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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옥같은 이야기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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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캐슬어폰타인, 하태영의 집
[허주옥] : 이런 개 같은 새끼들이....
그녀가 주먹을 불끈 쥔 채 TV를 노려보고 있었다. 옆에 있던 허준호가 리모컨으로 그녀의 머리를 툭툭 치며 말했다.
[허준호] : 아무리 화가 난다고 해도 말은 좀 가려서 하지 그러냐??
[허주옥] : 아니, 저 개새....
[허준호] : 입!!!!
[허주옥] : 아니.. 저 개 같은 놈들 하는 거 좀 봐. 욕이 안 나와??!!
그녀의 말에 허준호가 한숨을 내쉬었다.
[허준호] : 후우.. 나라고 왜 화가 안 나겠니. 근데 그래도 그런 식으로 말하는 건 아니지.
Gardner가 저런 끔찍한 파울을 했다고 해서 그런 식으로 욕 한다는 건 같은 수준밖에 안 된다는 소리잖아.
[허주옥] : 저 놈 다리를 똑같이 박살낸 건 아니잖아요.
[허준호] : 저런 태클이나 네가 하는 그런 험한 말이나 똑같다는 소리야.
더 이상 할 말이 없었는지, 허주옥은 말없이 TV로 눈을 돌렸다.
[허준호] : 태영이가 만날 너한테 말하잖아. 말 좀 예쁘게 하라고....
[허주옥] : 어.
[허준호] : 지금 쟤 저러고 있는데, 이럴 때라도 저 놈 말 좀 들어줘라, 쫌.
[허주옥] : .... .... ....
하태영이 다리를 감싸 쥔 채 일어나지 못 하는 모습이 눈에 그대로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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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디움 오브 라이트, 라커룸
전반전이 끝난 뒤 뉴캐슬 선수들이 락커룸에 모였다. 상당히 거칠어진 경기 분위기 때문인지, 몇몇 선수들은 꽤나 흥분한 상태였다.
[Cheick Tiote] : 이건 축구가 아니라 싸움이야 싸움.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런 짓을 하는거야??
[Davide Santon] : 저 놈들 홈이니까요. 거기다 5연승으로 1위.. 여기서 멈추기는 싫겠죠.
[Cheick Tiote] : 그래도 어느 정도껏 해야....
[이창민] : 여기서 열 내 봐야 아무 소용없어. 아마 후반전에는 더할 거야.
이창민의 말에 Tiote가 옆에 있던 의자를 발로 걷어찼다.
[Cheick Tiote] : 아오!!!! 진짜 한 놈 잡아서 다리를 분질러 버려야지, 그냥!!!!
[Yohan Cabaye] : 해.
가만히 듣고 있던 Cabaye가 슬그머니 입을 열었다.
[Cheick Tiote] : 뭐??
[Yohan Cabaye] : 하라니까.
[Cheick Tiote] : 뭘 해??
[Yohan Cabaye] : 어휴..
Cabaye가 답답하다는 표정으로 Tiote를 쳐다본 뒤, 자리에서 일어나 이창민 옆에 섰다.
[Yohan Cabaye] : 전반 끝나기 직전에 뭐라 그랬어?? 옐로카드 한 장 받겠다며.
[Cheick Tiote] : 그.. 그랬지.
[Yohan Cabaye] : 하라고.
[Cheick Tiote] : 아니, 그냥 말이 그렇..
[Yohan Cabaye] : 해, 그냥.
Cabaye의 단호한 목소리에 Tiote가 입을 꾹 다물었다. 그가 다른 선수들을 둘러보며 말을 이었다.
[Yohan Cabaye] : 나머지도 마찬가지야. 상대가 거칠게 나오면 맞부딪혀, 도망갈 생각 말고. 경고 받을 각오 하고 태클 하라고, 그냥. 물론....
그가 이창민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Yohan Cabaye] : 수비진은 조금 침착해야 할 필요가 있지만....
[이창민] : .... ....
[Yohan Cabaye] : 어쨌든 세게 나가, 쫄지 말고.
