시지 않으셨어요?
문래역 앞에서 좀 헤맸죠.
본래 저희가 한석규, 유지태, 이정재 뭐 이런 소위 떴다 하는 사람들한테는 관심이 없어요. 딴지일보 아셨어요?
들어는 봤는데 본 적은 없어요.
인터넷은 좀 하시나요?
하긴 하는데 딴지일보는 주소를 몰라가지고... (본 면접관의 명함을 보며) 요걸로 들어가면 되겠네. 거.. 모.. 다른 신문에, 일간지나 그런 데 소개된 거 그런 걸로만 접했죠. 딴지일보가 소개가 되게 잘 된 거 같아요. 다른 언론매체나 다른 매체에서도 대단히 호의적인 그런 걸 제가 봤거든요.
하하하. 그거야 호의적이기 보다는 있는 그대로 소개를 한 거죠. 그런데 김일우 아저씨 요즘 조연배우로써 활약이 대단하시던데요.
작품에서야 주연/조연이 있지 배우가 주연/조연이 있는 건 아니고 그건 또 인생도 그런 거고... 근데 많이들 그렇게 소개를 해요. 무슨 한국영화 조연배우들의 대부니 어쩌니.. 그러는데, 그건 사실 말도 안되고 그 시대의 성향에 따라서, 유행이나 그러니깐 젊은 남녀들의 트랜드가 강조된 그런 걸로 간대면 젊은 남녀들이 주인공을 하는 시대가 있을 거고 인생의 경륜이 있고 사회에 공헌.. 그런 류의 주인공이 필요한 시대가 오면 또 그런 때 주인공을 맡길 수도 있고...
근데 지금 말씀하셨는데 뜬 사람. 그게 아니라니까... 내가 아주 유명한 사람이라니깐. 하하하. 떴다 하는 기준이 좀 우습고, 평생하는 일이니깐 어떤 시기에 성취가 좀 있어가지고 그게 대중이나 많은 분들께 영향이 갈 수 있으면 이제 좋은거고 어떨 때 그렇지 못할 때는 나름대로 그러기 위해서 노력을 하거나, 그러는 경우지요.
하하 맞습니다. 작품에서 역이 주연/조연이지 배우가 주연/조연이 어딨겠습니까. 그리고 제가 말씀드린 떴다는 사람들은 정체성이 영화배우가 아닌 사람들을 말한 거구요. 그런 사람들이 스크린까지 다 점령해버리는 것 같아서...
그런 걱정은 저도 많이 해요.

아저씨 생년월일은 어떻게 되나요?
나이 많지 않아여... 53년 5월 24일.
자신있으면 키나 몸무게, 신체 싸이즈까지 밝히셔도 됩니다. 여성팬들이 읽고 있을 수도 있으니...
182인데 요샌 180이라고 해요. 요즘 키가 준 거 같아서.
키도 주나요?
그럼.. 나이 먹으면 줄지. 노인네나 그렇게 되면 줄지...
근데 스크린에선 그렇게 크게 안 보이시던데...
그건 내 노하우지. 역에 따라 내가 더 크게 보이거나 하면 다른 배우들하고 앵글이 안 맞잖아요. 특히 텔레비젼... 내가 맞춰야지. 키 큰 친구하고 옆에 붙으면 크게 하고 작은 친구하고 하면.. 특히 여배우들. 여배우들은 작잖아요. 그럼 작게 하고. 근데 원래 제 별명이 낙타라고 등이 좀 굽었거든요. 어릴 때부터 버릇이 이래 갖구. 그래서 자연스럽게 10센티 이상은 왔다갔다 할 수 있어요. 그니깐 이제 크게 안 보이지. 그리고 제가 맡은 역이 배역상 위대해 보이거나 큰 인물로 보이는 역할들이 아니니까 크게 보일 이유가 없죠.
사각빤쓰를 입으시는지 삼각빤스를 입으시는지도 저희한테는 아주 중요한 문제인대요. 뭐 입으세요?
