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derlands Scheepvaartmuseum (네덜란드 해양 박물관)
슬슬 산책하는 걸음으로 네덜란드 선박박물관에 왔다.
거의 오픈시간에 와서 박물관은 꽤 한산했다. 매표소직원에게 “Good morning~^^*” 하고 인사를 건넸더니 기분 좋게 인사를 받아준다. 뭐 이런 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이야 다 덜 친절이 기본이니까 당연한 거겠지만.. 그러고 보니 어제도 걸어가다 어떤 사람이 힐끔 보길래 멋쩍어서 “Hi!”하구 인사를 했드니 무안하게도 쌩까고 그냥 지나간다. 씨발 애초부터 야리지를 말든가.. 호주에선 모르는 사람끼리도 “Hi” 같은 간단한 인사는 하고 그랬는데..
매표소에서 기분 좋게 티켓을 사고 박물관으로 입장했다. 매표소를 나오면 건물내의 마당(?)을 지나 박물관으로 들어가는데 선박 박물관답게 박물관입구부터 배 모형들이 전시되어 눈을 즐겁게 해준다. 박물관에는 실제 배부터 배모형, 고 지도들, 무기, 의복, 그림 등 해상왕국 네덜란드를 내세울만한 것들은 몽땅 전시해 그야말로 한때 잘나갔던 해상왕국 네덜란드의 옛 역사를 자랑이라도 하는듯이 보였다.
박물관의 전시물들은 17세기 강력한 해군력으로 세계를 주름잡던 네덜란드 해군의 역사를 그대로 보여주는 각종 무기들, 선상에서의 생활용구, 지도, 장교들의 의복, 선박 모형등이 전시 되어 있었다.
그중에 특히 난 지도에 관심이 많아 지도를 재미있게 봤는데 인상깊었던건 1600년대에 벌써 웬만한 곳의 지도는 소유하고 있었단 거다. 요즘 위성으로 찍어낸 지도와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자세하고 정확하게 그려져 있었단 것이 좀 놀라웠다고나 할까?
근데 이걸 실제로 지들이 그린건지 아님 그려져 있는걸 약탈한건진 나도 모르겠지만 400년전 그 옛날부터 전세계의 지리정보를 장악하고 있었다는게 참 부러워 보였다. 자기들 홈 그라운드인 유럽은 물론 아프리카, 아메리카, 아시아까지 전 세계를 걸친 지리정보를 바탕으로 그렇게도 세계 곳곳을 쑤시고 돌아다녔나 보다. 물론 한국과 일본까지도.. 근데 좀 아니 졸라 좆같았던 건 한국의 동해가 Sea of Japan으로 되어있었던 거다. 뭐 다른 외국 관람객들이 이 동해를 얼마나 신경쓰며 보겠냐 마는 그래도 기분 나쁘자나 씨발.. 쪽빠리새끼들 암튼 대단해 진짜. 반대로 한국새끼들은 그동안 뭘 했는지 참 한심하다. 하긴 동래 어부 안용복이가 울릉도도 안 갔음 어떡할 뻔했어. 훗날 Sea of Japan에 이은 후속작 다케시마가 곧 개봉될 날이 얼마 안 남았을지도.. ㅡㅡ;
그나저나 한국은 1600년대에 제대로 된 지도나 있었나 몰라. 대동여지도는 정말 그럴듯한데 그건 만들어진지 얼마 안된거구..