[Daniel Corneo] : 그래. 세게 나가.
선수들의 시선이 락커룸으로 들어오는 Daniel에게 옮겨갔다.
[Daniel Corneo] : 전반전에 Yohan의 태클 하나로 분위기가 우리에게 넘어왔었지.
[Yohan Cabaye] : .... ....
[Daniel Corneo] : 지금 저 놈들, 물이 오를 대로 올랐다. 제때 꺾어 놓지 않으면 아마 이기기 힘들 거야.
[이창민] : 그러면....
[Daniel Corneo] : Yohan이 말한 그대로다. 거칠게 나가야지. 완벽하게 꺾지 못 한다고 해도, 최소한 좋은 흐름 정도는 끊어 놓을 수 있을 테니까.
선수들의 표정이 바뀌었다. 아무런 대책 없이 무작정 흥분만 한 상태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알고 있는 상황. 이 차이는 꽤나 컸다.
[Daniel Corneo] : 당연히.... 흐름 끊는 정도로 만족은 못 하지. 전반에 당한 게 얼만데.... 죽었다 생각하고 밀어붙여, 숨도 못 쉬게.
[Yohan Cabaye] : Okay.
[이창민] : 물론..
[Davide Santon] : 숨이 턱턱 막히게....
[Cheick Tiote] : 그냥 레드카드를 확!! 아.. 이건 아니구나.. 그나저나 감독님.
Daniel이 그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Daniel Corneo] : 왜??
[Cheick Tiote] : Ha는 어때요??
[Daniel Corneo] : 아.. 아직 잘 모르겠어. Gerard랑 Lily가....
그때 락커룸 문이 열리고 Alan이 들어왔다..
[Daniel Corneo] : 아.. 코치님. 상태는....
[Alan Ross] : 심각하지만 않네만, 계속 뛰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하더군.
[Daniel Corneo] : 심각하지 않다.. 라....
잠시 고민하던 Daniel이 선수들이 있는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Daniel Corneo] : Sylvain 들어갈 준비하고.. 아까 말했던 거 잊지 마. 숨이 턱턱 막히게 해 주고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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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디슨 파크
‘삐--익!!’
후반전이 시작한지 채 5분이 되지 않아 주심의 휘슬 소리가 울려 퍼졌다.
[눈물콧물] : 골~~ 골입니다!!!! 후반 2분 만에 Yaya Toure의 골이 터집니다!!!!
[FM하자] : Baines의 패스 미스가 Toure에게 완벽한 찬스를 내주고 맙니다. 저런 실수를 하는 선수가 아닌데 말이죠.
Baines의 어정쩡한 횡패스를 가로챈 것은 최전방의 Aguero와 Tevez, 2선의 Silva가 아닌 Toure였다. 공격에서나 수비에서나 그의 영향력은 상상을 초월했다.
혼자서 경기를 지배하다시피 뛰던 선수가 골까지 넣었으니....
기세가 오를 대로 오른 그를 막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다. 그런 Toure의 모습을 지켜보는 Moyes의 얼굴에 미소가 돌았다.
[David Moyes] : 지금 저 녀석을 막을 수 있는.. 아니지. 공격이건 수비건, 어느 쪽에서든 저 녀석을 상대할 수 있는 선수는 아마 없을 테지.
Moyes의 목소리는 자신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Toure의 경기력은 그 정도로 어마어마했다.
[눈물콧물] : 에버튼의 홈경기임에도 불구하고 경기는 철저하게 맨시티가 지배하고 있는데요.
[FM하자] : 정확히 말씀드리자면 Toure가 지배하고 있는 거죠. 물론 다른 맨시티 선수들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말씀 드린 그대로입니다.
에버튼 선수들 중에서 그를 막을 수 있는 선수는.. 지금 상황에서는 없는 거 같군요.
[눈물콧물] : 에버튼이 그 정도로 약한 팀이 아닌데 말이죠.
[FM하자] : 그렇습니다. 토트넘에게 3대2로 이기고 뉴캐슬과 1대1로 비기는 등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며 현재 무패 행진을 달리고 있습니다. 절대 약한 팀이라고 할 수 없죠.
