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시간 모터사이클의 국내 고속도로진입이 합법화 되는 것에 대해 지나치게 환상적인 시각으로만 바라봐서는 곤란하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렇다면 이번에는 실질적으로 라이더들의 권리를 가장 침해하고 있는 자동차전용도로 주행 불가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고속도로, 자동차전용도로주행 합법화가 과연 이륜차산업을 성장시킬 수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이륜차를 경해보지 못한 자동차 운전자들의 배려가 필요하다.
이제는 한국사람 모두 아는 자동차관련 웹사이트 보*드림이라는 곳에 이륜차가 전용도로나 외각순환고속도로에서 주행하는 영상이나 사진이 올라가면 욕으로 도배가 된다. 고의로 그랬는지, 길을 잘못 들어 진입을 했는지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일부 이륜차를 경험해본 사람들이 변호를 해보려 하지만 수적으로 상대가 안 된다. 일단 시원하게 욕부터 먹고 보는 것이 사실이다.
왜 그럴까? 뭐 법적으로는 불법이라고 하지만 대부분 고속도로에서 주행하고 있는 라이더들의 모습은 정속주행을 하고 있는데 말이다. 외국에서 오래 살아서 국내도로사정을 모를 수도 있고, 정말 길을 잘 몰라 진입한 라이더들이 대부분이다.
뭐랄까? 악플을 다는 사람들의 글을 보고 있자면 ‘나만의 공간에 위험해 보이는 객체가 함께 달리는 것을 용납 못해!’, ‘어디 바퀴두개짜리가 자동차의 영역을 침범 하는 거야?’라는 소리로 들린다. 하지만 자동차운전자들이 달리는 그 도로 역시 이륜차운전자들도 같이 세금을 내서 만든 도로라는 것은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자동차운전자들이 모두 그런 것은 아니다. 하지만 아직 많은 사람들이 이륜차를 함께 살아가야할 동반자로 받아들이지는 못한 것 같다. 일반도로건 고속도로건 도로에서 사고가 난다면 가장 많이 피해를 입는 것은 과실유무를 떠나 이륜차운전자다. 고속에서 이륜차 운전자가 가장 무서운 것은 덩치 큰 자동차다.
상황을 반전시켜보자. 만약 고속도로에 5톤 이상 화물차만 주행할 수 있다고 하자. 그리고 화물차와 같이 달리는 것이 위험함으로 승용차는 국도만 주행할 수 있다면 얼마나 말이 안되는 이야기인가?
왜 우리만 빼고 세계적으로 화물차, 승용차, 이륜차가 모두 함께 고속도로를 달릴 수 있었을까? 그것은 소통과 배려의 역사가 지속적인 교육이 되었기 때문이다. 아직 우리 교통문화는 그것이 부족한 것이다. 나와 타는 것이 다르다고 틀린 것이 아니며 무작정 위험한 것이 아니다. 이제 이륜차를 타고 있는 라이더 헬멧 속 얼굴이 나의 직장상사, 아들, 남편일 수 있다는 현실을 받아들여 줬으며 좋겠다. 그리고 10년전보다 이륜차를 배려하는 자동차운전자들이 비약적으로 늘었다는 것 또한 현실이다.
진짜 필요한 것은 전용도로진입.
현재 대한민국 이륜차라이더 230만명중 65%가량이 수도권에서 사용 중이다. 우리가 고속도로진입을 이야기하지만 라이더의 실질적인 권리가 무시되고 있는 정말 시급한 문제는 자동차 전용도로 진입불가의 문제다.
10분이면 목적지에 도착할 길을 40분 넘게 돌고 돌아 목적지에 도착했을 때의 어이없음을 라이더라면 누구나 한번쯤 경험했을 것이다. 에너지절약을 위해서라도 이건 너무나 잘못된 일이다. 심지어 양재대로의 경우 도저히 자동차전용도로요건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음에도 전용도로로 지정돼 이륜차의 주행이 불가하다. 지금은 통행이 가능한 노들길, 남부순환로 등도 어이없기는 마찬가지였다. 노들길은 일반버스의 정류장과 입석승차 문제 때문에 전용차로에서 일반차로가 되었고 남부순환로는 중간 4km만 전용도로였다가 3년 전쯤 일반차로로 변경됐다.
