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그레-한화가 야구를 잘했던 시절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시절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장종훈-이정훈-이강돈-이영우-송지만-김태균-이범호의 시대로 기억될 수도 있지만
사실은 정민철-송진우-한용덕-구대성-문동환-류현진의 시대였다는 사실입니다.
80년대 옛날 야구와 지금 야구의 분위기는 많이 다릅니다.
하지만 그 구조는 기본적으로 똑같습니다.
그 기본 구조는 [투수력 강한 팀이 많이 이긴다]는 사실입니다.
검빨 해태는 (김성한 김종모 한대화 이순철도 중요했지만) 선동열 이강철 조계현 김정수 신동수 문희수 같은 투수가 이끌었고
신바람 LG도 (유지현 김재현 서용빈 한대화가 뜨거웠지만) 이상훈 김태원 정삼흠 김용수가 이끌었으며
밀레니엄 현대는 (박재홍 박진만 박종호 심정수의 파워보다는) 정민태 위재영 임선동 김수경 덕분에 가능했습니다.
한화의 한국시리즈 우승도, (다이너마이트타선이 아니라) [정민철-송진우-이상목-구대성+이상군]이 해낸 것이죠
이글스가 야구를 못하게 된 이유는 아주 간단합니다.
마지막 전성기였던 05~07을 이끈 [송구정문]의 뒤를 대비하지 못한 것
그러니까, 99년 우승 후 10년 넘는 시절을
트레이드로 운좋게 얻은 문동환 + 우주의 기운이 모여 얻은 류현진으로만 버텼기 때문이죠.
야구단의 전력은 투수진의 두께로 가늠하는데
KBO역사에 남을 수준급 투수를 6명(송진우-류현진-정민철-구대성-한용덕-이상군)이나 보유했지만 (+문동환까지)
그 투수들 이후 세대가 준비되지 않아서 팀이 약해진 것입니다.
여기까지는 감독(혹은 전임감독)의 문제라기 보다는 '구단'의 문제입니다.
스카우팅+2군 육성을 포함한 팀 시스템의 문제였고
구단이 가지고 있는 큰 틀의 '비전' 혹은 '플랫폼'과 '실행파일'의 문제였으니까요.
혹자들은 이것을 레전드 코치의 역량 문제라고 말하는데
그것 역시 구단의 문제입니다. 은퇴 선수를 바로 실전에 투입시킨 구단 말입니다.
지금까지는 이것을 깰 수 있는 기회가 없었습니다.
류현진이라는 기둥이 있었지만 외국에 갔고
2000년대 초중반 팀에 합류한 송창식-안영명-윤규진은 아프거나 팀을 떠나있었죠.
박찬호가 왔으나 이미 불혹을 넘겼었고
김혁민 양훈 안승민 유창식 같은 유망주가 있었으나 기대에 미치지 못했죠.
(유창식과 안승민의 당시 기대치에 대한 언급입니다, 현 시점에서는 마운드에 오르면 안되겠지만 말입니다)
하지만, 그것을 깰 수 있는 기회가 생겼습니다.
로저스+탈보트+권혁+송은범+배영수를 영입한 2015년.
정우람+심수창을 영입한 2016년입니다. (송신영은 빼겠습니다)
안영명과 윤규진이 돌아왔고
송창식이 회복된 상태였으며
김민우와 양훈이 팀에 합류했죠
하지만 그 투수진을 김성근 본인이 자기 손으로 직접 날려먹었습니다.
시즌 첫 2경기에서 호투했던 탈보트
허리 부상 경력이 있어 관리가 필요한 투수였는데, 4게임 연속 4일 휴식 등판을 시켰죠
구단이 어떤 플랜을 가지고 한 일이 아니라 감독이 말입니다.
안영명을 주 3회 선발로 내보낸 것도 구단이 아니라 김성근이며
배영수에게 이닝을 맡기지 않고 2~3회부터 불펜을 가동 시킨 것도 김성근이고요.
