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코 달력을 넘기다가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날짜 밑에 쓰여진 붉은 글씨들, 아니 숫자들
마치 무슨 암호처럼 하루도 빠지지않고 쓰여져 있었다.
1월
3일 2410, 4일 2400, 5일 50325, 6일 1840(1)......
2월 역시 비슷하다. 무슨 뜻일까.
아내에게 날력을 보여주면서 이게 무슨 뜻이냐고 물었다.
순간 아내는 표정을 일그러뜨리더니, 내손에서 그 달력을 화악하고 잡아챘다.
이사람봐라, 아무리 평소 터프한 와이프라해도
남편인 내가 뭘 물어보는데 이상한 행사발이를 하다니
혹시! 이사람! 나몰래........
갑자기 가슴이 답답해져 왔다.
개기름이 번지르한 내 얼굴에선 식은 땀도 흐른다.
(강남길 마누라처럼 이사람도.....)
물증을 잡기전까진 물어보지 않기로 했다.
그러기보다는 아내가 잠들기를 기다려
핸드백을 뒤져보기로 했다. 핸드폰의 통화기록도.....
그런데 평소엔 머리에 베게만 받혀도 코를 디링디링
골던 예편네가 그날 따라 잠을 잘 이루질 못했다.
(역시 죄책감때문에 잠을 잘 못이루는것 같았다.)
결국 심야영화가 끝나고나서야 아내는 코를 골기 시작했다.
발가락 끝에다 온힘을 다주고는 온 방을 뒤져보았으나
아내의 핸드백을 찾을 수가 없었다.
역시! 이사람도 들켰음을 알아차린 것 같았다.
그렇다면 직접 물어볼 수 밖에
물어보리라, 그리고 철저하게 응징하리라.
넌 날 잘못봤다. 그동안 내가 너에게 죽어지내준 것은
니가 나보다 월급이 많아서가 절때 아니야
내가 힘이 없어서 밤 거시기를 잘.....해서도 아니야
그건 단지 부수적인 문제일 뿐이야. 알아. 이사람아
본격적인 감시체제를 동원해서라도
그노무시키의 상판대기를 반드시 보고야 말겠다.
그 순간 넌 너의 운명이 쫑났음을 알아야 할거야.
다음날 아침
아내가 차를 쓰겠다고 했다.
(그래 아직까진 물증이 없으니, 니맘대로 하세요)
그래! 왜 어딜가?
아니 오늘 저녁에 회식이 있어서..
어디서 하는데 그래. 회식하면 음주운전하게 되잖아.
그리고 오늘 늦어. 애들 저녁은 누가 차려줘?
아! 당신이 좀 하면 안돼.(무시하는 눈알로 아래위를...)
그래 내가 차려주지 뭐, 재미보고 와(재밌게 놀다와
라고 해야하는데 무의식 중에 그만)
애들에게 저녁상을 차려주려는데, 알수없는 비애가
느껴졌다.
애쇄끼들은 계란을 삶아달라, 후라이를 해달라
요구사항도 무지 많다. (큰놈만 한대 패줬다.)
자정이 가까와 졌을때야
전화벨이 울렸다. 지하주차장으로 좀 내려와
무서워서 못가겠어.(날 팰 정도면 다른넘은 죽어라는
말이 목구녕까지 올라왔었지만 주차장에서 맞으면
나만 손해라는 생각에 꾸욱하고 참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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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마당♤
아내의 외도
도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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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2.18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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