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 애플과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에 '중국발 쇼크'는 없었다.
중국 성장 둔화세를 비웃듯 애플은 중국에서 2배 이상 판매량을 늘리며 2015회계연도 4분기(6월 28일~9월 26일·9월 결산법인)에 4분기 기준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알리바바도 전망치를 웃도는 서프라이즈 실적을 거뒀다. 반면 '140자의 마법'으로 불렸던 미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업체 트위터의 파랑새는 날개 없는 추락을 이어가 대조를 보였다.
애플은 4분기 매출 515억달러, 순이익 111억달러, 주당순이익 1.96달러를 기록했다고 27일 발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22%, 순이익은 31%나 훌쩍 뛰었다. 아이폰 판매량은 36% 급증했다. 총마진율이 39.9%까지 치솟을 정도로 수익성이 좋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애플 아이폰이 중국에서 호성적을 이어간 비결은 프라다 가방이나 롤렉스 시계에 버금가는 프리미엄 브랜드로 자리 잡은 덕분"이라고 해석했다. 가처분소득 증대와 함께 중산층 대열에 대거 합류한 중국 소비자가 값은 비싸지만 브랜드파워가 강력한 아이폰을 적극 구매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아이폰의 비싼 가격이 오히려 중국 내 저가 스마트폰 물결 속에서 차별화 포인트로 부각됐다는 설명이다. 올 4분기 애플의 중국 매출은 125억달러. 전년 동기(63억달러)의 2배에 달했다. 지난해 9월 대화면 아이폰 2종을 처음 출시해 선풍적인 인기몰이를 한 애플이 종전과 같은 판매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겠느냐는 시장 우려가 있었지만 이를 잘 극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한때 중국 시장에서 1위를 고수하던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점유율은 4%대까지 떨어졌다. 삼성전자는 지난 8월 갤럭시 S6엣지 플러스와 9월 갤럭시 노트 5를 연이어 중국 시장에 출시했지만 기대만큼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초만 해도 10%에 가까운 점유율을 보였지만 하반기 신제품을 출시한 이후 점유율이 오히려 떨어졌다. 스마트폰 업계 관계자는 "LG전자에 이어 삼성전자까지 중국 시장에서 점차 영향력이 약해지고 있다"며 "앞으로도 중국 시장을 다시 가져오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알리바바도 중국 경제성장 둔화에도 불구하고 탄탄한 실적을 과시했다. 알리바바는 27일 3분기(6~9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2% 큰 폭으로 늘어난 221억위안(약 3조9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알리바바의 깜짝 실적은 모바일 판매가 큰 폭으로 늘어난 덕분이다. 3분기 중 모바일 판매가 105억위안에 달해 전년 동기 대비 3배나 급증했다. 헨리 궈 서밋리서치 애널리스트는 "앞으로 고객들의 모바일 기기 사용이 훨씬 늘어날 것이기 때문에 모바일 매출 성장은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트위터는 순손실 행진을 이어가면서 2006년 창업 후 누적 손실이 20억달러에 육박했다. 트위터는 올해 3분기 매출이 5억6900만달러로 작년 동기 대비 58% 상승했지만 1억3200만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27일 밝혔다.
올 9월 말 기준 트위터 활동 사용자는 3억700만명으로 6월 말 대비 300만명(1%) 늘었지만 과거 두 자릿수 증가율과 비교하면 사용자 증가세가 정체되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처럼 트위터의 성장 잠재력인 사용자 숫자가 기대만큼 늘지 않으면서 위기설이 확산되고 있다.
[뉴욕 = 황인혁 특파원 / 베이징 = 박만원 특파원 / 서울 = 안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