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타가 공인하는 3명의 셀레브리티 패셔니스타가 <보그> 독자들을 위해 자신들의 드레스룸을 공개했다. 그들만의 특별한 수납 노하우가 가득 담긴 그 아름다운 비밀의 공간 속으로.
청담동 한복판 전망 좋은 곳에 위치한 김 민의 보금자리. 거실과 부엌이 있는 1층, 드레스룸과 침실이 있는 2층, 그리고 피트니스룸으로 구성된 3층. 싱글 라이프를 즐기기엔 다소 부담스러운 넓은 공간이지만, 깔끔하고 정성스럽게 꾸며진 룸 하나하나에선 마치 신혼집 같은 포근함과 사랑스러움이 전해졌다(아마도 깔끔하고 여성스러운 그녀의 성격 덕분이 아닐까?). 드레스룸은 침실 이상으로 프라이빗한 공간이어서 공개하는 것을 망설였다지만, 취재를 위해 기자가 그녀의 ‘스타일룸(이렇게 부르는 것이 좋을 듯)’에 들어서는 순간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 그만큼 크고 깨끗하고 정리정돈이 잘 돼 있었다. 그녀의 스타일룸은 드레스룸과 액세서리룸으로 나뉜다. 좀더 작은 드레스룸의 삼 면은 네 개의 행어가 꽉 채우고 있는데, 나머지 벽면에는 행어에 걸기 힘든 티셔츠 종류를 슬리브리스, 반팔, 긴팔, 터틀넥 등으로 섹션을 나눠 수납장에 차곡차곡 넣었다.
특별히 칭찬해주고 싶은 아이디어는 커다란 나무 사다리를 이용한 스카프 수납법. “스카프 매장에서 힌트를 얻었죠. 사용할 때마다 다리미질 할 필요도 없지요. 단, 스카프는 섬세한 소재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사다리 표면을 매끄럽게 손질하고 니스까지 칠해야 손상되는 것을 막을 수 있어요.” 여기서 짐작할 수 있는 그녀만의 수납 노하우는? 바로 눈에 보이도록 펼쳐놓는 것! “어떤 옷을 입을까 고민하다가 약속 시간이 가까워지면 눈에 보이는 것을 그냥 막 걸쳐 입게 되잖아요. 보이지 않는 옷장 속에 넣어두면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 찾다가 시간만 낭비하게 되죠. 그래서 늘 눈에 보이도록 펼쳐놓는 것이 제 원칙이죠.” 액세서리 룸 또한 이 원칙에 충실히 따르고 있다. 신발 섹션과 핸드백 섹션, 그리고 액세서리 섹션으로 크게 나뉘어 있는데, 핸드백은 너무 많아 수납장만으론 모자라 큰 테이블 위에 가방을 정렬해서 올려놓았고, 액세서리는 정말 싫증이 나서 쳐다보지 않는 아이템들은 서랍장 속에 가둬두고 나머지는 투명(뭐가 들어 있는지 알아야 하기 때문!) 비닐봉투 속에 보관해 눈에 보이도록 펼쳐놓았다. 그리고 시계의 경우는 구입 당시 받았던 제 케이스에 넣은 뒤, 케이스를 열어 눈에 보이도록 배열했다.
“요즘 패션은 시즌리스(seasonless)잖아요. 한겨울 부츠도 스타일에 따라 여름에 신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그렇기 때문에 제 신발장에는 여름과 겨울이 공존하죠.” 1백 켤레가 넘는 그녀의 신발들 중 자주 신지 않는 신발들은 박스에 넣고 박스 바깥에 폴라로이드를 붙여놓았는데, 이 역시 참고할 만한 아이디어. 그녀의 수납 원칙에도 꼭 어울리는 아이디어인 셈이다. “액세서리 아이템은 많고 정리할 시간은 부족한 커리어 우먼이라면 제가 제안하는 수납 방법이 요긴할 거예요.” 아닌 게 아니라 그녀의 드레스룸은 아이템뿐 아니라 참고할 아이디어도 가득한 보물창고 같은 곳이었다.
