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욜 아침 잠에서 깨어난 초딩4년 아들놈이
싸이나 든 콩을 주어 먹고 물 안 마신 달구새끼 마냥 힘이 하나도 없습디다.
저그 엄마 젖가슴에 얼굴을 묻고 말없이 눈물만 흘리네요.
항상 나의 비상금만 축내는 놈이지만 가슴이 찡~합디다요.
해열제 한알 먹여서 등교시키면서 학교에서 계속 아프면
선생님께 말씀드리고 조퇴하고 오라했더니 1교시를 마치고
선생님께셔 집으로 전화가 와서 아이를 병원으로 데리고 가라고 하드라네요.
마눌이 아들놈 병원에 데리고 가서 진료를 받으니 꽃가루 알르레기로 인해서
목이 많이 부어서 열이 난다며 가급적 외출을 자제하라며 약을 지어 왔다며 전화가 오드만요.
참 별것도 아니지만 하나뿐인 놈이 아프다니까 기분이 영 거시기 합디다요.
마눌이 아프다면 매일 집에서 놀면서 몸뚱아리 하나 간수 못하냐고 짜증이라도 낼텐디...ㅋㅋ
일찍 퇴근하며 호박죽 한그릇 포장해서 왔더니 삼키기가 힘들다며
나의 성의를 깡그리 무시 해뿝디다요.ㅠㅠㅠㅠ
어제 일요일에도 열은 조금 내렸지만 침대에 축 쳐져있는 놈에게
아들아! 뭐 먹고 싶은거 없냐고 물었더니
아빠! 팔공산에 가서 한우갈비살 이랑 산채비빔밥 먹고 캐이블카 한번 타고나면
나의 병이 나을것 같어요.
그냥 그대로 더 아프거라 ! 라고 하고 싶었지만 냉중에 내가 나이들어 아프면
아빠! 내 술 마실 돈은 있어도 아빠 병원 갈 돈은 없으니 그냥 아프시요.
라며 복수혈전 할까 싶어 마스크를 씌워서 나드리를 나섰습니다.
아들놈 보다 마눌이 더 좋아 하드라니까요. 내가 미쵸...
팔공산 동화사에 들러 사월 초팔일날 시주 할 돈 미리 땡겨서 시주하고
마눌 외가집 쪽으로 사돈의 12촌에 친구분이 운영하시는 식당에 가서
사용한도의 꼭지점을 향해 달리는 나의 프라스틱은 안중에도 없이
아프다고 엄살떨던 아늘놈이나 맛있다며 연신 추가를 외쳐되는 마눌의 입을
그냥 확 청테이프로 감고 싶더만요.
내가 좋아하는 더덕구이 하나 시켜서 이슬이를 홀짝이며 주위를 살펴보니
가족끼리 온 손님은 한 테이블도 안 보이고 모두가 쌍쌍이 연인들끼리 와서는
고기를 서로 상대방 입에 넣어 주면서 나 노무노무 행복해!하는 모습만 보이드만요.
아프다고 몇 끼를 굶은 놈이 이제 생기가 도는지 까불딱 거리면서
빨리 케이블카 타러 가자며 저그엄마 손만 잡고 저만치 앞서 갔삐고
아빠는 오든 말던 가방모찌 돈만 계산 하면 된다라는 식이네요. 에휴!!
주위에는 나이든 사람이나 젊은 영계들이나 할 것 없이 팔짱을 끼고
손금이라도 보는냥 손꾸락을 쪼물닥 거리면서 둘만의 밀어를 나누는디....
이제는 가면 갈수록 가족에게 서도 멀어져만 가는 느낌이 퍅~ 드는 외로운 쵸삐이!!
교차로에 앤 구합니다.라고 광고를 해서라도 올 가을에는 반다시
앤과 손잡고 단풍놀이 갈 것이라고 굳게굳게 다짐 해봅니다.
첫댓글 십여년전의 내모습같아서리....아직 앤 못 만들었어요~~더 늦기전에 뭔수를 내얄낀데---
고냥 고대로가 매력입니당...ㅎㅎㅎ
정녕- 진심이신가요?
혼저 옵서예님 "빨강머리 엔 급구" 후사하겠습니당~~ 조강지처가 젤인디~~
아이고~! 무신 말씀을~~날 개이면 밖에 함 나가보시라니깐요~!
가깝게 오거던 연락 주시게... 앤은 꿈도 꾸지 말게나 자네에겐 어울리지 않으니 그져 갈이 되거던 단풍과 낭만이나 즐기시게나... 혼자오면 내가 생각해 볼께.
나도 이제 좀 여유를갖고 살 나이잖은가?
역시 오랜 친구가 이해해주는구먼...기대하겠네-
근데 갈에 혼저 갔을때 부도내면 청년기때
흥국사 약수터 오염사건 올린다이---
고맙심데이~~!
동감~!! 정말 남의 일이 아닙니다요~!!
어떻게 ~~? 광고 같이 낼까요? 앤~구합니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