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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과 영가천도 (4) / 우룡스님
천도의 종류에는 49재 천도와 일반 천도, 특별 천도로 나눌 수 있습니다.
49재는 사람이 죽은 날로부터 매 7일마다 재(齋)를 베풀고 선도로 인도하는 의식입니다.
특별천도재는 49재를 올려도 천도가 되지 못하고 100일, 1년, 수년, 수십년 심지어 수백년이 지나도 천도가 안 되는 영가를 위하여 특별히 베푸는 재입니다.
이런 영가는 지난 생애에 대한 집착이 강하기 때문에 천도가 어렵다고 합니다.
일반천도재는 7월 백중 우란분재(盂蘭盆齋)처럼 법계(法界)의 유주무주(有主無主) 모든 고혼을 다 모시는 재를 일컫습니다.
천도의 방법에는 보통 염불천도(念佛薦度), 독경천도(讀經薦度), 사경천도(寫經薦度) 세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염불천도는 이름 그대로 불보살님의 명호를 지극하게 간절하게 불러서 그 가피력으로 영가를 좋은 세상으로 인도하는 천도법입니다.
천도할 때 많이 부르는 불보살님의 명호는 '아미타불'과 '지장보살'입니다.
어느 불보살님이나 영가를 천도시킬 권능은 있지만 아미타불과 지장보살의 서원력이 대단하기 때문입니다.
아미타불은 "나의 이름을 부르는 중생은 누구나 극락세계에 태어나게 하겠다"는 근본 원을 세우고 있으며, 지장보살은 모든 중생으로 하여금 삼악도를 벗어나도록 하고 마침내는 육도윤회로부터 해탈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대단한 서원을 세운 분입니다.
따라서 아미타불이나 지장보살의 명호를 부르면서 그 원력에 의지하게 되면 영가가 그 분들의 가피를 입어 선도에 태어날 수 있는 것이 염불천도입니다.
둘째, 독경천도입니다.
독경천도는 영가에게 공덕이 될 경전을 읽어줌으로써 천도하는 법입니다.
공덕경(功德經)에는 금강경, 아미타경, 지장경, 관음경, 법화경 등을 많이 읽습니다.
공덕경 중에서 마음에 드는 한 가지를 택하여 천도 기간 중 매일 몇 번씩 또는 몇 수십 번씩 읽어주면 됩니다.
아무리 바쁘더라도 빠뜨리는 날이 없어야겠습니다.
공덕경을 읽을 때는 이해할 수 있는 경전을 택하십시오.
한문 경전을 많이 읽는데, 한문 해독 능력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문 원문으로 읽는 것도 좋지만, 한문 해독이 충분하지 못한 이는 한글로 풀어 해석해 놓은 것을 읽으십시오.
읽는 사람이 그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면 영가가 알아듣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영가는 육신이 없고 마음과 마음으로 통하는 존재이므로 독경자의 이해가 꼭 선행되어야 합니다.
경전을 읽을 때는 영가를 앞에 모시고 부처님의 진리의 말씀을 들려 준다는 간절한 마음으로 정성껏 읽어야 합니다.
그냥 계획대로 읽기만 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정성도 없이 집중하지도 않고 읽으면 영가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스스로 뜻을 새기듯이 이해하면서 성심성의껏 읽으십시오.
셋째는 사경천도입니다.
경전을 한자 한자 정성껏 씀으로써 영가를 깨닫게 하여 선도로 인도하는 천도법입니다.
어떤 스님은 법화경 사경천도를 하는데 한 자 한 자를 정성껏 쓰고 지장보살을 간절하게 부르며 삼배를 하고 또 한자 한자를 썼다고 합니다.
사경은 앞에서 말한 공덕경 중에서 하나를 택해서 시간을 정해놓고 쓰든지, 양을 정해놓고 쓰는 것도 좋습니다.
쓰는 도구는 붓이 좋지만 펜이나 싸인펜을 사용해도 좋습니다.
독경과 사경을 함께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또 염불과 독경과 사경을 하면서 공덕경이나 다른 경전이나 어록을 택해서 법보시를 한다든가 방생을 하는 것도 영가를 위해 좋은 일입니다.
이상에서 살펴본 천도법 중에서 염불천도가 불보살님의 가피력에 의지하여 영가의 천도를 하는 천도법이라면, 사경천도와 독경천도는 법보(法寶)에 의지하여 법문을 영가에게 들려주고 영가의 이름으로 공덕을 쌓아 줌으로써 천도를 시키는 것입니다.
경에 말씀하시기를 "백 세의 부모도 천도가 된다" 하였고, "극악무도한 영가도, 악업을 지은 영가도 천도되어 선도에 태어나거나 천상락(天上樂)을 받을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영가천도를 하면 영가에게만 이익이 있는 것이 아니고 유가족에게 더 큰 이익이 따릅니다.
지장경에서 말씀하시기를, "죽은 이를 위하여 재를 지내면 그 공덕의 7분의 1만 죽은이에게 가고 7분의 6은 재를 지내는 사람에게 간다"고 하였습니다.
천도재는 단지 가신 사람의 명복을 빌고 제도하는데 그치지 말고, 자기 천도의 기회를 삼아 새롭게 거듭 태어나는 계기가 되게 해야겠습니다.
천도재는 영가를 위한 효행(孝行)중의 효행이요, 선행 중의 선행이라 할 수 있습니다.
유가족이 망자를 위해 아무리 괴로워하고 몸부림쳐도 영향을 미칠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천도재는 영가와 인연만 계합되면 선도에 태어날 수 있는 결정적인 원인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악도에 태어날 영가를 좋은 세계로 안내하고 인도하여 제도하는 것은 영가를 위해서 최상의 공덕이 될 것입니다.
불자 여러분! 사람은 나이 40세만 되면 죽음을 준비해야 된다고 합니다.
이런 말을 하면 "무슨 말이냐, 한창 나이에!" 하며 펄쩍 뛰실 분도 있을지 모르지만 지혜로운 사람이라면 준비된 죽음을 맞이해야 됩니다.
죽음은 예고 없이 올 수도 있고, 한밤중에 급습하듯이 올 수도 있습니다.
언제 오더라도 담담하게 맞이할 수 있고, 웃으면서 맞이한다든가, 자유자재로 맞이해야 잘 사신 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말이 잘 이해가 안 되거든 수행을 깊숙이 하여 염불하시는 사람은 염불삼매(念佛三昧)는 꼭 들어보시고, 참선하시는 분은 선정(禪定)에는 꼭 들어 보십시오.
그 경계만 되어도 생(生)과 사(死)가 둘이 아니고 생이 곧 사요, 사가 곧 생이라는 것을 느끼실 것입니다.
그런 정도를 체험하면 죽음에 대하여 근본적으로 이해가 되고, 천도는 왜 해야 하는지 바로 느끼실 것입니다.
그때가 되면 부처님의 가르침이 무엇인지를 느낄 수 있고, 법당에 들어가면 부처님께 절이 저절로 나오고, 존안(尊顔)을 바로 뵙기가 송구스럽고 고마운 눈물이 앞을 가릴 때도 있을 것입니다.
띠끌 세계를 벗어나서
본 모습이 드러나니
밝고 묘하고 신령(神靈)하도다!
한 점의 공적영지(空寂靈知)여!
일체를 벗어났고
일체를 초월하여
생사까지도 초탈하였네
#우룡스님
첫댓글 천도제에 관한 상세한 설명의 글을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