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회 대한민국연극제 경상북도극단 소백무대의 한윤섭 작 엄성필 연출의 오거리 사진관
공연명 오거리 사진관
공연단체 경상북도극단 소백무대
작가 한윤섭
연출 엄성필
공연일시 2019년 6월 13일 오후 4시
공연장소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
관람일시 6월 13일 오후 4시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경상북도 극단 소백무대의 한윤섭 작, 엄성필 연출의 <오거리 사진관>을 관람했다.
극단 소백무대는 1983년 경북 영주에서 창단되었다. 동호인제로 창단된 소백무대는 연극을 전공한 사람들 또는 연극을 처음 접해보는 사람들이 지역의 연극 중흥을 위해 뭉친 것이다. 올해로 창단 37년을 맞았다. 창단 2년 뒤 협회인준을 받아 전국연극제에도 3회 참가하였고 전국연극인대회도 영주연극협회에서 치뤄냈었다. 매년 2회정도의 정기공연으로 지역의 연극 저변 확대에 큰 힘이 되고 있다고 자부한다. 다만 어느곳이나 다를 바 없겠지만 젊은 연극인들의 왕성한 활동을 기대하기 어려운 환경과 여건으로 인해 극단원들의 평균연령이 고령화 되어가고 있다는 점이 아쉬울 뿐이다. 1984. 04 극단 창단공연 “양반전” 유현종 작, 조재현 연출, 1984. 10 “산국” 황석영 작, 조재현 연출, 2018. 03 제29회 경북연극제 참가작 “소나무 아래 잠들다”, 2018. 04 제29회 경북연극제 최우수여자연기상 (최경희), 2018. 04 제29회 경북연극제 무대미술상, 2018. 09 제25회 소백예술제 “복사꽃 지면 송화 날리고” 손기호 작, 최경희 연출, 2018. 12 2018년 지역 문화예술 육성 지원 사업 “복사꽃 지면 송화 날리고” “원로배우 김창남 45년 연극인생 무대에서 만나다” 손기호 작, 최경희 연출 등의 공연을 했다.
한윤섭은 극작가 겸 연출가다. 충남 온양출신으로 서울예술대학에서 극작을, 프랑스 헨느 대학교에서 연극을 공부했다. 극작가와 연극 연출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2009년 전국창작희곡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2003년에 <열린문>이라는 이름으로 극단을 창단한 후 2015년 극단 이름을 에이치프로젝트로 바꿨다 극단 대표인 한윤섭은 최근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극작가 겸 연출가로 발표한 희곡 작품으로 <굿모닝 파파>, <만적의 난>, <아! 바그다드>, <엄마! 지구랑 놀아요>, <후궁 박빈>, '<조용한 식탁> <오거리 사진관> 등이 있다. 제11회 문학 동네 어린이문학상 대상을 수상한 <봉주르, 뚜>는 그의 첫 장편동화다. 2017년 대한민국 연극제 본선에 이례적으로 <성호가든>, <오거리 사진관>, <굿모닝 씨어터>가 올랐으며 극단 파도소리의 한윤섭 작 강기호 연출의 <굿모닝 씨어터>로 희곡상과 대상을 수상하였다. 2013년 연극<하이옌>으로 거창 국제연극제 대상, 2015년에도 거창국제연극제에서 <오거리 사진관>으로 희곡상과 금상을 수상했다. 2015년 고마나루 전국향토연극제에서 금상 <수상한 궁녀> 수상, 2016년에는 극단‘아시랑’과 합동 공연하여 고마나루 연극제에서 대상 <절세가인 효녀 노아> 수상, 2017년 제2회 대한민국연극제에서 <굿모닝 씨어터>에서 대상을 수상한 한국연극의 대들보다.
엄성필은 한국연극협회 영주지부장으로 경북지부 극단 소백무대의 배우이자 연출가다. 연극 <실비명>을 비롯한 다수 작품을 연출한 경북지역 연극의 주춧돌이다.
<오거리 사진관>은 죽은 뒤 1년 후 자신의 생일날 잠시 살아 돌아온 사람의 이야기다. 최근 이븐 알렉산더(Eben Alexander)의 <나는 천국을 보았다>는 '사후세계 체험기'로 "과학에 헌신하는 삶"을 산 이가 뇌사 상태에서 영적 세계를 여행한 내용을 책으로 내놓은 것이다. 하기야 400년 전 셰익스피어의 작품 <햄릿>에도 망령이 등장을 하고, <템페스트>나 <십이야>에서도 죽은 줄 알았던 인물들이 생존해 다시 만나는 귀결을 보이는 내용이라든가, 한국 현대사에서도 6 25사변으로 전사한 줄 알았던 군인이 포로교환으로 생환되거나, 남한의 포로수용소에 있다가 북송된 경우, 또는 북한의 포로수용소를 탈출해 남으로 온 경우, 가족들은 사망한 줄 알았다가 생환된 것에 놀라움과 반가움을 표시한 예는 허다하다.