암튼 네덜란드라는 나라 참 대단하다. 자국도 아닌 지구 반대편의 변방국가까지도 지도로 가지고 있던걸 보면 정말 세계를 상대하는 네덜란드인답다. 1600년대에 벌써 네덜란드는 동인도회사를 차려서 지구반대편에서 무역을 하고 있었으니까.. 해상왕국 네덜란드의 저력이 느껴진다. 역시 예나 지금이나 정보력이 가장 큰 힘이라니까.. 현대전도 정보전쟁이자나? 정보 전쟁하니 또 한국얘기를 안 할 수가 없구만. 한국은 정보나 제대로 캐내나 몰라. 맨날 보면 미군한테나 의지하고 맨날 뒷북이나 존나게 치고.. 혹시알어? 정보부에서 신문보고 정보 스크랩할지 ㅋㅋ
참! 그러고 보니 올해가 하멜 표류 350주년 되는 해라고도 한다. 선박회사 직원(?) 하멜이가 배 난파해서 조선으로 표류해 들어와 고생 졸라게도 많이 했지. 나중에 일본으로 도망처서 지네 나라 가긴 했지만.. 재밌는 사실은 하멜표류기가 써지게 된 계기는 하멜이 본국으로 돌아가 14년간에 걸친 억류생활 동안 밀린 임금을 받기 위해 회사를 찾아갔는데 회사에선 그동안의 있었던 일들과 왜 물건들을 다 잃어버렸는지에 대해 해명을 해야만 밀린 임금을 준단 회사의 지시로 작성하게 된 문서가 지금의 하멜 표류기인 거다. 한마디로 하멜 표류기는 회사에 제출한 하멜의 사건 경위서였던 거다. 근데 밀린 임금은 제대로 받았나? 받았음 새끼 아주 때부자 됐겠구만. ㅋㅋ
어찌 생각하면 네덜란드와 한국이란 나라도 참 각별한 인연을 가진 나라 같다. 미지의 세계였던 조선을 유럽세계에 알린 사람이 바로 네덜란드 사람 하멜이었고, 지난 2002한일 월드컵 때 한국의 염원이었던 첫 승과 4강이라는 성적을 안기며 한국이란 축구변방을 세계에 다시 한번 알린 축구감독도 네덜란드사람 거스 히딩크니까..
선박박물관을 구경하는데 자꾸 하멜이가 생각나서리.. ^^;;
암튼 400년전부터 이미 세계의 지리정보를 장악하고 있었단 사실이 놀랍기도 하면서 부럽기도 했다. 대단하다 진짜.
선박박물관이란 이름대로 가장 볼만한 컨텐츠는 역시 전시돼있는 배들이었는데 아주 괜찮은 컬렉션이었다. 실제로 그 옛날 항해하고 퇴역한 큰 상선부터 그 외 여러가지 종류의 배들, 배의 실제 부품이나 목재, 축소모형 등 배 하나에 관해선 아주 빠싹하게도 전시해놓고 있었다.
마치 옛 네덜란드의 영광을 자랑이라도 하고 싶은 듯이 말이다. 배모형이나 무기, 의복 같은 것들은 예전 어렸을 때 가지고 놀던 레고나 만화같은데서 많이 봐 왔었기에 그리 흥미롭진 안았다. 그래도 의미를 부여하자면 본토에 와서 오리지널을 봤다는 것 정도..
네덜란드 선박박물관을 쭉 돌아보며 느낀건데, 엊그제 갔던 암스테르담 역사 박물관과 지금 온 네덜란드 선박 박물관이 마치 쌍둥이같이 느껴졌다. 마치 서로 링크가 걸려있다고나 할까? 암스테르담 역사 박물관에서 네덜란드 함대의 역사들이 꽤 비중있게 다뤄졌었는데, 여기 네덜란드 선박 박물관 역시 암스테르담의 역사를 비중있게 다루고 있었다. 이런걸 보면 정말 네덜란드와 암스테르담, 네덜란드 함대는 네덜란드 역사에서 절대 떼어놓을 수 없는, 서로가 마구 뒤섞여 있는 교집합이라고 해도 될 거 같다. “해상왕국 네덜란드의 무역 중심지 암스테르담” 이라고 하면 한마디로 표현이 델라나?
박물관의 실내 파트를 두어 시간만에 다보고 바깥쪽에 있는 실외 컬렉션으로 갔다. 실외 컬렉션은 박물관내에 있는 전용부두(?)에 예전에 운항하다 퇴역한 배들을 여러 대 전시 해놓고 있었는데 이중에 단연 하이라이트는 Amsterdam호였다. Amsterdam호는 한 300년 된 선박인데 실제로 예전 동인도회사시절 세계 곳곳을 쑤시고 다니다 퇴역한 배라고 한다. 근데 생긴건 어째 놀이공원에 있는 바이킹배가 하나 둥둥 떠있는거 같다 ㅋㅋ
Amsterdam호로 올라가는 계단 입구에서 어떤 아줌마가 배로 올라가는 사람마다 말을 걸어 돈을 받는다. 입장료인지 뭔진 몰르지만 입장료를 내고 들어왔는데 또 옵션으로 돈을 내는게 싫어 난 걍 모르는척하고 올라갔는데 나한텐 돈 내란 소릴 안 한다. 흠.. 도대체 먼지 몰겠군..
