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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면 -
사진 설명
1. 전주향교, 은행나무 아래에서 단체사진을 찍었다.
2. 오달삼 부이사장님과 이강재 이사님의 정다운 모습.
3. 주동후 이사님이 건강하신 모습이 답사에 나오셨습니다. 내내 강건하시길요.
4. 최 철 회장님이 졸(?)참나무이지만 참나무 중에 가장 오랫 동안 살아내는 나무라고 하더군요.
5. 우리 금낭화 보고 올랍니다.
6. 산림박물관에서 강현구 부회장님이 6월 답사 때 찾아 갈 석송령 자료를 살펴보고 있지요.
7.이들의 공통점은? 송금자, 이덕희, 김정숙 회원. 3월 4월 5월 답사후기를 써 준 회원이랍니다.
8. 잡았습니다! 드디어 우리 변미경 회원을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너무 오져서 두 컷을 바로 실었습니다. 오징어, 사탕, 초코렛, 껌이 그녀의 가방에 듬뿍 있지요. 고마워요.
9. 김세진 사무국장이 국수나무에서 국수를 뽑아 주셨지요.
10. 아카시나무 꽃향기를 맡으며 전주천변을 걸었습니다.
4,5면-
5월 답사후기
숲, 그 싱그러움에 대하여
김정숙(민학회원 / 시인 / 옥과고 행정실)
봄과 함께 이 꽃 저 꽃 아름다운 꽃들이 피고 지고, 나뭇잎의 새순이
돋고, 5월이 되자 숲이 보기 좋게 우거졌다. 연두 빛 숲 속을 나무향기에 젖어 느릿하게 두리번거리며 걸으면 사람과 일에 치여 숨 막혔던 혈이 뚫리는 기분이 되리라.
식물의 유용성은 차치하고, 나는 꽃과 나무의 유혹에 빠져서 몇 년 전부터 혼자 무작정 댕겼다. 걷고 있는 땅 어디라도 아스팔트만 아니라면 거기엔 분명한 생명이 자리 잡아 잎을 틔우고 꽃을 피우는 식물이
있었다.
피에르 쌍소의 ‘느림의 미학’을 말하지 않더라도 느리게 걸으면서
볼 수 있는 것은 늘 내 예상을 뒤집고는 한다. 한번은 불일폭포를 향해
눈과 귀를 활짝 열고 걷고 있는데 숲에서 부시럭거리는 소리가 났다.
한 청년이 무엇인가를 찍고 있는데 자세히 보니 세상에나! 나무의‘옹이’를 카메라에 담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는 이미 나무의 상처를
알아보는 사람이었다. 이렇게 다니고 있었는데 운 좋게도 올해 민학회 답사 주제가 ‘아름다운 숲과 마을을 찾아서’가 아닌가!
23주년이 되는 5.18이다. 회원 모두 엄정한 묵념을 하면서 출발!
답사안내자로 숲해설가 최철 회장과 지난달 안내해주신 김세진 사무국장의 인사와 언제 뵈도 아름다우신 박선홍 이사장님 내외, 건강하신 모습과 마음 속에 쇠리쇠리 깃든 정열만은 불같이 타오르는 주동후 선생님, 그리고 참 어지신 어른신들과 함께 한다.
담양의 아름다운 숲 메타세궤이어 길은 초록을 점화한‘초록 성화'같다. 바라보는 것만으로 황홀하다. 그 뿌리의 왕성한 생명력은 하수구를 막히게도 한다네!
용면의 가로수 회화나무와 이팝나무의 만개한 꽃, 멀리 가까이 찔레꽃이 무더기로 피었고,아카시도 온 산에 가득하다.
복흥 가는 길에 박선홍 이사장님의 순창고추장과 더덕장아찌의 감칠맛 나는 한국요리의 진수를 듣는다. 싱건지를 말려서 조선간장에 담가 3년 이상 묵힌 후 6-7년이 지나야 장아찌의 심오한 맛을 느낄 수
있다는데 장모님이 돌아가신 후 그 맛을 다시는 볼 수 없다 하신다.
첫 목적지는 전라북도가 심혈을 기울여 6년에 거쳐 건립한 ‘산림박물관’이다. 2층 원형 영상관 바닥에 아무렇게나 둘러앉아 우리나라 사계의 숲과, 숲이 품고 있는 효용성에 대한 대형 스크린을 보는 순간 마음이 절로 동화된다.
