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야와 백석 그리고 법정의 흔적
'길상사'
길상사의 시작
길상사는 1997년에 개창하였습니다.
원래 이 공간에서 요정 대원각을 운영하던 자야(김영한)가
어느 날 법정 스님의 「무소유」를 읽고 감동받아
대원각을 시주했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놀랐던 법정스님도 자야의 진정성을 알고
길상화라는 법명을 지어주었다고 전해집니다.
길상사에 가면 관세음보살상, 본당인 극락전,
법정 스님 공간인 진영각과 의자, 길상화 공덕비 등
꼭 둘러볼 공간이 많답니다.
자신이 가진 전 재산이
백석의 시 한 줄만 못하다는 말을
자주 했다는 길상화는 1999년 입적(入寂)한 후
본인의 소망대로 눈 오는 날
길상사 뒤에 뿌려졌다고 합니다.
예술이 있었던 자리
'수향산방과 박태원 집터'
1930년대 근원 김용준 내외가 살던 집을
후배 화가 수화 김환기 내외에게 주어
수화 김환기와 김향안의 집이라는 뜻으로
집의 이름이 수향산방이 되었습니다.
조금 더 올라가면 나무 테크로 새로 단장된
조그마한 공간이 나오는데요.
그 공간이 바로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을
집필한 소설가 구보 박태원의 집터랍니다.
한용운의 항일 정신이 담긴 집
'심우장'
항일 절의의 다른 이름
박태원 집터에서 조금 더 올라가면
만해 한용운이 말년을 보낸 심우장이 나옵니다.
한용운은 일제 강점기 민족 대표 33인의 한 사람이자
불교도의 대표 중 한 사람이었으며,
『님의 침묵』의 작가이기도 합니다.
심우장에는 그의 따님이 거주하다가
맞은편에 일본 대사관저가 들어오자
거처를 옮겼다는 일화도 있을 만큼
대를 이은 항일 절의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심우장에는 한용운을 그린 인물상,
직접 심었다는 향나무 등이 있으니
찾아보면 좋겠습니다.
전통찻집에 남은 문인의 기억
'수연산방'
수연산방은 단편소설의 선구자로 불리는
상허 이태준이 거주했던 공간입니다.
1930년대 박태준과 함께
9인회를 조직하여 활동하였는데요,
ㄱ자형 중심 건물과 별채가 있었으나
별채는 다시 지어져 9인회 공간으로 꾸며졌습니다.
현재는 1988년부터 외종 손녀가
전통 찻집을 개원해 손님을 맞고 있습니다.
이태준의 문학과 9인회가 그립다면
찾아가서 책을 펼쳐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문화재 지킴이가 만든 공간
'간송미술관'
문화재 지킴이
사진 출처: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1930년대 간송 전형필이 건립한 간송미술관은
그가 사들인 각종 문화재를 보관하고
전시하는 공간이었습니다.
일제 강점기 간송은 문화재 유출을 막기 위해
정선, 김홍도, 신윤복의 그림과 김정희의 글씨 등
다양한 작품을 사 모았고 그중 최고로 꼽히는 작품은
‘청자상감운학문매병’과 『훈민정음해례본』입니다.
시민이 지켜 낸 박물관인의 유산
'최순우 옛집'
박물관을 위해 살다
혜곡 최순우는 6·25 전쟁 당시
박물관의 수장품을 부산으로 옮겼다가
다시 서울로 옮겨 수장과 전시를 총괄했습니다.
혜곡이 살았던 집은 개발 과정에서
헐릴 뻔했으나 시민들이 모금하여 지켜낸
시민유산 1호입니다.
본채 뒤꼍에는 석물과 나무 등이 어우려졌으니
가만히 앉아 깊은 산의 울림을
들어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지금서울교육] 역사 더하기 산책, 성북동에서.. : 네이버블로그 (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