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 빈 강정’
이 말의 사전적의미는,
‘겉으로는 그럴듯하나,
속에는 아무 실속도 없다.’이다.
소셜미디어가 난무하는 시대가 왔다.
SF에서나 볼 수 있는 그런 시대가.
근데, 무엇이 진짜이고, 누가 가짜인지,
도대체 승려인 나는 알 수가 없다.
시사지식이 짧아서인 것일까?
세상을 너무 모르겠다.
저 사람 말이 진실인지/아닌지,
도대체 알 수 없는 것이다.
그런데, 시간은 진실하다.
시간은 모든 것을 다 해결해준다.
정말로 ‘진실은 금 같은 것이다.
시작과 끝이 변함이 없다’.
막스 플랑크(노벨물리학상수상자)는,
독일에서 강연요청을 받았는데,
어디에 초대되든 ‘양자물리학개념’
에 대해 똑같은 강연을 했다.
3개월간 20회 이상 강연이 반복되자,
운전사도 내용을 다 외우게 되었다.
어느 날 교수가 피곤해하자,
운전사는,
“교수님, 이번에는 교수님 대신
제가 강연을 해보면 어떨까요?
강연 내용은 전부 외우고 있습니다.
사람들의 질문도 대부분 똑같으니
들킬 염려가 없을 것입니다.
교수님은 청중석 맨 앞자리에
제 운전사 모자를 쓰고 계십시오.”
라고 말했다.
그리고, 운전사는 박사급 이상의
수준 높은 청중 앞에서
양자물리학에 대해 긴 강연을 했다.
그런데, 강연 끝무렵에
한 물리학 교수가 뜻밖의 질문을 던졌다.
그러자 그 운전사는 이렇게 대답했다.
“뮌헨처럼 발전된 도시에서
그처럼 단순한 질문을 하리라고는
전혀 생각하지도 못했습니다.
그 정도는 제 운전사도
대답할 수 있으니
그에게 부탁하겠습니다.”라고.
지식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하나는 ‘진짜지식’이다.
그것은 긴 시간 고민하고 생각하고
연구하고 체험한 끝에 나온다.
수많은 독서와 다양한 경험을
통해서 다져진 것이다.
또 하나는, ‘가짜지식’이다.
속칭 ‘운전사지식’이다. 여기에서
운전사란 겉만 아는 것을 다
아는 체하는 사람을 말한다.
남의 것을 자기 것으로
포장하기 좋은 시대에
힘든 훈련을 하지 않고,
클릭 몇 번만으로 근사한
지식인으로 둔갑할 수 있다.
MC나, 아나운서,
대변인 등은 정말 달변들이다.
그런데, 실은 다 작가들이
써준 말을 앵무새처럼 읽는 사람이다.
불교의 유명한 큰스님이라는
분들도 이름만 있는 분들도 있다.
공부 잘 하는 상좌가 법문대필을
해주는 분도 있기 때문이다.
신도 중에도 그런 분들이 많다.
불교이론에 대해 말만 잘 한다고
그 사람 공부가 다 된 것은 아니다.
그 사람 공부를 알 수 있는 요체는,
관계를 통해 알 수 있다.
관계를 해보면, 그 사람이
어느 정도인가를 알 수 있는 것이다.
선어禪語에 그런 말이 있다.
“공부한 사람 앞에서는
특히, 말조심하라”라고,
그런데, 알고보니, 나도 ‘가짜 지식’
이었다. 아, 정말 부끄러운 일이다.
-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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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 빈 강정’
상현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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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3.19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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