<오거리 사진관>은 노인성 치매를 앓다가 잠시 의식이 정상적으로 돌아온 아버지가 영정사진을 찍으러 <오거리 사진관>에 들러 사진을 찍은 후, 자신의 집 주소를 기억하지 못하고, 비용도 지불하지 못한 채 되돌아가 사망한 것으로 설정이 된다. 장면이 바뀌면 1년 뒤 어머니 꿈에 아버지가 나타나 오거리 연주무당 집에 들르면 자신을 다시 볼 수 있을 거라는 이야기를 한다. 어머니는 아버지의 기일에 연주무당을 불러 굿이나 제사를 지내려 하지만, 예수를 믿는 가족들 대부분이 그렇듯이 이집의 자녀들도 굿을 하거나 제사지내기를 꺼려한다. 그러나 어머니의 의지대로 제사를 지내게 되고, 과연 아버지가 생존 시의 모습대로 등장을 하니 자녀들의 놀라움이 오죽하랴?
죽은 사람의 일시 생환이라는 내용에 첨가해 가족들이 아버지의 사망보험금으로 거액을 수수한 것이 드러나고, 아버지의 생존사실로 무효화 되는 것에 대한 우려로 이 집을 찾아 온 동네 아낙에게 아버지의 생환 사실을 숨기려는 심정이라든가,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자녀들과 며느리가 함께 한 가족사진이 한 장도 없어 이번 기회에 가족사진을 찍자는 내용이 전개된다.
장면이 바뀌면 어머니마저 아버지와 똑 같이 오거리 사진관에 들러 영정사진을 찍은 후 치매증세로 집주소를 기억하지 못하고 아버지의 기일과 동일한 날에 사망한 것으로 설정이 되고, 대단원은 아버지와 어머니의 기일에 오거리 사진관 주인이 찾아와 영정사진을 전해주면 가족들이 놀라움과 반가움을 표시하면, 후원에서 어머니와 아버지가 다정하게 손을 잡고 사라져가는 장면과 상복을 입은 자녀들이 바라보는 장면에서 연극은 마무리가 된다.
악인은 결코 치매에 걸리지 않는다. 착하고 따뜻한 성품의 소유자가 대부분 치매 증세로 고생을 하다가 운명한다. 그렇다고 해서 모두 악한 마음을 가지랄 수는 없지만, 이 작품에서처럼 죽었던 인물이 되살아온다는 것이 다소 황당한 느낌이 들지만 대단원에서 어머니의 회상장면에 등장한 것이라는 것이 알려지는 반전이 관객의 눈시울을 뜨겁게 만들기도 한다.
무대는 상소 쪽에 오거리 연주 사지관이라는 간판이 걸린 사진관을 상징하는 조형물이 있고, 사진기가 보인다. 상수 쪽에 벤치형태의 조형물을 배치해 그곳에 손님을 앉혀놓고 하수 쪽에서 사진을 찍는다. 배경에 커다란 액자형태의 조형물 세 개를 좌우로 나란히 배치하고, 그 중 한 액자 속에 망인이 사진을 찍는 모습으로 자리를 잡는다. 반원형의 철 줄에 꽃 장식을 여러 개 연결시켜 들고 들어와 생일축하 장식으로 사용하고, 잔칫상과 음식을 들여오고, 초를 꽂은 생일케이크를 들여다 상위에 놓는다. 생일축하노래를 부르고, 극의 도입에서처럼 대단원에서 비 내리는 소리와 함께 연극은 끝이 난다.
김창남이 아버지, 심순영이 어머니, 최경희가 며느리, 김명철이 큰아들, 이 황이 막내아들, 금재남이 딸, 엄성필이 사진사, 연주보살, 장영희가 영주댁으로 출연해 호연과 열연으로 연극을 이끌어 간다.
어머니 역의 심순영의 호연과 명확한 대사전달이 기억에 남는다.
김덕우가 무대감독, 송헌상이 무대, 조명, 김명철이 음악, 이재성이 음향오퍼, 이인숙이 조명보, 박종국이 의상, 권혁두 최규철 김석훈 이 홍보, 임정옥이 분장, 윤현주가 소품, 나진훈이 기획, 김문영이 사진, 김양완 배재상 최근호가 진행 등 스텝진의 열정과 노력 그리고 기량이 하나가 되어, 경상북도 극단 소백무대의 한윤섭 작, 엄성필 연출의 <오거리 사진관>을 관객의 기억에 남을 걸작연극으로 창출시켰다.
6월 13일 박정기(朴精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