사각팬티구요. 어릴 때는 삼각을 입었었는데, 아 이제 못 입어요. 불편해서. 그리고 오늘은 제가 청바지를 입었는데 한복 바지, 개량 한복이나 그런 것들이 편해요.
아.. 그럼 오늘 입으신 의상도 즐겨입으시는 의상인가 보죠?
그렇죠. 밑에는 청바지를 입었는데 개량한복이 밑에가 찢어져 갖구 수선을 맡겼거든요. 그래서 오늘 못 입고 왔어요.
주량은 어떻게 되세요?
전 영화계에서는 술 많이 못 먹었어요. 연극할 때는 많이 먹었는데 연극계에서는 술먹고 실수해도 다 이해하고 들어주는 선배도 후배도 있고 그러는데 영화는 그렇지 않다. 그런 거를 생각을 갖구서 영화계에 와서는 술 잘 안 먹었어요. 방송도 그렇고... 근데 연기하는 사람들이 두 부류죠. 많이 먹는 사람, 안 먹는 사람. 예전엔 많이 먹었던 사람이었는데 이젠 안 먹는 사람으로 알려졌으면 좋겠어요.
술에 관한 에피소드도 장난이 아니실 것 같은데요.
인간이 술먹고 개처럼 할 수 있는 건 모든 걸 다 해봤죠. 어렸을 때 이대앞에서 술먹고 스트리킹을 해봤죠. 아니, 아현동부터 뛰었는데 팬티를 입었을 때하고 벗었을 때 차이가 공포더라구요.
처음엔 팬티를 입고 걸었는데 근데 벗어라 벗어라 하고 친구들이 그래서 에이 개새끼들 그럼 내 벗는다 하고 벗었는데 딱 벗는 순간 공포스럽더라구요. 그래서 뛰게 되는 거예요. 하하하...
하하, 벗은 아저씨보다 근처에 있던 이대생들이 더 공포스러웠을 거 같은데... 그럼 본격적인 질문을 좀 드릴께요. 연극을 먼저 하셨나요? 영화를 먼저 하셨나요?
연극을 먼저 했죠.
그럼 처음 출연한 영화는요?
81년도 이장호 감독의 <어둠의 자식들>.
영화계에 꽤 오래 계셨네요.
오래되긴.. 그거 뭐 엊그제 같은데...
<어둠의 자식들>에서 어떤 역을..
천복이라는 역인데, 쉽게 얘기해서 안성기씨보다도 더 큰 역이었고 나영희씨의 두 번째 남편 역이었어요.
첫 작품이셨는데 많이 출연하셨나요? 몇 씬이나..?
아니, 그게 시사회 때까지는 괜찮았죠. 아주 완벽한 조연 인물이었었는데 시사회 끝나고 그 극장 측에서 제동을 걸어갖고 편집을 다시 하는 과정에서 많이 잘렸죠.
근데 그게 회상장면이었거든요, 제가 출연했던 게... 그래서 나중에 알았는데 편집할 때 시간 오바하거나 다른 걸로 대체할 때 제일 먼저 손을 대는 게 회상장면이래요. 그 다음부턴 어떤 시나리오 봐도 회상장면에 나오는 건 안 하죠..
하하하... 처음에 연극을 하셨다고 했는데 그럼 첫 직업으로써 갖은 게 연극배우였나요?
그니깐 어릴 때부터 꿈이 배우가 되는 거구, 그러니깐 그쪽으로 관심을 갖게되고, 자연스럽게 그쪽을 따라가게 된거죠.
그럼 다른 직업은, 연기외에 직업은 가져보신 적이 없으신 거예요?
있죠. 제가 이 쪽이 아닌 다른 분야에 직업을 가진 건 그게 처음이자 마지막인데 미팔군 스낵바에 보조주방장으로 있었죠.
아.. 업자용어로 주방시다!!
근데 이제 그게 미팔군에 있는 스낵바니까 엄청 힘들었죠. 엄청난 중노동이예요. 감자만 까도, 모 감자를 한 시간 정도 까는 게 아니예요. 한 네 시간 다섯 시간 까요. 그리고 뭐 설겆이를 하면 그거 또 설겆이가 삼단계예요. 우선 음식 찌꺼기를 다 닦아내고, 그 다음에 소독약에 담가요. 그 담에 소독약을 닦아야 되는데 그 소독약 냄새도 엄청나고, 그걸 또 뜨건 물에 끓여요. 그런 게 엄청났죠.
