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이글스 팬들은 1999년을 [감격스런 우승과 구대성]으로 기억합니다.
하지만 프로야구 팬들은 1999년을 [기록적인 타고투저 시즌]이라고 기억합니다.
40홈런을 넘긴 외국인이 3명에 이승엽은 54홈런을 기록했고
.372로 타격왕을 차지한 마해영도 35홈런을 넘겼습니다
18승의 정민철이 ERA 3.75 / 15승의 송진우가 ERA 4.00을 찍었는데
94정민철이 2.15를 찍으며 평균자책 1위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정말 큰 차이입니다.
맞습니다. 1999년은 타자들의 시대였습니다.
프로야구가 생기고 처음으로, 경기당 평균득점이 두자릿수(10.77)를 넘었던 시즌입니다.
그런데, 혹시 이런 생각 해보셨습니까?
지난 3년간의 프로야구는 어땠을까요?
아래 기록을 한번 보시죠.
연도별 전 구단 평균 득점 / 타율 / 출루율 / 장타율 순위입니다.
경기당 평균 득점 (KBO 35년 전체 평균 9.10점)
1위 : 2016 (11.21)
2위 : 2014 (11.19)
3위 : 1999 (10.77)
4위 : 2015 (10.55)
리그 평균 타율 (35년 전체 평균 .265)
1위 : 2016 (.290)
2위 : 2014 (.289)
3위 : 2015 (.280)
4위 : 1999 (.276)
리그 평균 출루율 (35년 전체 평균 .340)
1위 : 2014 (.365)
2위 : 2016 (.364)
3위 : 2009 (.358)
4위 : 2015 (.356)
리그 평균 장타율 (35년 전체 평균 .392)
1위 : 2014 (.443)
2위 : 1999 (.441)
3위 : 2016 (.437)
4위 : 2015 (.430)
최근 3년은 1999년보다 훨씬 더 타자들의 기록이 좋은 시대입니다.
타자들은 더 많은 안타를 치고, 누상에 더 자주 나가며, 그 시절보다 더 많은 점수를 뽑습니다
'약물의 시대'라는 누명을 얻을 만큼 홈런이 쏟아지던 시대였고
대전-대구-광주 같은 야구장들이 그때보다 더 커졌는데
장타도 그때 못지 않게 많이 나오고 있죠.
2014~2016년은 KBO 역사상 가장 많은 점수가 나오고, 타자들이 가장 활발하게 공격하는 시대입니다.
저는 이렇게 봅니다.
지금은 오밀조밀, 아기자기한 작전으로 1점을 짜내고
불펜의 힘으로 그것을 틀어막아 이기는 시대가 아닙니다.
경기 종반에 1~2점 앞선다고 (공격력 최악인) 수비형 선수를 내보내도 되는 시대 역시 아닙니다.
물론 1점은 중요합니다. 1점이 모여야 3점도 되고 5점도 되고 10점도 되니까요.
그리고 불펜 역시 중요합니다. 불펜이 잘 막아야 당연히 강팀이지요.
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찬스에서 어떻게든 주자를 많이 모아 여러점을 뽑는 야구를 해야 하고
긴 이닝, 많은 게임을 효과적으로 던질 수 있도록 선발을 길게 가져가는 야구가 필요합니다.
1점만 내고, 1점도 빼앗기지 않으려는 세밀한 야구가 아니라
줄 점수는 주고, 그 만큼의 점수를 가져오려는 야구가 필요하다는 의미죠.
모든 이닝을, 모든 게임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을 수는 없습니다.
그게 가능하지도 않고, 그것을 가능하게 하려고 노력해봤자 결국 뒤에 가면 터집니다.
야구인도 아니고 일개 팬에 불과한 제가 그런 생각을 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타자들의 힘이 워낙 센 시대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투수가 자주 나와서 많이 던지면 결국 아프게 된다는 것은 [진리]에 가깝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어차피 점수를 내주니까 투수가 중요하지 않다]는 의미가 아니라
[한점도 내주지 않으려는 전략 보다는 가급적 오래 이어던지려는 전략이 더 중요하다]는 의미입니다.
