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영, 진희랑 서면에서 만나 노래방 갔다가 밥먹은 후에 아영이 만나서
진영이 신발 사러 밀리오레 갔다. 그리고 진희 머리 커트하러 미용실에
갔는데 그때부터 머리가 아파오기 시작했다. 진숙이가 서면에 왔지만
머리의 압박 때문에 학원도 포기하고 그냥 집으로 왔다.
버스타고 집에 오는 길에 머리에 지가 내리고 압박은 더 심해져서
내가 땅에 서있는 지도 알 수가 없었다. 휴대폰을 버스에 떨어트렸는데
그걸 알면서도 도저히 주울 힘이 없어서 그냥 두고 내렸다. 집까지
오는데 이건 내가 땅 이를 날아다니는 건지 지옥을 걷고 있는 건지 세상이
돌면서 어질어질 하더라.
집에 와서 아빠가 손 따주고 여기저기 주물러 주니 조금 나아졌다.
방에 누워서 있는데 혼비백산해서 나도 모르게 잠이 들었다.
잠을 자다가 내가 누구를 살인하고 다시 다른 사람에게 배신을 당하는
악몽을 꾸다 놀래서 깬 시각이 새벽 2시였다. 온 몸이 땀에 젖었고
머리 아픈 건 조금 나아졌지만 아직 몸을 움직이기가 힘들었다.
또 자고 또 악몽때문에 일어났다.
그 짓을 몇번 하고 아침에 일어나니 8시였다.
이제야 몸이 움직일 만하다.
이런 경험하고 보니깐 혼자서 아픈 사람들의 고통은, 소외감은
얼마나 클까하는 생각이 들더라. 그 사람들의 가장 큰 힘겨움은 가신이
가진 병보다 그의 곁에 아무도 없다는 외로움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상하게 연속적으로 계속 꾼 나의 악몽이 그걸 비춰주는 이유가
무엇인지 알 수 없지만, 사회에 소외된 아픈 사람들을 위해서 나의
보잘 것없는 몸둥이라도 갖다 비춰야 겠다.
보태기// 다음 커버스토리에 '카불의 운동회'라는 제목의 타이틀
있는데 한번 가서 꼭 보기를 추천한다. 세계 최강 미국이라는
무지막지한 놈에게 911테러이후에 빈라덴이 은신해 있다고 무차별 폭탄
세례를 받은 아프카니스탄에도 사람이, 우리같은 아이들이 살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