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아침부터 마음이 부산했다.
공연히 말을 꺼내 사서 고생이지 한 두 명도 아니고 줄잡아 삼십명이 된다는데 ...
속에선 공연히 마음이 바빠지기 시작했다.
더군다나 3~4월에 대학병원으로 임상 실습을 나갈 아이들이 영 미덥지 못하여 조를 짜서 1주일씩 병원에서
실습을 연습시키는 중이라 일이 겹치는 꼴이 되었으니 영 마음이 좌불안석인것도 당연한 일인지 몰랐다.
설이 다가와서일까?
유난히 토요일도 환자가 많았다.
아이들 실습을 핑계로 예약을 자꾸만 미루다 결국 간호원들이 토요일날 몽땅 재진이며 검사며 잡아 놓은 모양이었다.
병실 chart는 왜그리 많은지...
마음에서는 모두가 투정이 일었다.
점심이 지나 경호형님에게서 전화가 왔다.
"연락있나?"
"뭔 연락?"
"오늘 모임운영자들 온다고 했잖아? 1호 2호 다 불을 넣을지 어쩔지?"
"둘다 넣요 한 삼십명 될꺼니까?"
"정확하게 말해야 음식을 주문하지..."
"4시에 전화할께..."
걱정이 산을 만들었다.
"그 흔한 닭도리탕 어디서든 먹는데...또 닭이야 하고 생각하면 어쩌지?"
"아니 그럼 양념주물럭 으로 갈까?"
"아냐 너무 시내야, 영감님이 불편할 수 있어!"
"아니면 화로숯불구이...그럼 술먹고 운전은 누가하지?"
"버스를 잠깐 빌려?"
"그것도 쉬운일은 아니고...."
그렇게 고민을 하는 동안 시계는 자꾸만 원반 위를 달려갔다.
"야 닭 잡아 말어?"
느닷없이 경호형님의 전화는 날 무능한 쪼다로 만드는 기분이 들었다.
"잡으라고 해요 30명 기준으로..."
"추가하려면 미리 연락 줘야 잡는 단다 알아서 해라 인원이 늘면 미리 연락 주고 알았지..."
그렇게 최종까지 갈팡질팡하다 결정된 토종음식.
변변하지 못해 영 마음이 개운하지 못한 마당에 행곤이가 왔다.
"아직도 환자가 있나 토요일인데..."
첫마디가 핀잔이었다.
염려가 깔린 핀잔 어느 형제가 이런 걱정을 할까?
그 한마디가 날 가볍게 했다.
"과일은?"
"응 술은 다 준비했는데 과일은~ 나가자 ."
"가만있어 대환이가 오는 중이니 안주거리 좀 사라하면 되지..."
사람을 불러 놓고 안주를 사오란다 참 기막힐 노릇이다...
그래도 시간에 몸이 묶여 있으니 할 말이 없었다.
하나 둘 모인 손님들 영감이 좋아 그 주변에 좋은 사람이 모이고
그렇게 사람 향이 진동하는 사람이 모이니 편할 수 밖에 없는 그런 모임이 되었다.
내 돈이 얼마고 내 지위가 뭐든 다 필요없다.
그냥 너도 회원이고 나도 회원이고 그렇게 보듬고 웃고 하면서 한 걸음 씩 나서니 열걸음이 하나요 백걸음이 코 앞이 되었다.
영감님에게 그렇게 쓰고 싶던 주사를 썼다.
물론 서울의 어지간한 병원게 가도 비슷한 약들이 즐비할 테니 귀할 것도 아니지만
그렇게 영감님이 눈을 감고 쉬고 있을 때면 난 참으로 마음이 편해진다.
차를 몰아 동면으로 향했다.
바로 뒤에 영감님 차를 생각하다 그만 눈 언덕길에서 차가 밀리기 시작했다.
낭패였다.
사람들의 도움으로 무사히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나니 강원도 운전이 어쩌고 저쩌고 다 망신이었다.
시장이 반찬이었으리라
모두 즐겁게 소찬을 먹어주니 마냥 내 마음이 가벼웠다.
전날 애들과 새벽까지 퍼마신 탓에 물만 마셔도 올라오니 산해진미도 내겐 그림의 떡이었다.
