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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화
◐ 지연의 일기 ◑
"저 잠깐 집에좀 다녀올께요.."
선배방으로 과외를 하러 가던중.. 잠시 집엘 다녀와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어? 왜?"
"그냥요.."
"어.. 그래라.. 같이 가줘?"
"아니요.. 금방 뛰어갔다오면 되요.."
"그래 그럼.."
집에 오자마자.. 샤워를 하고..
옷도 새로 갈아입고..
흠.. 화장도 해볼까?
생전 안하던 립스틱과 아이 쉐도우를 꺼내...
산뜻한 단장을 해본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지난번에 선배가 사준 향수...
사부자키 뿌리곤..
거울 앞에서 살짝 한바퀴 돌아본다.
좋아.. 완벽해..
...............
근데
나 지금...
뭐하고 있는거야?
준비를 마치고 문을 나서는 순간..
선배에게 전화가 온다.
* 야.. 오늘 과외 하루 쉬자.. *
잉?
뜬금없이 왜?
* 왜요? *
* 아.. 너 서연이 누나 알지? 그 누나가 술이나 한잔 하자네.. *
...............
지금 가입 테스트가 코앞인데..
술이 넘어가?
............
하긴.. 테스트를 보는건 나지 참..
* 안돼요.. 저 몇일 안남았단 말이에요.. *
선배한텐 좀 미안하지만..
나역시도 절박한 상황이라.. 어쩔수가 없었다.
* 그래도.. 어뜩하냐.. 나오라는데.. 그냥 오늘은 너혼자 보면 안되냐? *
이씨.. 진짜...
* 꼭 가야돼요? *
* 어.. 서연누나 약속은 거절 못해.. *
............
뭐야..
얼마나 대단한 관계길래.. 그깟 술약속 하나 거절을 못해?
* 제가 간절히 부탁해도? *
* 에이.. 왜이래 미안하게.. 혼자 충분히 할수 있잖아.. *
..............
* 알았어요.. 다녀와요.. *
* 너도 심심하면 같이 가던가.. *
* 아니에요.. 저 놀시간 없어요.. *
* 그래? 그래 그럼.. 혹시 빨리 끝나면 와서 과외 해줄께.. *
* 그러든가요.. *
.................
이씨.. 화장 괜히 했잖아..
아 짜증나...
................
책은 펴놓고 있지만..
공부가 되질 않는다.
환수선배 당연히 있겠지?
...............
이 선배 설마 서연언니랑 단둘이만 술마시는거 아냐?
이씨.. 그러기만 해봐..
...........
근데 나 왜자꾸 쓰잘데 없는 생각 하는거야 대체?
지금 이러고 있을 시간이 없잖아..
정신차려 이지연..
다시.. 맘을 잡고 공부를 시작해본다.
................
하지만 결국 30분도 못넘기고..
선배에게 전화를 한다.
* 어디에요? *
* 왜? 오게? *
* 공부 안돼요.. 머리좀 식히고 하죠뭐.. *
* 아 그래? 그럼 언능와.. 여기 스카이 호프야 *
* 알았어요.. *
책을 덮고.. 호프집으로 향했다.
"지연아~~"
학교 근처에 도착할쯤... 멀리서 윤아가 나를 부른다.
"어.. 안녕~"
"어디가?"
"아.. 잠깐 일이 있어서.."
"기집애.. 너 어디 소개팅이라도 가니? 웬 화장이야?"
"어?"
아.. 그러고보니.. 화장을 했단걸 잊고 있었다.
..............
"아.. 아냐.. 그냥.. 뭐.."
"근데 봉구오빤 어디갔어?"
"어? 글쎄.. 모르겠네.."
나도 모르게 거짓말이 튀어나온다..
............
나 왜이러지?
"그래 심심한데 봉구오빠한테 술이나 사달래 볼까?"
................
아.. 안돼..
"봉구선배.. 바쁠꺼야.. 낮에 보니까.. 엄청 정신 없어하던데.."
거짓말이 계속 튀어나오는 중이다.
"그래?"
"어.. 나 아까 놀자고 연락 했다가 욕만 잔뜩 먹었어...."
나..
미쳤나봐.. 흑..
"에궁.. 그럼 하는수없지뭐.. 아참.. 너 경은이 얘기 들었어?"
"아.. 참.. 어떻게 됬어? 은혁선배랑 밥먹으로 갔다며.."
"야.. 걔 고백했다가 거절 당하고 지금 드러누웠어.."
"뭐?"
"은혁선배가.. 자긴 좋아하는 여자 따로 있다고.. 못사귀겠데.."
"진짜? 어머 경은이 어쩐데니.."
뭐야..
좋아하는 여자가 있다고?
설마..
난 아니겠지?
"그러게.. 방금전까지 위로해주고 왔잖아.."
................
이거 웬지 찜찜한데..
아..
안돼..
나 이런일에 더이상 엮이기 싫단말야..
그리고..
이제 난..
마음 줘야될 사람이 생겨버렸다구.. 흑..
"근데.. 왜국 여잔가봐.. 이름이 뭐랬더라.."
"어? 뭐가?"
"경은이가 그 좋아하는 사람이 누구냐고 계속 물어보니까... 뭐라더라? 아이미? 아이니? 뭐 암튼 그런 이름의 여자라던데?"
..............
착각했넹..
난 또.. 나땜에 그런줄 알았잖아.. 홍홍..
다행이야..
그나저나
외국 여자를 좋아했던거야?
오~~ 은혁선배..
생각보다 글로벌하게 노시네..
"아.. 그래? 에휴.. 그나저나 경은이한테 힘내라고 좀 전해줘.."
"그래.. 그럼 난 가볼께.."
"어.. 잘가~"
윤아와 헤어진후.. 다시 커피숍으로 향했다.
호프집에 도착한후..
문앞에서 옷 매무새와 헤어스타일을 가다듬는다..
................
흠.. 뭐.. 이정도는 상대방에 대한 기본 예의니까..
문을 열고 들어선다.
"어.. 지연아 여기.."
선배가 손을 들어 나를 부른다..
헛..
근데.. 환수선배는 어디?
"아.. 지연이 왔구나.. 오랫만이네.."
"네.. 안녕하세요.. 근데 환수선배는 안보이네요?"
"어.. 오늘 논문 준비때문에 바뻐서 안온데.. 암튼 앉아.."
...............
뭐야..
그럼 그냥 단둘이 놀려던 거였어?
"네.."
"공부한다더니.. 그새를 못참고 나오냐?"
"..............."
"잉? 너.. 근데 얼굴 뭐냐?"
"뭐가요?"
"어머.. 지연이 화장했구나.. 호홍.. 이쁘네.."
"아.. 그냥 집에서 하도 할일이 없어서 심심해서 해봤어요.."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이씨.. 진짜..
"뽕구 너.. 지연이 왜 이렇게 놀리냐? 봐봐.. 이쁘잖아.."
"별룬데.."
..................
농담 그만해요 선배..
한번만더 그러면..
저 확 가버릴꺼에요..
조심 하세요..
슬쩍 인상을 쓰며 눈치를 준다.
"뭐.. 괜찮은것도 같고.."
................
"나 화장실좀 다녀올께.."
선배가 화장실로 나갔다.
서연 언니와 단둘이 마주 앉은 상황이 되어..
내내 궁금했던 질문을 꺼내들었다.
"근데 언니는 환수선배님 하고는 안놀아요?"
"아.. 몰라.. 요즘 논문 준비땜에 정신없다고 안놀아줘..."
"그래요?"
"어.. 근데 그런건 왜물어봐?"
"아뇨뭐.. 그냥.. 애인 놔두고 봉구 선배님 자꾸 불러내시니까.. 궁금해서요.."
"왜? 불러내지 말까?"
"네?"