오래 쉬는 선발은 길게 던지고, 짧게 쉬는 불펜은 조금만 던져야 합니다.
그리고 선발이든 불펜이든 적당히 쉬어야 합니다.
그래야 힘 센 타자들과 상대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해도 점수를 많이 빼앗기는게 요즘 야구죠
2015년-2016년의 김성근은 이 부분에서 완전히 실패했습니다.
야구의 바뀐 흐름을 캐치하지 못했거나
흐름을 캐치했더라도 그것을 풀어나가는 방법을 찾아내지 못했거나 둘 중 하나죠.
게임수가 늘었고, 경기당 득점도 늘었고, 타자들의 기록도 훨씬 좋아졌는데
1-2점 지키겠다며 하루가 멀다하고 송창식 권혁 박정진만 찾다 결국 팀을 망쳐버렸습니다.
송창식 권혁 박정진의 힘이 떨어지니까 안영명 김민우 장민재 이태양을 2~3일에 한번씩 불러대다가 결국 또 망쳤고
현재 그 부분의 대안을 하나도 찾아내지 못했습니다.
144게임 / 타고투저라는 큰 흐름에 적응하지 못한다면
김성근은 더 이상 명장일 수 없습니다.
과거에 어디에서 명장이었는지 저는 관심도 없고 잘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첫댓글 맞습니다
그래서 김성근야구가 지금과 맞지않죠
타고투저시대라 경기시간도 길어지고 투수들 마운들에 올라와있는 시간 선수들 수비시간도 길어집니다
거기서 오는 선수들의 피로도는 안중에도 없죠
경기후반되면 4,6번 사이에 송주호같은 선수넣어놓고 대수비한다고 헛질해서 막판역전당하고 찬스 다 놓친경기도 많습니다
그냥 가만히만있었어도 몇승은 더했을수도.....
100퍼 공감합니다.
타자의 발전속도를 못따라간다는 느낌도 커요
요즘투수들보면
백퍼 공감가는 글입니다...
읽고 보니 진짜 공감가네요. 타고투저 시대와 맞지 않는 경기를 해 왔네요. 선발 퀵후크, 경기종반 1,2점 지킬려고 수비강화한다고 타격 전혀 안되는 선수 (이름 굳이 거론 안하겠습니다) 기용하는 야구 더 이상 안봤으면 좋겠습니다. 연장전 가서 쉬어가는 타순 보면 한숨 나오는 경기가 수 차례 였으니까요...
근데 그런경기를 하다보면 반복학습이 생겨서 고칠껀 고쳐야하는데 매번 똑같은 패턴으로 해서 그것도 연장가서 패배
치매초기인지 검사라도 해보시던가 ㅠㅠ
정말 하나도 틀린 말 없네요. 역으로 타팀에서 한화와 경기하면 참 편하겠어요. 알아서 헛힘빼고 무너져 주니...ㅜㅜㅜ
김성근은 그래서 kbo 역사상 최악의 감독으로 남을것입니다.
1점 지키려다 선수 땡겨쓰고 쓴선수만 쓰고, 쓰고 또 쓰고 그러다 선수 다망치고 경기도 망치고 경기시간은 늘어나고 지치고,
그런 경기는 꼭 이겨야하는 연장승부에나 써먹을 경기운용이었습니다.
자기 생각이 틀린걸 알기를 하나...
고쳐보려 노력을 하길 하나...
이런 사람을 야신이라고 떠드는 인간들도 참 제정신이 아닌건 마찬가지죠...
왜 하필 내가 응원하는 한화에서 이런일이ㅠ.ㅠ
점수적게주고 이기는야구를 해야할때죠..초.중반 한두점냈다고 지키는야구가아닌
정말 쏙쏙 들어오는 글입니다..ㅎㅎ 모두가 알고있는데 본인만 늦게 파악한건지 아니면 옹고집으로 자기하던대로 한건지..ㅠㅠ
좋은글 감사합니다