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낙서를 하며 느리작거리다가 10시 50분 군내버스를 타려고 후다닥 나선다.
버스 안엔 할머니 두분과 학생 둘이 타 있다.
모자를 뒤집어 쓴 나를 운전사는 두번 쳐다본다.
벌교에서 여수가는 표를 사 동방교통에 오른다.
차는 순천에서 한참을 쉰다.
1시가 다 지나 여수버스터미널에 내려준다.
육교를 건너자 조국밥집이 보여 들어가 소주를 참고 점심을 먹는다.
나와 돌산에 갔다나올 시간을 계산해 보니 2시간 여유도 없겠다.
돌산의 봉황산이나 향일암을 포기하고 오동도가는 버스를 탄다.
흐리고 바람이 차갑지만 사람이 많다.
동백은 아직 많지 않지만 빛나는 이파리와 굵은 줄기가 보기 좋다.
용굴 등 바다쪽으로 내려가는 길마다 내려간다.
난간을 넘지말라고 해 고약하다.
갯바위에 앉아 배낭에 넣어간 책을 펼치거나 해녀 할머니라도 만나 소주한잔 하고 싶은데
영 아니다.
건너 남해도 산들이 가깝다.
바닷가마다 다 내려다니다 돌아와도 시간여유가 있다.
2번 순환버스를 탔는데 차는 여천 화장까지 간다.
오지않는 택시를 기다려 타고 여수터미널을 말했다가 여천정류장이 생각나 바꾼다.
녹동가는 5시 18분 차는 25분에나 온다.
순천에서 20분 가까이 쉬어 벌교에서 기다리는 바보와 민수에게 미안하다고 한다.
술과 노래를 하고 밈ㄴ수가 잡아 둔 모텔에 들어가 방하나 더 빌려 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