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적으로 경제 상황이 좋지 않습니다. 미국 기업들은 침체에 대비해 본격적인 비상경영에 들어갔으며 독일도 예상밖의 부진한 경제성장속에 시름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한국도 예외일 수가 없습니다. 가계부채와 기업부채 그리고 재정적자가 급증하고 중국의 영향 등으로 무역도 쪼그라들고 있습니다. 그런 상황속에 요즘 한국의 2030이 변하고 있다는 소리가 들립니다. 지금 갑자기 변한 것이 아니고 이미 지난해부터 그런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모 경제지가 지난해와 올 상반기 모 은행 고객들의 금융 거래 이력과 카드 결제 내역 등을 조사한 것을 보면 올 상반기 2030세대의 수입차 구매 건수가 전년보다 1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에 비해 중고차 소비는 같은 기간에 비해 29%나 늘었습니다. 다른세대 그러니까 2030을 제외한 세대들의 상황은 거의 변화가 없는 것과는 확연히 차이가 나는 상황입니다. 승용차 소비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음식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납니다. 올 상반기 2030세대의 외식 소비 건수는 전년에 비해 9%감소한데 비해 가정에서 간단하게 요리해 먹을 수 있는 간편식은 21%나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택시보다는 버스나 전철을 타는 횟수가 늘어났고 외식가운데서도 상대적으로 고급지고 비싼 오마카세종류보다는 간편식 선택이 늘어난 상황입니다.
경제분석가들은 이러한 2030의 소비패턴 변경은 욜로족에서 요노족으로 트랜드가 바뀌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욜로족은 지난 2010년대 후반부터 2030세대의 소비패턴을 상징하는 용어였습니다. 욜로(YOLO: YOU ONLY LIVE ONCE) 즉 당신에게 주어진 인생은 한 번뿐 즉 한 번밖에 없는 인생인데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할 수 없다는 의미입니다. 다시말해 현재의 행복을 위해 돈과 시간을 아끼지 않는다는 용어입니다. 새로운 시대를 사는 젊은이다운 행복우선론적인 행태이지만 형편에 어울리지도 않는 사치와 허영을 일삼는 형태라는 지적도 받은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요노(YONO: YOU ONLY NEED ONE) 즉 꼭 필요한 것만 산다는 요노족이 요즘 대세라고 합니다. 분수에 맞지 않게 사치스런 소비형태보다는 꼭 필요한 물품과 소비를 지향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욜로족에 비해 실용적이고 현실적인 선택으로 분석됩니다. 욜로족으로 살다보니 싫증이 나고 보다 현실적 판단이 강해진 영향때문이 아닌 욜로족으로 살기에는 현실이 너무 팍팍하다는 의미가 담긴 것으로 보입니다. 고물가에다 고금리의 영향이 아닌가 보입니다. 소득은 그야말로 쥐꼬리처럼 느는데 물가는 고공행진을 하니 당연히 지갑은 점점 얇아지고 그런 상황에 따른 지극히 현실적 판단이 아닌가 여겨집니다.
2030세대가 현실을 이제 직시하기 시작한 것으로 분석하는 시각도 있습니다. 영끌족의 상당수가 2030세대였습니다. 지금도 영끌족들은 아파트다 주식이다 하면서 여기저기 돈을 빌려 투기를 하는 그룹들도 존재하지만 이런 저런 한국의 경제경고음을 주의깊게 듣는 세력이 늘기 시작했다는 징후이기도 합니다.일확천금의 시대 그리고 한탕주의 시대는 이제 존재하기 어렵다는 지극히 정상적인 생각을 함에 따라 스스로 행동적으로 변한 것이 바로 요노족들의 급증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습니다. 그래도 욜로족들이 대세를 이루던 시절이 그리울 것이다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욜로족이 주를 이루던 그시절은 그래도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으로 상대적 안정을 이뤘던 시절이기 때문입니다.
2024년 7월 31일 화야산방에서 정찬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