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 흘리며 먹는 겨울의 맛,
백운호수 국물요리
열전
따끈한 국물이 간절해지는 계절이다. 소박한 겨울 풍경이 머무는 경기도 의왕시 백운호수에는 보글보글 맛있는 국물이 끓고 있다. 호반을 따라
크고 작은 식당들 중 움츠러든 어깨를 펴게 할 따끈한 국물요리를 맛볼 수 있는 식당을 찾아간다. 짧지만 호젓한 드라이브를 디저트로 즐기는
길이다.
겨울 호수 바라보며 먹는 얼큰한 매운탕
[왼쪽/오른쪽]초겨울 백운호수의 호젓한 풍경 / 호수를 바라보며 걷는 제방
청계산과 백운산, 모락산이 병풍처럼 감싼 백운호수는 호반을 따라 이어지는 드라이브 코스가 운치 있다. 1957년에 만들어진 인공호수로 그
크기는 작지만 반나절 나들이 코스로 손색없는 여유와 낭만을 선사한다. 호수 풍광을 후식으로 즐기기 위해 기꺼이 백운호수를 향해 차를 모는 이들도
적지 않다.
[왼쪽/오른쪽]50년 전통을 자랑하는 청계식당 외관 / 호수를 향해 열린 청계식당 내부
민물새우를 듬뿍 올린 매운탕
[왼쪽/오른쪽]메기와 빠가사리, 참게로 맛을 낸 매운탕 / 50년 된 솥을 보여주는 청계식당
사장님
백운호수 주변에 자리한 크고 작은 식당들 가운데 오랜 전통을 지닌 곳 중 하나가 민물매운탕을 내는 ‘청계식당’이다. ‘50년 전통’이라는
단어가 간판 위에 큼지막하게 쓰여 있다. 중간에 주인이 한 번 바뀌기는 했지만 매운탕 조리법은 물론 조리도구까지 그대로 이어받아 지금도 사용하고
있다. 커다란 솥단지들도 그중 하나다. 반백년 세월의 불길에 단련된 솥으로 각종 채소와 북어 대가리, 다시마 등을 넣은 육수를 낸다. 매운탕과
닭볶음탕에 쓰는 육수다.
주메뉴인 민물매운탕은 빠가사리와 메기, 참게가 들어간 이른바 민물잡어 매운탕이다. 여러 가지 민물어류가 들어가
그 맛이 진하고, 거기에 민물새우가 더해져 비리지 않고 시원하다. 민물매운탕 특유의 잡내가 없는 것이 신기하여 이유를 물으니 천연 재료를 사용한
육수가 비린내를 잡아준단다. 민물고기와 함께 들어가는 참게의 역할도 빼놓을 수 없다.
후루룩 국물 한 수저에 아삭아삭 씹히는 민물새우도
맛나지만, 손가락 굵기로 떠 넣은 수제비가 먹는 재미를 더한다. 수제비 건져 먹는 재미에 민물매운탕을 찾는 손님도 많아 늘 넉넉히 제공한다.
호수의 제방 쪽에 자리하여 백운호수 전체를 한눈에 조망하며 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것 또한 청계식당의 자랑이다. 호수를 향해 개방된 전면
창으로 산자락과 호수 전체가 파노라마로 걸린다. 호반에서 날개를 쉬는 철새들을 바라보며 느긋한 식사를 즐겨도 좋다.
돌솥밥과 함께 먹는 장어탕
민물장어는 계절을 가리지 않는 보양식으로 인기가 많다. 민물장어 양식업이 활발해지며 백운호수 주변에 민물장어구이집도 늘었지만,
인덕원사거리에서 백운호수로 들어가는 초입에 자리한 ‘영산강 민물장어’가 터줏대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세월이 무려 40년에 이른다.
고창에서 공수해온 민물장어를 쓰는데 장어를 미리 손질해두는 것이 아니라 손님이 주문하면 그때부터 장어 손질에 들어간다. 신선함이 생명이라는
주인장의 고집으로 철저하게 지키고 있는 원칙이다.
