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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 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들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이 서시를 적었던 이는 영원한 청년시인 윤동주였다. 일제의 잔인한 식민정책과 학대에 민족시인 윤동주의 영혼과 육신은 옥중에서 쇠잔해갔고, 마침내 명운(命運)을 달리했다. 일본 총독부는 약물 주입을 통해 윤동주의 육신에 위해(危害)를 가했다. 그리고 조국의 광복을 눈앞에 불과 3달 앞두고 시인은 그가 바라는 `하늘의 별`로 돌아갔다. `그의 차가운 시신을 부여잡고 뺨을 비비며 눈물 흘렸던 제 할아버지는 윤동주의 시신을 화장해 그것을 들고 북간도에 가서 묻었다. 해방 후 유족들은 그의 시신을 찾기 위해 북간도를 25번이나 방문한 끝에서야 겨우 초라한 시인의 묘지를 발견하고 그동안의 한과 안타까움을 억누른 채 시인을 추념할 수 있었다.
윤동주 사후 그의 육필원고(肉筆原稿)를 3년간 모아 발행한 것이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라는 유고 시집이었다. 그 결과 민족시인 저항시인 윤동주는 27년 2개월의 짧은 삶을 살다갔지만 그의 시어(詩語)는 하늘의 별처럼 영원히 빛나게 되었다` 이 내용들을 잔잔하고 담담하게 말하던 가수 윤형주는 시인과는 육촌지간이다. 그래서인지 윤형주의 이야기가 필자에게는 애잔하게 들렸다. 지난달 30일 저녁 울산의 한 대형교회에서 한국 해비타트 울산지회 주최로 `하나로 음악회`가 열렸다. 이날 한국 해비타트 이사장 윤형주는 대중가수 시절 히트 쳤던 주옥같은 명곡을 들려주면서 중간 중간에 이야기를 곁들여 분위기를 이끌어갔다. `조개껍질 묶어`는 친구들과 대천해수욕장에 갔을 때 여학생들과 어울리며 30분 만에 스피디하게 작사 작곡했던 노래인데 여름철마다 유행하는 노래가 됐고, 대천해수욕장에 노래 기념비까지 세워졌다고 그는 그날 설명했다. 그는 또 `어제 내린 비` `두 개의 작은 별` `주여 지난 밤 내 꿈에 뵈었으니`등에 이어 바리톤 전병곤과 듀엣으로 `향수`를 불러 청중들로부터 많은 박수를 받았다.
김기현 울산시장은 축사에서 "한국해비타트 울산지회가 이런 좋은 일을 하는데 경의를 표한다. 전국적으로 한국해비타트가 좋은 일을 많이 하고 있는데 예수님도 인자는 머리 둘 곳이 없다고 한 것처럼 홈리스가 아니었던가. 작년 울산에는 태풍 차바로 수해를 겪었는바 고생은 했어도 물이 빠지자 집에 들어갈 수 있었고, 가옥을 수리해 살 수 있었다. 그러나 일전의 포항지진이 발생해 현장에 가보니 집이 있어도 들어갈 수 없는 사람들의 처지가 안타까웠다. 울산시에서도 저소득층을 위한 임대주택 및 신혼부부를 위한 값싼 주택보급에 힘쓰고 있는데 여러분들이 이 일에 힘써주어 고맙다. 시에서도 도울 일을 찾아 협력해 나가도록 하겠다"라며 인사말을 전했다. 그날 필자는 윤형주 이사장의 고백에서 다시 윤동주의 흔적을 찾은 듯 했다. 윤동주 시인이 조국과 민족을 위해 기꺼이 자신의 목숨을 버렸다면 집 없는 사람을 위해 보금자리를 마련하는 사람들은 국민의 안식을 위해 자신을 희생봉사하고 있는 것이다. 70년 전 `밤하늘의 별`이 이 추운 겨울밤 여전히 영롱한 것은 그런 사람들 때문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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