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칼럼
[전문기자의 窓] 김문기 5쪽, 백현동 61쪽 판결문
조선일보
양은경 기자
입력 2024.11.20. 00:02업데이트 2024.11.20. 00:27
https://www.chosun.com/opinion/column/2024/11/20/Q4PRUVFLPJBHDPXIFIX2IC4NFU/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5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관련 1심 선고 재판을 마친 뒤 굳은 표정으로 법원을 나서고 있다. /고운호 기자
1심에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 판결을 두고 일각에서 ‘예상보다 형(刑)이 세다’고 한다. 한편에서는 ‘사람을 알았다 몰랐다의 문제는 인식의 문제인데 그걸로 처벌이 가능한가’라고, 다른 편에서는 ‘골프까지 쳐놓고 몰랐다는 건 범죄 수준의 거짓말’이라고 맞섰다.
여론은 ‘김문기 모른다’의 처벌 여부를 두고 대립했지만 133쪽의 판결문 중 이 부분에 대한 판단은 다섯 쪽에 불과했다. 그 정도 발언을 공직선거법 처벌 범위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정작 재판부가 주목한 부분은 따로 있었다. ‘백현동 용도 변경을 하지 않으면 국토부가 직무 유기로 문제 삼겠다고 협박했다’는 이 대표의 국정감사 발언의 진위를 가리는 데 판결문의 절반 가까운 61쪽을 썼다.
재판부는 국토부가 성남시에 부지 매각 협조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지만 용도 지역을 특정하지 않았고, 성남시가 검토하는 과정에서 용도 지역이 자연녹지지역에서 준주거로 변경됐다는 사실을 하나하나 쌓아올렸다. 그 결과 용도 변경은 국토부가 아닌 성남시가 한 것이고 이 대표의 해명이 거짓이라고 결론 내렸다. 이 과정에 수많은 증언과 공문, 복잡한 도시계획 내용이 등장한다.
그동안 이 사건을 보는 시각은 지나치게 ‘김문기 모른다’에 갇혀 있었다. 김문기라는 실존 인물이 수사 중 사망했고, 딸에게 보내는 동영상까지 있는 이 주제는 상당히 소구력이 높다. 한편으로 ‘사람을 모르는 게 왜 죄가 되느냐’는 이 대표 측 주장에 동조할 가능성을 높인다. 처음 입력된 정보가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이른바 앵커링(anchoring) 효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재판부는 대선 후보의 개발 비리 연루 의혹과 관련한 백현동 발언의 진위 여부에 더 무게를 뒀다. 수상한 용도 변경이 이뤄진 과정, 그리고 해명의 사실 여부가 유권자의 선택에 더 중요하다고 본 것이다.
일각에서는 ‘선거에 떨어진 사람에 대한 처벌은 가혹하다’고 한다. 하지만 발언 시점엔 당락이 결정되지 않았다. 선거법은 선거 결과에 관계없이 적용된다. 재판부는 이 대표가 대선에 떨어진 점을 감경 사유로 들면서도 의원직 상실형을 선고했다. 한 현직 판사는 “그마저도 없었으면 실형을 선고했을 수 있다”고 했다. ‘후보자의 능력과 자질에 대한 중요한 사항’ ‘방송을 이용’ ‘동종 전과’ 등 가중 사유가 많기 때문이다.
‘선거보전금 434억원 반환’ 때문에 벌금 100만원 이상 선고하지 못할 것이란 생각도 잘못된 예측을 부풀렸다. 한 부장판사는 “반환 규정이 부당하다면 법을 고치면 되지 판사가 고려할 사항은 아니다”라고 했다.
유권자의 선택에 혼란을 가져오는 거짓말을 처벌한다는 원칙은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없음을 이번 판결은 보여 줬다. 결국 판결이 예상을 빗나간 게 아니라 판결을 둘러싼 ‘예상’이 잘못된 것이었다.
