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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11(수) 이순신과 리순신 (68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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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과 리순신 북에서 노동당이 발간하는 기관지의 이름이 <로동신문>이라는 사실을 알고 깜짝 놀랐을 뿐 아니라 남과 북이 하나 되기가 매우 어렵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1930년대로 기억하는데 한산도에 충무공을 기리는 기념비가 건립될 예정이었다. 중국에서도 널리 알려졌던 한학자 정인보와 우리나라 한글 발전에 크게 기여한 최현배 사이에 ‘리순신’이 옳은가, ‘이순신’이 옳은가 논쟁이 한참 계속 되었다고 한다. 오랜 토론 끝에 ‘ㄹ’과 ‘ㅇ’을 헷갈리게 해놓으면 앞으로 태어나는 사람들이 고생하게 된다고 정인보가 판단하고 ‘이순신’으로 결정하였다고 들었다. 일제 강점기를 살아본 사람들 소수만이 한자로 자기 이름을 사용할 줄 알지 요새는 한자로 이름을 적을 일이 드문 것 같다. 한국인의 성 중에 ‘버들 유’가 있고 ‘묘금도 유’가 있다. 버들 유씨는 류로 발음하고 묘금도 유씨는 유로 발음한다면 유사한 성들이 많아져 복잡해질 뿐 아니라 첫 소리 ‘ㄹ’이 나오지 않는 우리말에 일부러 ’ㄹ‘을 쓰게 되면 많은 혼란이 야기될 것이다. 한글 맞춤법 통일안이 만들어지던 1930년대로 돌아가 이순신이라고만 쓰고 ‘리순신’으로는 표기하지 못하도록 한 것은 훌륭한 어문 정책이었다고 나는 생각한다.
김동길 Kimdongg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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