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최고위원 한기호 의원(사진)이 지난 2월 2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조선족 용어를 재중동포로 바꿔써야 한다”고 말해 중국에 거주하는 우리 민족을 일컫는 용어 ‘조선족’에 대한 관심이 모아졌다.
한기호 최고위원은 “‘조선족’이라는 말은 중국이 자국 내 56개 민족 중 우리 민족을 구분할 때 쓰는 말”이라며 “중국이 그렇게 부른다고 우리도 그렇게 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하고, 또한 “우리말과 우리글은 다른 나라에선 ‘한국말’, ‘한국어’로 부르는데, 유독 중국이 과거에 사용하던 ‘조선’을 사용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며 “(조선족으로 부르면) 북한과 직결된 일족이라는 오해도 부를 수 있다”고 말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이어서 한 최고위원은 “일본에 사는 우리 동포는 재일동포, 미국에 사는 우리 동포는 재미동포라고 했는데, 중국 동포는 조선족, 러시아 동포는 고려인이라고 하고 있는 것은 일본 동포를 ‘조센진’이라고 부르는 것과 뭐가 다른가”라고 꼬집었고, “우리 민족, 우리글과 말에 대해 세계 공통으로 통일할 필요가 있다”면서 “정부와 학계가 이를 개선하도록 추진해달라”고 주문했다고 전했다.
☞ '조선족' 용어는 언제부터 사용하기 시작했나?
중국에서 동북3성에 거주하는 한민족을 조선족으로 부르기 시작한 것은, 1949년 10월 중국정부 수립한 후에도 한동안 조선민족, 조선인으로 부르다가 1955년부터 1960년까지 5년여 사이에 이루어진 것으로 「조선족, 그들은 누구인가(2013. 2)」 저자 곽승지 박사는 밝히고 있다.
1992년 한중수교 이후, 한국사회에 조선족동포들이 대거 이주해 오면서, 조선족동포를 어떻게 불러야 되느냐 하는 논쟁은 줄곧 있어왔다. 그런 가운데 2000년대 들어서면서 중국에서 온 동포라는 의미로 ‘중국동포’ 용어가 보편적으로 사용되어 왔다. 조선족동포들도 중국에서 조선족은 56개 소수민족의 고유명칭 중 하나로 자연스럽게 사용을 하였지만, 한국에 와서는 ‘조선족’이라는 용어가 ‘일제시대에 일본인이 조선인을 ’조센진’으로 낮춰 부르는 것과 어감이 비슷하다는 것을 알고는 스스로를 ‘조선족’ 명칭보다는 ‘교포’ 라는 말을 더 즐겨썼고, '중국동포' 용어도 보편화되었다.
실제 한국언론들도 범죄 사건 등 부정적인 이미지를 다룰 때는 ‘조선족’ 용어를 사용하는 경향이 많았고, 그렇지 않은 경우는 ‘중국동포’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경향이 많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2000년대 중후반에 들어서면서 '조선족' 용어가 단체 명으로 사용되었는데, 2004년을 전후해 ‘재한조선족연합회’와 석,박사급 유학생들이 만든 ‘재한조선족유학생네트워크’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한국사회에서 조선족 용어가 낯설지 않은 용어가 되었으며, 2007년 방문취업제 시행 이후 중국동포들의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조선족 용어에 대한 편견도 사라졌다. 학계에서도‘조선족’ 용어 대신 재중동포를 써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었지만, 중국동포의 특수성과 필요에 의해‘조선족’용어를 쓰다가 현재는 거의 일상적으로 통용되는 분위기이다. 이는 2008년 이후 한국사회에 강하게 분 다문화 바람 영향도 있는데다, 중국동포의 중국조선족 정체성을 어느정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현상 때문이라 생각된다. 최근 중국인 정체성이 강한 젊은세대들이 많아지면서 '조선족' 용어는 일반용어가 되었다.
한기호 최고위원의 “조선족 용어를 재중동포로 바꿔서야 한다”는 주장은 정치권에서 최초로 제기된 것이어서 주목되지만, 현실적으로 용어 사용 변화에 어느 정도 영향력을 미칠 지는 미지수이다.
한편 조선족은 중국 ‘옌볜(延邊) 조선족자치주’를 중심으로 분포한 한민족(韓民族)을 칭하는 용어로, 국립국어원에선 지난 2010년 이를 ‘재중동포’ 또는 ‘중국동포’로 정정할 것을 권고하기도 했다. <김용필>
첫댓글 중국동포라고 부르는데는 찬성하지만 조선족 호칭을 배척하는건 옳지않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