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에도 관련 글이 있지만 리그 역사상 최고의 타자는 누구인가 줄세우기 해보는 건
야구커뮤니티 단골 주제죠.
어느정도의 공감대가 이미 형성되어 있는 주제이기도 하구요.
이 주제를 건드릴 때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은 기준을 분명히 해두는 겁니다.
그리고 증명될 수 없는 모든 IF는 빼고 따져야 한다입니다.
1. 일본이나 메이저리그같은 상위리그의 성적을 배제하고 오직 KBO 기록만 놓고본다.
2. 그때 해외진출만 안했다면, 부상이 없었더라면, 또는 전성기만 놓고본다면 같은 IF는 모두 뺀다.
위와 같은 대원칙을 세웠다면
다음은 어떤 기준으로 평가를 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인데
1. 누적은 WAR로 본다
2. 비율은 3000타석 이상을 대상으로 wRC+를 본다.
저는 이렇게 두가지 기준을 택했습니다.
자, 이제 줄세우기를 해봅니다.
<통산 WAR 순위>
1. 양준혁 87.22
2. 이승엽 70.90
3. 이종범 67.74
4. 박경완 67.63
5. 김동주 66.35
6. 이만수 65.29
7. 김태균 64.70
현시점 기준으로 김태균 앞에 있는 타자는 모두 6명.
올시즌 은퇴할 이승엽을 제외하고는 모두 커리어를 마친 레전드들입니다.
김태균의 작년 WAR는 5.5.
앞으로 5시즌 정도를 더 뛴다고 가정하면 최소한 2위 이상은 확보되었다고 무방합니다.
최악의 경우를 가정해도 이승엽 다음이고 사실 1위도 충분해보입니다.
<통산 wRC+ 순위>
1. 양준혁 160.0
2. 이만수 159.0
3. 김태균 158.1
4. 장효조 156.1
5. 이승엽 153.5
7. 김동주 151.4
35. 이종범 126.1
비율스탯은 김태균이 현재 3위지만 에이징 커브를 감안하면
커리어를 마칠 무렵에는 조금 떨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김태균의 wRC+가 150 미만이었던 시절은 단 2번에 불과하다는 것,
지명타자 출전이 늘어갈 것을 감안하면
통산 wRC+가 150 밑으로 내려갈 것 같지는 않습니다.
특기할만한 점은 이종범의 기록인데
사실 이종범은 강렬했던 해태 유격수 시절 6시즌과
국내복귀 후 중견수로 뛰었던 10 시즌이 너무 달랐죠.
이종범을 높게 평가하시는 분들은 동의하기 어렵겠지만 제 기준에선 Top5 밖입니다.
제가 세웠던 대원칙과 두가지 기준을 통해
KBO의 타자 레전드 줄세우기를 해보자면 아래와 같습니다.
1. 양준혁
2. 이승엽
3. 김태균
4. 이만수
5. 김동주
혹시나 해서 드리는 말씀이지만 제 개인적인 기준이고
기준을 달리해서 홈런, 타점, 타율, 최다안타, 2루타, 볼넷 등으로 살펴봐도
김태균은 전혀 불리하지 않는 타자입니다.
이런 김태균에게도 아쉬운게 있는데
1. 정근우같이 좀 웅장한 응원가가 없다.
2. 김별명, 김돗돔같은 닉네임말고 아시아의 대포, 조선의 4번타자, 타격기계같은 멋진 닉네임이 없다.
3. 바보처럼 연봉으로만 15억짜리 계약을 했다 정도네요.
그리고 바라는 건 딱 한가지인데
남들처럼 홈런 더 치라는 소리는 안합니다.
대전구장 한켠에 52번 백넘버를 남기고 사라지기 전에
반드시 챔피언 반지를 끼고 후배들에게 행가레를 받는 모습을
내게 보여주고 가라 입니다.
