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5월3일(수)■
(신명기 2장)
1 우리가 방향을 돌려 여호와께서 내게 명령하신 대로 홍해 길로 광야에 들어가서 여러 날 동안 세일 산을 두루 다녔더니
2 여호와께서 내게 말씀하여 이르시되
3 너희가 이 산을 두루 다닌 지 오래니 돌이켜 북으로 나아가라
4 너는 또 백성에게 명령하여 이르기를 너희는 세일에 거주하는 너희 동족 에서의 자손이 사는 지역으로 지날진대 그들이 너희를 두려워하리니 너희는 스스로 깊이 삼가고
5 그들과 다투지 말라 그들의 땅은 한 발자국도 너희에게 주지 아니하리니 이는 내가 세일 산을 에서에게 기업으로 주었음이라
6 너희는 돈으로 그들에게서 양식을 사서 먹고 돈으로 그들에게서 물을 사서 마시라
7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가 하는 모든 일에 네게 복을 주시고 네가 이 큰 광야에 두루 다님을 알고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이 사십 년 동안을 너와 함께 하셨으므로 네게 부족함이 없었느니라 하시기로
8 우리가 세일 산에 거주하는 우리 동족 에서의 자손을 떠나서 아라바를 지나며 엘랏과 에시온 게벨 곁으로 지나 행진하고 돌이켜 모압 광야 길로 지날 때에
9 여호와께서 내게 이르시되 모압을 괴롭히지 말라 그와 싸우지도 말라 그 땅을 내가 네게 기업으로 주지 아니하리니 이는 내가 롯 자손에게 아르를 기업으로 주었음이라
10 (이전에는 에밈 사람이 거기 거주하였는데 아낙 족속 같이 강하고 많고 키가 크므로
11 그들을 아낙 족속과 같이 르바임이라 불렀으나 모압 사람은 그들을 에밈이라 불렀으며
12 호리 사람도 세일에 거주하였는데 에서의 자손이 그들을 멸하고 그 땅에 거주하였으니 이스라엘이 여호와께서 주신 기업의 땅에서 행한 것과 같았느니라)
13 이제 너희는 일어나서 세렛 시내를 건너가라 하시기로 우리가 세렛 시내를 건넜으니
14 가데스 바네아에서 떠나 세렛 시내를 건너기까지 삼십팔 년 동안이라 이 때에는 그 시대의 모든 군인들이 여호와께서 그들에게 맹세하신 대로 진영 중에서 다 멸망하였나니
15 여호와께서 손으로 그들을 치사 진영 중에서 멸하신 고로 마침내는 다 멸망되었느니라
16 모든 군인이 사망하여 백성 중에서 멸망한 후에
17 여호와께서 내게 말씀하여 이르시되
18 네가 오늘 모압 변경 아르를 지나리니
19 암몬 족속에게 가까이 이르거든 그들을 괴롭히지 말고 그들과 다투지도 말라 암몬 족속의 땅은 내가 네게 기업으로 주지 아니하리니 이는 내가 그것을 롯 자손에게 기업으로 주었음이라
20 (이곳도 르바임의 땅이라 하였나니 전에 르바임이 거기 거주하였음이요 암몬 족속은 그들을 삼숨밈이라 일컬었으며
21 그 백성은 아낙 족속과 같이 강하고 많고 키가 컸으나 여호와께서 암몬 족속 앞에서 그들을 멸하셨으므로 암몬 족속이 대신하여 그 땅에 거주하였으니
22 마치 세일에 거주한 에서 자손 앞에 호리 사람을 멸하심과 같으니 그들이 호리 사람을 쫓아내고 대신하여 오늘까지 거기에 거주하였으며
23 또 갑돌에서 나온 갑돌 사람이 가사까지 각 촌에 거주하는 아위 사람을 멸하고 그들을 대신하여 거기에 거주하였느니라)
(묵상/신 2:1-23)
◆ 반복되는 일상에서의 신앙생활
(3) 너희가 이 산을 두루 다닌 지 오래니 돌이켜 북으로 나아가라
'이 산을 두루 다닌 지 오래니'
신명기를 무심코 읽다 보면 마치 이스라엘 백성들이 가나안 입성에 실패한 직후에 이런 명령을 받은 것으로 오해하기 쉽다. 그러나 이 명령의 시점은 광야로 쫓겨나서 38년간의 징계 기간이 거의 끝나가는 때다.
출애굽기, 민수기, 신명기를 읽어보면 그 구성이 매우 흥미롭다. 출애굽기는 출애굽 한지 1년까지의 기록이고, 민수기는 나머지 39년간의 기록인데, 그 39년간의 기록 중에 제 2년째와 40년째의 사건이 대부분이다. 그 사이의 37년간의 기록은 거의 없다.
기록이 거의 없는 것은 특별한 사건이 없었음을 시사한다. 한마디로 메마르고 거친 광야에서 매일 똑같은 생활을 반복했음을 짐작하게 한다. 아마도 우리들의 인생은 이렇게 매일 똑같이 반복되는 일상이 대부분일 것이다. 이렇게 반복되는 일상생활 속에서도 변함없이 주님을 섬기는 자들이 진실로 귀하고 아름답다.
