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의 중심축인 태백산맥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산맥으로 주봉이 태백산이고 설악에서 오대산
그리고 오늘의 심설산행지인 계방산을 거쳐 지난 번에 눈산행을 했었던 함백산 그리고 청옥산을 지나
계속해서 남진하고 태백산에서 백두대간인 소백산맥이 벌어 지기 때문에 소백산 밑에 있는 풍기, 순흥면 등을
태백과 소백 사이에 있다고 해서 양백지간 이라고 하면서 정감록에서도 십승지의 으뜸 땅 이라고들 알고 있고
백과사전에도 태백산맥의 주봉은 태백산이란 영산 이라고 못이 박혀 있는데 백두대간 종주를 이웃집 마실
다니듯이 손쉽게(?) 하시는 어떤 산악인들은 태백산은 결코 태백산맥 내에 있지 않다고 합니다. 대표적인
분이 원로(?) 여성 산악인이신 남 난희란 분이신데 화려한 산행 케리어와 독특한 인생 행보가 참으로 많은
이들의 눈길을 끄는 분 이시다. 여성 단독으로
76일간 백두대간을 완죤 종주하셨고 여성으로선 세계 최초로 7천 400 고지인 히말라야 강가푸르나 봉을
올르기도 하고 얼마 전에 일반인들에게 개방되어 우리 느림보에서도 다녀 왔던 설악산 토왕성 빙폭을
두번이나 등반 하신 맹렬 여성이시다.
운두령에서 하차를 하여 참으로 오랫만에 스펫치를 장딴지에 알라 포대기 싸 매듯이 도여 매곤 무거운
아이젠을 힘 들여 장착을 하고 나니 일행들은 이미 데크를 올라 저만치 앞서 가고 있다. 잠시 올라 가니 오늘
후미를 맡은 강 대장님께서 강가에 알라를 세워 놓은 듯한 아심삼삼한 표정으로 나를 내려다 보며 지둘리고
있다. 어쩌다 내 신세가 저런
자그만 여인네의 쫄개가 되곤 케어를 받아야만 산을 따라 다니게 되었는지 하는 생각을 하며 종종걸음으로
내 달리는데 뒤에서 오시던 강 대장님은 온 천지가 눈꽃터널 처럼 보이는 기 막힌 장관에 우와 우와 하는
감탄을 연발하며 너무 좋지 않으냐며 당연한 내 동의를 구하는데 난 이미 입이 얼어 붙어서 말은 못 하고
속으로만 몇 마디 궁시렁 궁시렁 거려 본다.
부달은 벌써 꽝꽝 얼어 붙는 중인데 좋기는 개뿔이 좋을 턱이 어데 있니껴?
따땃한 아랫목에서 배 처억 깔고 또래비나 보면서 야끼모(군고구마)에 쐐주 한꼬뿌 하는게 헐 낫니더.
강원도 감자바우들은 눈이 오면 하는 소리가 이너무 지겨분 눈이 왜 또 오느냐며 눈 오는 걸 좋아 하는 건
서울촌놈과 강아지 뿐이라고들 한다. 개가
눈이 오면 좋아서 폴짝 폴짝 뛰어 다니는 이유는 개의 눈에 보이는 세상 사물은 사람과는 차이가 많다고
한다. 개는 일부 색만 구별하는 색약 즉 초록과 붉은 색을 구분치 못하는 적록색맹에 심한 근시 이므로
눈이 오게 되면 색맹처럼 온 세상이 흰색과 검은색으로 보이면서 날리는 눈발이 매우 자극적으로 시선에
들어 와서 그리 한다고 하는데 또 어떤 분들은 개도 사람들 같이 샤갈의 눈 내리는 풍경 처럼 괜한 감성이
자극 받기 때문이라고들 하는데 강아지는 말을 못 하니 태백산맥내에 태백산이 있는지 없는지 처럼 정확한
답은 그 누구도 알 수 없는 노릇이다.
계방산은 심설에 이어 강한 바람으로 완벽한 상고대가 형성되어 마치 눈터널에 갇힌 설국열차 처럼 온 세상이
흰색으로만 보인다. 주목군락지가 있는
노동계곡의 호젓한 눈길로 혼자서 하산을 하노라니 사람 사는 땅에 이런 곳이 싶을 정도로 고요한 눈밭의
정적 덕분에 갑자기 말을 잃어 버린 벙어리가 된 듯한 느낌이 든다. 예폔네와 어떤 놈팽이가
벌건 대낮에 모텔로 끼집어 들어 가는 눈 뒤집히는 장면을 목격한 버버리(벙어리의 안동 사투리)가 파출소로
달려 와선 입에 개거품을 물며 신고를 하는데 말은 응당 못 하고 글도 쓰질 못하니 수화를 할 수 밖에 달리
도리가 없다.
