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현 9단(오른쪽)이 강호 신진서 9단을 꺾고 크라운해태배 결승에
올랐다. 결승 상대는 박정환 9단을 꺾은 박하민 4단.
2018 크라운해태배 본선토너먼트 준결승
나현, 신진서
누르고 박하민과 결승3번기
박하민은 나현이 올라와 주었으면
했다. 그 나현이 결승 대진표의 옆자리를 차지했다. 24세 나현 9단과 21세 박하민 4단의 첫 결승 카드가 성사됐다. 그 무대는 만 25세
이하 기사들의 각축장인 2018 크라운해태배이다.
2일 저녁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준결승전 두 번째 경기에서 나현 9단이 신진서 9단을 누르고 결승에 합류했다. 앞서 일주일 전에는 박하민 4단이 디펜딩 챔피언이자 랭킹
1위인 박정환 9단을 꺾는 이변을 일으키며 결승에 선착했다.
랭킹에서 신진서
2위, 나현 9위. 9번째 맞대결에서 나현 9단은 이른 시기부터 형세를 주도했다. 승기를 잡은 후 신진서 9단의 매서운 추격을 받고 미세한
차이까지 좁혀졌으나 최후의 방어선인 '반집'을 지켜냈다.
▲ 전기 32강전 패배를 더 큰 무대에서 설욕한 나현 9단. "전기
대회에서 첫 판에 바로 져서 아쉬웠는데 이번 대회는 결승까지 가게 되어 기분 좋은 것 같다"고
했다.
초중반의 큰 싸움에서 어느 한 쪽이 부러질 것 같았던 반상은
반집승부로 귀결되는가 싶었으나 마지막으로 계가를 해본 신진서 9단이 돌을 던짐으로써 불계승으로 처리됐다. 대국 개시 1시간 51분, 281수
만에 종국됐다. 아래는 두 기사의 국후 감상.
"초반 진행은 원래 나쁜 변화
같은데 잘 처리됐다. 중반 들어 서로 실수가 많아지며 계속 어려웠다." (나현)
"초반에 이상하게 두어 너무
마음에 안 들었다. 그 뒤에는 잘 모르겠다." (신진서)
▲ 대국 전에 함께 저녁을 먹으면서 하세배 결승전을 관전했다는 홍민표
해설자는 "박정환 사범님이 나보다 컨디션이 더 안 좋은 것 같다"고 한 신진서 9단의 말을 전했다. 왼쪽은 문도원
진행자.
신진서를 만나면 기분 좋은 결과물이 적었던 나현은 상대전적을
4승5패로 좁혔다. 전기 크라운해태배 32강전 패배를 갚으면서 2016년 이후에 당해 왔던 상대전적 4연패 사슬도 끊어냈다.
랱킹 1위와 2위가 준결승에서 탈락했다. 각각 전기 우승자와 준우승자이기도 했다.
박정환을 꺾은 박하민이냐, 신진서를 꺾은 나현이냐. 랭킹과 경력에선 나현이 앞서고 상대전적에선 박하민이 낫다.
박하민은 결승 티켓을 먼저 차지한 후 "솔직히 몇 번 이겨본 나현 선수가 올라와
주었으면 좋겠다"는 속내를 드러냈다. 나현에게 3승을 기록 중이었으니 그럴 만도 했다. 박하민의 랭킹은 44위다.
▲ 불리한 바둑을 쫓아가는 신진서 9단의 힘이 상당했으나 나현 9단은
물러나는 듯했지만 반집을 지켰다.
나현은 세 번 패한 것을 정확히 알고
있었다. "속기에서 3패한 것 같다. 평소에 (국가대표 리그전 등에서) 두면 조금 더 이기거나 비슷한 정도인데 시합에서는 다 졌다"면서 "3패를
당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에 이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3판2선승제의 결승전은
9일에 1국을, 10일에 2국을 둔다. 1-1로 맞서면 24일에 최종 3국으로 우승자를 판가름짓는다. 상금은 우승 3000만원, 준우승
1200만원.
▲ 나현 9단은 2015년 제19기 천원전 이후의 우승을
노린다.
▲ 초반에 판을 그르치면서 랭킹 우위, 상대전적 우위를 살리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