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찰칵- 찰칵-'
"자 이번엔 시선을 위쪽으로...."
[잘 봐라 김해신.... 얼마나 공들여서 이곳까지 왔는데... 어느날 갑자기 발탁된 너완 달라!]
사진촬영을 하는 권혁을 매니저와 해신이 유심히 쳐다보고 있었다.
"오~ 꽤나 준비한거라더니... 굉장하네~ 전혀 신인티가 안나."
".....그러네요. 맘에 별로 안드는 놈이지만... 근데 왜 우리 같은 화보에 집어넣었데요?"
"에혀~ 모르겠네요~ 위에서 하는 일을 어찌 알아. 한번 붙어보자는거겠지... 그러니 너도 긴장 좀 해!"
"...저거 무지 독종일거 같은데...."
환하게 웃으며 주변 모든 사람들에게 상냥한 권혁을 어딘가 섬뜻하게 느끼는 건 해신뿐이였다.
"해신씨~ 갑시다!"
"예~"
체육대회를 위한 합동 체육시간
아이들이 분주히 체육복을 갈아입고 운동장으로 나섰다.
갑자기 선화가 운동화를 신으려다 울상을 지으며 하늘을 바라봤다.
"으잉~ 어떻해... 출석부 가져오랬는데 책상에 놓구 왔다. 우~~ 귀~찮~아..."
"....못살아... ;;; 그 건방증... 먼저 나가 내가 가서 가져올게."
"히~ 역쉬~ 이뽀 죽겠썽~ 언니가 아스크림 쏜다~!"
"....쏘는 것도 잊어먹지나 마셔~"
투덜거리며 출석부를 갖고 나오는 교실문 앞에 해신이 서있었다.
"깜박병 고쳐주던지.... 엥?! 너 어떻게 학교 왔냐? 오늘 화보촬영 있잖아."
"좀 일찍 끝나서 너 보려고 왔쥐~ 이야~ 스케줄도 꿰고... 이제 나한테 관심 생기는구만~"
"제발 꿈 좀 깨셔~ 니 스케줄은 너보다 전교생이 더 잘 알아. 지나가다 주워들은거야. 수업시간 다 됐어. 비켜."
귀찮은 표정으로 비켜가려는 하늘의 팔을 해신이 잡았다.
"그렇게 심한 말하고 정말 태연하네~"
[그런 말 좀 들었다고 포기하면 남자가 아니쥐!]
환하게 웃는 해신을 보며 약간 당황한 듯 놀란 표정으로 하늘이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
".........괜히 어설프게 말 돌리는 것보다 확실하게 내 맘을 보여준거뿐야. 심했다면 미안해."
"누구한테나 그렇게 싸납게 구냐?"
"누구나는 아냐. 네가 맘에 안들어서 그런거지."
흔들림 없는 하늘의 눈동자였지만 뭔가 알 수 없는 아픈 이유가 보이는 것 같았다.
"...기회도 안줘보고 이러기냐? 아님 내 고백이 장난스러웠어? 그렇게 보였다면 잘못본거야! 난 진심이라구 이런 느낌 처음 느꼈어 너한테.... 연예인이란 이유로 이러는건 너무한거 아냐?"
"그것도 있지만 난... 남자 자체가 싫어! 사랑받길 바라며 초조해하는거 이제 정말... 과.....관둬 나한테 정말 왜이래!"
진지한 모습으로 말하는 해신을 보며 화내는 하늘의 목소리와 얼굴에는 묘한 떨림이 있었다.
"혹시.... 너 남자한테 버림받았었냐? 왜 그렇게 겁..."
'짜-악-!'
"함부로 말하지마!!!..... 나...나에 대해 뭘 안다고...!!"
말을 끝내기도 전에 얼굴로 날라온 하늘의 손에 해신은 고개를 떨어뜨렸고 하늘이 자신도 놀랐는지 주춤거리며 달려나갔다.
"........아호... 드라마에서 맞는거랑 느낌이 다르네... 잘해볼라 했는데... 요 주둥이가 말썽이야..."
