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6년 가을 수산중학교에 초임 발령을 받았다.
그때, 내가 대학을 졸업하던 해 나이 25세, 사회 초년생으로 내 스스로 일을 한다는 뿌듯함과 학생들과의 만남은 가슴을 설레게 했다.
지금은 벌써 40년이란 세월이 흘러 손자를 본 할아버지가 되었으니 세월도 무심하다.
그 좋은 젊은 시절은 느껴보지도 못하고 늙은 것 같은 아쉬움이 남는다.
대학교수가 된 친구가 과학의 달을 맞이하여 고향동네 모교에서 과학강연을 한다고 함께 가자고 해서, 초임지니 만큼 한번쯤은 가보고 싶어 같이 왔다.
내가 처음 발령을 받았을 당시, 정말 지금생각하면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이다. 발령 받아가니 교장선생님께서 엄하시다. 지금 생각하면 우수운얘기지만 '선생님이 품위없이 운동화 신고 출근한다'고 '구두가 없느냐'고야단치던 시절이다. 머리도 단정하게 깍고다니라고 하는 등 사생활까지도 간섭하던 시절이다.
군대 가기 전까지 충북여인숙에서 하숙을 했는데, 찿아보니 없는 것 같다. 학교도 학년별로 3-4반이나 되었는데, 지금은 초.중을 합쳐서야 겨우 30명정도 된다고 한다.
여건이 비슷한 한송초.중등학교도 들렀는데 교사 사이로 월악산 영봉이 보이는 송계계곡에 자리잡은 아주 아름다운 학교였다.
옛날 도시행 모의고사라고 해서 학교 비교평가가 있었는데 이학교과 수산중학교는 라이벌이라 시험감독도 서로 맛바꾸어 했다. 두 학교를 비교해서 평균점수가 낮으면 난리가 난다. 선생님들 공공연하게 잘하는 학생 답을 보고 쓰라고 암묵적으로 지시할 때다. 너무 비굴하고 비교육적인일이었지만 도의 높은분들 기득권을 지키고 권위를 세우는데는 이보다 더 좋은 방법은 없었을 것이다.
하여간 감회가 깊다.
체육시간인가 보다. 선생님께서 학생을 열심히 지도 하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