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산행은 참 많은 고민 끝에 마치게 된 산행이었다.
7월 산행은 무더위를 피해서 나무 그늘이 많은 코스를 택해야 하기 때문에, 애시당초 대모산 둘레길을 마음에
두고 있었으나, 다른 모임에서 6월에 이 코스를 택해서 산행을 했기 때문에 같은 코스를 연달아 가게되면
식상해할 것같아, 두어군데 저울질해 보다가 수리산둘레길중 햇빛을 피해 비교적 거리도 짧고 걷기에도 수월한
수리산 숲길을 정하게 되었다.
여기까지는 좋았는데 문제는 날씨다. 산행 한 주전부터 장맛비가 시작된거다. 그동안 가물어 메마른 땅에 단비가 내려주니
이보다 더 반가울 수가 없다. 산행당일까지는 아직 며칠이 더 남아 있으니 그때는 비가 그치겠지 하고 시름을 놓고 있었으나,
웬걸 산행 전날에는 하루 종일 비가 억수같이 퍼부어 이번 산행이 염려스러워지게되었다. 일기예보로는 산행당일뿐아니라
다음날까지도 비가 내릴거라는 예보를 접하고 보니 심히 고민이 된다. 하루를 연기할까, 이번 산행은 취소하고 건너뛰기로
되어 있는 8월에 대신할까, 이런 저런 고민을 하다가 모임이 이모임 하나뿐이면 그렇게도 할 수 있겠지만, 모두들 다른 모임도
있고 또 개인적으로 잡혀져있는 스케줄도 있을 터인데, 일정을 변경하면 이에 영향을 줄 수도 있을것 같아 우중산행도 나름대로
또 다른 산행체험이 될 수 있겠다싶어 날짜 변경은 하지 않기로 하고, 내일(산행당일) 비가 내릴거라는 예보가 빗나가기를
기도하며 잠자리에 들었다.
이침에 일어나 바깥을 내다보니 다행히 비가 그쳤다. 그래도 혹시 싶어 우산을 챙겨 배낭에 넣고 집결지인 수리산역으로
가기위해 집을 나서니 오늘은 비가 오지않을 것 같다. 가좌역에서 탑승한다는 카톡을 올리니 이친구, 저친구들이 카톡에
현재의 위치를 알려준다. SNS의 편리함이 새삼스럽게 느껴진다.. 수리산역에 10시 조금 못미쳐 도착하니, 장인주행장,
황성모교장,우암(김용철)이 먼저 도착해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고 연이어 형산(손무익),향촌(구용화),모석(이삼풍),이명희
사장, 곧이어 오늘의 현장리포터역할을 해줄 안기식 단장이 도착, 모두 9명이 정시에 모였다.
향촌과 모석이 전철역 구내 편의점에서 사온 냉커피를 마시면서 비개인 날씨로 인한 덕담들을 나누면서 오늘 산행코스를
소개하니 너무 짧다카면서 슬기봉, 태을봉까지 가야한다고 야단들이다. 안된다고 잘라 말했다가는 쿠테타를 일으킬 기세다.ㅎㅎ
일단은 상황을 한번 보자고 겨우 달래고 오늘의 산행을 위해 발걸음을 힘차게 출발하여, 2번출구로 나와 길을 건너
우측방향으로 가야5단지아파트를 지나니 끝지점에서 철쭉공원이 시작된다. 이곳 철쭉공원의 면적이 19,000평에 이르고
군포시에서는 매년 4월말에서 5월초경에 이곳에서 철죽제를 실시한다니 더넓은 동산에 철쭉이 만개한 모습을 상상하니
그 광경이 대단할것 같다. 꼭 그때를 잊지마시고 어부인 동반해서 오시면 잃어버린 점수도 많이 방까이 할수 있을듯,^^
철쭉동산 초입에서 좌로 방향을 돌려 계단을 오르면 수리산등산로로 진입, 여기서부터는 걷기 편안하고 그늘진 숲길을
따라가게 된다.
오늘의 코스가 짧기 때문에 발걸음을 애껴야 하기 때문에 출발한지 30분도 못되어 준비해온 간식을 먹으면서 수다(?)를
떨다가 다시 출발해서 조금 오르니, 이제부터 등로에 카펫이 깔려있다. 오는 동안 현장 리포터인 안단장은 오늘 참석
못한 칭구들을 위해 우리의 산행 모습을 사진으로 담아 계속 카톡으로 실시간 중계하여 많은 칭구들이 이를 보면서
간접적으로나마 오늘 산행에 동참케하는 역할을 해주고있다. 카펫깔린 등로를 한참가니 오늘의 산행의 최고봉인 무성봉이
나타난다. 그높이가 자그만치 남산보다 약간 낮은 해발 258m다. 편하게 앉아 쉴 수있는 벤취가 많아 이곳에서 장행장이
준비해온 특별 정상주 참이슬 빨간딱지로 한잔씩 돌리면서 정상정복(?)을 자축 하면서 정상석을 앞에두고 인증샷을 몇장 찍고,
여기서부터는 산본신도시가 들어설 때부터 지금까지 20년이상 이곳 터줏대감으로 살아온 장행장에게 산행안내의 바톤을
넘기니, 임도5거리로 직진하려던 원래의 코스에서 방향을 좌로 틀어 덕고개쪽으로 한참을 내려가니 속달마을이 나온다.