손꾸락 두개를 사용하여 놈팽이와 예폔네가 서로 끌어 안곤 종종걸음으로 따박따박 걸어선 모텔로 들어 가더니
한식경이나 되어서야 나오는데 놈팽이는 다리가 후들 거려 비틀걸음이고 떡실신이 되었던 마누라는 앞으로
제대로 걷지 못하는 여덟팔자 걸음을 걷고 나오는 불륜의 현장 모습을 리얼하게 보여 주던 개그가 갑작스레
생각 난다.
나도 오늘 그 놈팽이 처럼 아이젠을 신었지만 비틀 거리며 이리 자빠지고 저리 자빠지기를 수도 없이 많이 한다.
점심은 정상을 못 미쳐 있는 전망대 밑 어느 바람 한점 없는 안부에서 꽃님 대장님이 갖고 오신 비닐쉘터를
두르고 여러 분들이 참으로 다정하게 옹기 종기 모여 앉아 먹게 되었는데 가까이 앉으신 보천님께서 세상
잡동사니를 많이 아는 돌삐께 무어 하나 물어 보자며 하시는 말씀이 자신의 옆자리에 앉으신 관주님은
같은 방송국에서 오랫동안 함께 근무를 한 절친한 지기라 서로가 서로를 몹시도 잘 아는 사이이고 앞 뒤
양차방 어디를 보더라도 자신이 꿀릴 것은 요만큼도 없는데 느림보의 여성대원들은 관주님 주위에서만 맴
돌고 자신의 근처엔 멋땀시 아무 쓰잘데기 없는 돌삐 같은 남정네 부시래기들만 얼쩡 거리는 거냐 길래
산과 여자는 이뻐야 찝적 거리는 놈들이 생긴다는 선문답을 던지자 금새 알아 채시곤 고개를 끄덕이며
염화시중의 미소를 던진다. 내용을 잘 모르는 벗님들을 위한
부연설명을 하며 오늘 산행기를 마무리 하죠 무어.
지금은 미남하면 우리나라에선 영화배우 장 동건씨를 쳐 주지만 우리 어릴 적엔 당연 신 성일씨 였었고
신 성일씨가 스타로 떠 오른 계기가 자신과 실제 결혼하게 된 부인 엄 앵란씨와 열연한, 60년대
멜로 청춘드라마로 공전의 힛트를 쳤던 맨발의 청춘이란 영화 였었는데 뒷골목 조무래기 깡패 신 성일이
우연히 외교관의 딸인 엄 앵란과 사랑하는 사이가 되고 이를 극렬히 반대한 엄 앵란의 어머니 때문에
결국에 동반 음독자살로 생을 마감하고 부잣집 딸 엄 앵란의 장례와는 달리 빈털터리 깡패 신 성일은
구루마(수레)에 실려 거적을 덮고는 친구인 트위스트 김의 손에 끌려 장지로 향하는데 거적데기가 작아서
이 깡패의 두 맨발이 튀어 나오는 이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이 봉조 선생님이 작곡하고 찐빵 최 희준씨가
불렀던 영화 주제곡 맨발의 청춘이 구성지게 불러 지게 될 즈음엔 극장안은 대성통곡하는 이들로 아수라장이
되는데 그 가사가 지금도 생각 난다.
눈물도 한숨도 나 홀로 집어 삼키고 밤거리의 뒷골목을 누비고 다녀도
사랑만은 단 하나에 목숨을 걸었다 거리의 자식이라 욕 하지 마라.
구루마를 끌고 가던 트위스트 김은 후일 주연배우를 뺨 치는 특급 조연배우가 되는데 큰 키에 건장한 체구와
명품 미남인 신 성일관 정반대로 트위스트 김은 작고 왜소한 체구에 얼굴은 전형적인 양아치 스타일이라
구두딲이나 쓰리꾼(소매치기) 같은 배역이나 어울릴 듯한 트위스트 김은 예명이 그렇듯 아마도 춤을 잘
추었던 가 보다. 신 성일과 트위스트 김이 캬바레를 가게 되면 당근
동네 아줌마들은 신 성일 주위에만 개떼 처럼 모여 들지만 춤을 못 추어서 테이블에서 삐루만 마셔 대는
신 성일과 달리 스테이지에 올라 삐빳빠 룰라 거리며 트위스트 춤에 이어 능숙한 솜씨로 아줌씨들의 손을
잡아 주며 부루스 한곡 땡기고 나면 신 성일은 개털이고 트위스트 김은 범털이 된다.
