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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길다고 패스한다 이러시지 마시고 한번 읽어주세요. 참고로 작년글이긴 하지만
대중성없는 마니아 만화라고 하여 출판사에서 조기완결을 요구당하거나 심하면 이렇게
밀려나는 경우가 꽤 많습니다. 반대로 만화가 인기있으면 작가가 완결을 내고싶은 타이밍인데도
계속 연재를 강요당하는 경우도 있구요. 그래서 잡지사의 마찰로 곤란을 겪는 만화가가 많아요.
아무튼 90년대만 해도 전성기였던 한국순정만화가 지금 너무 안습이네열 ㅠ^ㅠ
여름을 보내며 / 작가의 생각
벌써 1년여를 망설여온 이글을 쓰게 되는군요.
"더칸" 이라는 작품은 상당히 오랜 시간걸려 구상하고 다듬어 왔던 작품이었습니다. 고교다닐때 뼈대를
엮어놨던 것이였으니까요.
구체적인 준비를 하며 관련책과 자료도 정리했으나 막상 첫페이지 그리기 까지 두달을 아무것도 못하고
고민했습니다.
과연 이것을 편집부에서 받아줄것인가, 과연 책으로 끝까지 엮여 나올까? 시기도 않좋은데 이런 작품이
과연 읽힐까?
알고 계신듯이 결국 연재는 시작되었고 벌써 4권 분량을 그렸습니다. 하지만 예상했던 대로 입니다.
앞으로 7~8회 분량의 지면만이 제게 남았습니다. 그리 결정되었습니다.
대략 10여권넘을 분량의 이야기인데 절반정도까지가 한계였습니다. 불황에다, 요즘의 책을 사보는 독자
들에겐 버거운 작품이였다는 이유입니다.
만화를 처음 접한건(인상적인 작품을 말하는것입니다.) 10세때 본 하기노모또(여려분이 알고 계시기론
"잔혹한 신이 지배한다"의작가)의 초창기 단편이였습니다.
당시 새소년이라는 아동지에 모작가가 카피해서 실었었지요. -나중에 하기노모또의 작품이란걸 알았습
니다. 단편이였음에도 꽤 인상적이였고 그런 작품을 그려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만화라는 것은 내 인생에 있어 빛이었습니다. 평범했고, 별로 눈에 띄는 타입이 아니었던 내게
가장 큰 의미와 사는 재미를 주었던 전부였습니다. 고교다니며 아마츄어클럽을 결성하며 비로소 삶의
목적과 꿈을 갖게된 계기가 만화였습니다. 숱하게 봐온 일본 만화들처럼 우리나라에도 그렇게 다양하고
넓은 세계가 펼쳐질거라 생각했습니다. 막상 작가가 되어 나온 잡지,만화계는 정말 달랐습니다. 소위 시
장이 결정하는 작가만이 살아남는, 개성이나 독특한 그림과 이야기가 아닌, 엽서와 판매부수만이 작가
의 생명력이고 의미를 결정하더군요.
물론 시장경쟁자본주의 사회이고, 아마츄어 세계처럼 다양함이 모두 공존 할수 없다는것은 알지만, 매
우 획일적인 잣대가 작가를 결정합니다.
물론 일본과는 다릅니다. 어마어마한 다양한 독자층과 유능한 편집자, 그리고 많은 작가진들, 만화시장
자체의 역사도 길고, 잡지 매체도 많습니다. 우리가 접할수 있는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만화는 그중에서
도 엑기스만을 추려 들어오는것입니다. 그 드러나는 빙산 꼭대기 아래에는 상상할수 없을 만큼의 다양
한 시도외 실험이 있으리라는것은 자명합니다. 어느날 갑자기 이루어지는것은 없으니까요.
흔히들 우리나라 작가 작품을 많이 비판합니다. 딸리는 스토리, 허접한 그림들.. 볼게 없다고들 쉽사리
이야기 합니다. 우리는 일본만큼의 시도, 역사가 아직없을 뿐입니다. 농기구만들다 갑자기 자동차를 만
들수는 없지 않습니까. 자동차에 들어가는 많은 기술들 그것이 축적되어야 한대의 자동차라는 복잡한
기계가 탄생되는것 아닙니까..
