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운전을 하며 한 달에 140만여 원의 고정 수입을 올리는 이 모씨( 남ㆍ55).
그는 카드사와 캐피털, 저축은행 등에서 빌린 4122만원의 채무가 연 체되는 바람에 지난해 8월 신용불량자로 등록됐다.
이혼한 전 부인이 자신도 모르게 사용한 채무를 떠안게 된 이씨는 전 문 채권추심업자들의 밤낮을 가리지 않는 빚독촉에 시달리다 지난해 12월 개인 워크아웃을 받기 위해 신용회복지원위원회 문을 두드렸다.
신용회복지원위원회 상담원은 우선 모든 채권금융기관의 부채 증명서 와 자신의 소득을 증명하는 서류를 떼 오라고 말했다.
이씨는 택시운전으로 버는 월 급여 102만원과 회사에 내는 사납금을 제외한 부수입이 월 38만원 정도 돼 140만원을 월 평균 소득으로 제 시했다. 이에 대한 증명으로는 월급과 부수입이 입금되는 예금통장 사본을 제출했다.
채권금융기관의 부채 증명서는 쉬는 날을 이용해 국민ㆍ삼성카드와 몇 군데 저축은행 등 총 9곳을 일일이 돌아다니며 발급받았다.
개인워크아웃을 받는 데에 있어서 핵심사항은 최저생계비 이상의 소 득이다. 자신의 소득으로 본인과 부양가족의 최저생계비를 공제한 후 나머지 소득으로 채무를 최장 5년 안에 나누어 갚을 수 있을 정도로 소득이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신용회복지원위원회는 심의를 열어 이자와 연체이자를 전액 감면하고 최고 금리 12.5%로 60개월에 걸쳐 채무를 상환하는 조정안을 만들어 9곳의 채권금융기관에 제시했다.
한 캐피털회사는 택시기사라는 특성상 급여가 불규칙하고 소득에 비 해 과다한 채무를 지니고 있다는 이유로 채무재조정에 난색을 표했다 . 하지만 사무국은 평균적으로 택시기사들의 월평균 수입이 150만원 내외이고, 같이 택시운전을 하는 아들이 생계비 일부를 부담하는 등 신용회복에 대한 이씨의 강한 의지를 높게 사 채무재조정안을 의결했 다.
하지만 예를 들어 이씨가 3인 가족으로 이씨 수입 외에 다른 가족의 수입이 없다면 140만원에서 81만원의 최저생계비를 제한 59만원이 이 씨가 매월 갚아나갈 수 있는 금액이다. 최대 상환기간이 5년임을 감 안하면 원금에도 못 미치는 3540만원(59만원 ×60개월)이 이씨가 상 환할 수 있는 최대 금액이다. 이렇게 원금도 갚기 힘든 상황이 되면 신용회복지원 대상자로 선정 자체가 불가능하다.
신용회복지원위원회의 한 심사역은 "부양 가족 수와 가족의 수입 여 부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겠지만 소득에 비해 지나치게 많은 채무가 있다면 개인워크아웃 대상으로 선정되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