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감상 ◈
이 시는 구성과 형식 면에서 안정되고 문학성이 높은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이 시의 제목에서 '방'은 편지를 보낼 때 세대주 이름 뒤에 붙여서 그 집에 거처하고 있다는 뜻을 나타내는 말이다. 따라서 이 시의 제목은 '남신의주 유동에 사는 박시봉 씨 집에서' 라는 뜻으로 편지 봉투의 발신인 주소에 해당하고, 시의 내용은 편지의 사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이 시의 앞부분에서 화자는 가족과 헤어져 떠돌이 생활을 하다가 어느 목수네 집의 한 방을 얻어 거처하게 된 자신의 근황을 알리고 있다.
9행부터 화자는 자신의 삶을 성찰하여 상실감과 회한 등으로 괴로워하고, 죽고 싶을 정도의 극한적인 감정을 토로한다. '그러나'로 시작하는 20행부터는 자신의 삶에서 운명적인 요소를 이해하고 이를 수용하며, 의연히 굳은 의지를 지니고 살겠다는 고결한 다짐을 '갈매나무'를 통해 드러내고 있다.
*남신의주 유동 박시봉방 : '신의주 남쪽 버드나무골에 사는 박시봉이라는 사람 집에서'라는 의미, 시적화자가 현재 처해 있는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 주면서 동시에 이 작품이 편지의 형식임을 알게 해 준다.
*삿 : 삿자리의 준말. 갈대를 엮어서 만든 자리. *딜옹배기 : 둥글넙적하고 아가리가 넓게 벌어진 질그릇. 질옹자배기 *북덕불 : 짚이나 풀 따위를 태워 담은 화톳불. 북더기불 *쌔김질 : 새김질 *갈매나무 : 갈매나뭇과에 속한 좀나무. 키는 2 m쯤 되고 가지에 가시가 나며, 잎은 넓은 바소꼴이며 톱니가 있다. 열매는 '갈매' 또는 '서리자'라 하여 약재나 물감으로 쓴다. |
첫댓글 멋진 글 낭송으로 잘 감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