다만.. 맨시티가.. 아니, Toure가 너무 강한겁니다.
에버튼 벤치의 분위기 역시 비슷했다. 하지원은 벌어진 입을 한동안 다물지 못했다.
[Jose Valentin] : 아, 더럽게.. 입 좀 다물어, 침 떨어져.
[하지원] : 여거 어거여 이이 아우어 허여??
[Jose Valentin] : 계속 장난칠래??!!
그가 하지원의 머리와 턱을 잡고 강제로 입을 닫게 만들었다.
[하지원] : 저거 보고도 입이 다물어 지냐구요. 사람 참 재미없네.
[Jose Valentin] : 난 여기 놀러온 게 아니야.
[하지원] : 그럼 뭐라도 좀 해봐요. 지금 우리 경기력만 놓고 보면.. 아, 불쌍해서 못 봐줄 정도다, 진짜.
[Jose Valentin] : 확실히 심하게 밀리고 있지. 맞는 말이야.
하지원이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그에게 얼굴을 들이밀었다.
[하지원] : ‘확실히 밀리고 있지. 맞는 말이야’ 하고 말만 하면 끝이냐구요??!!
[Jose Valentin] : 뭘 더할까??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어.
Darron이나 Yool을 빼면 누가 대신 들어갈 건데?? 아까도 말했지만 쟤들은 자기들 능력 그 이상을 해 주고 있어.
[하지원] : 그럼 어떻게 해요?? 이대로 그냥 져??!!
[Jose Valentin] : 아니지.
너무나도 짧고 간단한 그의 대답에 하지원이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원] : 그러면요..
[Jose Valentin] : 쟤들 스스로 헤쳐 나가야지, 뭐. 난 그렇게 될 거라고 믿고 있지만.. 에버튼 선수들이잖아.
[하지원] : .... .... ....
하지만 자신만만한 Jose의 태도와는 달리 에버튼의 경기력은 시간이 갈수록 저하되고 있었다. Moyes 감독이 그대로 경기를 마무리 짓기로 결심한 듯 선수교체를 지시했다.
교체 준비를 하는 맨시티 선수들을 유심히 살피던 Jose가 재빨리 반응했다.
[눈물콧물] : 맨시티의 Silva와 Clichy가 나오고 Nasri와 Lescott이 들어가는군요.
[FM하자] : 그대로 끝내겠다는 소리죠.
[눈물콧물] : 반대로 에버튼은 더욱 공격적으로 나갈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Osman과 Gueye가 빠지고 Perez와 Pienaar가 들어갑니다.
전술의 변화는 바로 드러났다. Lescott이 왼쪽 수비수로 투입된 뒤, 맨시티의 왼쪽 공격 빈도가 급격히 줄어들었다. 수비에 치중하는 Lescott에게 에버튼의 교체 선수인 Pienaar가 끊임없는 압박을 가했다.
Toure의 활약은 여전했으나 다른 선수들이 이전만큼 활발하게 움직여 주지 않으니, 그가 미치는 영향력 역시 조금은 줄어든 듯 보였다. 그리고....
‘삐--익!!’
[눈물콧물] : 맨시티의 반칙이 선언됩니다. Rodwell이 Pienaar의 다리를 걸었군요.
[FM하자] : 오랜만에 맨시티 진영에서 기회를 잡은 에버튼입니다. 여기서 뭔가 만들어야 할 텐데요.
[눈물콧물] : Baines가 프리킥을 준비합니다.
Cesar와 Jagielka까지 모두 페널티 박스 안으로 들어가자 Baines가 공을 차 올렸다.
에버튼의 Anichebe, Mirallas, Jagielka와 맨시티의 Lescott, Kompany가 공을 차지하기 위해 한꺼번에 뛰어올랐다.
‘삐--익!!’
주심의 휘슬이 길게 울렸다. 처져있던 에버튼의 팬들이 모두 일어나 환호성을 질렀다.