"호홍.. 뭐 니가 싫다면 안불러낼께.."
"아..아뇨.. 전 상관없어요.. 부르던 말던.."
"진짜?"
................
뭐야 이언니..
표정 왜이래?
지금 내 마음 떠보는거야?
"네.. 절대 괜찮으니까.. 신경쓰지 마세요..."
"그래? 오.. 그럼 다행이네... 안그래도 너땜에 봉구 불러내기 껄끄러웠는데.. 잘 됐다.. 호홍.. 앞으론 참고할께.."
이씨..
"그래요.. 뭐.. 봉구선배.. 안그래도 놀아줄사람 없어서 걱정됬는데.. 잘됬네요.. 언니가 수고좀 해줘요.. 홍홍"
...............
아..
이런 상황..
정말 싫어.. 힝..
"근데 지연이는 연애 안해?"
..............
웬지 이 언니 고단수 같은데..
페이스에 말려들 분위기다..
"해야죠.."
"남자 하나 소개해줘?"
"그럴래요?"
아..
말려 들었네.. 흑
"오.. 진짜 생각 있나보네? 그럼 말나온김에 바로 할래?"
"네?"
"뭐 오늘 화장도 했겠다.. 옷도 이쁘게 차려입고 나왔고.. 딱 소개팅 차림인데뭘.. 내 후배중 하나가 맨날 소개팅 시켜달라고 난리라.. 아마 부르면 바로 나올꺼야.. 호홍"
.................
혹시 이언니 진짜로 해줄려고 이러나?
감이 안잡히네..
"뭔 얘기들을 그렇게 재밌게 해요?"
때마침 들어오는 봉구선배..
타이밍 별로 안좋은데.. 흑..
"뽕구야.. 지연이 지금 소개팅 한데.."
"네?"
".............."
헐.. 저 놀란 표정좀 봐.. 흑..
선배..
아니에요..
지금 이 언니가 제 마음 떠볼려고 이러는거에요..
걱정하지 마요..
저 절대 안해요..
"뭔 소개팅이요?"
당황한듯.. 언니에게 묻는 선배..
"아.. 갑자기 얘기가 그렇게 되버렸어.. 내 후배중에 괜찮은놈 하나 있어서 지금 바로 해줄려고.."
................
뭐야..
설마 이언니..
지금 진심인거야?
"오.. 잘됐네.. 화장도 했겠다.. 바로 하면 되겠구만.."
..............
이씨..
뭐야..
봉구 선배님까지 왜 이래요?
장난해요 지금?
"어디 보자.. 그놈 연락쳐가.."
갑자기 핸드폰을 꺼내 확인을 하는 언니..
"뭐해요?"
당황한 내가 묻는다.
"어.. 전화 해보게.. 너 진짜 할꺼지?"
그러더니.. 내 대답도 듣지 않은채.. 통화 버튼을 눌러버린다.
아.. 안돼..
봉구선배 뭐해요?
저 지금 딴남자한테 팔려가게 생겼잖아요..
저거 안말려요?
저 진짜로 소개팅 해도 된다는거에요?
선배를 슬쩍 쳐다보지만..
아무런 표정변화가 없어 보였다.
..................
"여보세요?"
이런...
맘에도 없는 소개팅을 하게 생겼네..
그래.. 뭐
그냥 만나서 거절해버리면 돼지..
걱정할 일이 뭐있어..
그냥 포기해 버리고.. 고개를 숙여버린다.
"어? 야 왜이래?"
헛..
고개를 들어보니.. 선배가.. 언니의 핸드폰을 뺏어버렸다.
서..선배님..?
"아직은 안돼요.."
"어? 뭐가?"
"지연이 몇일후에 좀 중요한 시험 있어서.. 그 전까진.. 딴생각 할 여유 없어요"
..................
"중요한일? 뭔데?"
"있어요.. 꼭 붙어야 돼는 시험.. 그러니까.. 그거 끝나고 시켜주던가 하세요.."
...........................
"그래? 진짜니 지연아?"
"네? 아.. 네.."
"에휴.. 그럼 말하지 그랬니.. 언니가 괜히 피해줄뻔 했잖아.."
이미 언니의 존재 자체가 피해에요.. 흥!!
"아니에요.. 뭐.."
...............
그나저나..
어뜩해요 선배님?
이제 선배님 마음 95% 정도 확인한거 같아요..
여기 오기전까진 90% 였는데.. 홍홍
그래도 아직은 .. 쪼끔더 확인해보고 싶으니까...
선배님도 딴생각 마시고
빠른 시일안에 100% 가 되도록 노력해 주세요....
알았어요?
"어이? 뭔생각을 그리 골똘이 하냐?"
잠시 생각에 빠진사이.. 서연 언니가 환수선배의 전화를 받으러 잠깐 밖에 나갔다.
"네? 아.. 아니에요.."
"자.. 심심하면 한잔 하자.."
잔을 드는 선배..
"넹.. 홍홍.."
괜히 기분이 좋아져 웃음이 나온다..
"뭐야? 왜 실실 쪼개?"
"아니에요.. 홍홍.. 근데 선배님.."
"어"
"아까.. 언니 핸드폰 뺏을때.. 뭔 생각 했어요?"
"어? 뭐가?"
"저 소개팅 한다니까.. 울컥 했어요?"
"뭐래.. 너 테스트 몇일 안남아서 그런거지.."
어짜피 선배님이 이렇게 얘기할꺼라 생각했답니다..
"치.. 거짓말.."
"시끄러.. 딴생각 말고 공부나해.. 몇일간 고생한거 아깝지도 않냐? 무슨일이 있어도 붙어라.. 알았어?"
에궁..
어째요 선배..
이젠..
선배님이 뭔 얘길해도..
해석이 다 되버리고 있어요..
시끄러.. 딴남자 만나지 마.. 그동안 나랑 같이 지낸 시간 아깝지도 않냐.. 무슨일이 있어도 딴남자 만나지마.. 알았어?
제 귀에는.. 이렇게 들린다구요.. 홍홍..
"알았어요.. 자.. 건배.."
"아참.. 근데.. 은혁선배님 좋아하는 여자 있어요?"
"뜬금없이 그건 왜묻냐?"
"아.. 이거 말해도 되나?"
"뭔데?"
"실은.. 경은이가 은혁선배한테 고백했다가 거절 당했나봐요.."
"그래? 그.. 그놈 그거.."
"근데 은혁선배가 거절할때.. 자긴 예전부터 좋아하는 여자 있다고.. 그랬다던데.. 아 그리고 더 놀라운건.. 그게 외국 여자래요.."
"외국 여자? 그놈이?"
"네.. 이름이 아이니.. 어쩌구 했다던데.. 외국 여자겠죠뭐.."
"아이니?"
"아.. 아이미였나?"
"혹시 아이나 라고 안하데?"
"네? 글쎄요? 전 윤아한테 들은거라 잘 모르는데.. 근데 왜요? 혹시 알아요 누군지?"
"어? 어.. 뭐.. 웬지 아이나가 맞는거 같긴 한데.. 알기야 좀 알지.."
"진짜요? 누군데요? 외국인 맞아요?"
".................."
"왜요.. 말해줘봐요.. 궁금해요.."
"있어.. 은혁이 그놈이 몇년째 미친듯 좋아하던 여캐.."
"여캐? 뭐에요 그건?"
"..............."
"뭐냐니까요?"
"아.. 이거참 말하기가.. 에휴.."
"괜찮아요.. 비밀 지켜드릴께요.. 저한테만 슬쩍 얘기해바요 언능.."
"................"
"이씨.. 빨랑 얘기 안할꺼에요?"
"아.. 알았어.. 사실은 그게..."
"네.."
"너 혹시 건담이라는 만화 아냐?"
.................