왜 이러는 걸까? 왜 이렇게 같은 국민인데 이륜차라이더만 무시를 당하는 것일까? 라이더숫자가 적어서일까? 230만명이? 아니다. 결코 작은 숫자가 아니다. 농민이 300만명이다. 더군다나 이륜차라이더들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고속도로가 판타지라면 자동차전용도로는 코앞의 현실이다. 필자가 양제대로와 관련해 공무원과 통화를 해봤었다. “자동차전용도로에 인도가 있고, 입체교차로도 아니며, 버스정류장 등 이러저러해서 양재대로는 자동차전용도로가 될 수 없는 것 아니냐?”라고 말하니 “문제점이 많은 것은 인정한다. 하지만 아직은 전용차로에 대한 변경계획은 없다”란다.
그럼 노들길은 왜? 남부순환도로는 왜? 일반차로로 변경됐을까? 왜 법이라는 것이 존재하는가? 정말 고구마100개를 연속으로 먹은 것처럼 답답하다. 우리 이륜차 라이더들은 이런 세월을 40년 넘게 격고 있다.
이륜차가 고속도로를 달리면 국내 이륜차산업이 성장한다?
막연하게 이렇게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이다. 현재 면허, 교육, 관리시스템은 그대로인데 고속도로주행만 합법화가 된다면 고속도로공포괴담만 늘어날 것이다.
한때 모 단체에서 미국의 FTA협상타결로 인해 미국의 H사가 한국정부를 압박해 고속도로에 진입할 수 있을 것 이라는 허무맹랑한 이야기를 하고 다닌 적이 있었다. 허무맹랑을 떠나 자존감이라고는 1도 없는 화가 나는 이야기인 것이다. 고속도로주행합법화를 해도 우리라이더들이 하는 것이지 왜 거기서 미국메이커가 나오는지 모두지 이해가 안 갔다. 이런 것을 노예근성이라고 한다.
각설하고. 한국의 바로미터인 일본의 예를 들어보자. 일본 역시 고속도로 주행 불가였다가 250cc이상의 바이크는 고속도로주행이 가능해졌다. 그렇다면 일본의 이륜차 고속도로주행합법화가 일본 이륜차 산업의 원동력이 됐을까? 그렇지 않다. 오히려 그 후로 일본내수 이륜차시장은 하락세의 길로 접어들었다. 지금은 그 번화했던 일본의 우에노오토바이 상권이 붕괴직전에 까지 몰려있다.
필자는 꾸준하게 주장해오고 있다. 안전이 해결 돼야 산업이 발전된다고 말이다. 이륜차가 경제적이고, 주차문제걱정 없고, 출퇴근 정체 줄여 주고, 에너지소비 줄여주고 등등의 장점은 머리가 달린 사람들은 모두 안다. 이륜차를 팔고 있는 메이커들은 모두 그렇게 홍보한다. 지하철보다 경제적이라고, 그런데 하루에 500원 아끼자고 목숨을 걸까? 적어도 이륜차경험이 없는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이륜차 산업은 라이더들이 안전하게 탈 수 있는 사회적 여건이 마련되어야 점차적으로 이륜차사용자수의 증가와 함께 발전할 것이다. 지금당장 고속도로합법주행이 돈과 시간이 있는 1%라이더들에게는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는 호제일수는 있겠지만 전반적인 이륜차문화를 끌어올리거나 이륜차산업에 큰 도움은 되지 않을 것이다.
제발 국내 라이더들에게 오토바이 팔아서 돈 많이 번 수입바이크딜러들과 외국기업들이 라이더들의 안전에 관심을 갖길 기대해본다.
첫댓글 국민청원 겨우 2만을 넘긴 것이 최초이며 아마도 마지막 최고치가 될 거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듭니다.
그래도 서명은 계속합니다.
전용도로부터 뚫어봅시다.
고속도로는 바이크로 안달려도 좋은데
자동차전용도로는 정말 풀어주는게 맞다고 봅니다
어제 유튜브보면서 유튜브에서 이렇게 이야기 하더라구요 씨씨별로 나눠서 허용한다 어쩐다,,,그러다 자기전에 문득이런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니 자동차도 씨씨별로 나눠서 진입시키고 안시키나? 그냥 자동차니까 다진입시키잖아? 왜? 스스로 누구는 들어가고 안들어가고 또다시 나누는거지? 이런생각이 들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