계단에 털썩 앉아 머리를 감싸안고 중얼거리는데 핸드폰이 울렸다.
'♪~♬♩~'
"에거~ 여보세...."
"강해시~~~~~~인!!!! 그세 어딜 도망간거야!! 후딱 오지 못해!!!!!"
"우와왁~!! 으... 알았어!!! 귀청 떨어지겠다!!!"
빨개진 빰을 쓱 만지고는 해신은 조심스럽게 학교를 빠져나갔다.
늦은 시간.... 하늘의 엄마가 따뜻한 차를 탁자에 내려놓으며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여보.... 정말 안데려올꺼예요? 벌써 6개월이 넘어간다구요..."
"조금 더 두고 봅시다. 잘있는거 같으니... 일하는 곳도 알아뒀고..."
".......조금 더 조금 더가 언제예요!! 여자애라구요. 혼자 있다 무슨 일 당하면...."
"자기가 한말에 그 정도 책임은 져야지!!!"
"...흑... 하늘이 잘못이 아니잖아요..... 정말 걱정도 안돼요?"
흐느끼는 하늘의 엄마를 보며 아빠는 이마를 짚으며 걱정스런 얼굴을 했다.
"후... 나라고 왜 걱정이 안되겠소.... 억지로 데려오면 오히려 하늘이를 힘들게 할꺼요. 잠시만 더 옆에서 지켜봐 줍시다...."
"......."
여름의 입구에 서있는 시원한 아침 공기는 상쾌하기만 했지만 하늘의 마음은 한없이 어둡기만 했다.
"휴~~~~"
[....갑자기 사람 열 받게 하는 거야....]
아직도 손에 촉감이 생생한 듯 손을 바라보며 하늘은 한숨을 쉬었다.
"꺄~ 미소년 지나간다~ 봐봐 하늘아~ 아침부터 조짐이 좋아~♡"
".......찬.....우야......"
"웅~ 왜 불러~♡ 마이 하늘~"
".....제발....... 심각 좀 하자!!! 나 심각한거 안보여?!! 너 땜에 정신사나워서 생각을 못하겠잖아!!"
"칫~ 말두 안하믄서 내가 심각한지 어떻게 아냐~ 뭔진 몰라도 고민만한다고 해결되는건 없다네~"
"....우....나도 말하고 싶지만... 모...몰랏!"
하늘의 표정을 살피던 찬우는 팔짱을 끼곤 말했다.
"보아하니 누구한테 못할짓 한거같은데 늦기 전에 미안하다고해~"
'뜨금-'
[...때린건 잘못이지만... 그 녀석도 심한 말 했다구! 왜 잘 사는 내게 시련을 주는거야....]
걱정가득찬 표정으로 뭔가 말하려 입을 열려는 순간 찬우가 소리쳤다.
"엇!~~~ 또 한명의 미소년이...."
"이... 너 자꾸 호모로 갈래!!!! 여자를 좋아해라! 그게 정상이야!!! 왜 남자만 보면 눈이 반짝이냐! 으이구..."
"뭐가 어때서~ 이쁘면 좋은거지~ 어머 기쥐베~ 내가 너 이뿌다 안해주니까 질투...."
'퍽-'
"그.....그만해라~ 닭되기 직전이다! 같은 반 아닌게 천만 다행이지... 어서갓!"
"아호~ 폭력소녀~! 아잉~ 그래도 좋아~ 점심시간에 올게~♡"
[네가 아프지 않고 다시 사랑할 수 있을때까지 니 웃음 지켜줄게...]
"훠이~ 언능가! "
[풋~ 어두울 틈을 안준다니까.... 그렇게 위로 안해줘도 되는데... 항상 고마워 찬우야...]
'드르륵~'
미소지으며 교실로 하늘이 들어서는 순간 일제히 하늘을 향해 묘한 시선을 던졌다.
".....뭐야.... 허엌!!!..."
하늘의 책상 위에는 활짝 웃고 있는 빨간 장미꽃 바구니가 자리잡고 있었다.