L모 작가가 있습니다. 한때 잡지 판매부수까지 좌지우지 하던 작가이고 엄청난 고수익을 올리던 작가입
니다. 하지만 그 작가의 작품을 사주고 잡지를 키우주었던 독자들은 그로부터 몇년안돼 모두 사라집니
다. 어리기때문에 봤던 작품이 한두해 지나 시각이 세계관이 달라지니 뒤도 안돌아보고 버립니다. 우리
나라만의 특성이 주로 중학생이 가장 많이 소비하는것이 만화입니다.
중학교때는 보나 고교 그이상되서는 외면합니다. 중학생수준의 작품만이 잡지에서 살수 있게됩니다. 물
론 우리나라 특성상, 대학입시가 가장큰 이유로 작용하겠지요. 고교생에게 있어 중학생만큼의 여유는
없을테니까요. 해서, 결과적으로 잡지는 중학생 위주로밖에 이끌어 나갈 수 밖에 없습니다.
나인이란 잡지 기억하실겁니다. 실험적이였고 고급한 잡지를 지향했으나 엽서는 중학생들이 주로 보냈
습니다. 매니아며 골수팬들 좋습니다. 날카롭게 비평하고 혜안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책을 소비
해주지는 않습니다. 결국 나인의 처음 시도는 차츰 퇴색해져 사라져 갔습니다. 나인도 그랬고, 그전엔
마인, 터치, 투유도 그런 길을 갔습니다.
만화가들도 사람이며 글을 쓰는 작가입니다. 자라고 세계관이 변하면 가치관 철학이 발전을 해야 합니
다. 하지만 잡지 안에서는 자라서는 않되는 룰이 있습니다. 자란다는것은 도태이니까요..
언제가지나 피터팬으로 남아야만이 소위 밥벌어 먹을 수 있습니다.
더 나은 작품, 더 훌륭한 그림체, 모두 바랍니다. 그러나 자라고 발전해가면 갈수록 살아나갈 수 없게됩
니다. 모든 연령대에 먹히는 "그것"을 만들라 억지 부리지 마십시요. 그것은 그야말로 억지이며 허무한
욕심 입니다. 과정이 필요하며 시도가 필요한 일입니다.
결과만 부르짖는 그것, 이젠 힘이 듭니다.
작가라는 만화가라는 타이틀 단지 벌써 십수년 됩니다. 저는 소위 말하는 "매니아적작가"입니다. 이름도
돈도 그다지 나지 않았지만 근근히 쉬지 않고 꾸준이 작품활동 해왔습니다. 하지만 여지껏 그려오며 편
안하게 인정 받아본적 거의 없습니다.
여러분들이 멋지다고 봐온 컬러, 그 한컷 일주일넘게 걸려 그려갑니다. 잡지에 만화에 있어 그닥 필요한
부분은 아니겠지요. 하지만 만화를 이렇게 표현할수 있다. 더 나은 그림의 시도 그것만으로 만족하면 작
업했습니다.
단행본이 나옵니다. 잘 팔리지 않습니다. 그들은 몇년지나 헌책방에서 찾아 헤메 500원,1000원에 사가
지고와 사인 받습니다. 구하느라 애썼다고 합니다.
.......아픕니다.
저의 가치를 인정할 수 있는 그림을 제대로 평가 할수 있는 시각은 없고, 오로지 판매부수와 엽서가 결
정할 수 있는 세계에서, 무엇을 해야할지, 항상 아프게 고민해왔고, 여전히 그렇습니다.
작가도 독자도 자라고 변해야 합니다. 작자가 자라고 변하면 영향력있는 독자는 외면하고,
독자가 자라고 변하면 작가는 중학생 수준에 있습니다. 이야기가 길어졌습니다.
더칸 연재하며 첫회부터 이거 다음회 그릴수 있을까 항상 걱정했습니다. 이젠 그런 걱정 안해도, 기자
전화 오면 부담되고 하지 않아도 되게 되었습니다. 7회가 내게는 확실하게 남았으니까요.
고려는 한반도에 없었습니다. 고구려 백제 신라 모두 중원, 중국 한가운데 있었던 나라입니다.
고려의 충선왕, 그 고려를 지배했던 원나라의 카이샨(무종), 그리고 그들을 이어주며 서로 사랑했던 소
녀 마노. 더칸은 그들의 우정과 사랑 그리고 그 주변에 치열하게 살아가는 사람들 이야기 입니다.