경호형님 집으로 들어가 모두가 즐거워 하니 한결 마음이 놓였다.
주객이 전도되어도 분수가 있지, 포항 과매기와 문어를 앞에 놓고 술판을 열었다.
이번 모임은 말 그대로 되로 주고 말로 받았다.
수지도 이런 수지는 없을 듯했다.
친척집 방문하듯이 바리바리 싸들고 온 음식들에 비하면 내가 준비한 맥주와 나머지 술은 약소하기 이를때 없었다
더군다나 현봉선생님의 그림까지 얻는 행운을 맛보았으니 행운도 이런 행운이 없는 것 같았다.
영감님이 떠나고, 차츰 갈사람을 떠나는데 아쉽기만 한 마음을 내 놓지도 못했다.
남은 사람들은 여흥으로 담소와 산수공부로 시간을 보냈다.
전날 환자 할머니에게 부탁한 순두부로 아침을 먹고 모두 즐거워 하는 모습을 보고 전 날 아침,내 무겁던 마음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서로를 배웅하는 모습들은 형제지간이라고 해도 손색없는 모습이었다.
찬바람 사이로 맑은 겨울 하늘이 보인다.....
첫댓글 보통사람이라면 감당하기 어려운 손님맞이를 무난히 그리고 조금은 감동(?)을 받게 해주신 강형진님 님의 고민(?)은 바로 손님이 아니라 식구였다는 것을 가슴깊이 느끼고 왔습니다.낯선곳에서의 하룻밤은 집에서와는 너무나도 다르다는 것을 알았지만 이번 홍천에서의 하루밤은 집과 같이 편할 수 있었다는 것은 강형진님의 소심한 배려가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고생하셨고 수고 하셨습니다. 님과 같은 열정이 있기에 영감이 그 먼길을 기쁘게 달려오나 봅니다.
과찬하여 주시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강박사님은 글도 참 맛깔나게 잘 쓰시는기라~~~~^^*..우리가 언제 가족아닌적 있었슈~~~모두가 하나되는 가족이 우리홍사연가족!!!!...올 한해도 홍사연 화이팅~~~^^*
당신글도 만만치않아. 먼길 수고하셨습니다.
식구라도 보통 편안한 식구들인가요... 피를 나눈 형제간인들 어디 사고가 딱딱 맞아 떨어지나. 하여간에 형진님덕에 허리살 둘래만 푸짐해져 가지고 아직까정 금식하고 있다우,, 마음 써 주신 형진님, 기꺼이 모든 것을 다 내어 놓으신 경호 형님, 감사,또 감사 언제 신세 함 갚겠습니다..
뵈면 참 많은 이야기 할것 같았는데 그렇지 못했네요 먼길 대구에서 늘 수고 하시는데 대환이 장가좀 보내세요...
가족 아닌사람 기죽겠습니다요.너무 부럽네요
이쁜아줌니.. 시간만 내세요.. 참여 하심 됩니다... 언제 미팅 합시다.
부러워할 것 하나도 없습니다.회원으로서의 의무를 다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면 반드시 기회가 오기 마련입니다. 언젠가는 인숙님도 그 멤버가 한번 되어 보세요.
열심히하겠습니다 아들놈 조금만 더 크면 누구보다 더 열심히 하겠슴다
도착하면서부터 모인장소가 강박사님의 병원이라서 조금은 편안하게 조금은 감동과 설레임으로 다가 왔습니다...의사들 솔직히 말하면 고지식하고 섞일줄 모르는 부류인데. 솔선수범 분위기 메이커가 되어 주시고. 영감님의 주치의가 되어 주시는것을 보니 편안 했습니다..제목 자체가 식구라서 그렇치 보통 힘들게 준비하고 스트레스가 아니었을 겁니다...수고 하셨습니다.. 식당에서 숙소에서 전화오고 하는것 보통일이 아니지요..의전을 담당해 보면 이해가 충분히 됩니다...강박사님의 모든것에 감사드리고 행복했습니다....위가 늘어난것은 어디고 고칩니까???