헤어 & 메이크업 / 제니 하우스
논현동에 위치한 홍진경의 신혼집은 화이트톤의 모던한 인테리어로 거실과 부엌, 그리고 드레스룸으로 구성된 1층과 은밀한 침실로만 꾸며진 2층으로 나뉘어져 있다. 홍진경의 스타일룸은 그녀의 방과 남편의 방으로 분리되어 있는데, 수트와 셔츠, 그리고 팬츠로 구분해놓은 남편의 드레스룸과는 달리, 홍진경의 드레스룸은 한쪽 벽면만을 이용한 알뜰한 수납 형태를 보여준다. 맨 위 칸에는 모자, 중앙에는 즐겨 입는 티셔츠 종류와 데님 팬츠류를 구분해 수납했고, 서랍장의 끝부분엔 핸드백을 수납하는 공간과 즐겨 신는 신발만 모아놓은 신발장이 놓여 있다.
한 가지 독특한 방법은 백들의 부피감을 줄여 납작하게 만든 다음, 스포티한 백과 이브닝백, 그리고 늘 들고 다니는 백 등으로 구별해 수납했다는 것. “제 수납 요령은 최소한으로 간소화시키는 거예요. 그래서 상의 옷걸이도 세탁소에서 사용하는 아주 가는 철제 옷걸이만 쓰죠.” 특이한 점은 그녀의 노출된 신발장 안에서는 하이힐을 거의 찾아볼 수가 없다는 것. “자주 신는 신발과 그렇지 않은 신발을 분류해 자주 신는 운동화류는 바깥에, 손이 안 가는 힐 종류는 보이지 않는 수납장 속에 따로 보관하기 때문이죠.” 옷의 경우도 마찬가지. 즐겨 입는 옷은 이 벽면 수납장에 두고, 그렇지 않은 것은 보이지 않는 장롱 속에 넣어둔 채 시즌이 바뀔 때마다 정기적으로 교체한다. 액세서리의 경우에도 선글라스와 팔찌, 귀고리 등을 넣는 서랍장과 메이크업 제품을 넣는 서랍장을 따로 두었다. “효율적으로 공간을 활용하기 위해 연구한 결과, 이런 수납 형태가 되더라구요.”
헤어&메이크업 / 미유
재테크의 여왕, 알뜰 살림꾼 등 변정민의 이름 앞에는 이런 수식어가 늘 따라 다닌다. 아닌 게 아니라 그녀의 드레스룸은 생각했던 것보다 소박했고 알뜰했지만, 그 대신 기발하고 실용적인 아이디어가 곳곳에 숨어 있었다. “드레스룸의 크기는 중요하지 않죠. 그 공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관건인데, 제 경우엔 소품에 더 많은 신경을 쓰는 편이에요.” 사실, 패셔니스타 치고는 꼼꼼한 쇼핑 스타일로 옷을 많이 구입하는 편이 아니기에 옷 수납 요령은 일반적이다. 여름 옷과 겨울 옷을 나누고, 상·하의와 티셔츠, 진 종류를 구분하는 정도. 그녀의 재기발랄한 아이디어는 시계의 수납에서 돋보인다. 만다리나 덕의 런칭 행사 참여가 계기가 되어 평소 갖고 싶었던 만다리나 덕 시계 케이스를 손에 넣은 그녀는 그 케이스에 시계를 끼운 뒤, 공간을 적게 차지하도록 위로 올려 쌓았다. 그렇다면, 옷보다는 액세서리가 더 많은 그녀의 액세서리 수납 아이디어는? 서랍의 한 칸을 통째로 액세서리 수납장으로 만들었는데, 소재나 스타일별로 액세서리들을 구분해 담아놓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고, 서랍장 안에 있으니 지저분해 보이지도 않는다는 것이 큰 장점. 또 간이 신발장으로 판매되는 패브릭 신발장에 머플러와 선글라스들을 넣은 뒤, 앞뒤로 계절을 구분하여 걸어두기도 한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작지만 알찬 그녀의 드레스룸을 더욱 커보이게 하기 위해 한쪽 벽면에 전신 거울을 붙였다. “전신 거울을 세워놓으면 자리를 많이 차지하기 때문에 벽에 거울을 붙였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