갑자가 만화얘기는 왜꺼내고 이래..
말 돌리려는 거야 혹시?
"네.. 들어봤어요.. 갑자기 그건 왜요?"
"아이나란 이름이 그 만화에 나오는.. 여자 주인공 캐릭터.. 그러니까 그게 여캐라는건데.. 암튼 걔야.."
...........
"농담이죠?"
"................."
"진짜에요?"
뭐야.. 진짜 오타쿠같은 그런거였어?
우수에찬 눈빛으로.. 나에게 꽃미소를 보내던
그렇게 안경이 잘어울리던 은혁 선배가..
만화에나 나오는 미소녀들에 환장하는..
그런 오타쿠였다고?
진짜?
"어.. 뭐 윤아가 말한게 아이니 그런거면.. 걔 맞을꺼야.. 에휴.. 그놈 언제 사람되나.."
...................
아..
그나저나
경은아.. 너 어쩌면 좋니..
너 지금 만화 주인공 한테도 밀린거야.. 에구..
................
흠.. 이거 절대 발설하면 안돼..
경은이가 이 사실 알면..
아마 심장마비로 죽을지도 몰라..
흑.. 경은아..
"야.. 나 가봐야 될거 같은데 어쩌지?"
서연언니가 통화를 마치고 들어온후.. 우리에게 미안하단 말을 전한다.
"왜요?"
"어.. 교수님 호출이야.."
"아.. 그래요? 할수 없죠뭐.. 우리도 가자 지연아.."
.................
머야 난 아직 맥주 한잔도 안마셨는데..
"그.. 그래요"
"니들 더 마실라면 마셔.. 내가 계산은 해놓고 갈께.."
"아니에요.. 저희도 가야죠.. 누님도 없는데 뭔 재미로 마셔요"
이씨.. 진짜..
나랑 단둘이 마시면 재미없단거야 지금?
..............
아닌데..
그럴리 없는데..
뭐야.. 이건 왜 해석이 잘 안되지?
누님이 없으니 저희는 둘이 오붓하게 딴데가서 마실께요..
이건가?
아.. 맞네
이거네...
훗..
이번껀 좀 헷갈렸어요 선배..
"그래? 그럼 가자.. 지연이도 일어나자.."
"네.. 그래요.."
서연언니와 헤어진후..
선배와 함께 길을 나선다.
흠.. 오늘은 술한잔 찐하게 하면서..
선배의 맘을 100%까지 확인해 봐야겠네.. 홍홍..
가요 선배님..
오늘.. 선배님맘.. 확인도 마저 하고..
기분 좋으면..
음...
뭐..
좋아요..!!!!
오늘 고백하면.. 받아줄께요..
한번 해봐요..
지금 이런 기분이면..
웬지.. 될거 같아요..
그러니까..
괜히 쓸데없이 팅기지 말고..
기회 잡아요..
알았어요?
아...
그나저나
왜 이렇게 설레지?
◐ 봉구의 일기 ◑
* 뽕구야.. 술먹자... *
헛.. 서연 누님에게 전화가 왔다.
* 술이요? *
* 왜 바쁘냐? *
* 네.. 좀.. *
* 뭐하는데? *
* 그.. 그게.. *
* 언능 나와.. 정문에서 기다린다.. *
...............
터프한 누님..
그나저나.. 지연이랑 과외해야 되는데.. 어쩐다..
..............
그래..
지연이도 지연이지만..
그동안 누님이 내게 해준게 얼만데..
지연이야 뭐 이제 가르칠만큼 가르쳤으니.. 오늘 하루정돈 혼자 할수 있겠지..
그녀에게 전화를 건다...
"뽕구야~~"
..................
멀리서 누님이 손을 흔든다.
그나저나 언제까지 뽕구라고 부를거야 대체..
"어.. 누님 혼자에요?"
환수형이 안보인다.
"어.. 그인간 논문 쓴다고 바쁘데.."
"아.. 그래요?"
"가자.. 간만에 재대로 한번 쏠테니까.."
"네.. 하하.."
아무말 하지 않고도.. 서로 스카이 호프쪽으로 향한다.
"지연이는 왜 같이 안왔어?"
"바쁜일 있나봐요.."
"그래? 에궁.. 지연이도 보고 싶은데.."
"하하.. 나중에 지연이도 데리고 나올께요.."
"그래.. 호홍.. 자 마셔.."
잔을 들어 건배를 한다.
* 어디에요? *
한참을 마시는데 지연이에게 전화가 왔다.
* 왜? 오게? *
* 공부 안돼요.. 머리좀 식히고 하죠뭐.. *
그러게 같이 가자니깐..
* 아 그래? 그럼 언능와.. 여기 스카이 호프야 *
* 알았어요.. *
"지연이?"
앞에서 통화를 엿들은듯.. 누님이 묻는다..
"네.. 지금 온다네요.."
"어머.. 잘됐네.."
"하하.. 뭐.."
"그렇게 좋아?"
.................
"뭐가요?"
"지연이 오는거.."
...............
"농담은.. 하하.."
"호홍.. 자 마셔 마셔.."
문을 열고 지연이가 들어온다.
"아.. 지연이 왔구나.. 오랫만이네.."
그녀와 누님이 반갑게 인사를 한다.
"네.. 안녕하세요.. 근데 환수선배는 안보이네요?"
"어.. 오늘 논문 준비때문에 바뻐서 안온데.. 암튼 앉아.."
"네.."
"공부한다더니.. 그새를 못참고 나오냐?"
농담부터 시작한다.
"..............."
슬쩍 나를 쳐다보며 뾰루퉁한 표정을 짓는 그녀..
어라?
얘 뭐야..
화장한거야?
"잉? 너.. 근데 얼굴 뭐냐?"
"뭐가요?"
"어머.. 지연이 화장했구나.. 호홍.. 이쁘네.."
"아.. 그냥 집에서 하도 할일이 없어서 심심해서 해봤어요.."
흠..
얘 화장 은근히 안어울리네..
뭐야.. 쌩얼이 훨 낫잖아..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화장 안어울린단 말을 이런식으로 내뱉어 버리는 나였다.
"뽕구 너.. 지연이 왜 이렇게 놀리냐? 봐봐.. 이쁘잖아.."
"별룬데.."
이건 진심이란다 지연아..
앞으로.. 화장 하지 말아줘..
넌.. 쌩얼 미인인가봐..
..............
하지만..
이런 생각을 하기가 무섭게
그녀의 날카로운 표정을 보고 말았다..
헐.. 무서워 저표정..
"뭐.. 괜찮은것도 같고.."
하는수 없이.. 말을 바꾸고 만다.
그나저나
지연이가 옆자리에 앉고 나서부터
내 말초신경을 자극해오는 달콤한 향기가 느껴지고 있었다.
뭐야.. 얘 향수도 바꿨나?
이건 평소 지연이 향기가 아닌데?
이거 혹시 내가 선물로 준 그 향수인가?
아...
그나저나 이 향기 너무 좋다..
술에 취하는게 아니라..
지연이의 향기에 취할거 같네.. 이런..
화장실 가야 돼는데..
웬지 지금 이순간을 벗어나고 싶지 않아..
아.. 좋다..
"뽕구야.. 지연이 지금 소개팅 한데.."
헉..
화장실을 다녀오자마자 누님에게서 청천병력같은 소리를 들어버렸다.
"네?"
지..진짜?
갑자기 웬 소개팅?
"뭔 소개팅이요?"
최대한 태연한척 물어보지만..
마음은 시꺼멓게 타 들어간다.
"아.. 갑자기 얘기가 그렇게 되버렸어.. 내 후배중에 괜찮은놈 하나 있어서 지금 바로 해줄려고.."
................
이거 혹시 몰래카메라 같은거 아냐?
이상하네..