 그럼 연극을 하시다가 거기 가셨다가 다시 연극 쪽으로...
그렇죠. 맨날 연극만 한다고 백수 건달처럼 왔다갔다 하니까 보다 못해갖구 저희 작은 아버님이 취직을 시켜주신건데 결국은 칠개월만에 도망쳤죠.
힘드셔서요?
일이 힘들고 그런 게 아니라, 제가 좀 그래요. 모 하다가 아닌 것 같으면 그... 도망을 치지 않으면 못 견디죠. 새벽 네시에 나가서 출근을 하고.. 그런 건 괜찮은데, 연극을 하고 연기를 좀 해야지. 내가 모 그런 걸 해야되나... 그런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그게 총각 시절 얘기시겠네요.
그렇죠. 스물 한 네 살 다섯 살 때...
그럼 지금까지 출연하신 영화는 총 몇 편이나 되세요?
아, 왜 그 다음 직업은 안 물어봐요?
예? 그 담에 다시 연기로 돌아오신 게 아닌가요?
아냐. 그 다음 직업을 물어야지. 하하하.. 그 다음 직업... 그래서 그 다음 직업을 뭘로 택했는가 하면, 이제 연극을 하거나 영화를 하거나 그 근처, 그 안에 들어가 있어야 되겠다. 관계된 일을 해야겠다 생각을 했죠.
그래 가지구 이제 선배가... 80년대 유명했던 데인데 혹시 태멘이라고 기억하시나요? 문화기획그룹 태멘.. 그땐 딴지일보처럼 한 시대를 풍미했던 그런 데가 있었어요.
공연을 위주로 한 데인가 보죠.
출판부터 시작했죠. 그래서 공연, 영화까지.. <창 밖에 잠수교가 보인다>라는 영화도 만들었죠. 이제 거기서 기획일을 하게 됐죠.
영화기획을 하신 건가요?
영화기획은 못 했고, 공연기획만 했어요. 출판기획하고...
태멘이라면 어떻게 쓰는 건가요?
아, 그 성경보면 '태초에..'로 시작해서 '아멘'으로 끝나잖아요. 그거 앞뒤글자 따서 태멘이지, 뭐.
근데 거기서 영화 쪽에 눈을 떠가지고 <어둠의 자식들> 출연할 기회를 가지게 된거죠. 그 때 이장호 감독님이 한참 재기하실려구 그러실 때 매일 오셨어요. 거기에... 그 그룹들이 뭐냐면 지금 유명한 사람들이지만 배창호, 신승수, 신승수가 그 때 세컨드 했었나? 그리고 지금 CF하는 김종원, 그리고 배우는 안성기씨.. 그래서 그 사람들 짜장면 먹고가면 짜장면 값 계산해 주는 게 제 일이었어요.
그 분들이 다 태멘에 있으셨었나요?
그럼요. 늘 놀러오고... 그래서 거기서 한 것들이 <어둠의 자식들>로 데뷔하고... 그 때 김회장이란 분이 명보 극장에 근무하고 계셨어요. 그러니 영화계 사람들이 많이 왔죠. 그 바람에 저는 자연스럽게 연극만 하다가 영화계로 가게 된 거죠.
그때 그 삼십대 때, 그게 이제 서른 살 무렵인데 장가가고 막 그러면서 결국은 제가 명보극장이라고 하는... 그때는 지금하고 배급구조나 영화계 현실이 달라요. 지금은 개봉을 많이 하잖아요. 그 때는 안 그랬어요. 프린트 수 제한도 있었고 그리고 극장 체제도 단일관 체제였구. 서울에서 개봉하면 한 군데서 해야지 여기저기서 할 수 있는 그런 게 아니였다구. 극장 수도 적었구.
