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자가 생겨서 어린이날은 중요한 연간기념일이지만
아직은 어리기도 하고, 아들며느리가 사랑이 많아
부족함없이 갖고 싶은 걸 지나치게 누리는 덕분에
나까지 손자를 위해 무언가를 할 이유가 없어졌다.
며느리가
"어머님!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이 있으니
괜찮으시면 저희 부모님과 식사 같이 하실래요?"
난 남편이 미국에 친구들과 여행을 떠나긴 했지만
자식이 바라는 건 언제나 긍정적인 사인을 보낸다라는 마음으로
"그러자!"
했다.
사돈들은 손자 육아를 공동으로 하다보니 크게 어려워 하진 않으니까.
그렇게 우리는 자주 식사를 한다. 스스럼없이.
"사돈 어려운데 자주 보면 안돼."
조언들 하지만
"자식을 나눠가진 엄청난 사이인데
서로 사랑으로 길동무 합시다."
하고 선언하고 우리는 자매처럼 친하게 지낸다.
저녁잠이 들기 전 두 아들과 며느리에게 어린이날을 맞아 문자를 보냈다.
" 내 큰아들 윤수야!
너도 부모가 되었지만 내겐 늘 그저 이들이란다.
어린이날을 맞아 감사의 말을 하고 싶구나.
자신의 일을 누구보다 성실하게 해내고
제 자식을 사랑하는 부모가 된 걸 자랑스럽게 여긴다.
오늘도 병화 아줌마는 네게 천사라고 하더라.
남들에게 칭찬받는 자식을 둔 부모로 만들어준 것 고맙다.
어린이날에 인사를 남기니 어이없긴 하다만
핑계삼아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구나.
너와 동생이 잘 살고 있으니 행복한 엄마로 지낼거야.
자식의 도리 무거워 하지 말고 너희 부부 행복하게 잘 살아라~~^^
내년이면 둘째도 훌쩍 자랄거야.
조금만 더 힘을 내렴.
요즘 감기 든 아기대문에 힘들어하는데 대신 밤샘을 못해줘서 미안해.
사실은 그후에 병이 날까봐 엄두가 안나서 ~~ㅠ
엄마가 늙은 거 맞아.
그래도 매일 기도한단다.
너희들 잘 되라고...
언젠가 말한 것처럼
난 죽어서도 너희를 축복하고 감사하고 사랑할거야.
모쪼록 늘 영육간에 건강하게 지내길 바라.
행복한 엄마가~~~"
며느리에겐
"플로라!
하나밖에 없는 내 며느리!
아픈 아들 돌보고 힘들어하는 널 보면 안쓰럽고 짠하다.
그러나 한 해만 더 보내면 과거일이 될거야.
내가 조금만 더 젋었으면 더 힘이 될 수 있었을텐데.
이제 늙어서 맘처럼 몸이 따라주지 않는구나.
얘야!
넌 아직 내겐 어린 아이란다.
시집 온지 7년도 안됐으니 유치원생이지.
둘째가 약해서 너희 둘 다 힘들 때
언덕이 못돼 주는 것 같아 마음에 걸렸는데
안젤로 미술학원이라도 데리고 갈 수 있어서 위로가 되긴 했어.
운전은 잘하잖아.
속 깊고 따뜻한 우리 며느리 플로라!
하고 싶은 말을 마음에 담아두는 널 보면 난 마음이 짠하더라.
난 널 누구보다 사랑하는 시어머니가 될거야.
모름지기 건강하기만 해라.
자식 잘 키우고~~
잘 먹고 씩씩하게 살아가렴.
내가 세상을 떠나더라도 너희를 축복할거야.
널 만난 건 특별한 하느님의 축복이라고 굳게 믿는다.
어린이날을 맞아 ~~~"
" 신학생 아들라파엘!
남들은 신학생님이라고 부르지만
엄마에겐 그저 아들인 라파엘 학사님!
어린이날을 맞아 다큰 아들이지만 감사인사 보내요.
오늘은 어린이날 전야.
다른 신자들에게
남부러울 것 없이 다 가진 젬마라는 말을 듣게 해준 우리 학사님!
사랑하고 자랑스럽습니다.
이젠 교회의 아들이고 내 아들이 아니라고 말들 하지만
학사님은 제가 하느님의 뜻에 따라 낳았습니다.
'여인이 젖먹이를 잊는다해도
나는 너를 잊지 않겠다' 는 하느님을 닮아가는 여자라면
여인도 아들을 잊지 않을거니까.
엄마 아들답게 기쁘고 행복하게 사세요.
늘 그리 기도하니까....
방학하면 맛있는 거 해줄께요.
김치찌개 따위~~!!
~~~ㅎ
해피 어린이날!"
두 아들과 한 며느리에게 덕담을 하는 어린이날.
라파엘이 ㄷ바장으로 재미있는 이모티콘과 함께
"어른이 날~~^^"
하던데 어른이날을 맞아 자식들에게 따뜻한 감사인사를 나눴다.
세월이 흐른다고 저절로 사랑 많은 어른이 되어가지는 않는다.
사소한 노력을 매번 하는 것이다.
매일미사를 봉헌하는 것처럼
매일 사랑을 묵상하고
주님께 가는 십자가길 그 오르막길을 땀 흘려 걸어가는 것이다.
사랑이 얼마나 어려운지 몸소 보여주신 우리 주님은
십자가에 못박혀 돌아가셨다.
엄마도 그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