올해는 욕 좀 덜 먹고 아프지 않고 건강한 모습으로 시즌을 마치게 되길 바랍니다.
덧.
누적지표로 WAR를 택한 것은 공수주의 종합지표라는 점 때문입니다.
유격수를 보면서 친 홈런 40개와 지명타자가 친 홈런 40개의 가치는 다를 게 틀림없는데
그게 어느 정도의 차이일까, 또 도루 하나가 가지는 가치는 어느 정도일까,
단타로 출루하는 것과 볼넷으로 출루하는 것은 같은 가치인가 하는 물음을
실제 발생한 이벤트들의 회귀분석을 통해 얻어낸 득점가치로 환산한 다음
그 득점가치가, 대체선수라는 가상의 선수를 기준으로 얼마만큼의 추가 승리를 가져왔는지를 알려주는 지표죠.
아쉽게도 KBO에서는 수비로 얻어낸 득점가치가 제대로 측정되지 않는 단점이 있지만
수비 포지션별 가중치는 반영되기 때문에 러프하게나마
한 선수가 통산 얼마만큼의 추가승수를 쌓았는지 판별할 수 있게 됩니다.
wRC+는 두가지 의미로 선택했습니다.
WAR가 다소 양적 개념이라면 질적인 면은 wRC+로 판단할 수 있다는 점과
득점환경이 제각각인 매 시즌의 성적을 단순비교할 수 없으므로
선수의 성적을 해당시즌 내 리그 평균과 비교함으로써 어느정도 보정을 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개념자체는 WAR의 공격 부분 득점가치를 산정하는 것과 유사합니다.
다른 점이 있다면 비교대상이 가상의 대체선수 레벨이 아닌 실제 리그평균이라는 점입니다.
wRC+ 150은 리그 평균선수의 1.5배 생산력이 있다는 뜻으로 보면 됩니다.
더 기술적인 부분은 너무 길어질 듯해서 생략합니다.
wOBA나 wRAA같은 지표를 로직까지는 아니더라도 개념적으로 이해할 수 있으면
조금 더 쉽게 이해가 갑니다.
이 두가지 기준 중 WAR를 조금 더 중요하게 생각했지만
제 나름대로의 종합랭킹을 매길 때는
뭔가 계산된 가중치를 부여한 건 아닙니다.
예를 들어 장효조같은 선수는 어떻게 랭킹을 매겨야 좋은지 감이 잘 안옵니다. ㅎㅎ
기념비적인 기록을 달성했거나 개인적으로 강한 인상을 받은 선수가 아무래도
더 높게 평가되었을 듯 합니다.
어디까지나 재미로 하는 거라고 생각하시면 될 듯합니다.
특히 WAR나 wRC+는 미확정 지표들입니다.
제가 참고한 스탯티즈가 산정방식, 계수만 조금 조정하더라도
저 줄세우기는 또 달라질지도 모르니깐요.
첫댓글 그냥 김태균 보면 예전 무관의 제왕 한용덕 코치님이 생각나네요. 선수시절 이글스 1선발로 군림하며 뛰어난 성적을 올렸지만 타이틀이 없었던 한코치님 선동열이라는 거물투수에 가려져 있었죠... 물론 김태균선수는 타이틀이 없는 선수는 아니지만 화려하게 조명되는 선수는 아닌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면에 엄청난 대기록들을 갖고 있으며 꾸준히 활약하는 우리팀 대들보임은 틀림없습니다. 김태균의 업적은 은퇴후에 논해도 될거 같아요^^
좋은글과 분석 잘보았습니다. 이러한 지표에 따라 선수평가를 보니 정서적으로 생각하던 것과 어떤점에선 비슷하고 어떤점에선 달라서 흥미롭네요. 예를 들어, 저도 개인적으로는 이종범은 몇시즌 임팩트가 극강했던 것이지 종합적인 통산기록으로는 kbo다섯손가락 안에는 못들지않나 생각했었거든요. 장종훈도 그렇구요. 이 통계가 얼마나 오래 꾸준하게 잘했는지를 척도로 삼기때문일텐데요, 기준으로 삼으신 WAR나 wRC+라는 지표를 저는 자세히는 모르고 이 수치면 어느 정도라는 것만 알고있는데, 이지표가 통산스탯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데 어떤면에서 유용한지 추가설명을 요청드려도 될까요? 서치해보니 이해는 가는데 좀 어렵긴하네요;;
내일쯤 본문에 조금 추가해볼게요. WAR는 오히려 직관적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는 듯 합니다. 저에게도 아직 어려운 부분이지만요 ㅎㅎ
그리고 혹시 말씀하신 원칙과 기준으로 6~10위 선수도 알려주실 수있나요?