지연아..
너 갑자기 왜이러니..
선배 심심하니까.. 함부로 어디 가지 말라고 했잖아..
그동안 말 잘듣더니..
이제와서 왜 이러는거야 대체..
응?
"오.. 잘됐네.. 화장도 했겠다.. 바로 하면 되겠구만.."
아..
이런 상황에서 내뱉어 버린 말이..
겨우 이따위라니..
슬프네..
"어디 보자.. 그놈 연락쳐가.."
아.. 안돼..
"뭐해요?"
"어.. 전화해보게.. 너 진짜 할꺼지?"
저거 말려야돼.. 안돼!!!!
"여보세요?"
................
본능이었을까..
나도 모르게.. 누님의 전화를 낚아채버렸다.
내 의지와는 전혀 상관없이..
몸이 알아서 반응한 것이다.
헐..
나 지금 뭐한거야?
지연이한테 내 맘 들통 나는거야 이제?
"어? 야 왜이래?"
"아직은 안돼요.."
순간.. 다행히.. 변명꺼리 하나가 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후.. 난 역시 천재였어... 훗..
"어? 뭐가?"
"지연이 몇일후에 좀 중요한 시험 있어서.. 그 전까진.. 딴생각 할 여유 없어요"
아.. 내가 생각해도 멋진 멘트다..
내 맘도 안들키고..
멋진 선배의 모습도 보이고..
이거 1석 2조네... 흐흐
"중요한일? 뭔데?"
"있어요.. 꼭 붙어야 돼는 시험.. 그러니까.. 그거 끝나고 시켜주던가 하세요.."
그래.. 일단 급한불은 꺼야지..
뭐.. 나중일은 나중에 생각하자..
"그래? 진짜니 지연아?"
"네? 아.. 네.."
................
뭐야..
지연이 너 혹시 하기 싫었던거냐?
표정이 왜그래?
혹시 누님이 억지로 하라고 시킨거였니?
"에휴.. 그럼 말하지 그랬니.. 언니가 괜히 피해줄뻔 했잖아.."
그런거였군.. 우씨..
누님..
이러면 곤란해요!!!
"근데 선배님.."
"어"
"아까.. 언니 핸드폰 뺏을때.. 뭔 생각 했어요?"
...................
"어? 뭐가?"
"저 소개팅 한다니까.. 울컥 했어요?"
헐..
뭐야.. 예리하게..
혹시.. 얘 내 마음 알고 있는거 아냐?
"뭐래.. 너 테스트 몇일 안남아서 그런거지.."
둘러대 버린다.
"치.. 거짓말.."
이거 웬지 진짜 내 맘 아는거 같은데?
"시끄러.. 딴생각 말고 공부나해.. 몇일간 고생한거 아깝지도 않냐? 무슨일이 있어도 붙어라.. 알았어?"
이런 나의 말에도..
싱글벙글 웃기만 하는 그녀였다..
아...
웬지 알고 있는거 같다..
이런..
쪽팔리게 진짜..
"알았어요.. 자.. 건배.."
"아참.. 근데.. 은혁선배님 좋아하는 여자 있어요?"
................
뭐냐..
은혁이 얘긴 왜꺼내니..
너.. 혹시
은혁이한테 딴맘 있는건 아니지?
"뜬금없이 그건 왜묻냐?"
"아.. 이거 말해도 되나?"
"뭔데?"
"실은.. 경은이가 은혁선배한테 고백했다가 거절 당했나봐요.."
...............
"그래? 그.. 그놈 그거.."
"근데 은혁선배가 거절할때.. 자긴 예전부터 좋아하는 여자 있다고.. 그랬다던데.. 아 그리고 더 놀라운건.. 그게 외국 여자래요.."
흠.. 일단 반응 보니 그녀가 은혁이한테 관심있고 뭐 그런건 아닌듯하다.
다행이네..
그나저나 뭐야.. 웬 외국인?
"외국 여자? 그놈이?"
"네.. 이름이 아이니.. 어쩌구 했다던데.. 외국 여자겠죠뭐.."
잉?
"아이니?"
"아.. 아이미였나?"
서..설마 아이나.. 말하는건가?
"혹시 아이나 라고 안하데?"
"네? 글쎄요? 전 윤아한테 들은거라 잘 모르는데.. 근데 왜요? 혹시 알아요 누군지?"
................
아이고 은혁아..
너 아직두냐..
이제.. 제발 인간세계로 좀 돌아와라..
언제까지 애니에 빠져 살꺼니.. 쯔쯧..
차라리 나처럼 야동에 취미를 가지던가..
쪽팔리게 오타쿠가 뭐냐 오타쿠가..
으이그..
암튼.. 그녀에게 은혁이에 대한 진실을 얘기해야했고..
그녀는.. 그 얘기를 듣더니.. 꽤나 충격을 받은거 같았다.
지연아..
은혁이가 그런놈이야..
그러니까 너.. 절대 은혁이랑 가까이 하지마..
순진한 너까지 물들어..
알았지?
"야.. 나 가봐야 될거 같은데 어쩌지?"
................
뭐야.. 기껏 나왔더니..
"왜요?"
"어.. 교수님 호출이야.."
"아.. 그래요? 할수 없죠뭐.. 우리도 가자 지연아.."
"그.. 그래요"
"니들 더 마실라면 마셔.. 내가 계산은 해놓고 갈께.."
"아니에요.. 저희도 가야죠.. 누님도 없는데 뭔 재미로 마셔요"
사실.. 오늘은 술이 별로 안땡겨요 누님..
차라리 집에가서 지연이랑 다정하게 과외를 하는게 낫죠..
오늘따라.. 지연이의 향기가 너무 자극적이라..
밤새.. 그녀 옆에 바짝 붙어.. 취하고 싶어요..
일찍 가주셔서 고마워요..
"그래? 그럼 가자.. 지연이도 일어나자.."
"네.. 그래요.."
지연아..
언능 가서 열심히 과외를 하자꾸나..
지금 니가 술마실 시간이 어딨니..
한자라도 더봐야 붙지.. 안그래?
훗..
누님을 보낸후..
그녀와 함께 거리로 나섰다.
"어디 갈꺼에요?"
"어디긴.. 집이지.."
"네? 술 더 안마셔요?"
"술은 무슨.. 너 공부 안해?"
"에이.. 팅기지 말구요.. 어디 갈껀데요? 막창? 순대? 난 막창이 땡기긴 하는데.."
"집이라니까.."
"이씨... 자꾸 팅기면 저 진짜 안가요.."
"어.. 그러니까 집에가자.. 가서 오늘 죽으라고 공부해 보는거야.. 가자 언능.."
"................"
"뭐야.. 너 정말 술 마시고 싶은거야?"
"................"
"진짜 땡기나부네.. 가자 그럼.. 간단히 한잔 하지뭐.."
"됐어요.."
"어?"
"생각 없어요.."
"어이~ 왜이래 또.."
"뭐가요.."
"막창 땡긴다며.."
"갑자기 먹기 싫어졌어요.."
"어? 갑자기 왜?"
"몰라요.."
"그래? 흠.. 그래 그럼.. 가서 공부하자.."
"공부 안할래요.."
"뭐"
"하기 싫어졌어요.."
"우씨.. 너 뭐야.."
"이씨.. 진짜.."
"왜?"
"됐어요.. 어우 답답해 증말.."
"어? 어.. 야.. 너 어디가?"
"따라 오지마요.. 혼자 갈꺼에요.."
"..............."
"야.. 너 정말 안할꺼야?"
"네.. 오늘은 안하고 싶어요.."
"어휴.. 정말인가보네.. 가자 그럼 데려다 줄테니까.."
"오지마요.. 혼자 가고 싶어요"
"................."
"미안해요.. 저 갈께요.."
