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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주 시놉시스
여자주인공
강승연 (25세. 궁전 커피숍 집 딸 / 9급 공무원 수험생)
본인은 대한민국 20대 여성의 평균은 된다고 겸손하게 말하지만 사실 톡 까놓고 말하자면 평균치를 많~이 밑도는 스펙의 소유자로서, 현재로서는 인생이 딱히 멋지게 풀릴 거 같은 낌새가 전혀 안 보이지만, 세상을 몰라도 너무 모르기에 낌새가 안 보이는 줄도, 미래가 우중충 잿빛인 것도 자각 못한 채, 언젠가는 9급 공무원 시험에 합격하는 기적이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근거 없는 꿈을 꾸며 나름 긍정적으로 살고 있었다.
난데없이 승연네 커피숍에 뛰어 들어 온 진수를 만나기 전까지는.
구로구 고척2동 동사무소 사거리, 간판도 삐뚤어진 망해가는 <궁전 커피>,
이 집에서 유일하게 에스프레소 머신을 만질 줄 아는 승연은
어느 날, 궁전 커피를 방문한 진수의 친절함에 흠뻑 반하고 난 뒤, 전후좌우 사정도 모른 채 선배 도상의 추천을 받아 얼결에, 졸지에, 소설가 이진수의 비서가 된다.
한때 촉망받는 문학 소녀였던 내가 드디어 이렇게 극적으로 작가의 꿈을 이루나!
이건 시작부터 너무 드라마틱하잖아!
유명 작가의 수제자가 되어 출세 길을 걷겠다며 신나 뛰어들었다가 혼비백산,
세상에 태어나 처음 만나는 괴상한 인간의 취향을 맞추기 위해 죽어라 개고생,
안되면 몸으로라도 때우라니 구르고 뛰고 엎어지고 생 쇼를 한다.
그래, 추리물을 쓰고 있는 거. 안다. 알지만, 이건 좀 너무한 거 아닌가?
이 작자가 비서에게 시키는 일이라는 게 보통 이런 거다.
헬륨가스를 먹고 수다를 떨어보란다. 몇초나 목소리가 병맛이 되는지 알고 싶다나.
자동차 키를 무지막지 큰 얼음 가운데 넣어 얼려놓고는 3분 안에 시동을 켜란다.
여행용 트렁크 안에 들어가란다.
억지로 몸을 구겨 넣었더니 지퍼를 닫아버린다...--;
개 껌을 던져주고 개처럼 잘근잘근 씹어보란다.
이 정도 되면 이건 엄연한 인간 학대 아닌가!
하지만 그래야만 프로가 된다는 게 똘아이 작가 선생의 궤변인데 프로고 나발이고 내가 왜 이 짓을 하는거야?
항의할 겨를도 없이 어~하다 이진수 인생에 끼어들어 같이 구르게 된다.
뒤엉켜 구르다가 작가 선생까지 진창에 빠뜨린 건...
뭐 그건 고의가 아니니 난 책임 못 진다. 날 비서로 고용한 건 당신이니까.
본인은 몸을 쓰는 건 어울리지 않는 고상한 문학소녀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머리보다 몸이 항상 먼저 나가는 단순과격파.
사고 먼저 쳐 놓고 후회하며 벽 찧는 일이 다반사니, 인생이 잘 풀릴 리가 없다.
그나마 다행인 건, 된통 혼나면 깨우치긴 한다는 것.
정말이지 변명할 여지도 없게 만드는 저 얄짤 없는 작가 선생을 통해
출세 길을 열어보겠다는 야심찬 포부는 일찌감치 포기,
그저 쫓겨나기 전에 단 한가지만이라도 인정 받아보겠다고
커피 단 한 잔만이라도 역대 비서 중에 제일 낫다는 소리 들어보겠다고
애를 쓰다가 엉뚱하게도 진짜 바리스타가 되어가는 건 뭐람....?
그런데 더 당황스러운 시츄이에이션..
영원히 비서는 커녕 데리고 노는 인간 장난감, 거지 발싸개로 취급할 거 같던 잘나신 작가 선생께서 원고 집필이 끝난 날, 이런 말씀을 툭 던지시는 거다.
‘앞으로 뭐 될라 그래?’
‘네?’
별 꿈 없으면 내 비서나 하지? 월급은 꼬박꼬박 줄텐데.’
‘네?!!’
‘커피를 잘 타서 좀 아쉽단 말이야. 어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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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은정이 조아~ ㅋㅋㅋ
오~ 이거 재밋겟다! 꼭 커피프린스 같네 분위기가 ㅎㅎ
은정이다!!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