[눈물콧물] : 동점골이 터집니다!!!! 후반 36분에 에버튼이 동점을 만드는군요!!!!
[FM하자] : 대단합니다. 진즉에 포기해도 이상할 게 없는 경기였는데, 기어코 동점을 만들어냅니다!!
[눈물콧물] : Anichebe인가요?? 골장면이 다시.... 아.. Lescott의 머리에 맞고 들어갔군요. 자책골로 기록이 되겠습니다.
[FM하자] : 이렇게 되면 Rodwell의 파울과 Lescott의 자책골인가요?? 이들을 기용한 Moyes 감독까지....
에버튼 벤치에서는 난리가 났다. 환호성을 지르며 좋아하던 Jose가 하지원과 하이파이브를 한 뒤 입을 열었다.
[Jose Valentin] : 말했지?? 에버튼 선수들이잖아.
하지원이 웃음을 터뜨렸다.
[하지원] : 하핳. 뭐.. 완벽하게 맞은 건 아니지만.... 인정!!
이후 맨시티의 파상공세가 이어졌지만, 끝내 에버튼의 수비진을 뚫어 내지 못 했고, 경기는 그대로 종료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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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캐슬어폰타인, 하태영의 집
‘삑- 삑- 삐--익!!’
『경기 끝납니다. 뉴캐슬이 선더랜드 원정에서 승점 3점을 챙겨갑니다!!』
경기 결과가 표시되고 중계방송이 끝을 향해 가자 허주옥이 TV를 껐다.
[허주옥] : 그래도 이겼으니.. 졌으면 선더랜드 이 새끼들을 그냥 다....
[허준호] : 입 조심!!
[허주옥] : 알았어요....
그녀가 자리에서 일어나 부엌으로 가더니 냉장고 문을 열었다. 잠시 후, 맥주 몇 캔을 들고 오더니 허준호에게 내밀었다.
[허주옥] : 맥주??
[허준호] : 맥주 있었어??
[허주옥] : 네.
[허준호] : 근데 왜 아까 안 꺼냈어?? 경기 보면서 마셨으면 좋았을 텐데..
[허주옥] : 경기 보다 열 받아서 까먹었어요.
[허준호] : 으이구.. 성질머리 하고는....
캔을 딴 뒤 한 모금 마신 그가, 뭔가 생각난 듯 허주옥을 바라보며 물었다.
[허준호] : 근데 너 선더랜드 팬 아니었어?? 오늘은 뉴캐슬 응원하대??
[허주옥] : 동원이가 안 나왔잖아요. 지동원 없으면 선더랜드고 뭐고 다 필요 없음.... .... .... 아, 또 열 받네..
[허준호] : 뭐가??
[허주옥] : 감독이란 작자는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우리 참치를 명단 제외 한 거야?? Saha랑 Fletcher 삽질만 하더만.
[허준호] : 뭔가 생각이 있었겠지.
[허주옥] : 생각은 무슨....
그녀가 맥주 한 캔을 그대로 원샷 한 뒤, 혼자 중얼거렸다.
[허주옥] : 오늘 경기를 기점으로 선더랜드 폭망, Martin O'neill 경질, 지참치 독일 이적, 나도 독일로 이적.... 그리고 참치랑 본고장 맥주 한 잔.... 캬아~~
[허준호] : 소설을 써라.. 들어가서 잠이나 자.
자기 캔을 마저 비운 허준호가 방으로 들어갔다. 그런 아빠의 뒷모습을 쳐다보던 허주옥이 한 마디 덧붙였다.
[허주옥] : 결론은 Martin O'neill 개새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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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오 힘들다..
마틴 오닐 개객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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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애버튼.. 진짜 운이 따라주네요ㅋㅋㅋ
잘보고 갑니다!!
지동원 그냥 아우국으로 이적하자 ㅋㅋㅋ
ㅎㅎ 요즘 학교다니고 셤공부니 뭐니 이것저것 하다보니 댓글은 뜸하게 달고잇네여... 하지만 매회 꼬박꼬박 다보고잇습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