"야.. 너.. 진짜 왜그래? 이유나 좀 알수 없냐?"
"선배님 때문이에요.."
"뭐? 나? 내가 왜?"
"아.. 아니지.. 선배님이 뭔죄래.. 아니에요.. 선배님땜에 그런거 아니니까 신경쓰지 마세요.."
"................."
* 자냐? *
* 뭔지 몰라도 미안하다 *
* 진짜 자냐? 안자면 답장좀 보내봐.. *
* 85% *
* 어? 85%? 뭐냐 이건? *
* 낼은 오늘 못한거까지 해서 10시간 해줘요.... *
* 어? 10시간? 그.. 그러지뭐... *
* 88% ... 잘자요 *
* 어.. 근데 대체 뭐래.. *
* 굿나잇 *
제46화
◐ 지연의 일기 ◑
"은혁이는 오늘도 못온데냐?"
드디어 결전의날.. 씨네스터 멤버들이 지켜보는 한가운데에 떵그러니 앉아있다.
에휴.. 봉구선배나 은혁선배라도 옆에 있으면 이렇게 떨리진 않을텐데..
"그녀석 오늘.. 과에서 중요한 일있어서 못온다더라.."
"아.. 봉구 선배님은 좀있다 온데요.."
웬지 봉구선배 얘기도 나올거 같아서 선배님들의 대화에 잠시 껴들었다..
"어? 어.. 아까 연락 받았다.."
"................."
"그나저나 이번엔 자신 있는거냐?"
"네.."
"어디.. 그럼.. 해보자.."
기태 선배에게서 가입 테스트지를 건네받는다.
떨리는 맘을 진정시키며.. 천천히 문제를 훑어 내려간다.
아..
보인다..
답이 보여..
아.. 다 아는 문제야.. 힝..
헛..
이건 모르는건데..
잉?
이것도 모르는건데..
아... 안돼..
"어디.. 채점좀 해보자.."
기태 선배가 문제지를 건내받고 채점을 하기 시작한다.
3문제는 손도 못댔고..
한문제는 좀 알쏭달쏭.. 했다.
그래도.. 나머진 다 확실한거여서..
알쏭달쏭한 그 한문제만 맞으면
붙을수 있을거 같았다.
아.. 제발..
확률은 반반이야..
부디 맞아야돼.. 흑..
"오.. 지연이가 공부를 많이 했나보네.. 지난번엔 손도 못대더니.."
피나게 공부했어요 진짜..
꼭 합격해야 된다구요..
"그러게.. 일주일동안 쪽집게 과외라도 받았냐?"
..............
그나저나.. 좀 보이게 채점하시지..
왜 궁금하게 등돌아서 하냐고..
아.. 긴장돼 죽겠넹..
"자.. 결과 나왔다.."
헛... 드디어..
제.. 제발..
"점수는.. 85점.. 불합격......"
헉...
"네?"
"불합격 이라고.."
"왜..왜요?"
85점? 왜?
알쏭달쏭한거 틀려도 88점은 되야하는데?
"90점 아래는 불합격이라고 했잖냐.. 85점이야 너.. 확인해봐.."
선배가 건낸 시험지를 받고.. 확인을 해본다.
손도못댄 3문제와... 그 알쏭달쏭하던 문제가 틀렸고...
그리고..
잉?
뭐야.. 이거 봉구선배가 알려준건데..
"저.. 이거 프도브킨 아니에요?"
"어? 아닌데.."
"봉구선배님은 프도브킨으로 알려줬는데요?"
"그녀석이 잘못알려줬나보네.. 그리피스야.."
...............
"하하.. 오랫만입니다.."
때마침 봉구선배가 문을 열고 들어선다.
아.. 봉구선배님.. 저 어뜩해요 흑..
"오~ 봉구.. 오랫만이에.."
"야.. 너 얼마만이냐.."
"하하.. 그러게요.. 잘 지내셨어요?"
봉구선배가 다른 선배들과 인사를 마친후..
"어떻게 됬어? 잘봤어?"
나를 향해 묻는다..
"떨어졌다.."
옆에 있던 기태선배가 내대신 대답을 해준다.
"진짜? 몇점인데?"
"85점이요.."
"그래? 아.. 어떻하냐.."
으잉.. 선배님이 잘못 알려줘서.. 틀렸잖아요..
뭐.. 어짜피 그거 맞아도 떨어진거긴 하지만...
그래도 .. 에휴...
"그나저나 이거 어떻게 된거에요?"
봉구선배에게 시험문제를 보여주며 물어본다.
"뭐가?"
"이거 프도브킨 아니라잖아요..."
"어? 이거 프도브킨 맞는데.."
잉?
"그거 그리피스야.."
기태형이.. 대답한다.
"에이.. 이거 프도브킨이에요.. 형이 잘못 아셨네요.."
"그리피스라니까.."
"뭔데? 어디 우리좀 보자.."
앉아서 구경만 하던 선배들도.. 문제를 건네받더니.. 확인을 해본다.
"이거 그리피스 맞네.."
선배들도 이구동성으로 그리피스라고 말을 해준다.
................
뭐야.. 괜히 잠깐 설렜잖아..
아.. 아니지..
어짜피 그래도 안되는데 뭘.. 흑..
"에이.. 왜이래요.. 이거 프도브킨 맞구만.. 잠깐 기다려봐요.."
그러더니.. 책장에서 책을 꺼내드는 선배..
잠시 뭔가를 찾는가 싶더니..
"봐요.. 여기.."
"뭐? 어디.. 줘봐.."
선배들이.. 봉구선배에게 책을 건내받은후 확인을 한다.
..............
"어.. 그러네? 뭐야.. 그럼 이제까지 우리가 잘못 알고 있었던거야?"
.....................
"그리피스는 다양한 쇼트 활용 사람이죠.... 영화언어의 창시자기도 하고.."
"아.. 맞다.. 그러고보니까 기억나네...야.. 이건 정정하자.. 맞았어 이거...."
그러더니.. 내 문제지에 틀린 표시를 동그라미로 바꾸는 기태선배였다.
"하하.. 그럼 일단 한문제는 맞았으니 88점이네요.. 어디 봐봐.. 딴것도 확인해 봐야겠어.."
그러더니.. 봉구선배가 문제지를 집어든다..
자.. 잠깐..
지금 봉구선배가..
기태선배가 잘못 채점했을지도 모르는 문제 하나만 찾아내면
나 합격하는거잖아..
오..
갑자기 기대감이 생기기 시작한다.
선배님..
화이팅이에요..
하나만 좀 찾아내줘요..
제발..
"흠.. 없네.. 이런.."
.................
기대하기 무섭게.. 허무함을 안겨버리는 선배..
"야.. 이건 내가 몇번이나 얘기한건데.. 틀려버리면 어쩌냐.. 아이고.. 아깝네.."
"저도 한참 고민했어요.. 아까워 증말.."
흑..
이제 완전 끝난거네..
"야.. 웬만하면 합격했다고 해주자.. 88점인데뭐.."
오..
갑자기 경환선배가.. 기태선배에게 제안을 해준다..
"안돼.."
..............
"나도 지연이 합격시켜주는거 찬성.."
옆에 있던 승환선배까지 동참해준다..
아.. 이거 분위기가 웬지..
"안됀다니까.. 엄연히 규정이 있는데..."
하지만 단호한 기태선배..
"에이.. 규정이란게 원래 바꾸라고 있는건데.. 그리고 이번 기회에 합격 커트라인좀 낮추자.. 합격하는 애들이 없으니까 맨날 이렇게 썰렁하잖냐.."
경환선배님 화이팅이에요..
더.. 더 열심히 바람 넣어주세요..
"흠... 글쎄다.."
뭔가 고민을 하는 기태선배..
아.. 느낌이 웬지..