이스라엘 백성들의 주변 환경은 거친 광야와 험한 산이지만, 그런 환경 속에서도 하나님께서는 아침이면 만나를 내려주시고, 때마다 메추라기를 보내시며, 반석에서는 샘물이 끊임없이 솟아 나오게 하셨다. 옷은 낡지 않았고 신발은 해어지지도 않았다(신 29:5). 만나는 맷돌에 갈기도 하고, 절구에 찧기도 하며, 가마에 삶기도 해서 먹었다. 그 맛이 기름 섞은 과자와 같았다고 한다(민 11:8). 풍요로운 환경은 아니지만, 필요한 것은 모두 하나님께서 공급하셨다. 한마디로 '부족함이 없었다'(7절). 은혜가 아닐 수 없다.
모든 것이 기적이건만, 그것도 수십 년간 반복되니 시들해졌고, 나중에는 만나도, 반석의 물도 그냥 자연 환경이거니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우리가 아침마다 해가 떠오르는 것을 기적으로 보지 않는 것처럼.
거친 환경을 불평하지 말고, 만나를 감사하고, 반석의 샘물을 감사할 순 없을까?
아침 햇살을 감사하고, 단 비를 감사할 순 없을까?
감사할 조건도 많은데, 늘 불평하며 사는 우리야말로 이스라엘 백성을 꼭 닮은꼴이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37년간의 광야생활에서 사람들은 아이 낳고 키우고, 안식일에는 율법을 암송하고, 하나님 섬기는 법을 배웠을 것이다. 그리고 아주 중요한 순종의 훈련을 받았는데, 그것은 성막 위에 머문 구름이 떠오르면 백성들이 있던 곳에서 출발했고, 구름이 머물면 그 자리에 진치는 일이었다(민 9:17). 이것은 어떤 주기가 있었던 것이 아니라 불규칙적이었다. 어떤 때는 하루 만에 떠오르기도 하고, 어떤 때는 수년 동안 머물기도 했다. 그래도 불평 없이 무조건 순종하며 따랐다. 이것은 자신들의 통치자가 누구신지를 언제나 일깨웠을 것이다.
그런데 38년간 이스라엘 백성들은 도대체 어디를 배회했을까?
오늘 본문에 매우 흥미로운 자료가 있다.
'너희가 이 산을 두루 다닌 지 오래니'라고 하신 것으로 미루어 보아, 아마도 매번 새로운 장소를 찾아간 것이 아니라 세일 산 주변을 계속 돌고 돌았든 듯하다. 목적지가 없는 여행과 같았다. 그래도 이들은 이런 방식으로 순종을 배웠다.
이렇게 38년이 지나서 40년째가 되는 해가 되었다. 그동안 불순종하며 불평했던 어른들은 거의 다 죽었다. 이제 새로운 세대가 이스라엘 백성의 다수가 되었다. 이들은 옛 세대와 다른 자들이다. 어려서부터 신앙생활이 몸에 배었고, 언어와 문화가 모두 하나님 나라 백성의 것이었다. 하나님께서는 이들에게 이제 북쪽으로 나아가라고 하신다. 거기에는 약속의 땅 가나안이 있다.
◆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것만으로 만족할 것
(5) 그들과 다투지 말라 그들의 땅은 한 발자국도 너희에게 주지 아니하리니 이는 내가 세일 산을 에서에게 기업으로 주었음이라
하나님께서는 북쪽, 곧 가나안 지역으로 향할 것을 명령하시면서 에서의 자손이 사는 지역은 침범하지 말라고 하셨다. 이스라엘 백성은 자기들을 막는 에서 자손이 괘씸했지만, 하나님의 명령에 순종했다(민 20:14-21). 그러나 에서 자손을 돌아가려니 가는 길이 너무나 멀고 거칠었다. 그래서 불평하다가 불 뱀을 만나서 많은 사람이 죽었다(민 21:4-9). 순종의 길은 이렇게 멀고도 험하다.
하나님께서는 모압도 괴롭히지 말고, 암몬도 괴롭히지 말라고 하신다. 그 땅을 그들에게 주었으니 이스라엘은 탐내지도 말고, 침범하지도 말라고 하신다. 오직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그 땅만 소유하라고 하신다.
사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에게 허락하신 땅(221만ha)은 참 작은 땅이다. 대한민국(1,004만ha)의 오 분의 일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그 땅으로 만족하고 다른 지역까지 확장할 생각을 하지 말라고 하신다. 애굽, 바벨론, 바사, 헬라, 로마 이렇게 계속 거대한 제국들 틈바구니에 끼어서 살게 하시는 이유가 무엇일까? 신명기는 거기에 대해 무언가를 대답하고 있다. 계속 공부하면서 이것을 알아볼 것이다.
이스라엘은 다윗과 솔로몬 시대에 매우 강성했음에도 결코 제국을 건설하려고 하지 않았는데, 하나님께서 그것을 금지하셨기 때문이다. 오늘날에 모든 나라들이 이런 정신을 가지고 있었다면 싸울 일이 없었을 것이다.
항상 주신 것에 감사하고, 남의 것을 빼앗으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이렇게 지극히 상식적인 일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서 오늘날 살기가 이렇게 힘들어졌다. 사람들은 더 많은 것을 가지려고 다른 사람들에게 상처를 입힌다. 개인에서 회사나 국가로 확장하면 이것은 너무나 비일비재하게 일어났다. 수많은 나라들이 제국 건설을 위해서 정복 전쟁을 일으켰다. 만일 진실한 성도가 지도자라면 절대로 그렇게 하지 않았을 것이다.
주님,
소박하고 겸손한 마음을 허락하셔서,
항상 주어진 것으로 만족하고 감사하며 살게 해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