숲은 우리의 안식처고, 친구이며, 산소공장이고, 녹색댐이며, 그래서
숲은 우리의 중심임을 사무치게 해준 영상관에서 느낌이 많다. 1층에
전시된 자료도 무한하다. 산림의 이해를 돕는 지구와 생명의 탄생, 산맥의 형성, 산림과 생태계를 강조한 생태계의 먹이 사슬, 식생분포, 나무의 구성과 성장, 그리고 목재가공의 발달과정, 잣나무, 참나무, 괴목나무, 홍송, 금강송, 등 목재를 한눈에 구분할 수 있도록 재단되어 있고, 산림과 관련된 민속품 등 전시된 자료만으로도 산림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곳이다.
현재 박물관 주변 10㏊ 일대를 이팝나무 산딸나무, 서어나무 등를 식재하여 수목공원으로서 한 몫을 단단히 하리라 기대한다.
11시 40분쯤 태인향교에 도착한다. 세종 3년에 태인현감 안기가 건립하여 중국제현 5성 송조 4현과 우리나라 18현을 배양하는 곳으로
명륜당 정면의 단아한 모습과는 달리 뒷면이 흉물스럽게 허물어진 채로 방치되어 그것을 보신 나홍채 회원의 가슴 한쪽 무너지는 소리가
들린다.점심으로 청국장과 김치찌개로 속을 든든히 채우고, 호남제일의관문이라는 전주로 향한다.
도착한 곳은 우리나라에 하나뿐인 서예 전문 전시관 ‘강암서예관’이다. 강암 송성룡 선생은 일제의 단발령에 항거하며 한복과 갓을 고집하고, 창씨개명을 거부한, 민족혼을 간직하신 분으로 강암서체를
새롭게 창조하셨다. 선생이 평생 모은 작품과 땅을 내놓아 건립한 서예관에 강암선생 작품은 물론이고 추사, 단원, 창암, 다산, 만해, 매천
등 우리나라 서예역사상 가장 유명한 분들의 작품이 전시되어 경이로운 마음으로 작품을 감상 했다.
햇살이 제법 따가운 전주천변을 걸어 전주향교 가는 길에 자연 그대로를 십분 활용한 천변의 풍경에 사로잡힌다. 산책로 사이로 핀 노랑붓꽃, 갈퀴나물, 토끼풀 등, 꽃들의 풍경이 어찌나 정겹고 평화롭던지
우리의 광주천변과 비교가 되어 부러운 마음을 감출 길이 없었는데,
박선홍 이사장님 하시는 말씀, 30년대만 해도 광주천에서 방학 내내
놀아도 질리지 않은 놀이감이 수두룩 널려 있었다고 하신다. 정말 우리는 불행한 시대에 태어난 것인가?
그렇게 부러운 시선으로 천변을 걸어 전주향교에 도착한다.
사적 제379호로 지정된 전주향교는 고려시대에 창건되었다고 전하지만 지금 건물은 선조때 건립된 전국 234개 향교 중 제일 큰 규모란다.
성균관처럼 공자의 제자를 비롯한 중국의 유학자 7인과 우리나라 18현 등 총 25인을 배향하고 있는 유서 깊은 향교로서 그 세월을 함께
고행한 은행나무 다섯 그루가 노구를 이끌고, 그러나 의연하게 지키고 계신다.(나는 오래된 나무는 큰 어른과 다름없이 존대한다) 은행나무가 선비나무, 공자나무로 불리는 것은 공자님이 단을 만들어 사용했다 하여 향교에 은행나무를 심었다고 한다.
명륜당에서 청소년을 위해 매주 일요일 100여명에게 무료로 한문과
충효교실을 운영하다는 안내를 받고 나와서, 생명력이 강하고, 산소배출이 다른 나무에 비해 5,6배가 넘는다는 기품 고고한 은행나무 앞에서 단체사진도 한 장 멋지게 찍었다.
향교를 나와 전통의 맥을 이어가는 전주전통문화센터를 지나서 한벽당에 이르니 거기 참 좋은 풍광이 기다리고 있다. 정면 3칸, 측면 2칸의 팔작지붕인 한벽당은 조선왕조 태조의 개국을 도운 공신으로 집현전 직제학을 지낸 월당 최담 선생이 태종 4년에 별장으로 건립하였는데, 한벽청연이라 하여 전주 8경의 하나로, 원래 옥처럼 항시 맑은 물이 흘러 바윗돌에 부딪쳐 정경이 마치 벽옥한류같다 해서 한벽이란
이름이 붙여졌다 한다.
