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폭력 대화의 첫 번째 단계인 '관찰'에 대한 내용을 읽고 예전에 TV에서 보았던 훈련법이 스쳐갔다.
'마이즈너 레피티션'
샌포드 마이즈너라는 사람이 개발한 연기 훈련법인데 상대에게 집중해 자의식을 없애고 몰입하는 훈련법이다.
온전히 상대에게 집중해 관찰해야 하는 고도의 집중력이 요구된다.
상대에게 온전히 집중해야 하고 관찰하고 돌려준다는 점에서 감수성 훈련과도 맥을 같이 한다고 본다.
또한 코칭에서도 매우 중요한 역량이다. 이게 되어야만 고객과 '연결'될 수 있다.
NVC에서 나에게 가장 어려운 건 관찰이다.
크리슈나무르티는 '평가가 들어가지 않은 관찰은 인간 지성의 최고 형태'라고 했다.
주관적 평가와 판단이 어느샌가 앞자리를 차지해 객관적 관찰로 상대에게 다가가는 데 벽을 치고 만다.
특히 가족에게는 더욱 관찰한 대로 돌려주기가 어렵다.
과잉일반화의 오류를 범하기도 해서 종종 아이들은 세상 억울한 표정을 짓는다.
첫 단계부터 이리 어렵고 첫 단계에서 갈등이 시작되니 그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가 매우 어렵다.
네 단계 모두 연습문제가 헷갈리고 어려웠다. 그만큼 쉬운 기술이 아님을 다시 한번 느낀다.
관찰을 지나 느낌, 욕구까지는 이제 어렴풋이 알겠는데 부탁이라는 게 또 다른 장벽으로 내앞에 서있다.
사람과 사람이 제대로 대화하는 게 참 어려운 거구나.... 감수성 훈련에 이어 비폭력대화까지 섭렵하려니 머리회로가 엉킨 느낌이 든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이런 고도의 기술이 요구되는 '말'을 막 던지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서 누군가는 답답하고 억울하고 분노가 치밀었겠구나.
또 어느 누군가는 대책없이 맞은 그 '말'에 깨진 유리창이 박힌 듯 마음이 아프고 칼날로 후벼파는 듯한 고통을 느꼈겠구나.
읽으면서 내가 참 좋아하는 단어인 '연민'이 서두에 나와 반갑고 괜시리 기분이 좋아 배시시 웃었다.
나는 '연민'과 '궁휼함'이라는 단어가 좋다. 생각만 해도 활화산 같은 내 마음이 누구러지고 고요히 가라앉는다.
'사랑'이라는 이 동그란 단어가 제대로 설 수 있게 기둥이 되어주는 게 나에게는 '연민'과 '궁휼함'이다.
감수성 훈련도 NVC도 결국에는 모두 '사랑'을 향해 있다.
Q.관찰-느낌-필요(욕구)-부탁을 순서대로 할 때 가장 효과가 극대화 되는지 궁금해졌습니다.
감수성 훈련 때도 순서에 따라 제대로 연습해야 효과가 크던데 NVC훈련도 마찬가지인지 궁금하네요.
Q. 판단이라는 건 '판단해야지~'하고 올라오는 게 아니라 나도 모르게 인식되어 올라오는 어떤 상인데.. 판단을 아예 안 한다는 게 가능한지 의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