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드라마는 실제 범죄를 바탕으로 하고 있지만 허구를 가미해 재구성했습니다."
에피소드 3. [피아노 연쇄 토막살인 사건 - ③]
S# 18. OO 경찰서 옥상 휴게실.
점심을 잘 먹은 강력 1팀원들이 자판기 커피를 한 잔씩
손에 쥐고 옥상 휴게실로 들어 선다.
김 형사가 의자에 아무렇게나 놓여진 경향신문을 들고, 기사를
보며.
김 형사 (사진을 가리키며) 이 뉴스들 보셨어요?
유 형사 (사진을 보며) 어제 하루 종일 TV뉴스시간마다 나오더라.
박 형사 뭔데?
김 형사 (박 형사에게 신문을 건네며) 한국인 피아니스트 ‘조성진’씨가 한국인 최초로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을 했잖아요.
박 형사 (신문을 다시 김 형사에게 주고) 그 상이 그렇게 유명한 상이야?
김 형사 (박 형사를 무시하듯 쳐다보며)
박 형사님도 참, 예술을 모르시네!
다른 콩쿠르와는 달리 딱
한 작곡가, 쇼팽의 작품만을 위한 대회로 유명해요.
신문을 의자에 던져 놓고, 김 형사가
입으로는 쇼팽의 ‘녹턴’을
흥얼거리며 한 손으로는 피아노 건반을 연주하는 흉내를 낸다.
박 형사 그래. 나 예술 무식쟁이다.
박 형사가 빈정 상한 듯 무릎으로 김형사의 엉덩이를 치는 시늉을 한다.
김 형사가 순간적으로 피한다.
유 형사 그게 ‘녹턴’이야?
김 형사 (유 형사를 쳐다보며) 들어 보셨죠?
너무 유명하니깐요. 제가 또 어렸을
때, 피아노 좀 쳤죠.
(자신의 손을 보며) 피아노 선생님이
여든 여덟 개의 건반 위에서 노니는
제 손가락을 보고 예술 할 손이라고 했는데.
박 형사 근데?
김 형사 (푸념하며) 흉악범들 손에 수갑이나 채우는 손이 돼버렸으니.
(회상하며) 제가 음악 시간에 ‘Love is blue’를 치면
반 여학생들이 저한테 반해서 그냥 침을 흘리고 그랬는데.
김 형사가 다시 ‘Love is blue’를 흥얼거리며 두 손으로는 피아노 건반을 연주하는 흉내를 낸다.
그러는 사이, 박 형사가 휴대폰으로 통화를 마치고,
박 형사 창호야. 그 예술 하는 손에 피 좀 묻혀야겠다.
김 형사 예?
유 형사 뭐야?
박 형사 ‘토막 살인’ 이요!
S# 19. OO동 오피스텔 1305호.
김 팀장이 현관문 밖에서부터 역한 냄새를 맡으면서 들어 선다.
박 형사 김태수. 나이 34세. 생명보험
설계사 입니다.
작년 6월부터 월세 250 에 살기 시작했답니다.
강력 팀장 (화들짝 놀라며)
월세가 250 ?
김 형사 (어깨를 들썩이고)
그 동안 꼬박 꼬박 들어 오던 월세가 2개월
치나 밀려서
핸드폰 연락을 했는데, 전화를
받지 않아,
집 주인이 김태수 씨를 직접 만나기 위해 왔다가
이상한 기분이 들어서
집 주인의 마스터 키로 문을 열고 들어와서 발견했답니다.
화장실 문이 밖에서 덕트 테이프로 밀봉이 되어 있었고
화장실 환풍기까지도 밀봉된 상태였습니다.
유 형사 예리한
톱날로 시신을 다섯 부분으로 토막 내서, 욕조에 넣어 놓고
두툼한 겨울 이불 넉 장으로 시신과 욕조 전체를 덮었습니다.
최소한 한 달 이상 방치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정확한 사인은 부패가 심해서 현장 검안으로는,
국과수 부검 결과가 나와야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김 팀장이 현장감식 반원들
너머로 화장실을 엿본다.
김 팀장의 눈에 심하게
부패하여 허벅지 살이 상당 부분 없어지긴 했지만 사람의
것이 분명한
김태수의 다리 한 쪽이 드러난 채로 오 등분 된 시신이 욕조에 뉘여 있다.
강력 팀장 시신을 저렇게 잔혹하게 훼손할 정도면은,
원한이나, 치정인데.
김 팀장이 안방으로 발길을
옮긴다.
S# 20. OO 경찰서 강력 1팀.
유 형사가 국과수 감정서
복사본을 팀원들에게 나눠주고,
유 형사 부검
결과 사신은 예리한 만능 톱날에 의해 다섯 부분으로 절단됐고
직접적인
사인은 목의 절창(切創)인데 범행 도구가 좀 불명확합니다.
강력 팀장 범행 도구가 왜?