"하늘에게 애인 생기게야..."
"그르게.....질색이라더니 순 내숭이다 이거쥐~"
"그...런거 아냐.....;;;"
"아니긴~ 어서 불엇!"
"아~! 짝사랑하는 남자가 보냈나? 오호~~ 누군지 용기 좋네~"
[짝......사랑?!......서.....설마~ 설마......아니겠지...;;]
장미꽃 바구니 안에는 작은 카드 하나가 꽂혀있었다. 하늘은 자리에 앉아 긴장된 손으로 카드를 펼쳤다.
'그런다고 포기 할 줄 알고~ ^^* 난 보기 보다 끊질겨~ 짝사랑에서 '짝'자 때어질때까지 보낼꺼야! 진심을 알아줄때까지.... -k'
"이거 먼짓이야.... 맞고도 이런짓 하고싶나?..."
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아침마다 하늘의 책상 위엔 빨간 장미가 있었다.
[으.... 못살아... 바빠서 학교 안나오는 놈 찾아갈 수도 없고... 누군지 탈로나면 전 여학생 적으로 등지게 생겼고... 미치겠다!!!]
"와~ 또야? 하늘! 바른데루 불어~!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생긴거쥐~ 그런거쥐~ 훌쩍~ 날 버리지 말아..."
'퍽-!'
"고마해라~ 너까지 골치아프게 할래!"
[만나기만 해봐!]
"힝~ 왜 날 때려~ 나만 미워한다니까~ 근데 그거 들고 알바 갈꺼야?"
";;; 드...들고가긴!! 잌~ 늦어서 방에 놓고 갈 수도 없네... 할 수 없다. 자~ 니가 갖고가!"
"오~ 그럼 집 알려주는거야? 좋아~ 주소만 알려줘 어디든 찾아갈 수 있어!"
"먼 소리야... 니네 집에 갖고가~ 나 그럼 간다."
하늘은 꽃바구니를 찬우에게 안겨주곤 급하게 교문을 뛰어나갔다.
".........누군지 그 놈도 힘들겠구만... 이제 이런게 먹힐 하늘이가 아닌데... 그랬음 내가 했다."
촬영지
잠도 제대로 못잘 만큼 바쁜 강행군 속에도 해신의 얼굴에선 미소와 콧노래가 떠날 줄 몰랐다.
"룰루루~~"
[히~ 감격했겠쥐~ 날보면 달려와 안기는건 아닐까?~]
"해신아... 너 그거 그만 둬라. 그러다 걸리믄 큰일이야;;;"
"시러~ 사랑하는 사람...읍!"
해신의 입을 막으며 매니저가 울상을 지었다.
"이 녀석아... 그러다 스켄들 터져... 나 좀 봐줘라 응?"
"에퉤퉤... 뭐가 어때서 그러는거야. 아무도 몰라~ 아직도 여자친구 하나 없는 내가 불쌍하지도 않아?!"
"그렇게 말해도 모르겠어?! 넌 너만에 것이 아니야. 매인 몸이잖아. 아직은 연인을 만들긴 일러..."
[공인은 사람아닌가? 좋아하는 감정을 어떻게 막냐고~ 일도 공부도 사랑도 열심히만 하면 되는거잖아...]
"이봐~ 아직 권혁씨 안왔어?!!!"
찬우의 집으로 향하는 넓은 골목 입구를 많은 사람들이 메우고 있었다.
"??? 뭔 일 났나... 무슨 사람들이 이렇게 많아."
투덜거리는 찬우의 옆을 흰색 차가 스쳐지나가다 멈춰섰다.
'빵-빵-'
"웃!? 옆으로 비켜가믄 되지 빵빵대긴....?!!!"
"이야~ 이거 찬우 아니야? 촬영지가 이 동네인줄 알았지만 이렇게 마주칠 줄 몰랐네."
권혁은 차에서 내리며 썬그라스를 벗고는 미소를 지었다.
".....혁이 형..."
카페 게시글
로맨스 소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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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신†루시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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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05.19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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