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프로필..<<
이 름 : 서동주
나 이 : 19살
학 교 : 충북 모 여자상업고등학교 3학년 재학
키 : 160 한참..안됨..--;;;
외 모 : 주먹만한 얼굴에 얼굴을 다 가릴 정도로 커다랗고 동그란 안경을
쓰고 있음.
별 명 : 내복입은 외계인
관심분야 : 풍수지리학, UFO 목격지 답사하기, 외계인 피랍, 사라진 아틀란
티스와 뮤 대륙,티벳의 서, 지구공동설등..
전 지금 운동장 한쪽에 있는 벤치에 앉아 책을 읽고 있습니다. 문학소녀 같다구요?
그렇죠.. 문학..이긴 하죠.. ^^;;;
저 쪽에서 제 친구 현옥이가 달려옵니다.
현옥인 삐쩍 마른 몸에 키만 멀대 같이 큰 초등학교부터 중학교 까지 쭉 같이
다닌 저의 단짝친구입니다.
이 놈의 지지배가 오자마자 제 책을 휙 낚아채듯 뺏어갑니다.
“뭐야..나 읽고 있잖아”
“노스트라다무스.. 1999년 종말은 오는가? 또 시작이군..”
현옥이가 나를 보고 혀를 끌끌 찹니다.
“너 초등학교때 3차원의 세계에 들어가는 입구 찾는다고 반 친구들 모두
모아놓고 담벼락에서 뛰게 했잖아. 중학교땐 UFO 찾는다고 UFO 출몰지역에
죽 치고 살더니 이제는 또.. 노스트라다무스야? 참..골고루 한다”
‘니가.. 나의 정신세계에 대해서 어떻게 알겠냐?’ 난 옥이의 말을 무시하고
책을 다시 펴서 읽습니다.
“근데 동주아. 너 취업할 거야 아님 대학 갈 거야?”
옥이의 말에 갑자기 고민이 됩니다. 3학년이 되면서 진로결정을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대학을 가자니.. 성적이..(참고로 전체 47명중에 44등 하는 접니다.
--;;;) 그렇고.. 취업을 하자니.. 경리밖에 취업이 안되는 현실이 막막하고...
집으로 가는 길입니다.
현실만큼이나 무거운 책가방을 어깨에 매고 터덜터덜 걸어가는데 정류장 앞
게시판이 절 유혹합니다. 새로운 영화가 상영되나 봅니다. 오호.. 제가 좋아
하는 이연걸의 작품입니다. 이연걸의 얼굴에 코를 파묻고 땡그래진 눈으로 열심히
그의 얼굴을 관찰하고 있는데.. 갑자기 바람이 불더니 전단지 한 장이 제 얼굴을
덮칩니다.
전단지를 손으로 잡고 구겨 버릴려고 하는데..
진로가 걱정되신다구요? 걱정마세요..
21C 유망직종 컴퓨터 그래픽이 당신의 미래를 보장합니다
지금 바로 신청하세요!!!
전화 253-0000-한솔 컴퓨터디자인 학원
이라고 쓰여진 글귀가 눈에 띄였습니다.
눈이 갑자기 커집니다. 그렇습니다. 이제 걱정하지 않아도 된답니다.
컴퓨터 그래픽이 나의 미래를 보장한답니다. 이게 바로 신의 계시란 건가봅니다.
구겨진 전단지를 손으로 싹싹 비벼 말끔하게 핍니다. 그리곤 곱게 접어 주머니에
넣고 집으로 달려갑니다
“어무니~~~저 컴퓨터 그래픽 배울래요~~~~”
2.
“학원비가 얼만데?”
무릎 꿇고 앉아 있는 저의 앞엔 아부지.. 어무니.. 큰언니..작은언니..오빠가
나란히 앉아 저를 쏘아보고 있습니다.
“저렴하다는데요..”
“저렴하다는 게 정확히 얼만데?”
