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태평로
[태평로] 포스텍의 '대치동 키즈' 배제 입시 성공했으면
조선일보
김민철 기자
입력 2024.11.20. 00:04업데이트 2024.11.20. 00:27
https://www.chosun.com/opinion/taepyeongro/2024/11/20/ARXTSSLGEZCBBNJRXGNBQYVM4M/
"내년부터 10시간 집중 면접으로
사교육 안 받은 인재 뽑아보겠다"
사교육 쪽에선 "불가능할 것"
꼭 성과 내고 노하우 전파해야
포스텍 무은재기념관 앞에 놓인 '과학탐구상'의 모습. 1986년 포스텍 개교를 맞아 고(故)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가 기증했다. /뉴시스
역대 정권마다 사교육을 억제하려고 여러 정책을 내놓았지만 번번이 쓰라린 패배를 맛보았다. 교육 당국만 아니라 대학들도 마찬가지였다. 점수만 보고 학생을 뽑았다가 이들의 무기력함에 질린 대학들이 자기주도학습을 할 수 있는 학생을 선발하려는 시도를 했지만 재빨리 대응하는 사교육에 연전연패했다.
이런 상황에서 포스텍이 ‘대치동 키즈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입시 제도를 개편하겠다고 했다. 2026학년도부터 전체 모집 인원 370명 중 60%는 면접 반영 비율을 현행 33%에서 50%로 높여 사교육에 찌든 학생들을 배제해보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지금은 1인당 30분인 면접 시간을 무려 10시간으로 늘리겠다고 했다. 일단 60%로 시작하지만 곧 전체로 확대할 것이라고 했다. 포스텍 김성근 총장은 “성적 위주로 학생들을 줄 세우는 지금의 입시 제도는 문제 풀이 숙련공만 키운다”며 “새로운 입시 제도를 통해 사교육으로 가공되지 않은 인재를 선별하겠다”고 했다.
대학들이 선행학습 등 사교육으로 성장한 학생들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은 새삼스럽지 않다. 이런 학생들이 입학 후 급격히 학업에 흥미를 잃으면서 3학년쯤부터 일반 학생들에게 역전당하는 패턴을 보이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포스텍은 자기 주도로 진로를 탐색해보라고 노벨상 시상식, 미국 CES 박람회 참석 등에 1인당 4년 동안 1000만원을 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사교육에 길들여진 학생들은 이런 이벤트 참석은 물론 사소한 학교 생활까지 부모와 상의하려는 경향이 강해 제도 취지를 제대로 살리기 어려웠다는 것이 대학 얘기다.
이 같은 포스텍의 시도에 대해 사교육 관계자에게 성공 여부를 물어보았다. 그는 “포스텍 의도는 좋지만 사교육을 받지 않는 학생을 선발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라며 “포스텍 갈 정도면 사교육 안 받은 애들이 없을 것이고 그 면접에 대비하는 사교육이 나올 텐데 어떻게 고를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포스텍 관계자도 “우리도 성공할 수 있을지 자신할 수는 없다”면서도 “그러나 지금 대입 제도로는 원석같이 잠재력 있는 학생들을 뽑기 어려우니 지원자를 앉혀놓고 ‘이리 보고 저리 보고 꼼꼼히 살펴보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텍은 인근 대학 교수 등 외부 인사들도 면접 위원으로 위촉해 공정성을 검증하는 역할을 맡길 것이라고 했다. 그런 공정성도 놓치면 안 되겠지만 얼마나 사교육 껍질을 벗겨내고 진짜 실력 있는 학생을 가려내느냐가 핵심일 것이다. 참고할 만한 얘기들이 있다. 이광형 카이스트 총장은 한 인터뷰에서 선행학습이 만든 ‘무늬만 영재’를 뽑지 않는 방법으로 “학생에게 질문해 과도한 선행학습을 했으면 뽑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고교 과정인 영재학교 입시에 관한 얘기지만 대학 입시에도 시사하는 바가 있을 것이다.