마을에 내려와 조그만 가게안으로 안내되어 들어가니 제법 넓직한 홀이 있다. 여기서 이 집에서 담갔다는 탁배기를
주전자에 담아 모두부에 묵은 김치를 안주삼아 두어순배 돌리니 그맛이 가히 일품이다. 이곳으로 안내해온 장행장의
털털한 음식취향에 모두들 공감하면서 정담들을 나누고있는데, 오늘 산행에 참석하기로 했으나 갑작스런 일이 생겨서
참석하지 못한 권오용박사로부터 전화가 왔다. 뒤풀이로 약속된 장소에서 기다린다는 전화다. 서둘러 자리를 털고 일어나
계산을 하려니, 장행장께서 이미 계산을 완료했단다. 아무튼, 정감있는 시골 음식을 맛 볼 수있게 해주신 장행장께 감사!
마을을 지나니 다시 등산로가 나타난다. 10여분의 경사를 오르니, 원래 무성봉에서 직진하여 경유하기로 했던 임도5거리
가 나온다. 잠시 쉬었다가 다시 원래의 코스대로 따라 내려가니 수리산 산림욕장이 나온다. 속달마을을 들렀다 오느라고
시간이 제법 지체되었기때문에 산림욕장 내려오기전에 위치한 산딸기 약수터에서 시원한 약수물 한컵씩만 마시고, 뒤풀이
장소인 화진포메밀막국수집에 도착하니, 권오용박사가 기다리고있다. 오리생고기와 오리훈제, 그리고 메밀막국수로 오늘의 산행
일정을 마치고 다음을 기약하면서 아침 출발지인 수리산역으로 이동하다.
이동거리 : 11.43 km
걸음수 : 17,419보
소요시간 : 4시간(휴식포함)
회비내역
전월이월: 802,590원
당일회비: 80,000원
거스름돈: 36,000원
*잔액 : 918,590원
*오늘의 뒷풀이 식대는 장인주행장님과 일부러 뒷풀이 장소까지 왕림하신 권오용박사님께서 공동으로 부담해 주셨습니다.
두칭구들, 고마워요!
첫댓글 봉연이는 책임감도 있고 글도 잘 쓰고~~~
분수회의 복이다
글이 쪼매 길다 ^^*
상학아, 매번 이렇게 뽀나스를 주니 내입이 찢어질라칸다.
기대보다 더 좋은 산행이었다고 ..
상쾌하고 산뜻한 환한 모습은 흐뭇...
오용박사, 출발부터 같이 갔으면 좋았을텐데.., 산행중간에 잠시 쉬면서 시골마을의 허름한 가게에서
모두부와 묵은김치를 안주 삼아 마시는 막걸리, 정말 환상이더라.
아무튼 고민하던 일 잘 해결되었다니 다행이네!
@김봉연 봉산회장님. 소인 박사아입니더
고3졸업때 추억 메모에 무궁이라
커다랗게 써놓은것땜시 가끔 타카페에 무궁이라카면서 글 올립니더.앞으로 나도 무궁 하랍니더. 잘 봐주이소.
@권오용 무공이라는 이름으로 시공을 초월하여 영원히 기억되어지는 군성인이 되시길...
하나더. 청바지가 어울린다.
모두 ㅋㅋ
날씨도 회장님 마음 헤아려 주네요!
전회장, 반가워. 여름지나고 다음 산행에는 한번 나와주게나,^^
수리산은 속리산에서 뻗어나온 한남정맥의 북단에 위치하여 태을봉(489m)과 슬기봉(451m) 그리고 관모봉과 수암봉등이 나지막히 솟아 있고 도립공원으로 지정되의 있어, 주로 안양과 군포지역 주민들의 사랑을 받는 휴식처이다. 소생이 1994년 신도시 개발시 분양받아, 20여년 째 살고 있는 우리 산본신도시를 포근하게 감싸안고 있다. 봉산 대장이 사전답사도 하고 자상히게 준비해 주신 덕에 이곳에 산다는 소생은 한일이 없어 부끄러운데~~ 다음 기회가 오면 잘 모셔보도록 분발해보겠슴다.
장행장, 원래 코스대로 갔으면 덤덤할 뻔 했었는데, 산본 수리산 터줏대감 새로운 코스로 안내해 줘서 눈도 즐겁고,
혀도 즐겁고, 시골 정취에 마음까지 즐거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