송창식 권혁은 역대급 혹사를 견디다 결국 지쳐 쓰러져 병원으로 가야했고
박정진은 부상을 숨기려고 1군 엔트리 (심지어 출전 선수 명단에까지) 이름을 올린 채 시즌 중에 일본에 다녀왔죠
팀이 아무리 져도 늘 (감독탓이 아니라) 구단 탓을 하던 제가
요즘에는 감독에게 비판의 화살을 돌리는 이유도 바로 그래서입니다.
[송구정문] 시절 이후, 투수진을 이만큼 양적으로 갖춘 시기가 없었는데
지난 2년간 그 투수진이 마구잡이 기용으로 인해 망가졌습니다.
물론, 혹사에서 자유로운 감독은 없습니다.
유승안도 그랬고, 김인식, 한대화, 김응용 모두 투수를 혹사했습니다.
하지만 유승안 한대화는 그 책임을 지고 팀을 떠났고
김응용은 송창식을 가혹하게 기용하며 커리어 내내 먹을 욕을 2년동안 다 먹었죠
김인식 역시 옛날 스타일 야구로 투수들을 마구 기용했는데, 그래도 3년 내내 포스트시즌에 갔고요.
(그나마, 김인식이 감독하던 시절은 진짜 옛날이기도 합니다. 10년 전이니까요)
하지만 김성근은 야구 패러다임이 바뀐 2016년에도
과거 모든 감독을 합한 것 보다 더 많은 혹사를 하고 있는데
뻔뻔하게 팀에서 버티고 있으니 그게 문제라고 봅니다.
야구를 잘하려면 [좋은 외국인투수 2명]이 필수입니다.
팀 전력상 그 어떤 변수라도 저 카드보다 앞서지는 않습니다.
하다못해 작년 우승팀 두산도 니퍼트-보우덴이 망하면 우승을 기대하기 어렵죠.
그래서 한화 역시 그 어느때보다도 1-2선발 외국인 카드를 누구로 채우느냐가 가장 중요합니다.
그런데, 감독이 김성근이라 어떻게 될지 모르겠습니다.
송창식-박정진-권혁-김민우-안영명-윤규진 같은 투수를 죄다 아프게 만든 감독
로저스나 탈보트 같은 투수가 있으면 그저 눈이 뒤집혀서 4일만에 족족 내보내서 탈 나게 만드는 감독이어서 말입니다.
개인적으로, 훌륭한 외국인 투수 2명이 오는 것 보다
김성근이 나가는 것이 팀에 훨씬 더 많은 도움이 된다고 믿습니다.
구단이 왜 그런 선택을 하지 않았는지 여전히 의문이고 말입니다.
첫댓글 이건 반박할수 없는 진리이네요..
그나저나 외인용병 소식이 없어 더욱더 지치게 만드는건 어쩔수 없네요.(오늘 기사에서 조만간 한명정도는 구할것같은데 말이죠).
문제는 본인이 그리고 그 추종자들이 저걸 혹사라고 인식못하는게 너무 큰 문제입니다
구단.감독...구단의잘못이크죠..전 그렇게생각합니다....그래도 우린 항상 원투펀치는보유했었는데(이상군&한희민..한용덕&송진우..정민철&구대성..류현진&문동환..요기에 이상목)....요다음부턴 확실한 원투가없네요..
매우 격하게 공감합니다.
투수가 가장 중요한데... 김성근은 자기변명, 남탓할수있는 인터뷰를 가장중요하게 생각하네요...
정말 뼛속까지 공감갑니다..
좋은 투수가 오면 뭐하나요..
김성근만 나가면 될일을 참 어렵게 하고 있는 구단이네요...ㅜ.ㅜ
닭근혜에겐 박사모가 있지만 김감독에겐 김사모가 있어서 그게 문제입니다.
그들이 그러더군요 외인투수가 신통치 않아서 한화가 5강에 못들어간거라고
김감독이 외인투수 15승이상투수로 구해달라고한 대목과 같은데요 이또한 자기가 잘못한것 없고 외인탓이란 소린데 그또한 본인이 관여해서 영입한건 생각 못하나 봅니다.ㅋㅋㅋ 남탓하는건 감독이나 그팬들이나 똑같네요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