서울대 의대 입시도 참고할 필요가 있다. 서울대 의대는 일정 수준의 수험생은 더 이상 점수를 보지 않고 면접으로 사실상 당락을 결정하는 방식을 지향하고 있다. 이 면접을 도입한 후 수능 만점자를 탈락시킨 전례가 있다. 전문가 얘기를 들어보니 장시간 면접 자체가 중요하지는 않다고 한다. 무엇을 어떻게 평가할지 잘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우리 교육은 물론 사회 전체가 사교육의 늪에 빠져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는 대학 책임도 적지 않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포스텍의 시도 자체가 반갑고 꼭 성공했으면 좋겠다. 포스텍이 일정 정도 성과를 거두어 다른 대학들과 그 경험을 공유하면 우리나라 사교육 풍토에 적지 않은 변화를 불러올 수도 있을 것이다.
김민철 기자
산천어
2024.11.20 05:01:58
나는 수능 점수가 높으면 대학 가서도, 사회에 나와서도 잘 하는 줄 알았다. 그것이 한국 발전의 원동력인 줄 알았다. 그런데 김민철 논설위원의 태평로를 읽어 보니 그게 전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래도 우리 사회는 아직도 사교육에 몰입하여 서울대에 들어간 사람들을 우러러 보고 있다. 포스텍처럼 면접을 강화하여 서라도 가짜 영재들을 가려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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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
2024.11.20 04:49:34
학원 강사들만 배불리는 사교육으로 뭘 하겠어? 포스코의 시도가 성공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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先進韓國
2024.11.20 05:37:06
포스텍의 시도가 참신하다. 꼭 성공했으면 좋겠다. 가능라리라 본다. 면접을 10시간 하면 학생의 깊이가 드러나리라 본다. 대화를 한 시간만 하면 깊이를 알 수 있다. 그러니 여러 교수들이 대화해서 종합하면 거의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또 하나 서울대는 한은 총재가 제안한 방법도 써보기 바란다. 즉 지역 할당제다. 이건 중국의 북경대가 쓰는 방법이다. 각 광역 지차에에 인구별로 합격자를 배당하는 방법이다. 경기도가 인구가 가장 많으니까 합격자도 가장 많이 배정하는 식의 방법이다. 그러면 공부 좀 못해서 서울대 적게 넣던 지자체도 조금 더 합격자를 내게 된다. 이건 지방 균형 발전에 도움이 된다. 아무튼 포스텍의 방법이든 한은의 방법이든 대학 입학체도에 변화를 주자는 건 좋은 시도다. 도대체 수능이라는 시험 하나로 모든 학생을 줄세워서 그 점수대로 서울대부터 지방대까지 줄세워 채워넣는 게 올바른가? 공산주의식 획일화다. 과거의 대학별 본고사를 보도록 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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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19626202
2024.11.20 05:39:50
저러면 포스텍 대비 면접반 신규개설 후 월 120만원.. 사교육 안받고 면접 잘할 재능이 있는 애들도 면접 철저하게 코치받은 애들한테 밀리고 또 사교육 1승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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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이내려온다
2024.11.20 06:01:19
포항공대발 사실상 본고사....고등학교 교육 못 믿겠습니다 선언? 이제 아무도 포항공대 안 내겠군 ㅋㅋㅋ 수험생들 다른 학교도 시험 봐야 하는데 1박 2일로 무려 10시간을? 차라리 과학고 영재고를 폐지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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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좀도
2024.11.20 05:33:04
공부 잘하는 인간이라고 꼭 인성 좋은 건 아니다. 공부와 인성은 별개의 문제다. 인성은 어려서부터 길러야 한다. 인성 바른 사람이 나라와 사회를 발전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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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이맨
2024.11.20 03:46:30
이러면 쿄수 카르텔이 생기지.. 방법은 한은에서 내놓은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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