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유럽을 다니면서 정말 상상치 못했던 고환율의 압박으로 인해 여행 경비라도 좀 줄여볼 심산으로 시도를 하게 된
'카우치 서핑' 이었습니다.
(* 참고 : 카우치 서핑(Couch Surfing)은 여행하고자 하는 곳의 현지인의 도움을 받아 무료 숙박 및,
운이 좋다면 가이드까지 받을 수 있는, 여행자들을 위한 비영리 커뮤니티 이다.
월 18일 기준으로 카우치서핑 회원은 231개국 6만4천여 개 도시의 133만2천600여 명에 달한다.
그리고 지금까지 무료 숙소를 이용하거나 제공한 횟수는 136만여 건에 이른다. 국가별 회원은 미국(23.2%),
독일(9.5%), 프랑스(8.6%), 캐나다(5.1%), 영국(4.9%), 호주(2.9%), 이탈리아(2.9%), 브라질(2.6%),
스페인(2.5%), 네덜란드(2%) 순이며, 한국은 31번째로 많은 8천127명이다.
사용 방법 : 사이트의 무료 회원가입 후, 자기에 대한 정보와 자기의 거주지에 대한 정보를 사진과 함께
최대한 상세하게 기입하도록 한다. 이로써 다른 나라의 한국 여행자들이 자신의 집에 머물 수 있게 된다.
반대로 자기가 여행하고 싶은 나라나 도시의 가입자를 찾아 그의 개인 정보를 확인하고 메세지를 보내면 된다.
그렇다면 상대방이 당신의 정보를 확인하고 자신의 거처에 머물 수 있는지의 여부를 메세지를 통해 알려주게 된다.
숙박이 무료로 이루어진다고 하고 봉사 개념으로 한다고 해도 최소한의 선물을 하도록 한다. 가령 한국의
복주머니나 부채 등을 선물한다는 등 자기 문화만의 특별한 선물을 한다든가, 그런 기념품들이
여의치 않을 경우에는 식사를 한번 대접하든지 맥주를 한번 대접하든지 등의 감사를 표시하도록 한다.
그렇게 되면 서로의 문화에 대해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위키백과츨처 임을 밝힙니다^^)
우리가 카우치 서핑을 하게 된 지역은 포르투갈의 멋진 항구 도시인 '포르투'.
하지만 포르투에서 우리를 받아주겠다는 친구들이 선뜻 나서질 않아 결국 포르투에서 30~40분정도
떨어진 휴양도시 '에스피노'에 사는 'Jose'의 집을 방문하기로 했습니다.
조세는 카우치 서핑의 포르투 지역 메이트 중에서도 무척 인기가 있는 친구입니다.
먼저 다녀온 사람들의 리뷰를 꼼꼼히 읽고 메일을 보냈는데
리뷰에서처럼 정말 젠틀한 초대 메일을 보내와 너무 감사했죠^^
포르투도 그리 크진 않은 도시지만 포르투의 옆 도시인 '에스피노'는 더욱 작은 곳이라
한국사람들에겐 많이 알려지지 않은곳 인듯 합니다.
저희도 'Jose'(첨엔 스페인식으로 '호세'라고 불렀는데 포르투갈식으론 호세가 아니라 '조세'라고 부르는것이라네요^^)
가 아니었다면 에스피노를 알 기횐 없었겠죠.
에스피노는 파도가 세고 바람이 풍부(?)해 유럽 사람들이 여름시즌엔 서핑을 즐기로 오는 곳으로
유명하답니다.
우리가 에스피노에 도착을 한 때는 한 낮이었으나 조세가 회사원이라
저녁때나 되어야 만날 수 있다고 하여 (우리가 신세를 지게 된 입장이라 우리야 아무래도
감지덕지 할 따름이었는데 조세는 이 걸 두고두고 미안해 하더군요.)
낮시간 동안은 에스피노의 구석구석을 구경하며 시간을 보내기로 했습니다.
유럽의 대부분의 도시에서 봤던 성당들이 모두 화려하고 커다란 모습이어서
오히려 이렇게 작은 마을의 성당이 더 현실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왜 이 곳이 서핑으로 유명한 곳인지 해변으로 나가보니 금방 알 수 있겠더군요.
끊임없이 몰아치는 파도와 바람. 여름이었다면 우리도 한번쯤 서핑을 꿈꿔봤을법도 한...