계단을 통해 배위로 올라왔는데 마치 놀이공원에 있는 바이킹에 올라온듯한 기분이 든다. 배 안의 이곳 저곳을 구석구석 열심히 돌아다니면서 봤는데 배 안에 식당도 있고 화장실도 있고 선장 방, 무기고, 보물창고, 식량창고 등이 그대로 보존 또는 재현이 되어있었다.
좁은 계단을 통해 배 밑으로 내려갈 수도 있었는데 천장이 많이 낮았다. 예전에는 얘네들이 별로 안 컸었나? 그래도 배타는 사람이라 하면 신체 건장한 남자일텐데 배 안에서 가뜩이나 스트레스 받을 텐데 천장까지 낮아 엄청 짜증 났었겠구먼.
배 맨 아래층에는 금을 잔뜩 싫은 보물상자와 와인상자 그리고 둥근 치즈덩어리들이 잔뜩 있었다. 선장방도 배 밑에 있는데 당연한건진 모르겠지만 선장 방 쪽에 이런 치즈와 와인, 보물들이 보관돼 있었다. 항해하는 동안 먹을 치즈를 비축해놓은 치즈보관소가 유난히도 기억에 남는다. 밖에서 봤을 땐 Amsterdam호가 그렇게 안 커 보였는데 구석구석 다녀보니 실 평수가 은근히 컸다.
배에서 한참을 머물다가 다른 관광객에게 사진을 부탁해서 한 장 찍고 내려왔다. 아니 사진 찍을라고 한참 눈치 보고 있었다고 하는게 더 솔직한 말인거 같다.
박물관 관람을 마치고 방명록도 하나 썼다. ^^; 아쉽지만 기념품은 없다. 네덜란드 선박박물관을 보고 난 소감을 딱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음.. 결론은 한마디로 네덜란드도 한땐 진짜 잘나가던 나라였다!! 영국? 스페인? 네덜란드도 있었다 이거야~ 근데 말야, 한국엔 해상왕 장보고가 있어~^^;
네덜란드 선박박물관이 은근히 볼거리도 많고 재밌는 곳인거 같다. 네덜란드 선박박물관은 암스테르담 역사 박물관에 이은 연장선상에서 관람한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박물관을 나가 다음은 론리플레닛에 추천된 Eastern Harbour Cycling Tour를 걸어서 한번 다녀볼 생각이다. 아~ 근데 컴퓨터 게임 대항해시대가 왜 일케 하고 싶냐.. ㅋㅋㅋㅋㅋㅋㅋ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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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 제가 아는분과 이름(아이디)가 같아서 항상 글 읽을때마다 친근해 하며 잘 읽고 있습니다. 사진보니 그 분이 아님은 확실 하네요 *^^* 좋은 하루 되세요. 여행기 계속 기대 할께요
감사합니다.
보기 힘든곳이네요~ 선박박물관.... 그리고 선박박물관이 있는지도 몰랐네요! 담에 다시 가서는 봐야겠네요^^
며칠 쭉 보고 있는데 끝이 나버렸네요..^^ 말을 너무 적나라하게 하셔서,,첨에 좀 그랬는데 계속 보니 익숙해졌네요..^^; 너무 자세하게 적어주셔서 저도 여행하는 기분입니다. 내일은 어디갈까 무척 궁금한데요~ 글 잘 보고 있단말 전해주려고 몇자 적습니다.. 계속 올려 주시는거죠?^^
제가 올린글 좀 많이 거친데 그래도 재밌게 읽어주신다니 감사하네요. 잘보고 있단 말씀도 해주시고..아무쪼록 감사드리구여 글은 계속 올리겠습니다. 네덜란드에 이어 벨기에, 룩셈부르크, 독일, 폴란드, 체코, 헝가리, 오스트리아까지 다 올릴꼐용^^;
이제 네덜란드 끝난 건가여?(아닌가?^^;;) 와~ 넘 상세하게...일일이 꼬리말 달아 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하지만 다 읽었어여. ㅋ 계속 기대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