나는 여기서 김세진 사무국장 안내로 마삭줄과 처음 인사를 나눈다.
바람개비처럼 꽃잎이 금방이라도 바람을 일으키며 돌 것만 같다. 향기가 천리향처럼 진하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고 한다지만 그건
至難한 일이다. 또 무슨 나뭇잎을 주며 냄새를 맡아보라 한다. 아! 박하 잎이라네.
간간이 간식을 먹으며 대아수목원으로 간다. 우리나라 산천의 아기자기한 맛은 여기서도 넘친다. 대아댐의 아름다움을 <미리 가본 답사>에서 배국장이 너무 황홀하게 묘사하였으므로 나는 다만 어메어메!
감탄만하는 반벙어리가 된다.
대아수목원은 자연조건을 그대로 살려 숲과 사람이 한데 어울릴 수
있도록 임도를 개설하여 우거진 숲을 볼거리로 제공하고 있다. 숲을
보자고 숲에 들었는데 걸음이 바쁜가?
최 철 회장이 친절하게도 바쁜 걸음을 마음으로 다스리는 법을 일러준다.바쁘고 급한 마음으로는 숲을 볼 수 없다고, 마음 정돈하고 소박하게 숲에 든다.
쇠박새소리 휫추 쉿추 짝 찾는 소리, 구국국 구꾹 우는 벙어리 뻐꾸기소리 들으며 걷다보니 어느 틈에 나는 혼자 걷고 있다. 무엇에 홀려 이리 급한 걸음인가.
일행을 기다렸다가 전국 최대규모의 금낭화군락지에 도착한다. 감나무가 있고, 낙엽송이 있는 걸로 보아 사람이 살았던 흔적이 있어 자생지라고 하기엔 미심쩍은 부분이 있다는 설명에 공감하며, 나는 다만
아름다운 꽃 금낭화에 마음을 뺏기고 만다. 금낭화의 어린잎은 고사리처럼 삶아 독성을 우려내고 나물로 무쳐먹기도 하고, 종기에 특효약이란다.
때죽나무, 층층나무, 산딸나무, 피나무, 비목나무, 물푸레나무, 굴참나무 등등 나무의 특성을 꼼꼼히 설명해 주신 최 철 회장을 너무도 열심히 뒤따르고 있는 회원들, 모든 식물의 자생력에 놀랍고, 숨이 막힐 때마다 거기 주저앉아 떡갈나무거나 소나무거나 등 기대고 쉬고 싶은 곳. 전문가의 해설이 있어 지적 만족까지 얻을 수 있는 그 숲에서 영 안 나오고 싶었다. 숲이 먼저 나에게 손을 내밀었다. 언제든 다시 오라고. 숲은 그렇게 한없이 퍼준다. 나도 무엇인가를 돌려줘야 되지 않을까?
6,7면-
미리 가본 답사
6월 예천 영주 봉화
푸른 길을 찾아
글자 그대로 미리 가본 답사! 조청일 회장님과 강현구 부회장님과 다녀왔습니다. 빙 돌다가, 빙빙 돌다가, 뱅뱅 돌기를 900㎞. 숲해설가협회 김세진 사무국장과 이맹범 회원이 운전을 해
주었지요. 몸살나지 말고, 내내 건강하시길요!
봄날이 가고 햇살이 따갑게 느껴지기 시작하는 6월. 시골집 토담 옆에 산딸기가 빨갛게 익어간다. 알콤살콤한 맛에 봉화까지 달려온 시름을 잠시 잊어본다. 생소한 얼굴로 예천, 영주, 봉화까지 왔다가 새로
맞은 인연에게 눈을 맞추면, 조금 꺾여도 부러져도 마음쓰지 않고, 몸낮추고 그 자리에 바람이 통과해 가길 바랄 뿐이었다.
88고속도로를 타고 대구 지나 중앙고속도로로 예천 IC에서 내리면
예천읍에 든다. 예천(醴泉)이라는 이름은 물이 좋은 고장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감천면 현내리에 있는 甘泉이라는 샘이 있어 그 이름값을
하고, 예천은 활의 고장으로 유명했는데 예천 출신의 궁사들이 각종
세계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예천은 경상북도의 서북부에
자리한 郡이다.
