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향미, 여가(구판장) 26-4, 수줍게 전한 어버이날
어버이날이 가까워지던 날이었다. 길거리에는 카네이션 꽃다발과 선물 상자들이 하나둘씩 보이기 시작했다. 배향미 씨는 걸음을 멈추고 한참 동안 꽃을 바라보셨다.
그 모습을 보며 직원은 문득 구판장 사장님이 떠올랐다. 사장님께서는 늘 단골인 배향미 씨를 반갑게 맞아주시고, 식사는 했는지, 어디 다녀오는 길인지 안부를 물어봐 주셨다. 예전에 자녀들이 멀리 살아 자주 보지 못한다고 말씀하셨던 것도 생각났다. 직원은 배향미 씨와 꽃들을 함께 바라보다 이야기를 꺼냈다.
“배향미 씨, 어버이날이라 꽃 선물하는 분들이 많네요.”
배향미 씨는 꽃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이셨다. 직원은 다시 천천히 이야기를 이어갔다.
“구판장 사장님도 배향미 씨 보면 늘 반갑게 인사해 주시고, 잘 챙겨주시잖아요.”
“응.”
“사장님께 어버이날 꽃 선물해 드리면 어떨까요? 배향미 씨 생각은 어때요?”
배향미 씨는 잠시 꽃들을 바라보더니 말씀하셨다.
“꽃 사러 가요.”
“좋아요. 그럼 배향미 씨가 직접 골라볼까요?”
그 말에 함께 청송꽃집으로 향했다. 꽃집 문을 열고 들어서자 배향미 씨는 먼저 사장님께 인사를 건네셨다.
“안녕하세요.”
“향미 씨 꽃 사러 왔어요?”
“응.”
“누구 드리려고요?”
“사장님.”
“아이고~ 그 사장님 좋으시겠다.”
배향미 씨는 꽃 하나하나를 직접 바라보며 고르셨다. 어떤 색이 좋을지 한참을 살펴보기도 하고, 손으로 조심히 만져보기도 했다. 그렇게 고른 꽃을 들고 이번에는 구판장으로 향했다.
구판장에 도착한 배향미 씨는 말없이 꽃을 내밀었다. 두 손으로 건네는 꽃다발 위로 햇빛이 내려앉은 듯했다. 꼭 쥔 손끝에는 오래 망설이다 전하는 마음이 함께 담겨 있는 것 같았다. 구판장 사장님께서는 꽃을 받아 들고 잠시 말을 잇지 못하셨다. 그리고 이내 웃으며 말씀하셨다.
“고마워.”
사장님께서는 꽃을 받아 들고 환하게 웃으시며, 배향미 씨가 좋아하는 음료와 과자도 한가득 챙겨주셨다.
어버이날 꽃은 꼭 가족에게만 전하는 것은 아닌 것 같았다. 오랜 시간 안부를 묻고, 반갑게 맞아주고, 밥은 먹었는지 걱정해 주는 마음도 누군가에게는 가족 같은 온기로 남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배향미 씨에게 구판장 사장님은 그런 마음으로 곁에 있는 분이었다. 그래서 그날 배향미 씨는 쑥스러운 듯 꽃을 건네면서도, 말보다 먼저 자신의 마음을 전하고 있었다.
2026년 5월 8일 금요일, 김혜림
배향미 씨의 마음과 형편 살펴서 구판장 사장님께 인사하도록 지원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언젠가 사장님께서 배향미 씨를 보며 딸을 생각한다고 하셨는데, 배향미 씨가 드리는 꽃을 받으며 사장님 마음에 위로가 되었기를 바랍니다. 최희정
서로 안부 묻고 반갑게 맞아주고 걱정해 주는 사이 배향미 씨와 사장님 사이 서로에게 위로가 되었으면 합니다. 신아름
구판장 사장님은 배향미 씨 보면 딸이 생각난다고 하셨지요. 어떤 사연이 있는 것 같기도 했습니다. 사장님이 꽃을 받고 잠시 말을 잇지 못한 그 순간, 사장님과 배향미 씨에게 위로와 기쁨의 순간이었기 바랍니다. 이렇게 인사하게 거들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월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