그 때 그 명보극장이 아주 그 한국영화의 본산이었죠. 그니깐 모든 좋은 작품은 명보극장을 거쳐서 나눠지게 되어 있었던 거죠. 관객도 젤 많이 들고...
제가 거기에 기획실장으로 있었는데 그게 영화계에서 기획자로 제가 이름을 좀 알리는 그런... 그리고 거기서 제가 나와서 다른 회사에 기획이사니 뭐니 그런 걸 하다가 영화제작을 한 편 하고 망하구 나서...
영화제작을 하다 망하셨어요? 그게 뭔데요?
신승수 감독의 <스물일곱송이 장미>라고..
아.. 신승수 감독님 작품에 여러 편 출연하셨던데 그럼 이때부터 본격적인 관계를 맺게 되었던 거군요?
그 전부터 친했죠. 그 인간은 스무살 무렵에 만났어요. 너 감독할 놈이냐? 아, 그럼 나는 배우할 놈인데... 그래서 그 때부터 친해서 지금까지 친하죠.
신승수 감독님 지금 <아프리카>란 작품을 하시던데...
네... 그런데 요번에는 제가 출연할 데가 없대요.
그럼 영화만 해서 출연한 것들을 뽑으면 몇 작품이나 되나요?
한 70작품 될 거예요.
많은 작품 출연하셨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이라든가, 배역이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없어요.
아니, 그 중에 하나도 없으세요?
그럼 뭐냐면 있어도 안될 뿐더러... 맘에 든다면 다 맘에 들어야죠. 근데 출세작이기 보다는 저한테 개인적으로 영향을 주는 작품들이 좀 있죠. <학생부군신위> 같은 경우는 제가 이제 상을 받을 수 있는 경우가 생기는 구나 하는 생각을 줘서 스스로 생각을 다르게 하게 만드는 경우도 있고, 그게 또 해외영화제를 많이 나갔어요. 그 덕분에 해외 영화제 참가 해갖고 많이 느끼는 것들이 많죠. 크게...
아, <학생부군신위>로 대종상, 아태영화제 남우조연상 받으셨었죠?
예. 그 담에도 몇 작품들 있죠. 강우석 감독 데뷔작품인 <달콤한 신부들> 같은 경우는 제가 기획을 하고 해서 강우석 감독이란 걸출한 영화계 인물을 데뷔시키는데 일조를 했다.. 그런 데 보람이 있는거고 그 담에 <영원한 제국> 같은 경우는 꼭 하고 싶은 영환데 연출부 사람들이 신경도 안 써주는데 주위 사람들이 조금씩 도와주고 이래저래 해서 조금 역을 맡아서 박종원 감독이란 사람의 영화에 출연했다는 것도 좋고, <그 섬에 가고 싶다>의 경우는 저희 집사람하고 같이 부부로 출연을 해갖고 그런 느낌도 좋고...
아니, 그분이 실제 부인이셨나요?
<그 섬에 가고 싶다> 보셨어요? 막 때리고 그러는데...
예.. 부인이셨구나..
근데 그런 거는 연습할 때... 이제 우리 집사람이 고지식해서 머 이렇게 딱 때리면 딱 피하고 그래야 되는데 맞을려고 그랬는지 진짜로... (맞는 제스쳐를 하신다) 그래서 맞고 저쪽에 갔을 거 아녜요. 가서 딱 보니 (울고 있는 제스쳐를 하신다) 영화고 뭐고 다 그만두고... 하하하
그러다가 이제 나중에 제가 맞잖아요. 맞는 거는 세상에서 제가 그렇게 아프게 맞은 기억이 없어요. 그런 게 기억에 남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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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시고... 받으시고... |
사모님과 같이 하신 작품은 그 외에도?
<성철>에서도 같이 부부로 출연을 했고... 우리 집사람이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지지 않았을 뿐이지 연극계에선 그래도 좀 알려진 경우거든요.
성함이 어떻게 되시는데요?
이용이라고... 예명이예요. 제 이름이 김일우잖아요. 그래서 하나의 우주에 용 두마리... 해서 딱 맞죠. 그래서 이혼하고 싶어도 이혼도 못하고... 하하.