개인적인 느낌으로, 양준혁, 이승엽, 김태균, 이만수, 김동주 다음으로 10위권에 들만한 선수가 장효조, 박경완, 이종범, 장종훈, 이병규, 장성호, 홍성흔, 박재홍, 심정수 정도일텐데 과연 누가 top10일지, ~ing인 박용택, 박한이, 이대호는 훗날 또 어떤 위치일지...제시하신 원칙과 기준을 조합한 의견에 많이 공감되어 여러가지로 궁금하네요^^
@적삼병 5위까지는 그래도 쉽게 선택했는데 6~10위는 진짜 복잡해서 안 썼씁니다. ㅎㅎ 장효조, 박경완, 이종범, 장종훈, 심정수 정도로 보이는데 줄까지는 도저히 못 세울 듯합니다. 박용택, 박한이는 팀 영구결번 정도는 몰라도 리그 레전드 쪽으로는 거론되기가 쉽진 않을 듯합니다. 이대호는 한국 대표타자 랭킹으로 가야겠죠. 리그에서는 논하기가 애매하네요.
꼭 챔피언 반지를 끼길 저도 간절히 바랍니다...
올시즌 절대 다치지 않길....
김태균은 한화의 보물이자 자랑 입니다
별명의 경우... 원래 김태균은 김별명이 아니라 2006WBC시절 대한민국4번타자 였습니다. 마쓰자카한테 홈런치고 달빛이랑 맞짱 치던 선수였는데.. 좀 망가진거죠 이게..
공감합니다..ㅎㅎ 다만 이좀범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을 적자면..해태시절 이좀범은 괴물이었죠.어떤 사람은 이좀범 하면 도루를 떠올리지만 전 도루는 기본이고 가장 인상적이었던 엘지와의 한국시리즈.....1차전 당시 엘지 에이스 김용수를 상대로 홈런....3차전 차명석을 상대로 홈런.....그리고 7회 당대 최고의 마무리...비교불과 위풍당당 이상훈이 나왔었죠...타석엔 이좀범 주자는 1루...전타석에 홈런을 친 이좀범과.......최고의 마무리 투수 이상훈....이둘의 대결은 정말 흥미진진 했죠....이상황에서 이좀범은 역전 투런홈런을 칩니다...호리호리한 신체조건에 도루를 80개? 60개? 하는선수가 클러치능력도 대단하고...
게임을 뒤집는 홈런도치는........게다가 유격수.......이승엽은 홈런타자...김태균은 잘치는 타자....이좀범은 그냥 야구를 엄청 잘하는 선수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일본으로가서 실패한점이 참 많이 아쉬운선수지만...전 개인적으로는 이렇게 판단합니다...ㅎㅎ
뛰어난 타자 개념을 꾸준함이냐. 리그의 지배력이냐의 차이인것 같습니다. 꾸준히 논란의 대상이기도 하고요. 정민철 vs 이대진 이상훈 / 양준혁 vs 이종범 논란은 늘 있었죠. 어쨌든 모두가 영원히 기억될 레전드입니다.
개념을 좀 더 이해하는데 큰도움이 되었습니다~친절한 설명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