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가 지난달 실시한 신입사원 최종면접에서 입사 후보자들을 대상으로 ‘종북좌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애국가 4절을 부를 수
있느냐’ 등의 질문을 한 것을 놓고 일부 좌파매체 등에서 “사상 검증을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KBS
는 “(일부 매체가) 정당한 면접질문을 확대해석해 마치 신입사원 채용에 문제 있는 것처럼 왜곡했다”면서 정면 반박했다. KBS
주변에선 “애국가 가사까지 시비를 걸다니… 그런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들의 국가관이 의심스럽다”, “그러면 애국가 대신에 ‘임을
위한 행진곡’이라도 불러야 하느냐” 등 어이없어 하는 반응들도 나왔다.
KBS
에 따르면, 지난 3월 진행된 신입사원 최종 면접에서 일부 면접관이 ‘종북좌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건국일을 언제로 보나’
‘애국가 4절을 불러보라’, ‘애국가를 부르면 그 말을 지킬 자신이 있느냐’, ‘종북세력이 있다고 보는가’ 등의 질문을 했다고
한다. 이는 공통 질문은 아니었으며, 응시자에 따라 이런 질문을 받은 경우도 있고, 다른 질문을 받은 경우도 있다고 한다.
그런데, 이를 놓고 좌파 성향의 미디어 전문지 ‘미디어오늘’이 “KBS가
최종면접 중 응시자들에게 사상 검증을 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는 식으로 보도했다. 미디어오늘에 이 내용이 보도되자, 지난 7일에는
새정치민주연합이 나서서 논평을 내고, “응시자의 자질과 인성을 파악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보기엔 편향성이 너무 커, 응시자 성향을
확인하기 위한 질문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공영방송으로서 소속 구성원에게 공정성과 독립성을 보장해야 할 KBS가
신입사원들의 사상을 검증하고, 양심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것은 용납될 수 없다”고 말했다. KBS
는 정치권까지 논란이 번지자 “순발력 등 기본소양을 알아보기 위한 것”이라고 공식 해명을 내놓았다. KBS는 “종북좌파 관련
질문은 표현의 자유 한계, 세대 갈등, 지역 갈등 등 대한민국의 시사현안 중 하나인 ‘이념 갈등’에 대해, 예비언론인으로서
기본적인 사실관계를 바탕으로 이를 바라보는 사회의 다양한 주장과 그 근거를 이해하고 논리 있게 답변할 수 있는지 알아보고자 한
취지의 질문”이라며 “지원자가 종북좌파냐 아니냐의 사상검증을 위한 질문이 아니었다”고 밝혔다. 애국가 관련 질문에 대해서도
“예비언론인으로서의 순발력과 기본소양을 알아보기 위한 취지였다”며 “애국가의 일부 소절을 기억하지 못하더라도 당락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말했다. KBS는 “일부 질문 내용을 확대해
마치 공영방송 신입사원 채용시험에서 문제가 있는 것처럼 지적하는 것은 사리에 맞지 않는다”며 “총 11개 분야의 다양한 지원자에
대한 수많은 질문 중 일부를 사상검증을 하기 위한 질문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KBS 채용의 신뢰도를 왜곡하는 것이고, 개인의 능력을
공정하게 평가받아 합격한 KBS 신입사원들의 명예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KBS 내
부에 확인한 결과, 합격자 중에는 애국가 4절 가사를 정확하게 알지 못한 경우도 있었고, 종북좌파라는 용어에 대해 비판적으로
대답한 응시자도 있었다고 한다. KBS 관계자는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를 통해 신입사원을 선발했다”며 “실제로 애국가 4절 가사를
제대로 기억하지 못했는데 합격한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최종면접은 대개 ‘압박면접’ 방식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응시자의 다양한 능력을 검증해본다”며 “면접관들로서는 앞으로 같은 회사에서 일하게 될 신입사원들에게 한번 충분히 던져볼 수 있는
질문이었다”고 말했다. 이번 문제에 대한 지적은 사실상
탈락자들을 중심으로 나오고 있을 가능성도 크다. 이 때문에 불만이나 문제제기의 수준이 왜곡됐을 가능성도 있다. KBS 관계자는
“언론사 지망생들이 모이는 한 카페에서 KBS 면접에 관한 이야기가 도는 것을 보고 기사가 나온 것으로 알고 있다”며 “처음
보도한 매체도 미디어 주변의 이야기꺼리만 된다 싶으면 무조건 찾아서 기사화하는 행태를 보여온 일개 전문지여서 실제보다 과장된
측면이 크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애국가와 관련한 논란에
대해선, “애국가를 특정 이념과 관련된 문제라고 보는 사람들은 어떤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들이냐”는 반응이 많았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이 기상과 이 맘으로 충성을 다하여 괴로우나 즐거우나 나라 사랑하세’(후렴구 생략)라는 구절을 면접에서 물어본 것은
순발력 체크에 더 가까와 보인다. 그렇기 때문에 면접에서 4절을 순간적으로 까먹고 제대로 답하지 못한 응시자 중에도 합격한 사람이
있었던 것이다. KBS 관계자는 “방송이라는 특성상 예상치 못한 질문에 대해 어떤 식으로 반응하고, 얼마나 침착하게 대응하는지를
더 중요하게 평가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사안에
대해 새정치민주연합까지 나서서 “사상 검증” 운운한 것은 솔직히 ‘오버’였던 셈이다. 이는 오히려 언론에 대한 정치적 압력으로
해석될 여지도 있다. KBS의 한 관계자는 새정치민주연합이 발표한 논평에 대해 “KBS가 신입사원 면접에서 어떤 질문을 할지는
KBS의 고유권한”이라며 “정당이 앞장서서 사상 검증 논란을 키우는 것은 오히려 방송사에 대한 정치권의 압력이 될 수도 있지
않냐”고 되물었다.
[출처] 본 기사는 프리미엄조선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