낚시터에선 고기 잘 잡는 놈이 최고고 축구장에선 꼴 많이 넣는 놈이 최고 이듯이 캬바레에선 춤 잘 추는 놈
그 놈이 바로 장 동건이나 신 성일이 되는 것이다.
산과 여자는 이뻐야 된다면 산에 오는 여성 산악인도 당연 이뿌고 싶고 이뿌고 싶은데 누가 옆에서 빈말이라도
이뿌다면 기분이 좋아 질 터이고 그 이뿐 얼굴을 다각도에서 촬영과 포샾을 한 연후에 여러 사람들이 보라고
사진방에 올려 홍보 꺼증 해 준다면 나쁠 턱이 없으니 여성 산악인들은 크고 비싼 카메라 렌즈를 가진 분
근처에 모여 들 수 밖에 도리가 없다. 참고로 전
렌즈 큰 카메라는 고사하고 구닥다리 폴더폰이라 산행할 적 마다 늘상 외로운 늑대가 되져.
계방산 전망대에서 사방을 둘러 보면 땅은 수만마리의 얼룩 칡소들의 군무를 보는 듯 하고 내린 눈으로
거울처럼 맑은 하늘은 잉크색? 코발트색? 쪽빛? 이도 아니면 깊은 우물속 물빛깔 처럼 너무도 아름답다.
하와이에서 돛단배를 타고 깊은 바다로 나갔을 때의 그 바다물빛을 오늘 태백산맥 계방산에 올라 원 없이
보고 또 보곤 가슴과 머리를 온통 쪽빛으로 물 들이곤 차디 찬 겨울바람을 헤치고 집으로 향하는 느림보
리무진에 올라 뿌연 유리 너머로 창 밖을 내다 보니 괜스래 눈가에 이슬이 맺힌다.
나즉히 맨발의 청춘을 불러 보며 허망하게 흘러 보낸 내 청춘에게 사죄하며 용서를 빌고 또 빈다.
밤거리의 뒷골목을 누비고 다니는 거리의 자식이라고
욕하지 마라.
분당 탄천변 의리의 협객 돌삐 드립니다.
첫댓글 빛좋은 개살구를 아십니까 ?
실속 없습니다. 실속은 보천이 잘 챙기는 편이지요....
그래도 점심시간 비닐움막안에서 낌새가 이상해서 돌삐님 입을 막을려고 버몬위스키도 한잔 권하곤 했는데...
밤을새면서 편집후 남성미및 야성미 가득한 돌삐님의사진을 많이 올려드렸는데...
참고로 내가 휴대하고있는 카메라는 크고 비싼 카메라 가 아니고 실용적인 보통 카메라입니다.
다음 산행기에는 관주의 단점은 덮어두고 장점만 부각시켜주시기를....
돌삐님의 용맹스러운 모습의 사진 감상하시지요....
우와 역시 돌삐님의 안목은 남달라 보입니다 그려
관주님의 버몬위스키 한잔에 넘어갈 돌삐님이 아니지요 그렇지 않읍니까
여튼 글을 너무 재미있게 잘 써 느림보카페의 산행기 인기가 넘칠것입니다
잘 읽고 갑니다
사진속의 돌삐님은 마치 멧돼지를 잡으로 돌진하듯 박력 있어보입니다.
겉모습은 멋없이 툭툭거려도 그 마음속은 솜사탕을 끌어안은 어린아이 같답니다. ㅎ
강대장보다 덩치도 크고 몸무게는 두배나 더 나가겠지만
겨울 눈속에 길이라도 잃으면..아니 허리춤까지 빠지는 눈속에서 허우적거리면
이 엄동설한에 돌삐님도 위험하고
40명이나 되는 느림보님들이 하염없이 기둘려야 되고..
그러자면 돌삐님 가엾어 눈물 흘릴 여인네들 나올까봐 제가 미리 커버한것입니다.ㅎ
돌삐님의 글은 도대체 어디서 이렇게 술술나올까 했는데 제좁은 식견으로는...
눈앞에보이는 큰배밖에 안보이니~^^
배가 빵빵하니 그속에서 오래된 영화이야기며 산에대한 지식이며 어느것하나 부족함없이 술~~술~~~~
아참~~~~~
그래서 술도 술술~~~~?ㅋ ㅋ
잼난 산행이야기 돌삐님덕에 항상 잘읽고있습니다.
돌삐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