될거 같은 분위기다..
좀만 더 옆에서 부추기면..
기태선배도 넘어갈거 같다.
"봉구 니 생각은 어때? 합격 커트라인 좀 낮출까?"
봉구선배야 당연히 오케이죠 홍홍..
"흠..."
뭘 고민하는척 해요.. 빨랑 말해요..
"그래요.. 낮춰요.. 대신 너무 낮추진 마시고.. 딱 2점만 낮추죠.."
...........
선배님..
뭐에요 그게.. 홍홍
"2점만?"
"네.. 커트라인 너무 낮으면 없어보이잖아요.. 88점이 딱 적당한거 같네요.."
"니들 생각은 어때?"
기태형이 뒤에 있던 선배들에게 묻는다..
"난 찬성.."
"좋아.."
다들 찬성해준다..
우왕..
나..
그럼
합격한거야?
"저.. 저 그럼 합격한건가요?"
"어? 이 규정.. 다음번 테스트부터 적용할건데?"
헉..
뭐야..
"하하하.. 농담이야.. 얘 놀랜것좀 봐라.. 하하.."
.............
기태 선배님.. 놀랬잖아요.. 흑..
"야.. 축하한다.."
봉구선배가.. 옆에서 어깨를 툭쳐주며 축하해준다..
"고마워요 선배님.. 힝.."
아..
지연아..
드디어 해낸거야...
너도 이제 이 브레인 집단에 일원이 된거라고..
기쁨이 넘쳐.. 주최할수가 없었다..
"오.. 오늘 신입도 받았는데.. 술한잔 하러 가야지?"
"그러게.. 다들 저녁때 별일 없지?"
우왕..
날 위해서 술자리도 마련해 주는거야?
아..
너무 좋아..
행복해 미칠거 같애.. 흑..
"전 좀 바쁠거 같은데?"
............
역시나 팅겨주시는 봉구 선배..
훗..
"왜?"
"아.. 아니에요.. 봉구 선배님 하나도 안바쁠꺼에요.. 홍홍"
내가 대신 대답해줘 버린다.
홍홍..
왜이래요 선배님..
이게 단지 저만을 위한 술자린가요?
제가 이걸 붙는데 1등 공신이신 선배님을 위한 자리기도 하잖아요..
가요..
같이 가서.. 함께 축하 받아요..
오늘 하루..
진짜 재대로 즐겨봐요 우리..
"글쎄.. 데이빗 린치는 그런걸 의도 한게 아니라니까요.."
첫 씨네스터 수업을 듣고 있다.
"그건 니생각이고 임마.. 이레이져 헤드에선 린치 감독의 특성들이 나타나 있다니까.."
봉구선배와 기태선배가 엄청난 논쟁을 하는 중이고..
"나도 기태말에 동감하는데.. 그 감독 성향이 원래 좀 그런거 같더라.."
역시 다른 선배들도 자신의 의견들을 거침없이 내뱉고 있는 중이다..
"아우 답답해 진짜.. 좋아요.. 어디 함 보고 얘기하죠.. "
"그래.. 야.. 테잎 꺼내봐..일단 보고.. 다시 얘기해 그럼.."
...............
하지만 난
단 한마디도 못한채.. 구석에서 얌전히 노트필기만 하고 있었다..
에구.. 이거 웬지 엄청 공부해야될 분위기네..
언제쯤이나.. 이 선배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 얘기할수 있으려나.. 흑..
씨네스터 선배들.. 그리고 봉구선배와 함께.. 호프집에 모였다.
"자.. 새로 가입한 지연이를 위해 건배~"
"건배~~~"
아.. 아무리 생각해도 씨네스터에 도전한 나의 선택은
정말 최고였어....
어쩜 선배들도 이렇게 하나하나 다 맘에 들까.. 힝..
그래..
오늘.. 이 선배들과 끈끈한 친분을 쌓도록 노력해보자..
..............
하지만.. 이런 나의 예상과는 달리..
10분도 지나지 않아 술자리는 단지 영화수업의 연장선으로 바뀌어 버렸다.
"..ㅇㅇㄴㅇㅁ아ㅇㄹㄹㄹㄹㅇㅁㅇㅁㅏㄱㄹㄷ;ㅏ;ㅇ"
.................
"ㅇ이ㅏㄻ이ㅏㅓ미ㅏㅁㅇㅁㄻㅁㅇㄻㅇㅁㅇㄻ"
.............................
"이ㅏㄹ머이ㅑㅁ이ㅏ머ㅣㅁ이ㅏㄹ이아러미ㅏㅣㅁ"
이씨.. 뭐래는거야 대체..
아.. 제발 내가 배운거좀 얘기하자구요 쫌..
"오늘 잘마셨어요.."
"어.. 그래.. 울 지연이 앞으로도 잘 나올꺼지?"
"하하.. 지연아.. 너 안나오면 씨네스터 해체 할꺼야... 꼭 나와야돼~"
"넹..당연하죠.. 홍홍.."
"어이구 이뻐라.."
훗.. 어쩜 기태선배님이 젤 좋아라 해주시넹..
합격 안했으면 어쩔뻔했어... 홍홍..
"야.. 지연이가.. 얼굴만 이쁜줄 알았더니.. 애교도 철철 넘치지 않냐? 캬.. 이제 씨네스터 할맛좀 나겠다..크하하"
아..
나 이거 너무 사랑받는거 아냐? 훗..
"저흰 그럼 가볼께요.."
"어.. 봉구도 가냐?"
"네.."
"같이?"
...............
"아.. 집이 같은쪽이에요..하하"
"아.. 그래? 하하 야.. 지연이좀 잘 데려다줘라.."
"네.."
선배들과 인사를 한다..
흠.. 시간은 9시..
매일처럼 3-4시 자던 나로선.. 집에 들어 가기엔 너무 이른 시간..
선배한테 술이나 더 마시자고 해볼까?
"선배님 이제 우리 뭐해요?"
"그러게.."
.................
에휴.. 한번이라도 리드좀 해주면 어디가 덧나나..
"집에 가야돼나.."
"벌써?"
훗.. 당연히 아니죠..
선배님도 싫으시면서..
"할것도 없잖아요.."
"그러게.."
이씨..
"가요 그냥.. 뭐 딱히 할일도 없어보이는데.."
마지막 기회에요..
빨리.. 뭘 하자고든 해봐요..
"야.."
훗..
"네.."
"너 과외비로 술쏜다며.."
...............
결국 생각하신게 그거였어요?
으이그..
하긴뭐..
선배가 그정도라도 말 꺼낸게 어디에요..
맘넓은 제가 이해해 드릴께요..
"아..참.. 그랬지.. 근데 어쩌죠? 지금은 돈이 없는데.."
미안해요.. 돈 있긴해요..
근데 오늘은 선배님한테 한번 얻어먹고 싶어요..
과외비로 쏠껀.. 내일이나 모래로 미루도록 할께요..
"카드 쓰면서 뭔 돈?"
.................
"카드 놓고 나왔어요.."
"그래? 그럼.. 뭐 오늘은 내가 빌려줄께.."
..............
아.. 진짜.. 이러고 싶을까..
그냥..
가자~ 내가 함 쏠께..
이러면.. 내가 미안해서라도 내주겠구만..
에휴..
"됐어요.. 가요.. 제가 쏠테니까.."
"돈 없다며?"
"있어요.."
"그래? 하하.. 있으면서 뻥치긴.."
이씨.. 진짜..
◐ 봉구의 일기 ◑
어제밤 지연이와 거의 밤을 새다시피 하면서 마지막 마무리를 해줬다..
아.. 진짜 지연이 테스트 떨어지면..
내가 더 허탈할꺼 같네 젠장....
하루종일.. 잠을 못자.. 비몽사몽이었다.