저녁 시간이 다 되어 에스피노의 역에서 조세를 만났습니다.
여행을 좋아한다는 조세는 유창한 영어와 밝은 미소로 저희를 반겨 주었습니다.
포르투에서 컴퓨터 프로그램 엔지니어로 일을하고 있다는 이 친구는 여태껏 30번 정도나 되는
카우치 서핑 경력을 가지고 있는 베테랑이었습니다.
많은 경험에도 불구하고 아시아 사람, 그것도 커플을 손님으로 받아 보는 것은 첨이라며
자신의 집에 방문해 주어서 오히려 자기가 감사하답니다.^^
그동안 아시아에 대한 막연한 호기심만 가지고 있었는데 이렇게 가까이 아시아 사람을 대할 수
있어서 너무 신기하다고 자꾸 이야기 하던 조세의 수줍은 넉살에 금방 분위기가 좋아졌습니다.
조세와(왼쪽) 조세의 친구(오른쪽. 잠깐 들렀던 친구라 이름이 가물가물...^^;;)
아시아 사람들은 모두 뱀을 먹냐고 물어보기도 하고 한국 사람들은 정말 강아지(=보신탕^^;;)을
좋아하냐고 물어보던 조세의 친구. 알고보니 그는 베지테리안^^
우리가 이것저것 자세히 설명해 주니 완전 몰입해서 듣던 조세의 친구 역시
이렇게 가까이서 아시아 사람이랑 이야기를 나눠 보는것이 처음이라고 하더라구요.
사람만나는 것을 너무 좋아해 카우치 서핑을 시작하게 되었다는 조세네 집의 거실에는 곳곳에 그동안
카우치 서핑을 마치고 간 세계 각국의 친구들의 메세지와 사진들이 보물처럼 놓여있습니다..
조세가 자기의 동생이라고 이야기 하던 고양이^^
우리가 생애 첫 카우치 서핑이라고 메일로 얘기했던 것을 내내 마음에 담아두고 있던
조세는 계속 입버릇처럼
"너희가 처음 카우치 서핑을 하는건데 내가 잊지 못할 추억을 남겨 줘야 할텐데.."하는 말을
되뇌였습니다.
그런 조세를 위해 우리가 준비한 만찬^^
와인은 조세가 준비한것이구요.
한국음식을 제대로 만들어 먹여 주고 싶었으나 우리가 가진 재료가 너무 부실해
아쉬운대로 삼겹살 파티를 벌렸습니다.
고추장을 바른 삼겹살이 생소하고 매웠을텐데도 제법 잘 먹던 조세.
고추장에 빼져들어 어떻게 만드는거냐고 묻는통에 진땀좀 뺐습니다.
언제 뭐 고추장을 담궈 봤어야죠.ㅋㅋㅋ
그리고 그날의 우리 잠자리가 되어준 거실.
저녁을 먹고 나서 차를 마시면서
이렇게 어디서 왔는지, 어떤 사람인지 알지도 못하는 출처 불분명의 사람들을 이렇게 막 초대해서
재워주고 해도 불안하지 않냐고 묻는 우리의 질문에
그저 조용히 웃으며
"너희는 여행자 잖아... 여행자 만큼 순수한 신분은 없어..." 라고 나즈막히 말하던 조세.
다음날 아침 출근을 해야하는 조세가 먼저 일어나 세수하고 씻는 소리에 어렴풋이 눈을떴는데
녀석이 우리의 단잠을 깰까봐 점퍼의 지퍼를 거의 1분여에 걸쳐 아주아주 천천히 조심스레 올리던
모습이 보이더군요.
그 친구의 그런 따뜻한 마음에 포르투갈에서의 모든 사람에 대한 기억이 좋게 남아 있는것 같아요.^^
http://blog.naver.com/elli81
구름사이, 구름사이사랑의 블로그입니다.
