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 출근한 지 어느덧 2주가 되었다. 이제 아이들이 제법 안정된 느낌이다. 천방지축 짹짹짹 하던 귀여운 병아리 같은 모습이었는데, 2주가 지난 지금은 의젓한 모습들이 제법 보인다. 아직도 화장실 갈 때 무리 지어 뛰어가는 친구들도 많다. 하지만, 하루가 다르게 규칙을 지키려는 친구들이 늘어간다.
그렇지만, 간혹 아이들의 모습에서 아이들 말투가 아닌 말투를 들을 때가 있다. 수업 첫날이었다. H가 울며 큰 소리로 말했다.
"너! 나를 무시하니? 돌아다니며 5번~10번 정도 무시하냐고.."
초등학교 1학년이?? 라는 생각으로 주의 깊게 그 친구를 보게 된다. 그 친구와 접촉이 있는 친구 들한테 같은 소리를 하고 때리는 H.
세상을 바라보는 우리의 핵심 가치를 살펴보고, 이런 환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관점으로 현실을 직시해야 할 사람은 다름 아닌 '우리 자신'이다.
아이들은 모른다. 자기들이 듣고 자란 소리를 순진하니까 여과 없이 표출한다는 것을. 내가 맡은 아이들은 해당 학급에서 뒤처지는 아이들이지만, 그날은 왠지 H가 맘에 걸렸다.
문제가 있다고 인정하는 학생들에겐 그에 맞는 교육을 할 터인데, 자라온 환경으로 상처받는 육체가 건강한 아이들에겐 어떤 교육이 필요한 걸까...
교육학을 전공했던 동생의 말이 생각난다.
문제 있는 부모는 있어도 문제 있는 아이는 없어...
부모는 참으로 어렵다... H를 통해서 나의 교육 방법까지 연결해서 생각해 본다. 지난날을 파노라마처럼 쭉 돌아보게 된다.
오미크론도 이젠 4명 중 한 명은 걸린 셈이라고.. 바이러스를 통해서도 우리의 '연결'을 느낄 수 있다. 홀로 소외되거나 바이러스에 걸리거나... (여태껏 코**에 안 걸리면 사회성이 없는 사람들이라고.. ㅎㅎ 나도??)
21세기에 당면한 시급한 환경 문제와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제 개별 인간이 중심이라는 환상을 깨고, 생각을 전환해야 할 때이다. 자아라는 '환상'을 극복해야 할 시점이다.
개인주의가 판치는 세상에서 개별 인간이 중심이라는 환상을 깨라는 책. 생각 전환을 위해 한 번쯤 꼭 읽어야 하지 않을까? 자아와 개성이 뚜렷한 것을 자랑으로 여기던 시절이라면 이 책이 눈에 들어왔을까? 자아라는 환상을 극복하고 나면 '나'는 어디만큼 가 있을까?
생각의 관점을 바꾸고, 독립된 '나'라는 생각의 끈을 조금 풀고, 우리 주변에 숨겨진 모든 연결고리에 눈을 떠보자. 그러면 지금보다 더 재미있고 행복하며 공정한 세상으로 향하는 문이 열리리라 믿는다.
"결론은 바로 이것이다. 모든 생명은 연결되어 있다. 우리는 빠져나갈 수 없는 연결된 네트워크에 갇혔고, 운명이라는 하나의 옷에 연결되어 있다. 한 사람의 운명이 영향을 받는 것에 모두가 간접적 으로 영향을 받는다." -마틴 루터 킹 주니어Martin Luther King Jr. -
인류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개인 성향이 강한 사회문화 속에서 세심한 균형감을 갖춰서 잘 성장하길 H를 보면서 (울 아이를 키우면서) 진중하게 생각했던 시간이다.(자아란 환상과 세 상의 규율과 규범을 배우고 익히는 과정에서 오는 성장통을 잘 겪어내야 한다.
나비의 날갯짓이 지구 반대편 기후에도 큰 영향을 미치듯이 부모의 잘못된 교육이 아이에게 미칠 상처와 악영향을 생각하게 됐다. 커서 다시 그 영향은 주변과 가정에게로 흘러가듯이... 부디 H가 좋은 사람들 많이 만나고 좋은 생각과 선택의 장에 있길 진심으로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