지연이의 테스트가 있는 날이기에..
킥복싱 도장을 조금 일찍 다녀와야 했다.
아.. 지금쯤 시험 끝났으려나..
부디 붙었어야 돼는데..
성급한 맘에.. 아픈 다리에도 불구하고.. 뜀박질을 하는 나였다.
"어떻게 됬어? 잘봤어?"
방에 들어서자마자 인사를 마친후 지연이에게 묻는다..
하지만.. 지연이 표정이 어째..
.................
"떨어졌다.."
아.. 떨어졌구나.. 이런..
"진짜? 몇점인데?"
"85점이요.."
................
뭐야.. 2개만 더 맞췄어도 붙었던거잖아..
"그래? 아.. 어떻하냐.."
지연이의 울먹하는 표정을 보니..
어찌 위로를 해줘야 될지 막막해진다.
"그나저나 이거 어떻게 된거에요?"
근데 갑자기 문제지를 내게 보이며 뭔가를 물어보는 그녀..
"뭐가?"
"이거 프도브킨 아니라잖아요..."
뭔데?
어라? 뭐야.. 이거..
"어? 이거 프도브킨 맞는데.."
"그거 그리피스야.."
기태형이.. 대답한다.
"에이.. 이거 프도브킨이에요.. 형이 잘못 아셨네요.."
"그리피스라니까.."
"뭔데? 어디 우리좀 보자.."
그러더니 문제지를 가져가 확인해보는 형들
"이거 그리피스 맞네.."
...............
으이그.. 공부들 헛하셨네..
어찌 이걸 몰라요 형님들아..
결국 책꽃이에서 책을 꺼내.. 확인 시켜준다..
"아.. 맞다.. 그러고보니까 기억나네...야.. 이건 정정하자.. 맞았어 이거...."
.................
뭐야 이거.. 설마 딴문제도 이런거 아냐?
"하하.. 그럼 일단 한문제는 맞았으니 88점이네요.. 어디 봐봐.. 딴것도 확인해 봐야겠어.."
문제를 들어 확인을 해본다.
아..
제발 한문제만 잘못 채점한게 있어줘라..
차근차근 확인해본다.
...............
젠장할..
"흠.. 없네.. 이런.."
방법이 없구나 지연아.. 흑..
하지만..
분위기는 10분만에 바뀌었고..
88점부터.. 합격을 시키자는 다수의 의견을 받아들인 기태형의 인정으로..
결국 지연이는 합격 할수 있었다..
"저.. 저 그럼 합격한건가요?"
"어? 이 규정.. 다음번 테스트부터 적용할건데?"
잉? 뭐야?
"하하하.. 농담이야.. 얘 놀랜것좀 봐라.. 하하.."
.............
하하.. 기태형.. 농담도 다하시고..
제법 많이 재밌어 지셨네..훗..
"야.. 축하한다.."
옆에서 기뻐하는 지연이의 어깨를 툭 쳐주며
축하를 해준다.
"고마워요 선배님.. 힝.."
그렇게 기쁘니?
너가 그렇게 좋아하니까..
이 선배도 너무 행복하구나..
그나저나 이젠..
씨네스터 멤버들과의 수준을 맞출..
과외를 해야되겠지?
흐흐..
이 선배님을 말이다..
니가 옆에 바짝 앉아있는 그 과외시간이..
세상에서 젤 행복하단다..
오랫만에 함께하는 스터디..
이젠 옆에 지연이도 앉아있다..
역시.. 지연이가 앉아있으니.. 이 재미없던 수업도 할맛이 나는구만.. 흐흣..
"글쎄.. 데이빗 린치는 그런걸 의도 한게 아니라니까요.."
으이그.. 그나저나 도대체 공부를 하는거야 마는거야..
어째 이런것도 몰라..
"그건 니생각이고 임마.. 이레이져 헤드에선 린치 감독의 특성들이 나타나 있다니까.."
"나도 기태말에 동감하는데.. 그 감독 성향이 원래 좀 그런거 같더라.."
..................
뭐야.. 다들 모르는거야?
"아우 답답해 진짜.. 좋아요.. 어디 함 보고 얘기하죠.. "
"그래.. 야.. 테잎 꺼내봐..일단 보고.. 다시 얘기해 그럼.."
결국.. 토론이 중단되고.. 영화를 감상하기 시작한다..
그나저나..
지연이는..
에휴.. 아직 한참 배워야겠구나..
기가 죽어서 구석퉁이에 앉아.. 구경만 하고 있네..
불쌍한것..
걱정마렴..
이 선배가 힘닿는 데까지 열심히 가르쳐 줄께..
넌.. 그냥.. 이 선배만 믿고 따라와..
알았지?
"오.. 오늘 신입도 받았는데.. 술한잔 하러 가야지?"
"그러게.. 다들 저녁때 별일 없지?"
흠..
뭐야..
지연이랑 단둘이 오붓하게 축하파티라도 할려고 했더니..
"전 좀 바쁠거 같은데?"
슬쩍 팅겨본다..
"왜?"
몰라두 돼요.. 후훗..
"아.. 아니에요.. 봉구선배님 하나도 안바쁠꺼에요.. 홍홍"
.................
결국 그녀 손에 이끌려 술집으로 향한다.
형들과함께 지연이의 가입 축하 술자리를 가졌다.
다행히.. 모두 지연이를 아껴주는 눈치들이다.
"어.. 그래.. 울 지연이 앞으로도 잘 나올꺼지?"
"넹..당연하죠.. 홍홍.."
"어이구 이뻐라.."
.................
기태형은.. 첨엔 그렇게 반대하는가 싶더니.. 제일 난리다..
너무 이뻐하시면.. 곤란해요 형님..
훗..
형들과 헤어진후 지연이와 함께 거리로 나선다.
"선배님 이제 우리 뭐해요?"
뭐하긴.. 술마셔야지..
"그러게.."
역시나 팅겨주는 센스..
"집에 가야돼나.."
..................
설마 집에 가고 싶은건 아니겠지?
"벌써?"
"할것도 없잖아요.."
뭐야..
진짜로 집에 가고 싶은가보네...
이런 젠장..
"그러게.."
아.. 이거 뭔가 껀수를 만들어야 돼는데..
뭐라고 핑계대면서 마시자고 해야되나..
"가요 그냥.. 뭐 딱히 할일도 없어보이는데.."
...............
안돼..
이대로 어떻게 집에가니..
지금부터 집에가면.. 이 긴밤을.. 어찌.. 흑..
절대 안돼..
생각하자.. 생각하자..
..............
오호..
그게 있었지참..
"너 과외비로 술쏜다며.."
후아.. 겨우 생각해냈다..
다행이야..
"아..참.. 그랬지.. 근데 어쩌죠? 지금은 돈이 없는데.."
.............
얘 정말 술마시기 싫은가?
왜이래?
"카드 쓰면서 뭔 돈?"
좀 없어보이긴 하지만..
그래도 이대로 지연이와 헤어지고 싶진 않았다.
"카드 놓고 나왔어요.."
.................
정말 안마실라나부네 흑..
"그래? 그럼.. 뭐 오늘은 내가 빌려줄께.."
마지막 발악을 해본다..
미안해 지연아..
선배가 이렇게까지 치졸하게 해서라도.. 널 붙잡고 싶단다..
이런 선배맘..
좀 알아주지 않으련?
"됐어요.. 가요.. 제가 쏠테니까.."
헐...
나의 간절한 바램이 통한거야?
아.. 다행이다..
............
근데 뭐야..
쏜다고?
"돈 없다며?"
"있어요.."
................
이거 웬지 가기 싫은걸 억지로 데려가는 느낌이네..
그냥 가지 말아야 돼나?
"그래? 하하.. 있으면서 뻥치긴.."