양은경 기자
동네머슴
2024.11.20 02:57:32
이재명의이번 판결은 정당하다고 본다 여러가지를 보더라도 법을 너무악용하고 있다는 느낌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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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병이어
2024.11.20 01:43:15
권력에 눈이 먼 몽상가들의 안전인수격의 법 해석이었으며, 아직도 미몽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시위를 하고 있다. 법리가인 피고인조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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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e bull
2024.11.20 03:34:37
이죄명 불법행위 정곡을 찌르는 명쾌한 설명입니다. 개딸들은 그만 땡깡 부리기 바랍니다. 그러다가 조울증 걸리면 약도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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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chmond90
2024.11.20 05:54:27
25일 위증교사 선고 후 법정구속하여 사법정의를 바로 세우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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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나라는내가지킨다
2024.11.20 05:51:33
대선에서 떨어졌다고 이를 감경사유로 삼은 것은 옳은 판단인가? 난 옳지 않다고 본다. 집행유예가 아닌 법정구속했어야 했다. 그래야 거짓말을 안할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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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좀도
2024.11.20 05:35:25
무법 탈법 범법자가 큰소리치는 세상은 바꿔야 한다. 법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고 정의로워야 세상이 바르게 돌아간다. 남녀노소 빈부귀천을 막론하고 법 앞에 평등한 한국을 기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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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세우자
2024.11.20 04:09:56
이번 판결을 보면 사법부가 살아있다는 판사들의 결기를 볼수있어 그간의 우려를 어느정도 덜수있었다! 판사들의 애국심과 국가기강을 세우려는 의지를 계속 볼수있기를 고대한다! 때려잡자 이재명과 더불어망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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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
2024.11.20 04:53:06
굿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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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am
2024.11.20 06:48:26
전문가에 의한 이론적인 설명이 필요한 때고 좋은 기사였어요. 판결에 대한 이해가 높아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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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개
2024.11.20 06:54:33
오랫만에 보는 상식에 맞는 판결이네. 그동안 원칙에도 없고 상식에도 맞지 않는 갑갑한 판결을 보느라 마음이 힘들었는데 명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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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lup
2024.11.20 06:41:18
각종방송에나오는 민주당패널들은 필히 그 판결문을 탐독하고출연하는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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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천거사
2024.11.20 06:36:02
아하! 그랬군요. 양기자의 분석은 날카롭습니다. 여러 얘기 잘 듣고 배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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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SUH
2024.11.20 06:28:41
25일 법정구속을 실행해야 진정한 정의판결로 격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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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
2024.11.20 07:06:49
이재명 때문에 몇 명이 죽었나 이 인간 꿈도 안 꾸나 꿈에 원한을 가진 자들의 비명 소리가 안들리나 저러고도 뻔뻔하게 거짓말을 계속하니 아연실색할 수 없다 어디에 온 인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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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이
2024.11.20 07:03:08
법대로 판단하니 이상하다는 민주당. 국민의힘 의원들도 마찬가지. 윤상현 의원은 80만원 벌금 예상. 검사 출신 한동훈도 200만원 벌금 예상. 검사 감각(세간의 평과 달리 패소도 있었고 박근혜 대통령 구형에도 어거지가 많았다) 녹슬었나? 이건 이재명과 연관되어서 엉뚱한 예측이 많았나보다. 법대로 판결한 판사에게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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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운아123
2024.11.20 06:59:38
이재명은 기억상실증 중환자라 대통령이 되면 이 나라를 하루 아침에 김정은이에게 상납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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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이맨
2024.11.20 04:05:22
이런 일이 다반사.. 대형교회가 지방자치단체장과 결탁하여.. 한 인간은 교인들을 이용해 선거 당선시켜주고.. 한 인간은 은혜를 갚느라고 용도변경이 불가능한 건축물을 종교시설로 용도변경 해주고.. 종교와 지방정부가 카르텔을 형성했어.. 자식에게 세습하는 종교는 단체 재산이 아니라 개인 재산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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