앙칼진 큰언니의 목소리가 저를 더욱 주눅 들게 합니다.
“사..삼만원..”
“싸네..”
아부지께서 너털웃음을 지으십니다.
제 이마에서 땀이 한방울 뚜욱 떨어집니다.
“이..입학비만..삼..만원..”
내 말이 끝나기도 전에 목소리 큰 작은언니가 버럭 소리를 지릅니다.
“입학비만 삼만원?”
고개만 조용히 끄덕입니다.
“그럼...수강료는?”
“.... 시..십팔만원..”
난 조용히 눈을 감습니다.
아니나다를까 잠시 정적이 흐르더니.. 5명의 식구가 저를 향해 소리를 지릅니다.
“뭐..십팔만원? 그럼.. 입학비까지 포함해서 이십 일만원?”
저 가만히 고개를 끄덕입니다. 저의 아부지.. 돌아 앉으셨습니다.
저의 오빠.. 때레비 리모콘을 찾아 부산스럽게 움직입니다.
저의 어머니께서 인상을 쓰시더니 차분히 말씀하십니다.
“너도..우리 집안 사정 알잖니.. 이십일만원이면.. 석유가 한 드럼에..
쌀을 몇 포대나 살 수 있는데...”
저.. 숫자 약합니다. 하지만.. 중요한건.. 수강료가 얼마이건 간에 전 꼬옥
그래픽학원에 다닐꺼란겁니다.
저도..그 정도는 요구할 권리(?)가 있다고 아까 전까지만 해도 생각을 했는데..
지금 상황을 보니.. 어쩌면 그렇지 못할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그래도..전 꼭 다니고 싶습니다.
그 날 저희 집은 살얼음이 낀 강물처럼 적막함과 살벌한 공기가 집안을 맴돌고
있었습니다.
예상보다 더 큰 가족들의 반대에..저의 눈은 시뻘겋게 퉁퉁 부어 있었습니다.
저녁 늦게 어무니께서 조용히 절 부르십니다.
내 눈을 한참 들여다보시더니.. 어렵게 입을 여십니다.
“꼭 다니고 싶어?”
어무니의 더할 나위 없이 인자하고 따뜻한 말에 저는 또 눈물이 왈칵 쏟아집니다.
“꺼이꺼이꺼이(복받쳐 오르는 눈물을 억지로 삼키는 소리입니다) 꼭
다니고 싶어요..엄마..”
어무니께서는 장롱 밑 깊숙한 곳에서 지갑을 꺼내십니다. 지퍼 여는 소리가
천상의 멜로디로 들립니다. 그렇습니다. 전.. 학원에 다니게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정성 들여 돈을 세십니다.
만원짜리 지폐를 한 장씩 넘기실때마다 저도 속으로 숫자를 외웁니다.
하나..둘.. 셋.. 그렇게 다섯번을.. 세셨습니다.--;;
어무니께서 제 앞에 이십일만원을 내려놓습니다.
그리고..심각하게 물으십니다.
“만원만 깍아 달라고 하면 안될까?”
“엄마~~”
빽 지르는 저의 소리에 놀란 어무니께서 서둘러 밖으로 나가십니다.
전 떨리는 손으로 이십일만원을 집어듭니다.
“서동주~”
“네..엄마..”
“취업하면.. 이자까지 쳐서 갚아라”
뜨아.. 그렇습니다. 어무니께서는 3부 이자에 이십일만원을 저의 손에 쥐어
주신것입니다. 이십일만원의 3부 이자면 얼마더라? 그런건 아무래도
상관없습니다. 저의 기분은 지금 하늘위에 둥둥 떠있는 가벼운 새털구름같습니다.
한마디로 날라갈 듯 합니다. 크크크..
3.
<디자인의 메카. 한솔컴퓨터그래픽학원>
신문지로 싼 이십일만원을 양 손에 고이 들고 전 지금 제가 다니게 될..