가재봉(815m)을 중심으로 서북쪽 지세는 좀 높은 편이나 내성천이 가로질러 낙동강에 합류하는 동남쪽은 평야지역이다.
예천읍에 들어가는 길목인 남본리에 있는 개심사지 오층석탑은 들판 논 가운데에 있어서 지나치기 쉬우나 만나는 순간, 4,3m의 키로
그리 큰 편은 아니지만 정연한 비례와 알맞은 상승감을 지니고 있는
고려탑이다. 절은 사라졌지만 예천 사람들의 신앙의 중심이 되었을
것을 짐작할 수 있다. 모내기를 끝낸 푸른 논과 건너편 노란 금계국이
한들한들대는 해질녘, 울퉁불퉁한 과거, 흔적없이 지우면서 폐허의
터전에서 다시 시작되는 생을 맞이해 볼 일이다.
추위와 모진 비바람에 맞서느라 휘어진 가지를 보면 얼마나 많은 시련을 견뎌왔는지 그 흔적을 간직하고 있는 예천군 감천면 천향동 석평마을에 있는 석송령(천연기념물 제129호)은 소나무만의 푸르름을 고이 간직하고 있다. 삶이 순탄치 않았음에도 아무 말없이 제자리를 600여년 넘게 지키고 있는 모습에, 지친 몸이 무너질 때마다 내 마음에 날마다 찾아와 유일의 위안이었던 두껍고 큰 손으로 등 두드리시는 어머니를 보았다.
키는 10m정도이고 가지퍼짐이 동서로 24m, 남북으로 30m, 땅
2,000평을 가지고 있고, 토지대장 '3750-00248 석송령'. 20명에게 장학금을 주고, 1920년대 말 이수목 할아버지로부터 재산을 물려받은
사실은 사람과 자연이 하나됨을 보여주는 아름다운 이야기다. 몇 번씩 몸을 바꾸며 사는 우리는 석송령의 뜨거운 한 생애 앞에서 오직 겸손과 낮은 자세로 두 손을 모아 봐도 좋겠다.
꾸밈없이 울어대는 개구리 울음소리와 뒷산의 가냘픈 새의 지저귐을
들으면서 영주 부석사로 향한다. 부석사 앞 자미가(滋味家)에서 산채정식으로 저녁밥과 아침밥을 먹을 수 있도록 예약(?)해 놓았다. 예약된 삶대로만 살면 무슨 재미인가 싶다. 나를 버리고 이정표없는 낯선
마을에서 조금은 거칠고, 어깻죽지 아프지만 민학회원간의 믿음으로
구절양장 달려온 그 길 위에서 보름달과 함께 혼곤한 잠을 이루시길.
새벽 4시 30분, 닭 울음소리에 깨고, 깨어있는 불편함도 잠시 가까운 산 뻐꾸기소리에 가슴이 열려 자유의 몸이 되었다.
부석사로 향하면 느릿한 경사면의 비탈길은 곧바로 일주문까지 닿아 있다. 땅의 리듬에 맞춰 오르는 계단식 석단 때문에 부석사를 찾는 그 누구도 힘들어 하지 않는다. 은행나무 가로수가 있고 가로수 건너편은 사과밭이다. 사계절 어느 한 계절에 찾아와도 좋을 법하다. 부석사는 수 만평에 이르는 광대한 대지를 가지고 있다. 천왕문과 범종루, 안양루와 무량수전, 그리고 뒷산 숲 속에 조사당과 응진전이 숨겨져 있을 뿐인데 실제로 이 절에 올라가면 모든 외부공간이 꽉 차 있음을 느낀다. 국립중앙박물관장을 지낸 고 최순우 선생은 '무량수전 배흘림 기둥에 기대서서'라는 명수필로 부석사의 아름다움을 극찬했다.
봉화군 물야면 오록리 물야초등학교숲은 아름다운 학교숲으로 선정되었다. 학교숲은 마냥 파랗게 세상을 물들이고, 푸른 하늘을 바라볼
수 있었다. 어렸을 때 본 산과 바다와 강, 하늘의 무지개와 저녁놀과
드넓은 들판과 우거진 숲, 뭇짐승과 아름다운 새들의 노래들. 황홀찬란한 대자연의 신비로움이 그들의 영혼을 일생토록 부드럽고 자애롭게 만들어 줄 것이다. 가슴은 졸아들고, 어깨는 꺾여진 우리에게 물야초등학교 숲은 다시 한 번 이파리 굵어지는 무성한 추억을 몰고 온다.
