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화꽃 흩날리는 섬진강변 구담마을
섬진강은 약 225km를 흘러 바다에 이른다. 이 물줄기 중 풍광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구간이 있으니 바로 임실군 천담마을에서 구담마을을 거쳐 장구목으로 흘러드는 물길이다.
섬진강이 휘돌아 흐르는 강변에는 하얀 매화꽃이 안개처럼 피어나고,
십여 가구 옹기종기 모여 앉은 산기슭 옆으로 세월의 깊이만큼 여유롭고
넉넉한 느티나무 몇 그루 섬진강을 굽어보는 아름다운 시골마을이 있습니다.
‘진메마을∼(4km)∼천담∼(2.7km)∼구담∼(1.68km)∼장구목’에 이르는
섬진강길(8.38km)은 매화꽃 길이다. 해마다 3월 25일쯤이면
온통 매화향기에 꽃멀미가 난다. 구례∼하동 섬진강길 못지않다.
오히려 사람의 발길이 적어 한갓지다. 오붓하게 맘껏 즐길 수 있다.
천천히 걸어도 2시간이면 충분하다.
강변에 위치한 구담마을은 산과 물이 어우러진 풍경이 일품이며,
비탈의 정자나무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섬진강은 가슴을 시원하게 뚫어준다.
구담마을 매화는 군락을 탈피해 섬진강변 구릉과 비탈에 자연적으로 피어나는 야생매라
더 수수하고 정겹다. 구담마을은 어느 계절이든 자연 그대의 모습으로 정겹지만
특히 매화꽃이 만개한 봄은 무릉도원이 따로 없다. 매화향이 가득할 즈음에는
관광객은 물론 미술애호가들이 화판을 펼친 모습도 쉽게 만나볼 수 있다.
구담마을에는 강변을 바라보는 곳에 서어나무와 느티나무 고목이
아름다운 당산숲이 있다. 영화 「아름다운 시절」의 영화촬영지이기도 하다.
한국전쟁 전후, 한 마을의 이야기를 담은 이 영화 외에도 「춘향전」 등
다양한 작품이 여기서 촬영됐다. 구담마을에서 섬진강을 건너 회룡마을로 가기 위해서는
징검다리를 건너야한다. 지금은 찾아보기 힘든
자연그대로의 징검다리를 건너는 재미도 재미나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징검다리에 물이 차서 건너보지 못하고
돌아서 건너게되어 많이 아쉬웠습니다.
거북장수마을, 구미마을
순창군 동계면의 구미리 거북 장수마을에는 고려 때 지어진 남원 양씨 문중의 종가,
보물로 지정된 남원양씨 종중문서, 집과 나라에 큰 일이 있을 때마다
눈물을 흘렸다는 고려시대 직제학을 지낸 양수생의 처 열부이씨의
지조를 기리기 위한 정려각을 만나 볼 수 있다.
거북 장수마을은 그 생김새가 거북이가 꼬리로 진흙을 끌고 가는 모양이며
마을 상징인 거북이와 장류, 장수의 고장 순창의 이미지를 상징화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무량산 자락 아래 600여 년을 이어져 내려온 남원 양씨 집성촌이기도 하며
예로부터 백일홍 경관이 뛰어나 선조들이 풍류를 즐기던 곳이다.
남원양씨 종중 문서 일괄은 고려 공민왕 4년(1355)부터 조선 선조 24년(1591)까지의
고문서 7매이다. 양이시가 고려 공민왕 4년(1355) 과거에 합격했음을 알리는
합격증서인 홍패와 그의 아들 양수생 역시 우왕 2년(1376) 문과에 급제했음을 알리는
홍패 등 2건을 주축으로 하고 있다. 이들 문서는 고려 후기에서 조선 전기의 홍, 백패 연구에
중요한 자료이며 특히 양이시급제홍패와 양수생급제홍패는 조선시대의 합격증서에
교지라 쓴 것과는 달리 왕명이라 기록되어 있으며,
시험관의 관직, 성명 등이 기록되어 있어 문서의 형식 및 고려시대 과거제도
연구에 있어 매우 귀중한 자료로 평가된다.
시인의 마을, 진메마을
섬진강시인 김용택. 그가 태어난 동네는 임실군 덕치면 진메마을이다.
섬진강댐으로부터 약 8km 아래쪽에 자리 잡고 있다. 그가 정년퇴임(2008년 8월 31일) 하기 전까지
아이들을 가르쳤던 덕치초등학교와는 2km 정도 떨어져 있다.
그가 처음 부임했던 운암초등학교 마암분교는 댐으로부터 16km 아래다.
진메는 섬진강 상류의 강마을이다. 바로 코앞에 강물이 흐른다.
마을 아이들은 폴짝폴짝 징검다리를 건너 학교를 오갔다.
강물은 옥정호 섬진강댐 수문에서 흘러내려온다. 지
난해처럼 옥정호가 넘실거려 수문을 활짝 열기라도 하면 댐 아래
진메 천담 구담마을 사람들은 가슴을 쓸어내린다.
자칫 마을이 물에 잠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집중호우에 휩쓸린 흔적이 아직도 남아 있다.
진메는 역시 ‘시인의 마을’이다. 마을사람 모두가 시인이다.
동네입구 고추밭 가장자리에 세워진 ‘사랑비’를 보면 가슴이 먹먹하다.
이 동네에서 태어나 자란 7남매가 아버지 어머니를 기려 세운 자그마한 빗돌 하나.
그 고추밭은 부모님이 자식들 뒷바라지를 위해 늘 땀을 흘리셨던 곳이었다.
어머니는 생전에 막내더러 “네가 취직하면 주말마다 술병 들고 진메에
내려오라”고 하셨다. 하지만 막내가 막상 취직했지만,
어머니는 이미 이 세상에 계시지 않았다. 막내는 첫 월급 타던 날
통장을 하나 따로 만들었다. 그리고 그 통장에 매달 어머니 속옷 값,
약주 값, 겨울외투 값, 용돈으로 차곡차곡 넣었다. 결국 그 쌓인 돈이
‘사랑비’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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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구담마을 너무도 고즈넉하고 아름다운 마을이지요?
매화꽃이 살아나올것같이 아름답고 선명합니다.
구미마을에서의 일도 지나고보니 재밌는 추억이네요, 수고하셨습니다.
시인의 마을도 찾아가시구요.
섬진강변 어디 하나 아름답지 않은 곳이 없군요.
이런 아름다운 봄에 마음껏 여행하시는 신봉공주님이 부럽습니다요.
멋진 사진과 답사기 감사히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