위대하게 놓아두십시오 속이커야 사람이 크다고 우리 할머니 매일 그러셨습니다. 여러모로 감사합니다 먼길 마다하지 않으시고 달려오신 그마음 과 대구 행사에서 보여주신 모습 고맙습니다.
남겨 놓고 온 순두부와 김치가 아직도 눈 앞에 아른 거립니다...물 좋고 공기 맑고...따스한 환대...두고 두고 꺼내 보렵니다...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ㅎ...
눈이 오면 김치가 더 맛깔스럽습니다 춘 삼월 그 아삭한 김치를 다져 만두를 만들어 먹습니다.
가족같은 모임이 되게끔 강 박사님의 푸짐한 살들 만큼이나 넉넉한 마음 세심한 배려가 어우러져 한껏 더 좋았습니다 더불어 별장 주인 이셨던 선생님도 넉넉하신 몸집보다 더 넉넉한 마음으로 우리를 대해 주시니 먼길 마다하지 않고 달려간 모든 분들이 내집같은 편안함을 느꼈을 겁니다 강 형진 박사님 별장주인 선생님 따뜻하고 훈훈한 정 잊지 않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필요하심 마씀하십시오 많이는 안되도 두사람 합해서 보드라운 뱃쌀로 닷근은 보태드릴 용의는 있습니다. 참석해주셔서 더 좋은 자리가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여름에 한번 오십시오 정말 좋습니다.
누가 글쟁이 아니랄까봐....하나님은 사람에게 한가지 재주를 줬다고 했는데 강박은 글쟁이 솜씨와 사람 몸에 칼대는 재주를 주었는가 보다...아니지....칼재주는 본인이 돌팔이라고 했으니 글쟁이 재주가 하나님이 주신 재주가 맞겠지...정말 고생했어요...근데 남은 과메기 다 어디 갔지....집에 가져가서 점심에 오이 송송 썰어넣어 무쳐 먹으려고 했는데.....남은것 가져가신분...급히 보내주세요....
아 우째 이런일이 ... 잘생긴 외모에 웃지 않을수 없는 유머까지 ... 부처님의 불공평 입니다 ~ ㅋㅋ
에~그머니 배꼽잡게 좀 하지마이소 주소 알켜주세요......
준비 하시너라 수고많았습니다.정말 뜻깊은 하루였습니다.이젠 다 한가족이란 마음 가슴깊이 새기고 돌아올수 있어 더욱 의미있는 하루였습니다.다시 한번더 감사드리며.경호형님께도 인사 전해 주세요 감사하다고....
새롭게 간택되심을 축하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도대체 뭔말인지? 홍사연 모임이야기군요 얘기를 들어보니 재미있었던 것 같군요.항상 식구같은 홍사연님들 다들 사랑하고 존경합니다
친박사람님, 죄송합니다. 이번 운영자모임을 강원도 홍천에서 가졌었습니다. 그때 이야기를 하고 계시는군요...사실 회의보다 먹고 노는데 쓴 시간이 훨씬 많아 자세한 보고는 생략했었거든요.
강박은 물론 이고 머얼리 대구에서 오신 손님들 까지 감사의 말씀 전합니다. 우린 하나의 목표란게 있지요? 올해도 매진 하여 의원님 전도에 쬐그만 것이라도 보탬이 되어봅시다.
강박사님의 해박하고도 끝없이 쏟아지는 유머 바이러스..
아직도 뇌리에 남아 뭔지 모를 웃음이 자꾸 납니다..
(절대로 접대용이 아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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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의원님을 사랑하는 우리여서 너무 행복하고 
거운 날이였습니다.감사드립니다.............
너무 고마웠읍니다 군생활할때팀스프리트시 한번간것왜엔 처음방문한곳입니다강선생님은소탈하고티없이맑은 성격의소유자란걸느꼈읍니다 공기가맑으니 가슴이 확트이는것 .. 너무좋았어요 1박하면서 동질감과 서로를 아끼는맘 편안한분위기.........
대구는 안단장님이 계시고 홍사연은 석천이 있고 밥상 앞에는 행곤이만 있으면 만사는 OK입니다. 불편하셨을 텐데 너그럽게 보아주시니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