[왼쪽/오른쪽]영산강 민물장어 외관 / 주문 후 손질해서 올리는 싱싱한 장어
장어구이 상차림
[왼쪽/오른쪽]따끈한 국물이 일품인 장어탕 / 단골손님들이 특별히 찾는 토하젓식혜
따로 주문해서 먹는 돌솥밥도 그때그때 1인분씩 조리한다. 고슬고슬한 돌솥밥에 딱 어울리는 음식이 바로 장어탕이다. 살을 발라낸 장어뼈를 푹
고아 만드는 장어탕은 우거지가 듬뿍 들어가 칼칼하고 시원하다. 1인분씩 뚝배기에 담겨 나와 훌훌 불어가며 먹다 보면 한겨울에도 이마에 땀이
맺힌다.
단골손님들은 밑반찬으로 나오는 토하젓식혜를 별미로 꼽는다. 민물새우로 담근 토하젓에 찹쌀밥을 넣어 삭힌 토하젓식혜는 이 집의
자랑이다. 따뜻한 밥과 토하젓식혜를 쓱쓱 비비면 독특한 풍미의 비빔밥이 완성된다. 매콤한 비빔밥 한 수저에 따끈한 장어탕이면 추위로 움츠러들었던
어깨가 활짝 펴진다. 장어구이 부럽지 않은 겨울 보양식이다. 일반적인 장어구이집과 달리 장어탕이 메뉴에 있어 부담 없이 맛볼 수 있다.
지갑이 가벼워도 배 두드리며 먹는 만두전골
백운호수를 한 바퀴 돌아 백운산으로 향하는 고개를 넘으면 의왕시 맛집으로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명가’를 만난다. 만두전골을 내는
식당이다. ‘대기번호 받고 기다려야 한다’, ‘그냥 평범한 만두전골이다’ 하며 고개를 가로젓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커다란 김치만두와 함께 하얀
배춧잎을 건져 먹으며 겨울 추위를 잠시 잊기에 명가의 만두전골은 여러모로 참 착하다.
[왼쪽/오른쪽]만두전골을 전문으로 내는 명가 외관 / 양이 푸짐한 만두전골
김치로 속을 채워 빚은 왕만두가 전골에 들어간다.
[왼쪽/오른쪽]국물에 익힌 배추와 함께 먹는 만두 / 식사 후 차를 마시며 쉴 수 있는
공간
우선 가격이 착하고 다음으로 양이 착하다. 2인분을 시키면 커다란 전골냄비에 성인 3명이 배부르게 먹을 정도로 푸짐한 양이 담겨 나온다.
냄비에 담아주는 것만으로는 성의가 부족하다 생각했는지 만두 4개에 칼국수 사리를 따로 낸다. 미리 넣으면 냄비가 넘치고 만두가 불 염려가 있기
때문이다.
뽀얀 사골 육수에 큼지막한 만두, 넓적한 배춧잎과 버섯이 얹히고 국물이 끓기 시작하면 안에 숨어 있는 고춧가루 양념을 휘휘
풀어가며 계속 끓인다. 만두가 익기를 기다리며 채소를 건져 먹어도 좋다. 아침나절에 담근 듯 아삭아삭한 겉절이도 만두와 어울린다.
칼국수까지 끓여 먹고 나면 자리에서 일어나기가 힘들지만, 그 넉넉함이 대기번호 받고 기다린 보람이다. 별도로 만들어진 휴게공간에서 자판기
커피를 뽑아 마시며 나누는 수다는 최고의 소화제다.
여행정보
영산강 민물장어
주소 : 경기 의왕시 안양판교로
232-17
문의 : 031-426-3311
청계식당
주소 : 경기 의왕시 백운로
506-1
문의 : 031-426-0250
명가
주소 : 경기 의왕시 솔고개길
23
문의 : 031-455-4259
1.주변 여행지
백운호수 : 의왕시 학현로 113-7 / 031-345-3831~4
/ korean.visitkorea.or.kr
청계사 : 의왕시 청계로 475
/ 031-426-2348 / korean.visitkorea.or.kr
모락산길(경기삼남길) : 의왕시
학의동 337-4 / 070-8269-6937 / korean.visitkorea.or.kr
2.숙소
마이호텔 : 의왕시 갈미안로 15 / 031-421-5083 /
korean.visitkorea.or.kr
첫댓글 랄라라라랄
의왕은 한번도 간 적이 없어서...
@자비화 청계사 갈 때 들러보시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