뭐.. 마시다 보면.. 괜찮아 지겠지..
그래.. 일단 가고 보자..
"선배님.."
소주 한병을 다 마셔갈 무렵 그녀가 잠시간의 침묵을 깨고 나를 부른다.
"어.."
"우리 그냥 확...."
"어? 확 뭐?"
"아..아니에요.."
"뭔데? 왜 말하다 말어?"
"아니 그냥 확~ 마시고 뻗어보자구요.. 그말 할려고 했어요.."
"뻗어? 필름 끊기자고?"
"네.. 뭐.."
"진심이냐?"
"아니뭐.."
"무리하지마라.. 너 끊기면 감당하기 귀찮아.."
".............."
"자.. 취하고 싶긴 한 모양인데.. 마시자.."
"원샷"
"오케이.."
"한잔 더줘요.."
"어이.. 너 넘 무리하는거 아냐?"
"언능 따라봐요.."
"어.. 뭐.."
"원샷"
"원샷?"
"네.. 원샷"
"그래.. 뭐.. 원샷"
"오빠.."
"............."
"오빠..."
"또 연습하냐?"
"아뇨.. 오빠 부른거에요.."
"아.. 그래? 왜?"
"퀴즈 몇개 낼께 맞춰봐요.."
"어.. 그래.."
"지연이가 가장 좋아하는 가수는 누구죠?"
"버즈.."
"오~~ 90%"
"90% ? 너 엊그제 부터 계속 퍼센트 얘기하던데.. 대체 그게 뭐야?"
"몰라도 돼요.. 높으면 높을수록 좋은거니까.. 그런줄 아세요.. 자 2번문제.."
"어.. 해봐.."
"지연이 발싸이즈는?"
"그걸 내가 어찌......... 아.. 그때 구두살때 들었던거 같은데... 250?"
"이씨.. 88% "
"뭐야.. 퍼센트가.. 혹시 너에 대한 관심도 뭐 그런거냐?"
"................"
"맞구만.. 하하.. 미리 말하지 그랬냐.. 그럼 공부좀 해놨을텐데.."
"...................."
"다음 문제도 내봐.. 재밌네 이거.."
"........................"
"왜? 안내?"
"아.. 아니에요.. 자 3번... 음.. 지연이 고딩시절 과외 선생님에 남자친구였던 사람의 발싸이즈는?"
"................"
"몰라요?"
"너 취했냐? 내가 그걸 어찌 알어.."
"난 아는데.."
"어? 니가?"
"네.. 알아요.. 265에요.."
"그래? 근데 뭐냐? 니 남자친구도 아니고 과외선생 애인 발싸이즈는 왜 알고 있어? 하하.. 너 혹시 그남자 짝사랑이라도 했냐?"
"................"
"그런가보군.. 흠.. 쏘리.."
"됐어요.. 자 4번째 문제.. 이건 좀 쉬워요.."
"오.. 좋아.. 아.. 근데 위에 문제는 퍼센트 안깍어?"
"네.. 위에껀 모를만 했으니까.. 봐드릴께요.."
"................"
"자 다음문제.. 지금 지연이 머리속은 무엇으로 가득차 있을까요.."
"하하.. 이건 알겠다.."
"오.. 그래요? 뭔데요?"
"씨네스터.."
"................."
"아니냐?"
"네.."
"그래? 아.. 이제 합격해서 별 생각 없나? 그럼 뭐지?"
"됐어요.. 85% 로 마무리 질래요.. 에휴.."
".................."
"자.. 이젠 오빠 차례.."
"나?"
"네.. 오빠도 문제들 내봐요.."
"어려울텐데?"
"괜찮아요.. 자신 있어요.."
"음.. 그래? 아..알았어.. "
"오케이"
"1번.. 음.. 내가 가장 좋아하는 여배우는?"
"니콜 키드만.."
"오.. 어떻게 알았냐?"
"오빠 컴퓨터 보니까 순 니콜키드만 영화뿐이던데요뭘.. 물론 야동빼고.."
"................"
"다음 문제나 내봐요.."
"오케이.. 그럼 2번.. 음.. 내 핸드폰 단축 번호 1번은?"
"나.."
"뭐래.."
"나 아니에요?"
"당연히 아니지.."
"이씨.. 난 1번인데.."
"진짜?"
"맨날 오빠한테 젤 많이 전화 하는데.. 그냥 해놨죠 뭐.. 근데 오빠는 뭐에요 치사하게?"
"아.. 그러냐? 난 엄마가 1번이라.."
"엄마? 전화하긴 해요?"
"어.. 밤마다 해.."
"............"
"농담이야.. 하하.. 참고로 넌 7번이다.."
"이씨.. 왜그렇게 뒤에요?"
"에이.. 니가 몰라서 그렇지.. 7번이 누르기 더 쉬워.. 너도 내꺼 1번말고 7번으로 해봐봐.. 바로 눌러져.."
"아.. 그래요?"
"어.. 좋은 정보지?"
"뭐.. 그렇긴 하네요.. 암튼 담문제 내봐요.."
"오케이.. 자.. 이번엔 좀 어렵다.."
"네.. 자신 있어요"
"음.. 내 평생 가장 행복했던 때는?"
"지금.."
"삽질하네.."
"이씨.."
"좀 어렵냐?"
"아뇨.. 알거 같긴 해요.."
"언젠데?"
"3년전.."
"잉?"
"왜요? 맞았어요?"
"어? 어.. 그게.."
"와.. 찍었는데 맞았나보네..홍홍"
".............."
"근데 진짜 지금 아니에요?"
"뭐래는거야.."
"치.. 자 암튼.. 딴거.. 고고"
"흠.. 자 그럼 진짜 어려운걸로 한번 가보자...."
"오케이.."
"지금 내 머릿속은 뭘로 가득차 있을까?"
"이게 어려워요?"
"안어렵냐?"
"엄청 쉬운데?"
"그럴리가 있나.. 뭔데?"
"당연히....."
"혹시나 해서 미리 말해두는데.. 너 아니다...."
"..............."
"아주 그냥 틈만 나면 자기라네.."
"이씨.. 그럼 뭔데요?"
"어... 3차를 어디갈까 계속 생각중이었어.."
"................."
"한잔 할까?"
"줘요.."
"오케이.. 자.. 원샷?"
"원샷.."
"오.. 오늘 술좀 잘받나부네.."
"먹고 죽어요 오늘.."
"............."
"야.. 지연아.. 3차가자.. 이 오빠가 쏘~온다 꺼억~"
"좋~아용~~ 아.. 오늘 끝까지~ 가보는거에요~"
"어이구.. 우리 지연이.. 맘에 들어.. 자.. 렛트고~"
"오케이~ 아.. 오빠.. 같이가요.."
"어.. 아참.. 울 지연이 델꼬 가야지~ 꺼억.. 자.. 일루 와봐.."
"어머.. 뭐에요~ 이러면.. 잉.. 남들이 보는데.. 챙피하게~"
"괜찮아.. 뭐 어때.. 어이구.. 좋다... 울 지연이가 그냥 이 오빠품에 쏙 들어왔네? 푸하하~"
"치~ 팔좀 재대로 좀 올~려봐~요... 자꾸 떨구지 말구..."
"어.. 그래~ 하하하하..꺼억.. 욱~ 우~욱.. 웁~~~~"
"왜요? 속 안좋아요~"
"우우웁~~~ 욱~~~~~~"
"아~~~ 드러워~~~~ 뭐에~~요~ "
"우우우우욱~~~~~~~~~"
"아~~ 아..안돼~~~ 으앙~~ 바지 버렸잖앙... 어뜩해~~ ."
"꺼억~ 어우.. 좋다.. 자.. 가자 지연아.. 렛트고~~"
"이씨~~~ 진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