하하... 코믹 캐릭터가 많으셔서 그러는데 조형기씨 같은 경우처럼 확 떠서 스타가 되고 싶진 않으세요? CF도 많이 하고...
아니.. 그게.. 그... 난 되게 돼있어요. 하하하... CF까진 바라지 않고 그냥 제가 하는 일에 보람만 느끼는 일이 많았으면 좋겠죠. 그것이 삶의 여러가지 방편도 될 수 있고, 사실 뭐 금전적으로 따지면 대단히 어렵거든요. 애들도 이제 막 대학교를 가야되고 그런 입장인데 늘 IMF에서 젖어서 살았기 때문에 그런 거에서 큰 구애를 안 받아요. 근데 가끔씩 하고 싶은 걸 못해서 그럴 때 조금 어려운데...
지금 하는 연극의 경우도 주위에서 많이 격려해주고 도와줘서 지금 충분히 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 됐거든요. 이렇게 만들면 되는 거니깐... 이런 식으로 해나가면 좋죠..
그럼 지금 역할이 거의 조연이신데 이렇게 만족만 하시고 주연에는 욕심이 없으신 건가요?
에이, 왜 주연을 하고 싶지 않겠어요. 근데 그게 시대정신하고 맞아야 된다니깐. 그니깐 제가 어릴 때 봤던 영화들은 주인공들이 참 다양했어요. 그니깐 김승호 선생님이 주연할 때는 신성일 선생님이 조연하시고 신성일 선생님이 주연하실 땐 또 반대로 김승호 선생님이 조연하시고... 그런 상호보완이 잘 돼가지고 영화가 풍성하고 정말 사회적으로나 관객들하고 교류하는데 있어서 편협되거나 그런 게 없었어요. 근데 요즘은 그런 게 없다고 보거든요. 그게 다 자본 때문에 그런 거죠.
근데 영화하는 사람들이라면 그런 것들을 경계해야죠. <친구>가 좋다 나쁘다를 떠나서 폭력을 가지고 우정을 이야기하고 사랑을 이야기하는 영화도 있어야겠지만 평화로운 방법으로 그런 걸 얘기하는 영화도 있어야 되거든요. 그러면 관객들이 외면할 것이냐? 그렇다고 보지는 않거든요.
역할은 그래서 굳이... 역할은 내가 하고픈 게 있어요.
 어떤 역할이요?
아니... 그런 어떤 그런 게 아니라. 배우는 개그맨이나 탈렌트하고 틀리거든요. 그 사람들은 자기 재능을 바로 기술로 표현하면 되는 거거든요. 근데 배우는 자기 재능을 가지고 기술로 표현하는 게 아니라 그걸 어떤 단계, 어떤 예술적 단계로 승화시켜야 돼요. 개그맨은 자기가 갖고 있는 모든 것을 바로 내놓는 데... 배우는 그 재능을 맡은 바 역을 통해 걸러서 내놓아야죠. 그래서 배우는 역을 먹고 사는 사람이예요. 그래서 어떤 역을 맡아서 그거에 충실할 수 있으면 그게 최선인거죠.
대신 개런티 차이가 나지 않겠습니까? 하하하...
개런티는 큰 의미가 없어요. 그니깐 지금 제 후배들이 많이 성공들 하고 많이 받거든요. 그렇지만 냉정한 그런 기준으로 볼 때 그 친구들보다 많이 받으면 많이 받았지 적게 받아야할 이유가 없다고 보거든요. 그렇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아요. 그런 걸 가지고 그게 잘못됐다.. 그렇지는 않구요. 돈은 주는대로 받아요.
그리고 영화 제작까지 해봤기 때문에 그런 거 다 알죠. 내가 달란 대로 주는 것도 아니고 안 달라고 주지 말라 해도 줄려고 생각하면 많이 주는 거거든요.
말씀이 어렵거든요. 배우는 자기 재능을 예술적으로 보여줘야 한다는 거...