저의 컴퓨터 그래픽 디자이너의 꿈을 이루어줄 학원 앞에 서 있습니다.
5층 건물의 꼭대기 층에 저의 학원이 있습니다.
엘리베이터의 5층 버튼을 꾸욱 누릅니다.
한 층...한 층 올라갈때마다 저의 꿈에 다다르는 것 같아 기분이 마냥 좋습니다.
‘띵동’ 문이 삐그덕 거리며 열립니다. 전 조심스럽게 사무실이라고 써 있는
곳으로 들어갑니다.
두꺼운 책들과 서류들..그리고 종이 조각들이 너저분하게 널려져 있는 사무실엔..
참으로 예쁜 아가씨가 앉아 전화를 받고 있었습니다. 전 태어나서 저렇게
이쁜 여자를 본 적이 없습니다. .... 세련된 옷차림과 헤어스타일.. 누군진
몰라도..정말..멋졌습니다.
그 예쁜 아가씨는 저를 흘끗 쳐다보더니.. 의자에 앉으라는 듯 손짓을 보냅니다.
전 고개를 강하게 끄덕이며 자리에 사뿐히 앉습니다.
그런데.. 예쁜 아가씨가 전화를 끊을 생각을 안합니다. 벌써 십오분쨉니다.
슬슬 열이 오르기 시작합니다. 통화내용을 들은즉.. 친구에게 어제 만난
소개팅 남자에 대해서 얘기하고 있는 것 같은데.. 1부만 하고 끝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간절합니다. 신문지에 싼 돈을 들고 있는 양 손은 땀에 젖어
축축합니다.
드디어 통화가 끝났나봅니다.
저에게 무슨일로 왔냐고 물어보네요.. 근데..목소리는 별로입니다.
“컴퓨터..그....”
“아~~ 컴퓨터 그래픽 배우러 왔군요?”
컴퓨터...란 단어만 듣고도 제가 수강생인지 아나봅니다. 전.. 제 얼굴에 혹시
컴퓨터그래픽 배우러 왔어요..라고 써있나 이마를 만져봅니다.
“반가워요.. 전 시각디자인을 맡고 있는 김주현이에요..”
“반갑습니다. 서동주이에요.”
꾸벅 인사를 합니다. 전 예의바른 학생입니다.
김선생님은 수강카드에 제 이름을 적더니.. 입학비와 수강료 합해서
이십일만원이라고 합니다. 전 신문지를 조심스럽게 열어 돈을 건넵니다.
김선생님이 그런 저의 모습을 보고 피식 웃네요.. 뭐가 웃겼을까요??
그리곤 저에게 컴퓨터그래픽을 배우기 전에 시각디자인을 배워야 한답니다.
두 과목 다 해서 1년 과정이라고 하네요..
허걱.. 1년이라고?? 큰일났습니다. 한달에 십팔만원의 수강료를 일년동안 내면..
이백십육만원.. 계산이 이제야 되네요..눈이 번쩍 떠집니다. 가만히 한숨을
내쉬고 있는데..
“아..그리고. 재료비도 한 십만원 정도 들어요.”
재료비? 이건 또 왠 날벼락 같은 말이랍니까? 재료비 십만원은 도대체 어디서
구해야 한답니까.. 참으로 막막해지는 순간입니다.
학원 문을 열고 나오며 한숨이 또 쉬어집니다.
어떻게..해야죠? 돈 때문에 저의 진로를 포기해야 할까요?
..그날밤.. 큰언니가 5부 이자로 십만원을 빌려주었답니다. 전..취업하자마자
빚에 허덕이는 신세가 되고 만것입니다. 하지만.. 어쨌든.. 그래픽 디자이너의
꿈을 향해 가려졌던 먹구름이 한 겹 거쳤습니다.
>>>2부에서 계속.....^^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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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 소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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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 원 방 랑 기- 소녀...꿈 꾸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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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05.19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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