첫댓글 아 마음이 막 따뜻해지는 글이에요 :)
참 따듯한 세상이군요 폴투갈...아름다운 해변,리스본 생각만 나네요 정보 감사합니다 ^^ 모셔갈께요
아. 좋은 경험이네요. 포루투 정말 아름다운 곳이었는데 근처 도시인 이곳도 너무 좋은데요? ^^
전 hospitality club을 하는데요. 외국 칭구들 만나면 참 즐겁습니다. couch surfing도 가입만 해 놓고... 에궁 hospitality club에 비해 써야 할 부분이 너무 많아서리... ㅋㅋ 마치 과제 미루듯이 계속 늦춰지네요... 하여간 좋은 인연 만들기 참 좋습니다. 다만 안전을 위해서 눈꼽만치라도 신뢰 안 가는 부분이 있다면... 깔끔히 거절하실 줄도 아셔야 합니다. ^.^
윗분 동감.. 좋은 인연 만들기 참 좋지만 안전을 위해서는 주의 주의 하셔야 합니다. 후기도 읽어보고 글 써논거 차분히 읽어보면 어떤 사람인지 느낌이 살짝은 오더라구요 ㅋㅋ
'여행자만큼 순수한 신분은 없어'라... 참 멋지네요. 전 couchsurfing가입해 놓고, 귀국후엔 접속을 아예 안했더니, 오랜기간 미접속으로 회원자격 정지시킨다고 경고멜이 왔어요 -_-; 사실 couchsurfing으로 누굴 초대한다는게 나름 스트레스가 많은 일인데.. 잘 읽었습니다.
카우치 서핑에 등록이 되있긴한데 사람들이 연락이 하나도 안오던데 이거 뭐 특별히 자기가 호스트를 한다는걸 알릴수있는 방법이있나요?ㅠㅠ
탑 링크에 등록 되어야 메일이 자주 옵니다. 우선 등록된 도시가 중요하구요. 탑에 링크 되려면, 호스트 가능 여부, 접속 횟수, 레퍼런스 수, 메일 답장률에 따라서 순위가 매겨집니다. ^^ 즉....사람들 많이 만나본 사람이 더 많이 만난다는 사실.
꼭 이용해봐야겠네요 .
와우~ 우리가 하고싶은글 벌써 하셨네요~^* 축하!ㅋㅋㅋ
정말 멋진 여행 하셨네요. 부럽슴다.
오불당 당원임이 이렇게 뿌듯할줄이야 ㅋㅋ 웬지 따뜻함이 밀려오네여... 정보 감사합니다~^ㅇ^
저는 참 부끄럽네요.. 가입해놓고 두번 정도의 메일을 받았었는데..(저는 현재 캐나다에 머물고 있습니다.) 혹시 머물고 가도 되냐구요.. 그런데 그 당시 룸메가 여행중이고 제가 여자인데다 혼자 있어서 모두 거절했었는데..사실 겁이 좀 났거든요.. 위에 조세가 한 '여행자 만큼 순수한 신분은 없어' 라는 말에 괜히 부끄러워지네요 ㅠㅠ
여자 혼자 살면, 상식적으로 거절하는 게 맞죠. couchsurfing내에 소모임이 있는데, 카우치서핑 피해자들 모임으로 가입자수들이 꽤 많고, No.1 report가 성희롱, 성폭력입니다. 그걸 목적으로 가입하는 미친 X레기들도 꽤 있구요. 아무리 조심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서양애들한테 그렇게 열광하는 중국애들조차도 생각있는 여자면 옵션을 coffee or tea(숙박은 안되고, 같이 음료수마시면서 관광하는 정도)로 해 놓습니다. 실제로 중국 어디 아파트 대여해놓고, 여자 하우스메이트 3명을 데리고 사는 변태 US영감탱이도 소모임에 계속 유흥파티글 올리다가 소모임에서 왕따당했습니다.
저도 가입만 해놓고있는데 가족과 함께 생활하는지라 'coffee or tea'만 가능한 상태에요. 나중에 혼자 살면서 소파도 놓고 생활할 수 있게 되면 저도 꼭 좋은 호스트가 되고 싶어요.
그녀석참 시간됨 소주라도 한잔 사주고 싶네요 ㅋㅋ ^^
여기를 통해 얼마전에 만난 우리나라에서 영어강사하는 미국인도..완전 우월주의 ;;;; 이 사이트를 통해 만난친구들은 거의 다 좋았지만.. 역시나 예외는 있었어요..에스토니아 호스트의 집에서 머물때 3명의 게스트가ㅏ(다 다른나라에서 온)있었는데 한명이 너무 무례하게 굴어 호스트가 나가달라고 하기도 했구요
조세의 마음도 순수한가봐요. 그런말을 할수있다는건, 그런사람이니까 할수있는것같습니다 ^^* 좋은인연을 만드셨네요.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
아 오랜만에 온몸에 소름이 돋네요.. 꼭 해보겠습니다. 좋은정보 감사드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