봉화읍에서 춘양 방면의 36번 국도로 들어서면 유곡1리가 나온다. 유곡은 한글로 풀어서 '닭실마을'이라고 한다. 닭이 알을 품고 있는 형국의 마을로, 권충재 종가는 대문을 들어서면 전면에 사랑채가 있고 중문을 들어서 안채가 자리한 전형적인 영남 반가의 ㅁ자 집이다.
종택 서쪽으로 돌담을 향해 작은 쪽문을 나서면 바로 청암정(靑巖亭)이다.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작은 3칸 건물이 바로 서재인 충재(沖齋)이고, 이곳에서 공부하다가 바람을 쐬일 양으로 지은 곳이 휴식공간인 청암정이다. 주위에 향나무, 느티나무, 버드나무, 단풍, 철쭉, 나리꽃이 어우러졌다. 연못 가운데 커다랗고 넓적한 바위 위에 올려 지은 건물로 거의가 누마루로 개방되어 있다. 물과 수초에 병이 깊고, 버드나무 꽃가루 유유하지만, 안동 권씨 번창으로 바위 틈에 한 송이 꽃을 피운다.
영주시 순흥면에 내리면 순흥면사무소 안에 100년생 연리지를 볼 수 있다. 금슬송이라 부르는 소나무이다. 한번 연리지가 된 가지는 두 번 다시 떨어지지 않는단다. 또 신기한 것은 합쳐지기 전의 성격과 기질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그렇게 서로 다른 특성을 지녔으면서도 개성을 인정하고 조화롭게 사는 모습을 보면 꺼지지 않은 불빛처럼 안식을 준다.
6월의 들판도 숲 속도 산 너머도 푸르기만 하다. 몸 속에 푸른 피가 흐르고, 양팔에 푸른 줄기가 돋는다. 푸른 것이 된 우리 몸은 꿈꿀 때도 푸른 물이 되어 흐른다. 6월은 풋냄새가 나더라도 우리가 살아 본 적이 있는 곳으로 되돌아 가고 싶다. 돌아오지 않아도 기다림으로 살던 시절로.
2003년 6월 답사 안내
-아름다운 숲과 마을을 찾아서④
6월 예천. 영주. 봉화
푸른 길을 찾아
·언제 : 6월14일 (토)∼6월 15일(일)까지(1박 2일)
오후 1시 출발 (약속한 시간에 출발)
·어디서 : 광주 민학회 사무실 앞(계림동)
·찾아가는 곳 : 개심사지 오층석탑, 석송령,
부석사, 물야초등학교숲,
닭실마을 청암정, 소수서원,
순흥면 연리지.
(일정은 다소 변경될 수도 있습니다.)
·인원 : 45명 (선착순 마감)
·참가 방법 : 전화 신청 후 온라인 입금
·답사비 : 80,000원
·온라인 : 광주은행 072-122-304522 조청일
* 편한 신발 신고 오세요.
* 햇살 가득 담을 옷차림으로 만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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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학사람들
5월이면
민학회에 그윽한 녹차향이 퍼지고 있으련만 소규모로 녹차 만들러
가기로 하고.
우리는 떠나지 않으면 삶도 망각처럼 묻혀 버릴까봐 복흥으로 태인으로 전주로 완주로 화살표를 만들었다. 화살표대로라지만 항상 우회하거나 여행일정을 연장하거나 변경하면서 숲속과 마을을 길에서 만나고 싶었다. 태인향교와 전주향교의 배치는 다르지만 은행나무를 보면서 乳柱를 볼 수 있을까 눈길을 더 주었고, 은행나무를 좋아했던 괴테의 <은행잎>이라는 詩도 생각했다. 강암서예관과 전주향교를 오가면서 걷던 중 전주천의 물빛이 가장 아름다운 시간이었다. 크고 화려하지 않아 눈길을 끌지 못하지만 5월이 아니면 볼 수 없는 금낭화 군락지가 있는 완주대아수목원은 작은 야생봄꽃의 속삭임으로 가득 찼고,
숲해설가협회 최 철 회장님과 김세진 사무국장의 친절한 숲해설은 밝은 노래마냥 길들지 않은 길을 열어 주었다. 5월 답사는 감동의 순간,
자신의 존재를 절절히 느끼며 열심히 사는 회원들에게 적게든 많게든
영향을 주었을까!