유 형사 부패가 심하게 진행돼서, 절창 형상이 뚜렷하지 않지만,
경추에 두 번의 뼈를 절단한 즉, 뼈에 베인 자국이 있는데
그게 예기(銳器)에 의해 베인 것이 아니라,
가는 철사나 끈으로 인해 생긴 것으로 소견이 나왔고,
또, 시신의 가장 특이한 점이
피해자가
생전에, 성기에 속칭 ‘해바라기 확대술’을 받았다는
것입니다..
김 형사 남자 거기에 보형물을 집어 넣는 거요?
유 형사 (김 형사를 응시하며)
응.
강력 팀장 보험 설계사가 성기 확대수술을 받았다?
유 형사 키가 185cm에 체중이 90 킬로로 추정되고,
시신에서 혈액이 많이 빠져서 그렇지,
근육량이 상당한 건장한 체구였다고 합니다.
그리고, 몸에서
독극물이나 약물 성분은 검출되지 않았습니다.
박 형사 팀장님. 그림이 영 야리꾸리 한데요.
핸드폰에 연락처들도 대부분이 여성들이고.
(김태수 사진을 보며)
185에 90 이고, 이 정도 얼굴이면,
여자 꽤나 후리고 다녔겠는데요.
강력 팀장 (사진을 유심히 보고)
피해자가 보험 설계사니깐.
보험 계약자들 상대로 주변 인물 동향 탐문해 보고 특히,
고액보험 계약을 한 여성이 있는지 위주로
휴대폰 연락처에 있는 사람들도
S# 21. 김태수가 다닌 피트니스 클럽 사무실
박 형사와 김 형사가 직원들과
얘기를 나눈다.
PT
트레이너 1 (사진을
보며) 이 분, 이 바닥에서는 유명한 분이에요.
박 형사 유명하다고 하면?
PT
트레이너
1 새로
오픈 하는 피트니스 클럽으로 옮겨 가며 운동을 하죠.
김 형사 그러는
이유가?
PT
트레이너
2 새로
오픈 한 곳에서 새로운 고객을 찾는 거죠.
제가
알기로 이 분 ‘보험 설계사’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여기서도
여성 회원들에게 접근해서 그들을 상대로 영업도 하고 그랬어요.
금년
초에, 전에 일하던 피트니스 그만두고, 여기에 오니깐
김태수
그 분도 여기에 이미 와 있더라고요.
PT
트레이너
1 (기억을 더듬다가 웃으며)
운동하는
시간보다 여성 회원들과 사담 나누는 시간이 더 많았어요.
그리고 (머뭇거리며) 무슨 속사정(?)들이
있었는지,
4개 월
전에는 락커 룸에서,
여성
회원들끼리 머리끄덩이 잡고 싸우기도 하고.
박 형사 여기서요?
PT
트레이너
1 (웃으며) 예~. 주말 되면, 김태수 씨 여기 와 있냐고 사무실 전화기에 불이 나요.
도대체 무슨 짓을 하고 다녔는지? 참
PT
트레이너 2 상대하는
여성들 연령대도 다양해요. 20대에서 50대까지.
(주위를
살피고) 샤워하면서 몇 번 봤는데.
거기에다가
튜닝을 했더라 고요.
PT
트레이너
1 (이를 드러내 웃으며) 너도 봤냐?
PT
트레이너
2 그럼 눈에 보이는데, 안 보냐?
자랑스럽게
덜렁거리며 샤워실을 휘젓고 다니는데.
(김 형사를 쳐다 보며) 형사님들도 알 거 아니에요?
김 형사 아. 예. 여성 편력이 심했군요?
PT
트레이너
1 (얼굴 위아래를 향해 손바닥을 흔들며)
몽타주가
좀 되잖아요
(정색을 하며) 형사님들 앞에서
이런 말 하기 뭣하지만,
제가
듣기로, 그 오피스텔도 누가 스폰해 준 것으로 들었어요.
박 형사 누군지는 모르시고요?
PT
트레이너
1 (얼굴을 풀며) 그거야, 형사님들이 알아내셔야죠.
(아는
눈치지만) 제가 뭐.
PT
트레이너
2 참 김태수
씨 핸드폰에 사귀던 여성들 나체 사진도 있을 텐데요.
(회상하며)
설 연휴
전에 여기서 다시 만나서 반가워서, 같이 술자리를 한 적이 있어요.
그때, 술 취해서 저에게 수 십장 보여 준거 기억나요.
박 형사 애플 아이폰 이요?
PT
트레이너
2 아니요! 삼성 갤럭시요! 제가 거기서 봤어요.
그 사람, 핸드폰이 두 개에요.
PT
트레이너
1 예. 핸드폰 두 개 써요.
박 형사 (김 형사를 보며) 김 형사, 우리가 살해 현장에서 수거한 게
아이폰 뿐이었지?
김 형사 예. 핸드폰 하나요. 그럼, 갤럭시는
범인이 가져 갔다는 소리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