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진보
천양희
산골로 피서 갔던 한 도시 소녀가
밤하늘에 가득 찬
별을 보고 울었다
스스로 빛나는 별자리가
거기에 있었다
언제나 있었지만 보지 못했던
밤하늘이 울부짖었다
별빛 안에는 수많은 빛이 있어
아름다움은 빛과 같은 것일까
소녀는 저를 뒤집는 힘으로
별자리 하나를 가졌다
----천양희 시집, {몇차례 바람 속에서도 우리는 무사하였다}(창비)에서
나는 나의 아들이 아주 어렸을 때부터 이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인물이 누구인가를 가르쳤고, 그 고귀하고 위대한 인물들의 책만을 읽게 했다. 우리 자랑스러운 한국인인 손정의는 ‘소프트 뱅크의 3백년의 제국’을 꿈꾸면서 자기 자신을 ‘진시황제’, ‘징기스칸’, ‘나폴레옹 황제’와 동일시 하며, 대일본제국의 최고의 부자가 된 것은 물론, 오늘날의 세계적인 인물이 되었다고 할 수가 있다. 명예와 생명은 하나이며, 자기 자신의 목숨을 걸고 전 인류의 스승들과 싸우며, 그 전 인류의 스승들을 뛰어넘는 것이 이 세상에서 가장 고귀하고 위대한 사람이라고 할 수가 있다.
인류의 역사상 가장 위대한 대 제국을 건설했던 알렉산더 대왕과 징기스칸, 그토록 아름답고 험준한 알프스를 뛰어넘으며 유럽연방을 구상했던 나폴레옹 황제, 영원한 이상국가를 꿈꾸었던 소크라테스와 플라톤, 자기 자신의 법률과 법정을 갖고있었던 몽테뉴와 데카르트, 계몽주의의 완성자이자 비판철학의 창시자인 칸트, 아는 것이 힘이다라는 프란시스 베이컨과 토마스 홉즈, 에밀교육론과 사회계약론의 저자인 장 자크 루소, 모든 역사는 계급투쟁의 역사라는 마르크스, 디오니소스 철학과 비판철학의 완성자인 니체 등----.
머나먼 이역만리 서양으로 유학을 갔던 한 소년은 대학의 도서관과 밤하늘에 가득 찬 별들을 보고 울고, 또, 울었다. 알렉산더 대왕의 별, 나폴레옹 황제의 별, 소크라테스의 별, 플라톤의 별, 몽테뉴의 별, 데카르트의 별, 칸트의 별, 프란시스 베이컨의 별, 장 자크 루소의 별, 마르크스의 별, 니체의 별, 아인시타인의 별, 뉴턴의별, 막스 플랑크의 별들을 생각하고, “언제나 있었지만 보지 못했던/ 밤하늘”의 별들을 바라보며, 울부짖고, 또, 울부짖었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때도 별, 밥을 먹을 때도 별, 대학도서관에서도 별, 저녁을 먹을 때도 별, 잠자리에 들 때도 별----. “별빛 안에는 수많은 빛이 있어” 스스로 책을 읽고 글을 쓰며, 붉디 붉은 피로 사상과 이론을 정립하고, 만인들의 존경과 찬양 속에 밤하늘의 별이 되었다.
사상은 새로운 세계의 개진이며, 행복에의 약속이다. 사상은 그 어떤 것보다도 고귀한 명예이며, 삶의 완성이며, 보다 완전한 인간의 표시이다(반경환).
사상과 이론을 정립하지 못하면 그 학자의 생명은 이미 끝났고, 그는 흔적조차도 없이 사라져 버린다.
오늘은 578주년 한글날, 우리 한국인들의 가장 ‘아름다운 진보’는 우리가 한국어로 말하고, 한국어로 숨 쉬며, 한국어로 사상과 이론을 정립할 수 있는 것이라고 할 수가 있다.
우리 대한민국이 아름다운 것은 사시사철 한국어의 꽃이 피고, 한국어의 열매가 열리고 있기 때문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