충선왕은 7개국어를 유창하게 했던 유능하고,꿈을 가졌던 왕이었고, 카이샨은 어린나이에 맹장으로 이
름 떨쳤던 실존 인물입니다. 그들은 서로를 믿었고 서로 빼았겼던 왕위에 앉게했던 그야말로 믿음 투절
한 뛰어난 사람들 이였습니다.
생각하는만큼 보이는 세계입니다.
편견없이 마음 열고 보아주십시요. 많은 꿈이 보이실 겁니다.
저는 작가로 살아남고 싶습니다.
2005/08/05 만화가 김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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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희 작가 좋아하는 작가인데 안타까워요 ㅠㅠM&M 완소작품인데
아울러 이 글에서 나인 이야기가 너무 가슴이 아프네요 ㅜ^ㅜ
나인 애독자여서 매달 구독하다가 어느날 잡지가
폐간되었단 소리를 들었을때 얼마나 슬프던지 ㅜㅜ
이건 뭐 비단 만화뿐만이 아니라 음반시장도 마찬가지예요.
우리나라사람들 요즘 문화컨텐츠 제대로 구입안하니까 점점 이렇게 훌륭한 작가들이
절필을 하거나 생계의 위협때문에 자신들이 원하는 만화가 아닌 전혀
그리고싶지않은 10대로맨스만화를 그리곤 합니다.
솔직히 만화책 일일히 다 사볼수는 없어요. 저같은경우에도
아예 안빌려봤다면 그건 거짓말입니다. 사실 만화를 처음 접한것도 대여점이었구요.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잘했다는건 아니고 정말 좋아하는 만화가 책 하나 정도는 사줍시다.
나중에는 진짜 극단적으로 말해서 작가들 생계유지한다고 그리는 학습만화조차 대여되거나
더 심한경우에는 스캔본까지 떠돌까봐 걱정입니다.
작가님!저 님 만화 너무 좋아해서 스캔본 다운받아서 봤어요! 이러면
어느 작가가 고맙다고 하겠어요. ㅠㅠ
첫댓글 이 분 혹시 소년 별곡 그리신분?
맞아요~
저도 사실 만화가가 꿈이었지만.. 포기했죠; 미술학원도 다니고 했는데 도저히~ 우리나라에선 이 직업 가져서 잘먹고 잘살순 없겠다고 판단내려서.. 엄마아빠도 반대하고..ㅠㅠ 그냥 포기............. 힘내세요 만화가분들.. 전 그래도 사서봅니다..ㅋㅋㅋ 빌려볼때도 있지만..한국만화는 거의 사서 봐염..
저도 고등학교 다닐때 한때는....만화창작부에서도 활동해보고 했지만 .....음 현실이란게 그렇더라구요
만화가한테 이윤이 돌아갈수있는 대여시스템이 마련되면 좋을텐데 안타깝네요...
이분 만화중에 나비가 없는 세상 참 좋아했는데 ㅠㅠㅠㅠ 이제 어디서도 구할수 없어서 넘 슬프다는 ㅠㅠ
나인~ 저도 정말 좋아했어요 ㅠ_ㅠ 저 고등학교 때 너무 유치한 내용의, 김은희님께서 말하시는 중학생을 타깃으로 한 그 만화잡지들은... 사볼 생각도 없었는데 '나인'은 스토리들도 좋고 내용면에서도 완성도가 높고, 만화가님들의 그림 실력도 뛰어난!!! 멋진 잡지였는데 폐간 ㅠㅠ 정말 이러다 우리나라 만화계가 사라지는 게 아닌지.. 그렇다고 중학생 눈에 맞춘 만화를 돈 주고 사볼 수도 없는 노릇이고 ㅠㅠ
우리나라도 대만꼴 날 날이 멀지 않은듯 싶네요.
이러다가 좋은 작가님들 다 펜 놓으실까바 걱정....
제발...
더 칸.. 첨에 1권나왔을때 대여점에 봤는데 진짜 너무 재밌었는데.. 그런 내용 좋아해서. 근데 2권부터는 대여점에 없어서 못 봤어요. 서점에도 더 칸은 갖다 놓지두 않구...
더 칸 대작인데 ... 많이들 사 보셧으면 좋겟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