오달삼 부이사장님과 이강재 이사님이 함께
友情을 추수하고 저장하는 일을 곁에서 바라보면 진정 감동을 받습니다. 무지개 색깔로 각자의 개성을 드러내신 듯 하지만, 이해도 지식도 지혜도 사려분별력도 연륜만큼 쌓여 타인의 결점이나 실수에 대해서도 늘 웃으시면서 다독이는 관대한 면모를 지니셨습니다. 우리 민학회에서 가장 부러워하는 아름다운 友情입니다. 내내 건강하시길요.
강현구 부회장님!
무슨 특별한 느낌을 답사 때 강요하지 않으면서도 소박하게, 정직한
시각으로 답사를 이끌어 주신 강현구 부회장님! 상대방의 존재를 더
의미있게 세워 주시고, 일과 사람에게 정성을 쏟는 모습을 뵈면 민학회의 따뜻함과 즐거움이라는 메시지는 부회장님 삶의 순간들이 녹아있기 때문이겠지요.
내내 강건하시길요.(중앙중학교 519-2535 /광주광역시문화재 전문위 원 016-611-2895)
김경중 부회장님이
쑥절편과 오렌지 한 박스를 간식으로 마련해 주셨습니다. 삶은 이별의 연습이며, 영원히 머무는 것이 아니라 쉬 지나가는 것임을 부친과의 이별을 통해 알고 계신 듯 합니다.
天命을 다하신 죽음과 삶이 돌연 중요해지더군요. 다시는 만날 수 없는 한 떨기 빛. 모든 것은 이별이기에. (CYM코리아 광주지사
225-8982 / 011-601-6028)
연회비 내주신 회원
주동후, 김수옥, 토인공방(김영설, 박경미)
⇒연회비(삼만원)는 민학회를 위해 소중하게 쓰겠습니다.
민학회 발전기금
위 증 이사님이 민학회에 기금을 보내오셨습니다. 언론계에서 날카로우면서도 따뜻한 시각으로 문제를 해결하시는 능력이 돋보이는 분입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016-619-3262)
노영대 이사님이 100만원을 보내 주셨습니다. 법대로 순리대로 리듬을 거스르고자 하지 않는 성품을 그대로 법조타운 509호에서 볼 수
있답니다. 「작은 법률」이라는 계간지를 통해 법률정보와 사례와 노영대 변호사의 삶을 흥미진진하게 보여줍니다. 깊이 감사드립니다.
(노영대 법률사무소 233-8070 / 011-609-8979)
김정숙 회원이
5월 답사후기를 써 주셨습니다. 우리 주위는 혼란스러울 정도로 화려하고, 양말 신고 신발 신고 또 덧신을 신은 이들이 많고, 껍질이 얇고 반질반질 하지만 잔뿌리가 많은 이들이 있지만. 김정숙 회원은 그늘 쪽에서도 열매을 매다는 복숭아나무처럼 삶의 그늘을 밀어내지 않고, 두껍고 꺼칠꺼칠하지만 잔뿌리가 없는, 오체투지 논두렁 깎듯 사는, 그녀는 차분하고 담백합니다. 그대! 늘 행복하시길요.
6월 14일. 15일 떠납니다.
6월 답사는 1박 2일 여정으로 경상북도로 갑니다. 땅의 체온을 그대로 유지한 개심사지 오층석탑, 세금도 내고 장학금도 주는 예천군 감천면 석송령, 가장 커다란 정원을 가진 부석사. 봉화 물야초등학교 숲, 안동 권씨의 누누세세 바람소리 들리는 닭실마을 청암정과 순흥면의 연리지. 나무에도 영혼이 있기 때문에 그 영혼에 대고 힘껏 소리를 지르면 죽고 만답니다. 우리는 아무 것도 아닌 일에 주장을 내세우며 언제나 소리를 질렀습니다. 남이 있으매 나의 존재가 의미가 있고, 자연이 있어서 내가 여기에 존재할 수 있다는 사실과 만나러 6월 답사와 손잡고 조용히 떠나보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