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라고 하는 것은 마음과 행동의 중간에 있습니다 / 송담 큰 스님
'좋은 일 열 가지 한 것 보단
남 못할 일 한 가지 안 하는 것이 더 좋다'
하는 그러한 옛날의 말씀도 있습니다.
참 좋은 일도 많이 하고, 남에게 좋은 일도 많이 하고 하면서
가끔 말을 갖다가 박하게 해 가지고 남의 오장을
활딱 뒤집어놓는 성미가 있단 말이여.
하는 일마다 본받을 일이 많고 아흔아홉 가지를 다 잘하는데,
가끔 그 말 한마디를 잘못해 가지고 남을 갖다가 오장을 쑤시는
그러한 묘한 취미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더러 있는데,
그것 참 아흔아홉 가지 공을 공(功)들여서
탑을 99 층 탑을 쌓아 가지고,
한마디 그 독한 말로써 그 99층 탑을 때려
부시트리는 격이 되는 것입니다.
병들고 가난하고 외로운 그러한 분들을 잘 보살펴드리고
또 그러한 스님네를 잘 공양을 하는 것 대단히 좋고
그건 반드시 실천을 하되,
돈 안 들고 힘 안 들이고 공덕을 쌓을 수 있는 길,
'남의 마음을 상하게 하지 말자'
같은 말이라도 남의 마음을 편안케 해 줘.
그래서 부처님은
망어나 기어나 양설 악구를 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따듯한 말, 부드러운 말, 자비스러운 말,
사랑하는 말로써 모든 어른과 친구와 아랫사람
이웃 사람에게 대한다면 이 것이야말로
참 큰 복(福)을 짓는 것이 되는 것이다.
이 말이라 하는 것은
사람을 죽일 수도 있고 살릴 수도 있고,
말 한마디로 내가 죽을 고비에서 살아나기도 하고,
말 한마디 비끗 잘못해 가지고
내가 죽을 고비에 들어가기도 하는 것입니다.
말이라고 하는 것은
마음과 행동의 중간에 있습니다.
신구의(身口意) 이것이 삼업(三業)인데
마음에 뭔 생각이 나면 결국은 말을 통해서
그것이 표현이 되고, 마침내는 행동으로써
그것이 실천이 되는데
마음에서 한 생각이 탁! 일어난 것은
아직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말을 통해서 일차적으로 밖으로 표현이 되고,
그다음에는 행동으로써 그것이 구체화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말이라고 하는 것은
생각에 떠오르기만 하고 밖으로 표현이 안 되면
자기의 문제로서 끝나지만
말로써 이미 표현이 되어 버리면 긁어 담지를 못합니다.
더군다나 행동으로 실천을 해 버린 것은 더 말할 것도 없고.
이 말, 불쑥 말이 나오기가 쉬운데,
한번 나가 버리면 그때 입을 탁! 막아 봤자
이미 소용이 없어요.
돈 안 들이고, 힘 안 들이고 사람을 살리고
나를 살리는 그러한 좋은 길. 그 말 한마디,
몽둥이로 사람을 때려야만 사람이 다치는 것이 아니라,
말 한마디 불쑥 잘못해 가지고
참 집안에 모든 시비도 일어나고,
친구 간에 의도 상하게 되고,
그 대중도 소란하게 맨들고,
이 말 한마디가 그렇게 무서운 것입니다.
그래서 '수행자는 말을 적게 하라'
제 일조에 그 '말을 적게 하라'고 하는
그러한 말씀이 전해온 까닭도 바로 거기에 있는 것입니다
출처 : 아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