이런 사람들이 있잖아요, 쉽게 얘기하면... 난 이름이 있기 때문에 벗는 역은 안 해. 난 이름이 있기 때문에 악한 역은 안 해. 그런 것들은 잘못된 거죠. 어떤 역을 맡든지 그 역을 자기가 한 연기에 그 역을 집어넣어서 그 역을 살려내면 그럼 영화가 되는 거죠. 배우가 되는 거고...
시나리오 상에서 자기가 더 잘 할 수 있는 역할이라거나 개인 성향이 더 선호되는 역할이라는 게 있지 않을까요?
그게 있죠. 그게 있는데 그런 것이 꼭 맞아떨어진다고 볼 수는 없거든요. 왜냐면 그 역할을 주는 사람들이 있거든요. 그 역할을 원하는 사람이.... 그니깐 저같은 경우는 젤 친한 후배 감독이나 아는 사람이 왜 그런 걸 해, 아니면 애들처럼 나가서 우낄려고나 그러고 그런 걸 왜 해, 그런 사람들이 있어요. 근데 그런 사람들은 영화를 만들 기회가 별로 없어요. 근데 영화를 많이 만들어서 지금 하고 있는 사람들은 김일우씨 머리도 조금 벗겨지고 사람 우끼게 생겼으니깐 하면서 그런 역할을 주는 경우가 많아서 그니깐 그렇게 돼버린 거죠.
그럼 그런 것을 거부할려면 어떻게 해야 되느냐? 이제 사람들은 그럴 때 출연거부를 생각하는데 출연거부가 아니라 스스로 노력해서 만들어야죠. 그니깐 저쪽에서 볼 때 저 사람은 다른 역을 줘도 해낼 수 있다. 그렇게 느끼게끔 맡은 역 안에서 노력을 해서 만들어야죠.
그럼 시나리오는 고르시지 않는다는 말씀처럼 들리거든요.
아니요. 저는 많이 고르는 사람이예요. 그게 기준이 있어요. 저도 습성이 나쁜 건데 시나리오를 봐서 한 씬이 나오는 역할이더래도 그 역이 이 영화에 공헌을 할 수 있느냐 없느냐. 쉽게 얘기해서 내가 그 영화에 나가서 나를 아는 사람들이거나 나를 바라보고 있는 사람들이 아 저 놈은 참 불쌍하다, 먹고살기 위해서 돈 몇 푼 벌려고 나왔구나 하는 인식을 부추기는 그런 역은 안 할려구 그래요. 그런 거죠. 다시 말하면 제가 즐거우면 하고 즐겁지 않을 거 같으면, 제작 여건이래거나 만나는 사람들이래거나 즐겁지 않을 거 같다.. 그러면 안 하죠.
요즘은 텔레비젼 드라마를 하는데 전에는 백프로 거절했거든요. 근데 요즘 단막극 같은 경우는 그건 이제 백프로 해요. 왜 하느냐면... 바뀌는 거죠. 그렇게.. 뭐냐면, 텔레비젼 드라마를 무시할 수 없거든요. 그 시대가.. 거기에 나가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되거든요. 그니깐 지금은 이제 텔레비젼은 배운다 하는 생각으로 하고... 한 십년 전에는 "죄송합니다" 하고 거절했죠.
어, 몰랐습니다. 최근에 TV 드라마에도 출연하셨나보죠?
단막극 <드라마 시티> 같은 데는 막 하죠. 단막극만 나가도 사람들이 인사가 달라져요.
그럼 그 덕에 팬래터나 사인 같은 건 자주 하시겠습니다.
아, 그거야 뭐... 전 지하철을 잘 타기 때문에 지하철 안에서도 심심치 않게 해요. 고 다음에 요즘 <엽기적인 그녀>를 본 사람들이 많으니까 훨씬 많죠.
아.. <엽기적인 그녀>.. 요즘 기분이 좋으시겠습니다. 4백만이나 들었던데...
기분이 엄청 않 좋죠. |
첫댓글 잘 읽었습니다...흥미있는 내용도 많고.....^^
위암이셨는데도 마지막까지 촬영하셨다죠. 정말 영화인들의 모범이 되시는분 같아요. 한자리에서 묵묵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