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더러운 것이 아니라 인생들이 더러운 것이지요. 그런데 솔직히 말해서 세상 돈 싫어하는 사람 없습니다. 하물며 성직자들도 돈 좋아합니다. 얼마나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데 그것을 마다합니까? 바로 사용하기에 따라 더러울 수도 성스러울 수도 있습니다. 문제는 돈을 구하는 방법에 따라 더 명확하게 구별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사용하기보다는 버는 것이 먼저입니다. 어떻게 얻었느냐 하는 점에서 더러운 돈인지 깨끗한 돈인지 구분될 것입니다. 성경에는 그런 말씀도 있습니다. “창기의 번 돈과 개 같은 자의 소득은 아무 서원하는 일로든지 네 하나님 여호와의 전에 가져오지 말라 이 둘은 다 네 하나님 여호와께 가증한 것임이니라”(신 23 : 18)
이왕 성경 말씀이 나왔으니 한 마디 더 보탭니다. “잔치는 희락을 위하여 베푸는 것이요 포도주는 생명을 기쁘게 하는 것이나 돈은 범사에 응용되느니라”(전 10 : 19) 그렇습니다. 돈이 세상사를 두루 살펴주는 것입니다. 아직도 후진국에서는 여기저기 돈으로 길을 만드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공항 출입하는데도 어떤 구실이라도 만들어서 억류하고 돈을 요구하는 직원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런 일이 아니더라도 간단한 예로 팁을 조금 더 높게 주면 그 뒤로 대접하는 자세가 달라집니다. 그야 당연한 일이겠지요. 그만한 대가를 상쇄해야 하니까요. 세상에는 도움을 필요로 하는 곳이 많습니다. 일일이 물건을 건네주기도 힘들지요. 돈이 사용됩니다.
혼자서 무인도에 거주하면서 자가생산하여 사는 것이 아니라면 우리는 어디에 살든 돈이 필요합니다. 속된 말로 돈 없이 외출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그냥 집 밖을 산책하다 돌아오는 길이 아니라면 운송수단을 이용하려고 해도 돈이 사용됩니다. 돈 없이 움직인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요. 어디에나 응용되는 돈이니 누구나 필요하고 누구나 가지려고 하고 좀 더 많이 벌려고 노력합니다. 우리 모두 그렇게 세상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문제는 보다 쉽게, 보다 빠르게, 보다 많이 얻으려고 딴 생각을 하는데 있습니다. 때문에 일상적인 방법이 아닌 정상을 벗어난 방법을 찾으려고 합니다. 세상에 사랑 이야기가 많듯이 역시 돈으로 만들어지는 이야기가 많은 이유입니다.
잘만 하면 이 거액의 돈을 남모르게 우리 차지로 만들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소위 공개되지 않은 돈입니다. 마땅히 압류퓸으로 분류하여 신고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아무도 모르고, 또 알아서도 안 되고, 아무도 모르게 들어온 돈입니다. 우리 둘만 알고 몰래 처리하면 그만일 수 있겠다 싶었지요. 그래서 빼돌렸습니다. 그런데 세상에 주인 없는 돈이 있겠습니까? 그것이 경찰서에 압류 보관되어 있다면 모르되 그렇지 않다면 누군가 숨기고 있음에 틀림없습니다. 그러니 당연히 찾아나설 것입니다. 더구나 돈 냄새를 맡은 사람들이 있다면 이놈저놈이 기를 쓰고 달려들 것을 예상해야 합니다. 잘 알고 있듯이 돈은 목숨을 요구합니다.
불행하게도 돈을 빼돌리는 과정에서 잠복근무하던 형사가 살해되고 동료 형사가 희생되는 사고가 발생합니다. 쉽게 풀려나갈 줄 알고 시작한 일이 꼬이게 됩니다. 선후배 사이인 ‘명득’과 ‘동혁’ 두 형사는 꼬인 사태를 어떻게든 풀어보려고 애쓰면서 돈을 은닉합니다. 그러나 돈을 전달받으려 했던 무리가 가만있지 않습니다. 그만큼 거액입니다. 맞습니다. 두 형사가 직장 그만두고라도 팔자 고칠만한 돈입니다. 그래서 목숨걸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더구나 명득은 어린 딸의 수술비가 간절하게 필요합니다. 어쩌겠습니까? 선택의 여지가 없다 싶기도 합니다. 죽을 고비를 넘기면서 자리를 피하지만 사태는 점점 어렵게 꼬여갑니다.
일련의 사태를 주시하면서 관장하던 팀장이 적극적으로 개입합니다. 결국 명득을 따로 불러 사태를 인지시킵니다. 그 모든 진행에 어떻게 개입되었는지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 알려줍니다. 이미 명득의 중요 활동상황 중 중요대화를 녹음해두었던 것입니다. 동혁은 악한 무리의 조직에 잡혀서 위험에 처해있고 명득은 수사팀장의 올무에 걸렸습니다. 빠져나가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 검은 돈의 시발점이 수사팀장이었다니 놀랍지요. 아무튼 돈 때문에 목숨이 날아갈 위험에 놓였습니다. 명득은 일단 일부 빼돌려 딸의 수술을 진행하도록 조처합니다. 그리고 위험 속으로 뛰쳐들어갑니다. 일단 조직폭력배들을 처리하지만 팀장이 와서 마무리하려 합니다.
특별한 이야기는 아니지요. 부패경찰을 대상으로 이야기를 만든 경우는 많습니다. 그것을 조금 합리화하기 위해 생계의 어려움을 껴줍니다. 그러나 개인의 어려운 형편이 공익을 눈감게 만들 수는 없습니다. 개인이 아무리 특별한 사정을 지니고 있다 해도 공의를 무시해서는 안 됩니다. 도대체 개인사정이 없는 경우가 어디 있겠습니까? 흔히 하는 말로 공동묘지에 가면 핑계 없는 무덤이 없다고들 하지요. 공무를 수행함에 있어 어떠한 경우에도 개인의 사정은 잊어야 합니다. 그것은 핑계도 합리화도 안 됩니다. 누구라도 양보해줄 수 없는 사항입니다. 공익을 위해서, 사회질서를 위해서 말입니다. 영화 ‘더러운 돈에 손 대지 마라’(DIRTY MONEY)를 보았습니다.
첫댓글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